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고모’ 극우 유튜버 극비리 후원 내막

고마워서? 더하라고? ‘죽마고우’ 시위대 챙기기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다. 취임한 지 100일이 조금 넘었음에도 30%대를 겨우 회복했다. 잇단 인사 논란과 ‘김건희 리스크’가 지속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를 중심으로 불거진 당의 혼란이 대통령실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극우 유튜버 안정권씨의 친누나를 대통령실에 채용한 데 이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에겐 아픈 손가락이다.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라 불리는 ▲학력·경력 위조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화류계 출신 ▲무속 논란 등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아 먹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김건희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일요시사>는 김건희 일가가 극우 유튜버들을 지원 사격해온 정황을 포착했다. 주인공은 김 여사의 친고모인 김혜섭 목사다.

끊이지 않는
극우 접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 앞 ‘양산 욕설 집회’를 주도한 극우 유튜버 안정권씨의 친누나 안모씨가 대통령실 행정요원으로 근무한다는 사실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적잖은 비판이 나왔다. 부담을 느낀 안씨는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사표를 던졌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통령실과 극우 유튜버라는 인과관계에 김 여사와 뒷배경에 김 목사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성향 유튜버들에게 큰손으로 불리는 ‘로뎀지기’는 김 목사다.

로뎀지기는 유튜브 채널마다 돌아다니며 슈퍼챗을 쏘고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튜버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왔다. 실제 김 목사로부터 옷이나 신발을 선물받은 이들이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가 김 목사를 통해 대통령실에 입성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 목사는 기하성여의도총회 로뎀교회 소속 목사다. 2002년 2월 대한중앙신학연구원을 졸업하고 2004년 1월 대한예수교장로회 연합여목총회에서 안수를 받았다. 예장 연학여목총회 산하 교육 기간은 정식 인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2006년 2월 기하성 목회연구원(서상식 목사)을 수료하고 2013년 9월 기하성 여의도 총회 연수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지난 2월21일 부산 해운대 그린나래 호텔에서 열린 한국 보수 시민단체 및 전국기독교 총연합 출범식과 2월26일 파주 남북중앙교회에 열린 ‘대통령 후보 윤석열 지지 선언 한국 보수단체 및 전국기독교총연합회’에도 참석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김 목사는 같은 달 <한경닷컴>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 여사 보호에 나서기도 했다. 김 목사는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폭로한 녹취록에서 언급된 ‘주술 논란’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 여사가 4대째 기독교를 믿는 집안 사람이며 주술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정권 누나 대통령실 입성
‘김혜섭 목사’ 경로 통했나

김 목사는 “건희는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는데, 시어머님(윤 후보 어머니)이 불교를 믿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무래도 시어머니가 다른 종교를 믿다 보니 우리나라 정서상 불교와 좀 가까워진 것일 뿐 일각에서 말하는 주술이 아닌 ‘성령’과 가까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건진법사와 관련이 있다고 하면서 근거 없는 얘기들이 너무 문제가 되니까 목사인 제가 직접 나서 한 번쯤 정확한 얘기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건진법사와 관련된 논란을 엮어 자꾸 주술 프레임을 씌우는 모습을 보고 너무 답답했으며, 이는 정말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목사는 김 여사에게 불거진 이른바 ‘쥴리’ 의혹도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건희가 쥴리라는 의혹은 명백한 왜곡이다. 처음 의혹이 제기된 걸 보고 황당했다”며 “건희도 제게 ‘고모. 다 거짓말이야’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학창 시절 공부하느라 바빴던 모습이 기억난다. (쥴리 의혹은)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얘기”라고 언급했다.

“건진법사가 김 여사와 관련이 있다고 하면서 근거 없는 얘기들이 떠돈다.” 김 목사가 어떤 문제를 지적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김 여사와 건진법사 전모씨가 특별한 관계였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전씨는 2018년 9월 충북 충주시 중앙탑공원 광장에서 열린 2018 수륙대제 및 국태민안 대동굿 등불 축제에서 굿판을 벌이며 소를 마취한 채 가죽을 벗긴 인물이다. 과거에는 코바나컨텐츠 고문 명함을 들고 다니기도 했다.

