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고모’ 극우 유튜버 극비리 후원 내막

고마워서? 더하라고? ‘죽마고우’ 시위대 챙기기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다. 취임한 지 100일이 조금 넘었음에도 30%대를 겨우 회복했다. 잇단 인사 논란과 ‘김건희 리스크’가 지속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를 중심으로 불거진 당의 혼란이 대통령실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극우 유튜버 안정권씨의 친누나를 대통령실에 채용한 데 이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에겐 아픈 손가락이다.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라 불리는 ▲학력·경력 위조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화류계 출신 ▲무속 논란 등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아 먹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김건희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일요시사>는 김건희 일가가 극우 유튜버들을 지원 사격해온 정황을 포착했다. 주인공은 김 여사의 친고모인 김혜섭 목사다.

끊이지 않는
극우 접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 앞 ‘양산 욕설 집회’를 주도한 극우 유튜버 안정권씨의 친누나 안모씨가 대통령실 행정요원으로 근무한다는 사실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적잖은 비판이 나왔다. 부담을 느낀 안씨는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사표를 던졌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통령실과 극우 유튜버라는 인과관계에 김 여사와 뒷배경에 김 목사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성향 유튜버들에게 큰손으로 불리는 ‘로뎀지기’는 김 목사다.

로뎀지기는 유튜브 채널마다 돌아다니며 슈퍼챗을 쏘고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튜버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왔다. 실제 김 목사로부터 옷이나 신발을 선물받은 이들이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가 김 목사를 통해 대통령실에 입성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 목사는 기하성여의도총회 로뎀교회 소속 목사다. 2002년 2월 대한중앙신학연구원을 졸업하고 2004년 1월 대한예수교장로회 연합여목총회에서 안수를 받았다. 예장 연학여목총회 산하 교육 기간은 정식 인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2006년 2월 기하성 목회연구원(서상식 목사)을 수료하고 2013년 9월 기하성 여의도 총회 연수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지난 2월21일 부산 해운대 그린나래 호텔에서 열린 한국 보수 시민단체 및 전국기독교 총연합 출범식과 2월26일 파주 남북중앙교회에 열린 ‘대통령 후보 윤석열 지지 선언 한국 보수단체 및 전국기독교총연합회’에도 참석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김 목사는 같은 달 <한경닷컴>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 여사 보호에 나서기도 했다. 김 목사는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폭로한 녹취록에서 언급된 ‘주술 논란’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 여사가 4대째 기독교를 믿는 집안 사람이며 주술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정권 누나 대통령실 입성
‘김혜섭 목사’ 경로 통했나

김 목사는 “건희는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는데, 시어머님(윤 후보 어머니)이 불교를 믿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무래도 시어머니가 다른 종교를 믿다 보니 우리나라 정서상 불교와 좀 가까워진 것일 뿐 일각에서 말하는 주술이 아닌 ‘성령’과 가까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건진법사와 관련이 있다고 하면서 근거 없는 얘기들이 너무 문제가 되니까 목사인 제가 직접 나서 한 번쯤 정확한 얘기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건진법사와 관련된 논란을 엮어 자꾸 주술 프레임을 씌우는 모습을 보고 너무 답답했으며, 이는 정말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목사는 김 여사에게 불거진 이른바 ‘쥴리’ 의혹도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건희가 쥴리라는 의혹은 명백한 왜곡이다. 처음 의혹이 제기된 걸 보고 황당했다”며 “건희도 제게 ‘고모. 다 거짓말이야’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학창 시절 공부하느라 바빴던 모습이 기억난다. (쥴리 의혹은)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얘기”라고 언급했다.

“건진법사가 김 여사와 관련이 있다고 하면서 근거 없는 얘기들이 떠돈다.” 김 목사가 어떤 문제를 지적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김 여사와 건진법사 전모씨가 특별한 관계였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전씨는 2018년 9월 충북 충주시 중앙탑공원 광장에서 열린 2018 수륙대제 및 국태민안 대동굿 등불 축제에서 굿판을 벌이며 소를 마취한 채 가죽을 벗긴 인물이다. 과거에는 코바나컨텐츠 고문 명함을 들고 다니기도 했다.

선대본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으로 활동했고 처남과 딸 역시 선대본 내에서 업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과 가족이 함께 대선 캠프에서 일한다는 것은 캠프 내 실세의 지시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이후 전씨가 관여한 의혹을 받는 선대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 해산을 지시해 해체됐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사실상 외면받은 전씨는 대선 이후부터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사실상 축출되면서 김 여사와도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최근까지 김 여사가 전화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때부터
수차례 지원?

