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김건희 의혹’ BMW 딜러 재벌 권오수 회장 정체

시장서 원단 팔다…태풍의 눈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 부인과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들이 결탁해 주가를 조작했고 경찰이 내사를 진행했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권 회장은 업계 안팎서 입지적 인물로 꼽히는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불쑥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된 권 회장. 그는 누구일까.

▲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지난해 7월 윤석열 검찰총장 청문회서 언급됐다.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윤 총장 부인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비상장 계열사 주식에 20억원을 투자한 사안과 관련, 권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권 회장은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윤 청문회
도이치 언급

그로부터 약 7개월 뒤 이들의 이름이 다시 언급됐다.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이들의 주가 조작 및 금전거래 관계 의혹을 보도했다. 매체는 지난 17일 ‘윤석열 아내 김건희,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경찰 수사 첩보 보고서와 함께 보도했다. 보고서는 지난 2013년 경찰이 직접 작성했고, 정식 내사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권 회장은 2008년 11월 ‘다르앤코’라는 상장사를 매입했다. 목적은 도이치모터스 우회상장. 2009년 1월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도이치모터스는 우회상장에 성공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상장 이후 도이치모터스 주가는 내리막을 탔다. 상장 첫 날 주당 9000원서 이듬해 2000원까지 하락했다. 권 회장은 주식시장 ‘선수’로 통하는 이모씨를 만났다.

권 회장은 이씨에게 자신의 주식 100만주를 맡겼고, 다른 주주들도 소개시켜줬다. 이들은 이씨에게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계좌, 돈 등을 빌려줬다. 이른바 ‘전주’ 역할을 한 셈이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도 등장한다. 권 회장은 2010년 2월 이씨에게 김 대표를 소개시켜줬다. 윤 총장과 결혼하기 2년 전이다. 경찰은 ‘작전 시작 시점’을 2009년 11월경으로 봤다. 도이치모터스 주식이 2000원 아래로 떨어졌을 때다. 이씨는 사채 100억원으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들였다.

작전 일환으로 증권사 매수 추천과 긍정적 기사가 뒤를 이었다. 마침 주가가 상승할 만한 호재도 있었다. 도이치모터스 주식은 2011년 3월 8000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검찰총장 부인-권 회장 무슨 이유로?
“경 내사 중단” vs“내사한 적 없어”

이어 뉴스타파는 ‘윤석열 아내 김건희-도이치모터스 권오수의 수상한 10년 거래’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도이치모터스 우회상장 4개월 뒤 ‘두창섬유’라는 회사는 도이치모터스 주식 8억원가량을 장외 매도했다. 매도 대상자는 다름 아닌 김 대표였다. 눈길이 가는 건 일반적인 거래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도이치모터스는 인수합병 전 두창섬유에 40억원을 빚지고 있었다. 도이치모터스는 상장 이후 두창섬유에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며 채무를 털었다. 두창섬유는 이 주식의 일부를 김 대표에게 팔았다. 매입비용은 시세보다 200원 정도 낮았다.

문제는 두창섬유가 권 회장 회사라는 사실이다. 권 회장은 자신의 회사를 통해 인수합병 자금을 마련했고,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채무를 해결했다. 이 과정서 김 대표는 ‘개인’으로서 ‘오너’ 주식을 넘겨받은 셈이다. 특수 관계가 아닌 이상 통상적이지 않다는 관측이었다.

거래가 이뤄진 시기는 경찰이 ‘작전 시기’로 보는 2009년 11월∼2011년 11월과 겹친다. 권 회장이 선수 이씨에게 김 대표를 소개해준 때다. 매체는 김 대표가 매입한 8억원가량 주식을 해당 시기에 팔았다면 상당한 차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했다.

윤 총장과 결혼 이후에도 김 대표와 권 회장 간 거래는 계속됐다. 도이치모터스는 자동차 할부 금융회사 도이치파이낸셜을 설립했다. 김 대표에게 40만주가 배정됐다. 주식 가격은 액면가 500원 그대로였다. 오너 일가가 아닌 이상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 윤석열 검찰총장과 그의 아내 김건희씨 ⓒ청와대

도이치모터스는 도이치파이낸셜 신주 200만주를 주당 1500원에 추가로 매입했다. 발행 당시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을 3배 가격에 사들였다. 도이치파이낸셜 주식은 비상장 주식으로 평가액이 3배 올라갔다. 김 대표의 2억원 평가액 역시 6억원으로 뛰었다.

