<단독> 김건희 봉하마을 수행원 대선 전 여론조작 의혹

개 사과·귤 사진 이어 ‘댓글’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남정운 기자 = 김건희 여사가 최근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이때 수행원 일부가 코바나컨텐츠 출신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중 정모씨는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는 정씨가 건진법사의 제자 ‘심 박사’와 함께 코바나컨텐츠에서 여론조작 의혹을 받던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들은 이 기자가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에서 여론조작으로 의심되는 발언을 수차례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정모씨는 김건희 여사의 ‘그림자’로 알려졌다. 최측근으로서 김 여사의 일정과 각종 계획을 도맡아 관리해왔다. 지난해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김 여사와 접촉할 때도 정씨를 통해 일정을 확인했다.

석연치 않은
영부인 행보

정씨는 코바나컨텐츠 정식 직원이 아니었다. 프리랜서 신분으로 김 여사와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회사에 자주 출입하며 사실상 김 여사 ‘비서’ 역할을 자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씨는 ‘김건희 녹취록’에도 여러 번 등장한다. 이 기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과거 김 여사에게 한동훈한테 제보할 게 있다고 했다. 당시 김 여사는 ‘나한테 보내줘’라고 했다가 ‘정XX한테 보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기자는 코바나컨텐츠를 드나들면서 정씨를 여러 번 대면했다. 그는 “김 여사를 포함한 일부 코바나컨텐츠 직원과 심 박사, 정씨가 이 자리에서 ‘댓글 작업’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고 주장한다.

이 기자의 증언에 따르면 관련 논의가 오고 간 때는 지난해 8월30일 저녁. 당시 김 여사가 심 박사에게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자신에 대한 정보를 물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됐다고 한다.

대화가 이어지던 중 김 여사는 ‘댓글 작업’을 말했고, 정씨는 어둠의 세계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자는 “정씨가 ‘어디까지 올렸냐’고 묻자, 심 박사가 ‘특정 주제에 대한 게시물 수백개를 올렸는데 뒤로 밀렸다. 다른 걸 빨리 올려라’는 식으로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도 심 박사와 정씨의 말에 크게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이후에도 한 차례 비슷한 이야기가 오갔다는 설명이다. 이 기자는 “정씨가 심 박사에게 ‘특정 워딩을 한 번만 더 올려달라’고 한 것으로 안다”며 “이후 둘은 특정 워딩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고, 정씨는 대화 끝에 ‘아무것도 없는 건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당시 이들은 구체적인 인물과 커뮤니티명까지 언급하면서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언급 대상은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당시 대선 예비후보)과 ‘에펨XXX’였다.

김 여사 밀착 수행원 알고 보니…
코바나 방문 당시 댓글 작업 논의

당시 홍 당선인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윤 대통령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다. 에펨XXX는 2030 남성이 주축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다. 대선후보 경선 때 홍 당선인 지지세가 두드러진 곳이었다.

이 기자는 정씨 외 다른 코바나컨텐츠 직원도 동조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코바나컨텐츠의 한 직원이 정씨에게 홍 당선인과 관련해 언급한 적이 있다”며 “에펨XXX를 강조하면서 홍 당선인 지지자들이 어떤 ‘게시물을 올린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일요시사>는 자초지종을 듣기 위해 정씨에게 직접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정씨는 이 같은 ‘물밑작업’ 외에도 공식적인 대선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특히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서 윤 대통령의 SNS 계정 관리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글로 여러 번 곤욕을 치른 바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이 ‘개 사과’ 사진이다. 지난해 10월, 윤 대통령은 고 전두환씨의 일부 업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남겨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반려견에 사과를 주는, 일명 ‘개 사진’이 게시되면서 논란이 빗발친 것이다. 당시 캠프는 사진을 게시한 인물이 누구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아 의혹을 키웠다.

야, 총공세
여, 자중론

이어 대선 직전인 지난 3월에는 귤 사진이 입방아에 올랐다. 당시 윤 대통령 인스타그램에는 “우크라이나를 응원한다”는 문구와 함께 귤에 얼굴을 그려 넣은 사진이 올라왔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정씨는 이 두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올라가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일요시사> 취재 결과 정씨는 현재 대통령실 채용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선 때와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면서 윤석열정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라며 “정씨를 채용하는 건 인사권자의 권한이지만 계속 논란의 중심에 있던 직원을 굳이 채용하려는 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에 동행한 ‘코바나컨텐츠 출신’은 정씨뿐만이 아니다. 정씨 외에도 김량영씨와 유모씨가 김 여사 수행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충남대학교 무용학과 겸임교수로 알려졌다. 김 여사와는 10년가량 알고 지냈으며, 코바나컨텐츠에서는 전무 직함을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공식 석상에서도 코바나컨텐츠 직함을 사용했다. 그는 지난해 열린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조직위원회에 참가할 때 ‘코바나 전무’로 이름을 올렸다.