전씨 외에도 대통령실에 들어간 지인 자녀·친인척들이 차례차례 논란이 됐다. 황모 전 동부전기산업 회장 아들 황모씨(시민사회수석실 5급 행정관)에 이어 같은 지역 전기공사업자 우모씨의 아들(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 현재 퇴사) 문제가 불거졌다.

황씨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대선 출마를 결심하며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했을 때부터 줄곧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가장 가까이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든 직후 황씨와 관련해 캠프 내부에서도 사적 인연을 통한 등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았다.

당시 윤석열 캠프는 황씨와 관련된 의혹들을 부인해왔다. 캠프 구성원들은 황씨를 윤 대통령의 먼 친인척 쯤으로 여기기도 했다. 황씨 관련 논란이 다시 불거진 건 <더 팩트>가 보도한 이른바 ‘김건희 목덜미 영상’ 때였다.

언론의 취재를 피해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안으로 김 여사의 목덜미를 잡고 들어간 스포츠머리에 양복 차림을 한 인사가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던 황씨라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었다. 황씨가 이른바 ‘김건희 비선라인’의 일원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일요시사> 취재 결과 당시 김 여사의 목덜미를 잡았던 건 건진법사의 제자 ‘심 박사’다. 황씨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운전과 수행을 담당하기도 했다. 황씨는 양 전 원장이 직접 인턴으로 데려왔다. 그는 양 전 원장이 취임한 2019년 5월부터 약 14개월간 일했고. 양 전 원장이 사임하면서 함께 그만뒀다.

여기에 윤 대통령 외가쪽 6촌의 대통령실에 근무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 외가 6촌으로 삼성 출신인 최모씨는 선대위 회계팀장을 지냈고 대통령 부속실 선임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건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을 자처했던 강신업 변호사가 출처 불명의 대통령 부부 사진을 연속해 SNS에 공개한 것도 문제가 됐다.

안혜리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지난 7월 칼럼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사진이나 패션 정보는 “김 여사의 친오빠가 직접 텔레그램을 통해 전달했다”고 했다.

김 목사 남편인 장모씨는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거론된 인물이다. 장씨는 평택 물류항에서 큰 이권을 챙겨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과거 관세 포탈과 세금 탈루를 일삼던 최순실 국정 농단 세력이 쥐고 있던 가공식품 제조업체 선라이즈F&T를 꿰차는 과정에서 비리를 제보하던 이성열 슈퍼마린종합물류회사 대표를 도산으로 몰아넣은 인물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기 직전 대검찰청 앞에 많은 화환이 놓였던 일화도 있다. 안씨와 같은 성향을 띠는 극우 유튜버 김상진씨는 문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윤 대통령을 임명했을 당시 계란을 들고 출근하는 윤 대통령에게 직접 “죽여버리겠다”는 식의 협박하는 방송을 진행하다 구속된 바 있다.

김씨는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났고 안씨는 김씨를 마중 나갔다.

총장 시절 대검 화환
“내가 주도했다” 자폭

안씨는 이후 대검찰청 앞을 화환으로 꾸며놨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김 목사는 본인이 직접 해당 화환을 둬왔다고 주장했다. 안씨가 김 목사의 지시를 받아 화환을 놓아왔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안씨의 능력이 특출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안씨 말고도 대통령실에 갈만한 인재가 많았다. 그만큼 뽑힐 줄 알았던 이들이 임명에서 제외된 경우가 상당했다”고 윤석열 캠프 출신 정치권 관계자는 전했다.

인사와 극우 세력 논란으로 지지율이 거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윤 대통령의 행보는 일정하다. 최근에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보수 유튜브 채널인 이봉규TV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전화통화 성사 과정을 공개했다.

강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의 휴가 일정이 잡혀 있어 펠로시 의장이 의사를 물어봤을 때 이미 양해를 구했다”면서 “의전적으로 정리가 된 사안”이라 설명했다. 또 “일부러 만나지 않은 것이며 중국의 눈치를 봤다는 등의 주장은 외교정책이 흔들린다고 비판하기 위한 억측”이라 해명했다.