선대본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으로 활동했고 처남과 딸 역시 선대본 내에서 업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과 가족이 함께 대선 캠프에서 일한다는 것은 캠프 내 실세의 지시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이후 전씨가 관여한 의혹을 받는 선대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 해산을 지시해 해체됐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사실상 외면받은 전씨는 대선 이후부터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사실상 축출되면서 김 여사와도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최근까지 김 여사가 전화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때부터
수차례 지원?

전씨 외에도 대통령실에 들어간 지인 자녀·친인척들이 차례차례 논란이 됐다. 황모 전 동부전기산업 회장 아들 황모씨(시민사회수석실 5급 행정관)에 이어 같은 지역 전기공사업자 우모씨의 아들(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 현재 퇴사) 문제가 불거졌다.

황씨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대선 출마를 결심하며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했을 때부터 줄곧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가장 가까이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든 직후 황씨와 관련해 캠프 내부에서도 사적 인연을 통한 등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았다.

당시 윤석열 캠프는 황씨와 관련된 의혹들을 부인해왔다. 캠프 구성원들은 황씨를 윤 대통령의 먼 친인척 쯤으로 여기기도 했다. 황씨 관련 논란이 다시 불거진 건 <더 팩트>가 보도한 이른바 ‘김건희 목덜미 영상’ 때였다.

언론의 취재를 피해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안으로 김 여사의 목덜미를 잡고 들어간 스포츠머리에 양복 차림을 한 인사가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던 황씨라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었다. 황씨가 이른바 ‘김건희 비선라인’의 일원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일요시사> 취재 결과 당시 김 여사의 목덜미를 잡았던 건 건진법사의 제자 ‘심 박사’다. 황씨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운전과 수행을 담당하기도 했다. 황씨는 양 전 원장이 직접 인턴으로 데려왔다. 그는 양 전 원장이 취임한 2019년 5월부터 약 14개월간 일했고. 양 전 원장이 사임하면서 함께 그만뒀다.

여기에 윤 대통령 외가쪽 6촌의 대통령실에 근무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 외가 6촌으로 삼성 출신인 최모씨는 선대위 회계팀장을 지냈고 대통령 부속실 선임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건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을 자처했던 강신업 변호사가 출처 불명의 대통령 부부 사진을 연속해 SNS에 공개한 것도 문제가 됐다.

안혜리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지난 7월 칼럼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사진이나 패션 정보는 “김 여사의 친오빠가 직접 텔레그램을 통해 전달했다”고 했다.

김 목사 남편인 장모씨는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거론된 인물이다. 장씨는 평택 물류항에서 큰 이권을 챙겨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과거 관세 포탈과 세금 탈루를 일삼던 최순실 국정 농단 세력이 쥐고 있던 가공식품 제조업체 선라이즈F&T를 꿰차는 과정에서 비리를 제보하던 이성열 슈퍼마린종합물류회사 대표를 도산으로 몰아넣은 인물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기 직전 대검찰청 앞에 많은 화환이 놓였던 일화도 있다. 안씨와 같은 성향을 띠는 극우 유튜버 김상진씨는 문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윤 대통령을 임명했을 당시 계란을 들고 출근하는 윤 대통령에게 직접 “죽여버리겠다”는 식의 협박하는 방송을 진행하다 구속된 바 있다.

김씨는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났고 안씨는 김씨를 마중 나갔다.

총장 시절 대검 화환
“내가 주도했다” 자폭

안씨는 이후 대검찰청 앞을 화환으로 꾸며놨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김 목사는 본인이 직접 해당 화환을 둬왔다고 주장했다. 안씨가 김 목사의 지시를 받아 화환을 놓아왔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안씨의 능력이 특출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안씨 말고도 대통령실에 갈만한 인재가 많았다. 그만큼 뽑힐 줄 알았던 이들이 임명에서 제외된 경우가 상당했다”고 윤석열 캠프 출신 정치권 관계자는 전했다.

인사와 극우 세력 논란으로 지지율이 거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윤 대통령의 행보는 일정하다. 최근에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보수 유튜브 채널인 이봉규TV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전화통화 성사 과정을 공개했다.

강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의 휴가 일정이 잡혀 있어 펠로시 의장이 의사를 물어봤을 때 이미 양해를 구했다”면서 “의전적으로 정리가 된 사안”이라 설명했다. 또 “일부러 만나지 않은 것이며 중국의 눈치를 봤다는 등의 주장은 외교정책이 흔들린다고 비판하기 위한 억측”이라 해명했다.