2017년 1월 김 대표는 도이치파이낸셜 전환사채 2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때 김 대표가 사들인 전환가격은 주당 800원이었다. ‘우리들 휴브레인’이라는 회사는 주식을 주당 1500원에 사들였다. 미래에셋은 주식을 주당 1000원에 사들였다. 법인이나 기관투자가보다 개인이 더 싼 값에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작성된 보고서는)경찰이 작성한 것이고, 김 대표 이름이 거론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당시 내사 대상자는 권 회장과 이씨였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제보자만 제한적으로 접촉했으며 김 대표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 등을 위해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수상한 거래
진실? 거짓?

도이치모터스는 즉각 반박자료를 냈다. 회사는 지난 17일 ‘확인되지 않은 억측과 오해를 근거로 한 일방적 주장’이라며 ‘도이치모터스와 전혀 무관하며 대주주 또는 법률에 위반되는 행위가 일절 없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이어 ‘추측성 보도는 당사자는 물론 회사와 투자자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사실이 아닌 보도가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오토타임즈>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 관계자는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관계자는 “국내 주가 조작 사건 조사 절차는 관련 법상 금융감독원이 광범위한 거래계좌 조사를 하고, 이에 앞서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에 의한 고발을 거치지 않고서는 금감원이 수사기관에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기관이 제보에 의해 신빙성을 판단하고 금감원에 통보했다면 단서로 활용하게 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에 해당한다”며 “도이치모터스는 대표 및 경영진 누구도 당시 주가 조작에 대해 외부인과 접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핵심 당사자로 거론되는 권 회장은 누구일까. 그는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바닥부터 시작해 정상에 오른 ‘입지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대구서 대학을 졸업했고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을 거쳤다. 이후 한신상사, 대웅상사, 두창섬유 대표이사 등을 거쳐 도이치모터스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권 회장은 졸업 직후 서울로 상경해 동대문시장서 원단 판매를 하던 작은 아버지 밑에서 일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섬유 외판원이었다. 처음 받은 월급은 10만원. 하지만 남들보다 탁월한 영업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월급이 100만원까지 올랐다.

당시 섬유사업은 호황이었다. 5공화국 시절 교복 자유화 등으로 수요가 폭발하는 등 사업 환경이 나쁘지 않았다. 권 회장은 이후 독립을 결심했다. 주변 만류가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권 회장은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섬유회사 대웅상사를 설립한 그는 섬유제조 및 유통회사를 5곳까지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권 회장은 2010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서 당시를 회상하며 “독립하면 망한다고 주변 사람들이 다 만류했다. 하지만 독립을 위해 4년간 치밀하게 준비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영업을 하면서 130여개의 회사를 담당했다. 대형 고객사 4∼5개는 평생 함께할 사업 파트너로 만들었다. 물고기 몰듯이 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대형 고객사만 쥐고 있으면 밑에 있는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섬유사업이 하락국면으로 접어들자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했다. 당시 권 회장이 꼽은 성장 가능성 있는 사업 분야는 자동차 딜러, 외식, 임대, 금융, 호텔업 등 5개였다. 권 회장은 장고 끝에 자동차 딜러업을 선택했다.

국내 소득수준이 높아진 만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도 직접 경험한 면이 컸다. 권 회장은 우연히 친구의 BMW를 운전했다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정도 성능이면 팔아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이 때다.

권 회장은 아무런 연고도 없이 BMW코리아 문을 두드렸다. 당장 차를 팔 수 있도록 딜러 권한을 요구했다. 하지만 수도권과 주요 도시에는 기존 딜러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권 회장이 배정된 곳은 강원도 원주와 제주도였다.