수차례 나눈
수상한 발언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김 교수의 동행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김 여사 요청으로 김 교수가 동행한 것”이라며 “김 여사와 가까운 사이고, (김 교수)고향도 비슷한 위치에 있다 보니 동행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의 공식 일정에 지인이 동행한 데 대해선 “처음부터 비공개 행사였고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고 일축했다. 김 여사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가 비공개 행사여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은 전날부터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고, 결국 대통령실 공동취재단까지 꾸려지면서 사실상 ‘공개 행사’로 전환됐다.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대통령실은 입장문을 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지인은 (권 여사 예방에서)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 그저 노 전 대통령을 함께 추모했을 뿐”이라며 “추모의 마음을 사적 논란으로 몰아가는 민주당의 행태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김 여사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면서 졸지에 전담기구 설치 논쟁도 재점화됐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지만, 김 여사의 외부 행보가 번번이 논란을 부르자 여권 내부에서도 김 여사를 보좌할 공식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말 김 여사가 윤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이 팬클럽을 통해 유출된 사건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더한다.

건진법사 제자와 함께…
정황 담긴 녹취록 확보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2부속실(대통령 부인 관련 업무 담당 부서)’을 되살려 김 여사 일정을 관리할 필요성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비공식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어떤 식으로 정리해야 할지(모르겠다)”며 “저도 (대통령 업무를)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국민 여론을 들어가며 차차 이 부분은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지인 동행 논란’은 일축하며 김 여사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윤 대통령은 “언론에 나온 그분은 저도 잘 아는 제 처의 오래된 부산 친구”라며 “(처가 권양숙)여사님 만나러 갈 때 좋아하는 빵이라든지 이런 걸 많이 들고 간 모양인데 부산에서 잘하는 집을 안내해준 것 같다. 봉하마을은 국민 모두가 갈 수 있는 데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 회사 직원들이 일정에 동행하고 대통령실에 채용됐다는 논란을 묻는 말에 “(처가)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팀이 전혀 없어 혼자 다닐 수도 없다. 어떻게 방법을 알려주시라”고 맞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의 대외 행보를 두고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논란을 소환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제2부속실 폐지와 김건희 여사의 조용한 내조를 공약했으나 막상 김 여사는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며 “지금 김 여사와 그 주변이 공사를 구분 못한 채 연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봉하마을 방문 당시 김 여사와 동행했던 사람들은 코바나컨텐츠 임직원이었고 현재 이 중 두 명은 대통령실 직원이 됐다”며 “이들을 보며 박근혜정부 시절 헬스트레이너 출신 3급 행정관 윤모씨를 떠올리는 건 저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출신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 역시 “만약 김 여사가 실수를 하게 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며 “팬클럽 회장이라는 사람이 마치 부속실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하던데 그걸 방치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해명에도
여전한 의심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김 여사의 대외활동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자중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영부인 동선이나 활동 내역 같은 경우 안전과 국가 안보에도 상당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영부인의 자격과 역할에 대해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jeongun15@ilyosisa.co.kr>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잇단 김건희 리스크

김건희 여사의 대외활동이 잇단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지난 13일 경남 봉하마을 방문 때의 동행인 ‘정체’ 등을 놓고 논란의 불길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부부 동반 영화 관람·빵집 방문은 통신·교통통제로 야권의 비판 공세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여 공세 일환으로 김 여사를 향한 날을 한껏 세우는 분위기다.

최근 물의를 빚은 김 여사 팬클럽 ‘건희 사랑’이 주된 먹잇감이다.

여권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20대 대선 때 뇌관이었던 ‘김건희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리얼미터가 지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48%를 기록하며 2주 연속 하락했다.

인사이트케이 배종찬 연구소장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역대 대통령 중 임기 한 달 차에 지지율이 뒷걸음질 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율에 타격을 준 것은 인사”라고 진단했다.