해당 채널은 2020년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해온 시사평론가 이봉규씨가 진행하는 방송으로 극우 채널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무속인을 초청해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사주를 보면서 그를 비판하는 내용을 내보내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직이 굳이 극우 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현안을 해명하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는 뒷말이 이어진다. 국민의힘 박민영 전 대변인도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각성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상대를
공격해야지”

이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윤석열 후보가 자면서도 ‘이봉규TV’를 즐겨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 당시 윤 대통령은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는데, 이씨는 해당 사진이 자신의 채널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대통령실 고위직과 분명한 친분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전혀 없는 말을 지어낸 것으로 보기에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전에도 대통령실과 극우 유튜버 간의 접점은 꾸준히 문제가 됐다.

지난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무소속으로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유튜버 강용석씨는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해 “상대 후보를 공격해야지 왜 김은혜(당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를 공격하느냐, 함께 잘 싸워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선거개입의 문제가 불거지자, 대통령실은 통화 사실을 부인했고 강씨도 “노코멘트”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문자 파동’ 사건에서 등장한 강기훈 대통령실 행정관도 극우 유튜버 출신이다. 강 행정관은 과거 ‘자유의 새벽당’ 대표로 활동하면서 유튜브를 진행해왔다. 그는 ‘중국 속국 문재인’ ‘박근혜 탄핵은 중국 공산당과 관련’ ‘페미와 대선과 간첩’ 등의 소재를 방송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현재는 모두 삭제된 상태다.

지난 5월10일 윤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극우 유튜버들이 초청됐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특히 안씨가 대통령 취임식에 VIP 자격으로 초청받았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안씨의 이름이 적힌 주황색 대통령 취임식 특별초청장과 취임식 날 찍힌 안씨 사진들이 공유되고 있다. 특히 주황색 초청장은 대통령 당선인의 특별초청장으로 알려지며 윤석열정부와 보수 유튜브의 연관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그러나 행정안전부가 취임식 초청 명단을 삭제한 사실이 알려지며 참석자 명단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극우 큰손 ‘로뎀지기’ 활동
수차례 지원 및 의류 전달도

이에 대해 행안부는 “취임식 초청 대상자 명단은 개인정보로서 관련 법령에 따라 5월10일 취임식 종료 직후 삭제했으며 실무추진단 사무실에 남아 있던 자료도 5월13일에 파기했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 취임식에는 김 여사 장모 등 ‘처가 리스크’에 연루된 인물들이 대거 초청됐다. 재판이 진행 중인 주가조작 사범 가족과 극우 유튜버에 이어 잔고증명서 위조 공범까지 대통령 취임식이라는 상징적 행사에 초청되면서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지난 17일 <한겨레>는 취임식 초청 명단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로 윤 대통령 장모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으며 유죄를 선고받은 김모씨와 그의 부인이 초청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초청 주체는 김 여사였다.

김씨는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가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347억원 규모의 신안저축은행 잔고증명서 위조 작업을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최씨도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김 여사는 모친 최씨와 김씨의 연결고리로 지목돼왔다. 김씨는 2011년 김 여사와 함께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 과정을 수료했다. 또 김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에서 2012년부터 4년간 감사로 재직했다. 또 김씨는 지난해 대선 예비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 1000만원을 후원해 고액후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언론마저 윤 대통령을 외면한 모습이다. 기자들의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10%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소속 언론사, 부서를 막론하고 부정 평가가 압도적이다. 기자 출신의 정치권 직행에 대해서는 기자들 내부에서도 우려스럽다는 인식을 보였다.

최근 <기자협회보>가 공개한 한국기자협회 창립58주년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10.7%, ‘잘못하고 있다’는 85.4%로 나타났다.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1.3%에 그친 반면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47.6%에 달한다.

기자협회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협회 소속 199개 언론사 기자를 대상으로 7월29일~8월7일 진행한 조사 결과다.