맨손으로
자수성가

권 회장은 원주에 500평 규모 전시장을 지었다. 권 회장은 진출 첫 해에 무려 350대의 BMW 차량을 팔았다. 도이치모터스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울린 때다. 권 회장은 1년 만에 서울로 진입할 수 있었다. 권 회장은 답십리에 터를 잡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워나갔다. 도이치모터스는 코오롱모터스, 한독모터스 등과 함께 BMW 주요 딜러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권 회장은 도이치모터스를 이끌며 ‘최초’ 타이틀을 거머줬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BMW 미니를 론칭했고, 2008년에는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김건희-권오수’ 의혹을 두고 반응은 제각각이다. 당장 실체를 밝혀달라는 요구가 있는 반면 이미 철지난 이야기라는 관측도 있었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윤석열 검찰총장 부인 주가 조작 연루 특검으로 밝혀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2013년 경찰 내사가 중지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김 대표 관여 의혹이 어둠속에 묻히게 됐다’며 특검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청원 동의 인원은 1만7000명을 넘어섰다. 청와대는 답변 기준을 20만명으로 제한한다. 하지만 첫 청원 이후 30일 이내 100명의 사전 동의를 받은 청원은 검토 후 게시판에 공개한다. 이후 동의 여부를 추가로 묻는다. 해당 청원은 하루 만에 공개 기준을 충족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번 <한겨레>, 이번엔 <뉴스타파>, 또다시 묻어버리려다가 실패한 듯’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청 입장 보도 링크를 공유하며 ‘이거, 이거, 청문회 때 내놨지만 영양가 없어 아무도 먹지 않아서 물린 음식이죠? 그걸 다시 리사이클링(재활용)하다니, 명백한 식품위생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재산을 형성한 과정은 윤 총장 인사청문회서 언급된 바 있지만 특별한 주목 없이 넘어갔다.

당시 윤 총장 청문회에선 김 대표와 권 회장 간 거래를 두고 자료 요청 요구가 잇따랐다. 당시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후보자 배우자가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매매를 한 부분에 대해서 주식매매계약서를 요청했지만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 의원은 “최초로 2013년 후보자 배우자가 매수할 당시 서면답변에 보면 공모절차에 참여를 했다고 나오지만, 금감원 공시 사이트에 들어가서 자료를 다 검색해봤는데 공모에 대한 공시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외판원서 상장사 오너로 우뚝
성장가도 달리다 걸림돌 불쑥

채 의원은 김 대표의 도이치파이낸셜 20억원 주식매매계약서와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40만주 매도 당시 계약서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채 의원은 “2017년 이 주식을 다시 매각했는데 당시 회사 가치를 평가해봤을 때 기업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액으로 처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상대방이 누구인지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당시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김진태 의원도 “일반인들이 매입하기 어려운 비상장주식을 무려 250만주를 샀다”며 “도이치파이낸셜과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미래에셋도 주당 1000주에 인수를 했는데 배우자는 주당 800원에 인수하면 차액만큼 부당한 이득을 본 것이 아니냐”고 캐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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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윤 총장은 “미래에셋은 연리 7% 수익이 보장된 배당 우선주고, 제 식구(부인)가 인수한 것은 일반 보통주로 알고 있다”며 “금액에 차이가 나는 것은 주식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여러 의원이 계약서를 요구했지만 윤 총장은 끝내 제출하지 않았다.

권 회장의 도이치모터스는 혁혁한 성과를 내고 있다. 도이치모티스는 2016년과 2017년 연결 기준 매출 6734억원, 9501억원을 올리다가 2018년 1조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증가 폭도 컸다.

도이치모터스 매출액은 1조2111억원을 기록했는데 직전 년도에 비해 14.4% 증가한 수치였다. 영업이익은 무려 64.2% 증가한 831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58.2% 증가한 548억원이었다.

도이치모터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국에 10개 전시장이 있다. 서울에는 7곳(성수·한남·동대문·대치·양재·잠실·송파), 경기 하남, 강원 원주, 제주에는 각각 1개씩 분포돼있다.

지난해
최대 실적

서비스센터 역시 10곳이다. 서울 5곳(동대문·송파·도곡·성수·양재), 경기 3곳(구리·미사·하남), 강원도 원주와 제주에 1개씩 있다. 권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다. 27.64% 지분이 있다. 친인척인 지분까지 포함하면 특수관계인 지분은 32.76%에 달한다. 도이치모터스에는 6개 계열사가 있다. ▲도이치파이낸셜 ▲디에이에프에스 ▲지카 ▲도이치피앤에스 ▲도이치오토월드 ▲도이치아우토 등이다. 도이치모터스는 이들 회사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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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