함께 출연한 전민기 한국인사이트연구소 팀장은 “빅데이터 상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감성어가 70까지 올라왔다”며 “부정 감성어는 3가지로 인선, 빵집 방문에 따른 교통통제, 김 여사 외부활동”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 여사 외부활동이 노출되면 될수록 이상하게 부정 감성어가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 봉하행을 공격하며 “차라리 대선공약을 파기하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 공약인 ‘제2부속실’ 폐지로 김 여사의 대외 행보 컨트롤에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간 잠행하던 민주당 이재명 의원도 거들었다. 북한이 방사포를 쏜 지난 12일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영화 관람을 뒤늦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안보 최고책임자가 (방사포 발사를) 보고받지 못했다면 국기 문란이고 보고받았다면 대통령의 안보 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에서도 팬클럽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KBS라디오에서 팬클럽을 통한 김 여사 사진 유출 논란을 두고 “한 번 정리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전여옥 전 의원은 전날 SNS을 통해 “팬클럽을 해체하고 ‘나홀로 고요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과 김건희씨가 진영불문 사랑하는 이 나라 국민들을 위해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민주당을 향해 “자꾸 사소한 것들로 (상대편에)나쁜 이미지를 뒤집어씌우는 전략을 쓴다”며 “이것이 민주당을 망쳤다”고 질타했다.

CBS 라디오에서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 ‘최순실 프레임’으로 규정하며 “너무 뻔하다. 그만하시라”고 비판했다. <진>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1 모자란 ‘명픽’ 출마자들