해당 채널은 2020년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해온 시사평론가 이봉규씨가 진행하는 방송으로 극우 채널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무속인을 초청해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사주를 보면서 그를 비판하는 내용을 내보내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직이 굳이 극우 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현안을 해명하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는 뒷말이 이어진다. 국민의힘 박민영 전 대변인도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각성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상대를
공격해야지”

이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윤석열 후보가 자면서도 ‘이봉규TV’를 즐겨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 당시 윤 대통령은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는데, 이씨는 해당 사진이 자신의 채널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대통령실 고위직과 분명한 친분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전혀 없는 말을 지어낸 것으로 보기에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전에도 대통령실과 극우 유튜버 간의 접점은 꾸준히 문제가 됐다.

지난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무소속으로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유튜버 강용석씨는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해 “상대 후보를 공격해야지 왜 김은혜(당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를 공격하느냐, 함께 잘 싸워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선거개입의 문제가 불거지자, 대통령실은 통화 사실을 부인했고 강씨도 “노코멘트”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문자 파동’ 사건에서 등장한 강기훈 대통령실 행정관도 극우 유튜버 출신이다. 강 행정관은 과거 ‘자유의 새벽당’ 대표로 활동하면서 유튜브를 진행해왔다. 그는 ‘중국 속국 문재인’ ‘박근혜 탄핵은 중국 공산당과 관련’ ‘페미와 대선과 간첩’ 등의 소재를 방송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현재는 모두 삭제된 상태다.

지난 5월10일 윤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극우 유튜버들이 초청됐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특히 안씨가 대통령 취임식에 VIP 자격으로 초청받았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안씨의 이름이 적힌 주황색 대통령 취임식 특별초청장과 취임식 날 찍힌 안씨 사진들이 공유되고 있다. 특히 주황색 초청장은 대통령 당선인의 특별초청장으로 알려지며 윤석열정부와 보수 유튜브의 연관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그러나 행정안전부가 취임식 초청 명단을 삭제한 사실이 알려지며 참석자 명단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극우 큰손 ‘로뎀지기’ 활동
수차례 지원 및 의류 전달도

이에 대해 행안부는 “취임식 초청 대상자 명단은 개인정보로서 관련 법령에 따라 5월10일 취임식 종료 직후 삭제했으며 실무추진단 사무실에 남아 있던 자료도 5월13일에 파기했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 취임식에는 김 여사 장모 등 ‘처가 리스크’에 연루된 인물들이 대거 초청됐다. 재판이 진행 중인 주가조작 사범 가족과 극우 유튜버에 이어 잔고증명서 위조 공범까지 대통령 취임식이라는 상징적 행사에 초청되면서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지난 17일 <한겨레>는 취임식 초청 명단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로 윤 대통령 장모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으며 유죄를 선고받은 김모씨와 그의 부인이 초청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초청 주체는 김 여사였다.

김씨는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가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347억원 규모의 신안저축은행 잔고증명서 위조 작업을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최씨도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김 여사는 모친 최씨와 김씨의 연결고리로 지목돼왔다. 김씨는 2011년 김 여사와 함께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 과정을 수료했다. 또 김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에서 2012년부터 4년간 감사로 재직했다. 또 김씨는 지난해 대선 예비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 1000만원을 후원해 고액후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언론마저 윤 대통령을 외면한 모습이다. 기자들의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10%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소속 언론사, 부서를 막론하고 부정 평가가 압도적이다. 기자 출신의 정치권 직행에 대해서는 기자들 내부에서도 우려스럽다는 인식을 보였다.

최근 <기자협회보>가 공개한 한국기자협회 창립58주년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10.7%, ‘잘못하고 있다’는 85.4%로 나타났다.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1.3%에 그친 반면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47.6%에 달한다.

기자협회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협회 소속 199개 언론사 기자를 대상으로 7월29일~8월7일 진행한 조사 결과다.

언론마저…
사실상 외면

부정적인 평가는 기자들의 소속 매체, 부서를 막론했다. <기자협회보>는 “언론사 유형별로 보면 종편·보도전문채널(76.4%)의 부정 평가가 그나마 제일 낮았고, 그외 모든 언론사 유형에서 부정 평가가 80~90%로 나타났다”며 “특히 지역민영방송과 라디오방송의 경우엔 응답자 전원이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자신의 정치성향을 ‘매우 보수’라고 밝힌 응답군에선 유일하게 긍정 평가가 51.6%로 과반, 부정 평가는 48.4%로 집계됐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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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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