1% 모자란 ‘명픽’ 출마자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후보의 인지도도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후보들의 체급은 대통령이 언급하기 전과 후로 나뉘기도 한다. 그러나 대통령과의 친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못하는 법.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픽’ 후보들의 수난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하정우 부산 북갑 후보가 혹독한 정치 신고식을 치렀다. ‘손털기’부터 ‘오빠’ 논란까지, 정치 초보를 겨냥한 유권자들의 회초리가 매섭다. 이재명 대통령이 뽑은 인재라는 점에서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실망도 컸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정이 키웠지만… 하정우 후보는 대통령실 신설 직책인 인공지능(AI) 미래기획수석 출신으로 지난해 6월 이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인물이다. 그는 향후 5년간 100조원 규모로 예고된 국가 AI 투자 및 인프라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등 이재명정부의 AI 산업을 이끌 핵심 인물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유독 하 후보를 아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국무회의서 훈훈한 ‘케미’를 보여주는가 하면 대통령이 묻는 말에 막힘없이 답해 “우리 하GPT(하정우와 챗GPT를 합친 단어)는 다 알고 있네”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하 후보의 차출설이 돌기까지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열리는 부산 북갑에 그를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하 후보의 출마를 두고 청와대와 민주당 사이에는 불편한 기류가 맴돌았다. 지난 4월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AI 수석이던 하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이에 이 대통령은 국가경제자문회의에서 “우리 하GPT가 할 일이 많은데 작업 들어오는 것 같다. 작업 들어온다고 넘어가고 그러면 안 돼요”라고 직접적으로 말했다. 청와대는 차출설에 선을 그었지만 당 지도부는 연일 하 후보의 이름을 거론하며 출마를 설득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까지 나서 “출마 여부는 하 수석이 결정하기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하 수석의 마음이 정해져야지, ‘나가라’ 해서 나가는 것도 아니고 ‘나가지 말라’ 해서 나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본인이 결정해야지, 대통령이나 당이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우리 당으로선 쉽지 않은 지역인 북갑에 하 수석 말고는 이길 후보가 없다”며 거듭 강조하자 결국 하 후보는 “고향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며 출마 결심을 굳혔다. 일련의 사건이 하 후보의 체급을 키우기 위한 당정 간의 약속 대련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를 떠나 부산으로 향했지만 첫 선거 유세서부터 발목이 잡혔다. 유세 첫 일정으로 방문한 구포시장에서 상인과 악수를 한 뒤 양손을 비비거나 손을 터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이른바 ‘손털기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국민의힘으로부터 “오만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하 후보는 “처음으로 수백, 수천명과 처음으로 악수를 하다 보니 손이 저려 무의식중에 손을 쳤던 것 같다”며 당사자를 찾아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하정우·정원오’ 호명하자 단숨에 관심·인지도 ‘쑥’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3일에는 ‘오빠’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을 찾은 정 대표는 구포시장에서 하 후보 지원 유세를 하던 중 초등학교 여학생에게 “여기 ‘정우 오빠’ 오빠 해봐요”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거듭 “오빠(해봐요)”라고 말했고 하 후보도 “오빠”라고 반응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을 SNS에 올리며 “62세 정청래 대표와 50세 하정우 후보가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에게 ‘오빠라고 불러보라’고 강요하는 모습은 참 낯뜨겁다. 망설이는 아이에게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재차 ‘오빠라고 해보라’고 재촉하는 모습은 일종의 아동학대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여성단체에서도 “성인지 관점의 부재”라며 두 사람의 행동을 규탄했다. 하 후보는 캠프를 통해 “오늘 지역 주민을 만나는 과정에서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이로 인해 상처받으셨을 아이와 부모님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정 대표도 민주당 공보국을 통해 “구포시장 방문 과정의 상황과 관련해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 상처받으셨을 아이와 아이의 부모님께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원오 서울시장도 대표적인 ‘명픽’ 인물이다. 선거 초반 불거진 ‘칸쿤 여행지’ 의혹으로부터 겨우 벗어나나 싶더니 하 후보와 마찬가지로 구설에 오르내리며 곤욕을 치르는 모양새다. 정 후보는 지난해 12월 이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한 여론조사를 공유하며 “정원오 성동구청장님이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저의 성남 시정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명함도 못 내밀 듯”이라고 쓴 것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정 구청장은 “‘원조 일잘러’로부터 이런 칭찬을 받다니,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더욱 정진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정원호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고 “이재명정부와 손발이 맞는 서울시장”을 강조하며 다른 주자들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그런 정 후보도 실언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달 CBS 라디오에 출연해 “시장직을 수행하는 사람이 대권을 바라보면 그때부터 불행해진다”며 “제가 경험해 본 박원순 전 시장, 그리고 오세훈 시장이 똑같다. 이상한 일들이 막 생기고 이상한 고집을 피우고 그런 것이 바로 대권을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발언한 것이 화근이었다. 차기 대권주자로까지 이름을 올린 만큼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대권보다는 시정에 집중하겠다는 취지였지만, 고 박원순 전 시장을 오세훈 시장과 동일시했다는 이유로 당내에서 논란이 됐다. 오만했나? 실수 또 실수 당시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경선을 치렀던 전현희 의원은 “고 박원순 전 시장님을 오세훈 시장과 ‘똑같다’고 평가한 정원오 후보의 발언은 고인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한 것으로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으며 박주민 의원은 “박원순 전 시장이 공도 있고, 과도 있겠습니다마는 오세훈 시장처럼 ‘대선에 눈이 팔려서 시정을 망쳤다’는 평가를 저는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렇게 말씀하신 것은 잘못된 말씀”이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지자 SNS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는 박원순 전 시장님 곁에서 누구보다 가까이 지냈고, 시장님의 고뇌를 지켜보면서 너무도 안타깝게 생각했던 사람”이라며 “제가 말씀드리고자 했던 취지는, 서울시장은 오직 시민의 삶과 서울의 미래에 집중해야 하는 자리이며, 저 또한 그 책임에만 전념하겠다는 다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몇 주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컨설팅’ 논란에 휩싸였다. 남대문시장에서 ‘장사가 너무 안 된다’는 상인에게 “장사가 왜 안 돼요, 관광객이 이렇게 많은데”라며 “계속 이러지 마시고 컨설팅을 한번 꼭 받아보세요”라고 말한 것이 뒤늦게 회자한 것이다. 오세훈 후보가 “시민을 가르치느냐”며 공세를 퍼붓자 정 후보 캠프 측은 “오세훈 후보 측의 굴절된 마음이 굴절된 시각으로 민심 청취 상황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워낙 여건이 좋지 않다 보니 작은 일도 꼬투리를 잡아 크게 벌리는 것을 생존 수단으로 정한 것 같다”면서도 “네거티브 공격이 들어올 만한 빌미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선거철에 민심이 추락하는 것은 한순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칭 타칭 ‘이재명픽’이라고 강조하는 이들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중에서도 ‘이재명의 선택’을 캠프 슬로건으로 내건 김용남 평택을 후보는 같은 곳에 출마한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와 설전을 벌이며 강도 높은 네거티브 공세를 주고받고 있다. 조 대표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을 거쳐 민주당에 입당한 김용남 후보를 저격하며 “이정부의 국정 철학과 맞지 않다고 본다” “과거 김 후보가 대장동 사건을 거론하며 이 대통령의 무기징역을 주장했었다” 등 견제구를 던졌다. 살아남은 최후 1인 김 후보가 과거 보수 정당에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국 사태뿐 아니라 검찰개혁, 이태원 참사 등에 대해 내놨던 과거 발언을 재점화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과거 보수 정당에서 원내대변인 직책을 맡다 보니까 정파적 입장을 대변하는 상황에서 민주당 지지층이나 민주·진보 진영 분들에게 거북한 말씀을 드렸던 적이 많이 있었을 것 같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죄송스럽다”고 먼저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도 조 대표의 사모펀드 등을 겨냥한 듯 “적어도 조 후보님과 관련해서 사실과 다른 말씀을 드렸던 기억은 전혀 없다. 지금 아무리 곰곰이 되돌려 봐도 사실관계는 틀림없어 보인다”고 말했고 이를 시작으로 친문(친 문재인)과 친명(친 이재명) 간의 갈등이 또다시 불거질 조짐이 보였다. 잡음이 커지자 민주당은 입단속에 나섰다.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지난달 29일 정 대표는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오만한 언행에는 지위를 막론하고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당 대표인 저부터 불광불급·종횡무진·전광석화·지성감천의 낮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 속으로, 현장 속으로 달려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는 상황에서도 민주당이 책을 잡히자 일부 후보들이 ‘이재명 후광’을 믿고 안일하게 선거에 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직접 띄워주고 밀어준 만큼 여권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론은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지금부터는 개인 역량으로 승부를 봐야한다는 뜻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후계자를 키우지 않는다. 철저하게 개인주의 성향”이라며 “이 대통령은 특정 인물에 대해 몇 마디 언급한 게 전부다. 그걸 가지고 ‘대통령이 뽑은 나’에 취해 선거를 그르치면 안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보를 호명하고 몸값을 띄워주는 것까지가 이 대통령의 역할”이라며 “이후 어떻게 살아남는지는 철저하게 본인의 역량이고, 이 대통령은 여기서 끝까지 남는 이들만 자신의 그룹에 넣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친명’ ‘찐명(진짜 친명)’만 강조한 이들은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다 탈락했다”고 부연했다. 역량 부족? “자기 일은 스스로” ‘친명’ 훈장만 믿었다간 낭패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재명의 남자’로 알려졌지만 이번 지방선거 공천에서 배제됐다. 김 전 부원장은 “안산·하남 어디든 국민께 심판받겠다”며 지도부에 신호를 보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그의 출마가 보수 결집의 명분이 되는 등 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이 같은 선택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경기 지역 전략공천 결과 발표 후 김 전 부원장의 공천 배제에 대해 “이번 선거에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먼저 정리한 것”이라며 “특정 후보의 리스크가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현장 후보들의 우려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당내 친명계 의원들은 김 전 부원장을 ‘검찰 수사의 피해자’로 규정했고, 공천을 통한 정치적 명예 회복을 요구했으나 당 지도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재명 2기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친명 한준호 의원도 경기도지사 예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 대통령의 ‘1호 감사패’를 받은 만큼 경기도지사 출마 당시에도 이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고 나섰다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2차 예선서 추미애 후보에게 밀려 패배했고, 정치권에서는 “큰 단위의 선거에서는 특정 인물과의 관계보다는 개인 역량이 중요한데 그 점을 간과한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지금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안 됐다. 그런데 ‘한준호픽(한 후보와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며 “반면 지금 추미애 후보 같은 경우는 강성 지지층의 지원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구도 가장 많고 당원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서 추미애 후보가 한번에 후보를 확정했다”며 “이변이 일어났다. 권력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현역을 모두 물갈이하는 과감한 쇄신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출신이거나 이 대통령과 가깝게 일한 이들도 대거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인천시장 후보로 단수 공천된 박찬대 의원은 이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췄던 핵심 인사다. 이정부 첫 정무수석인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강원도지사 후보로 1호 단수공천을 받았다.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이 직접 ‘입당하면 좋겠다’고 언급한 김상욱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힘에서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후 그는 탈당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가 됐다. 원팀이거나 업보거나 코스피 상승과 맞물려 이재명정부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통령의 후광효과’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과의 친분을 앞세워 여권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것은 흔한 현상이지만 오로지 후광효과만 보려고 하는 현상도 늘어났다”며 “다만 우려가 되는 건 만약 이들이 모두 당선됐을 때, 시간이 지나고 다음 선거가 ‘심판론’으로 치러진다면 부정적 평가는 이정부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