언론마저…
사실상 외면

부정적인 평가는 기자들의 소속 매체, 부서를 막론했다. <기자협회보>는 “언론사 유형별로 보면 종편·보도전문채널(76.4%)의 부정 평가가 그나마 제일 낮았고, 그외 모든 언론사 유형에서 부정 평가가 80~90%로 나타났다”며 “특히 지역민영방송과 라디오방송의 경우엔 응답자 전원이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자신의 정치성향을 ‘매우 보수’라고 밝힌 응답군에선 유일하게 긍정 평가가 51.6%로 과반, 부정 평가는 48.4%로 집계됐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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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 없는’ 민주-혁신 복잡한 셈법

‘양보 없는’ 민주-혁신 복잡한 셈법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고심 끝에 평택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 전면에 등장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또다시 경쟁 상대가 됐다. 그동안 두 당은 꾸준히 아군에서 적군으로, 적군에서 또다시 아군으로 돌아서길 반복했다. 이번에는 양보 없는 진검승부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간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지난 2월 합당 논의로 훈풍이 부나 싶더니 불과 두 달 만에 등을 돌렸다. 혁신당 조국 대표가 평택을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방선거 판도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평이 나온다. 그럼에도 살아남다 민주당과의 합당이 무산된 이후 혁신당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상처만 남은 합당 추진”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양쪽 진영의 파열음만 계속됐다. 합당 무산 이후 지난 3월, 양 당은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지금까지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당시 민주당은 “지금 전면적인 선거 연대를 위한 위원회로 규정하지는 않는다”며 지방선거 지역구 배분과 같은 구체적인 선거 협상 가능성에는 사실상 선을 그었다. 다시 독자 노선을 걷게 된 혁신당은 자강론에 힘을 실었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자릿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합당 논의가 오가던 중 혁신당의 실무는 ‘올스톱’이었다. 논의 시기는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었던 만큼 혁신당은 남들보다 반 발 늦게 선거 대열에 합류했다. 고심 끝에 조 대표 ‘국민의힘 제로(0)’와 ‘부패 제로(0)’ 실현을 앞세워 평택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평택을은 지난 1월 민주당 이병진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및 부동산 실명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700만을 받아 재보궐이 확정된 곳이다. 조 대표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혁신당의 13번째 국회의원이 돼 집권 민주당 소속 의원보다 더 뜨거운 마음으로 ‘내란 완전 종식, 진짜 개혁 완수’라는 시대적 과제를 책임지고 실천하겠다”며 “개혁의 강도가 약해지는 것을 막고 내란 이후 대한민국을 위한 입법과 정책으로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을 더 강력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조 대표의 출마지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저마다 추측에 나섰다. 그중에서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과 경기 평택을·안산갑, 부산 북구갑·해운대갑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그때마다 조 대표는 출마지를 묻는 질문에 “제가 가야 국민의힘이 당선될 수 없는 곳” “험지인 곳” 등 조건만 나열할 뿐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벼랑 끝 조국’ 스스로 올라간 시험대 사실상 마지막 기회...평택을 출사표 기자회견에서 조 대표는 평택을을 출마지로 택한 배경에 대해 “일찍부터 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의 최상위 목표는 극우 내란 정치세력을 심판하고 국민의힘을 제로로 만드는 것임을 반복해 밝혀왔다”고 밝혔다. 이어 “동시에 국회의원 재선거가 이뤄지는 곳에는 귀책 사유가 있는 정당이 무공천을 해야 한다는 원칙 역시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며 “평택을 출마는 정치인이 된 후 줄기차게 역설해 온 이 같은 저의 비전과 가치, 그리고 원칙과 소신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자신이 평택에 연고가 없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평택을 도약시킬 비전과 정책, 실행할 능력만큼은 누구보다 앞선다고 감히 자부한다”며 “중앙정치에서 평택의 목소리를 키우겠다. 평택의 현안이 곧 국가적 과제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평택 시민들께서 조국을 선택해주시면 반드시 큰 정치로 보답하겠다. 반드시 평택 시민들이 자랑스러워할 큰 정치인이 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조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 평택을은 단숨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이곳은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와 자유와혁신 황교안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곳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의동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아직 후보를 내지 않았지만 민주당이 대열에 합류하면 최대 5파전으로 치러지게 된다. 일찌감치 이곳에서 터를 닦았던 김재연 상임대표는 곧바로 반발에 나섰다. 김 상임대표는 “오랜 고심 끝에 내놓은 답이 고작 제가 당의 명운을 걸고 뛰고 있는 이곳 평택인가”라며 “대의도 명분도 없는 평택 출마를 철회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며칠 전부터 언론인들이 사실 여부를 물어올 때마다, 저는 ‘절대로 그럴 일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는 그는 “조국이라는 정치인의 상식과 양당이 맺어온 신의를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까지도 저는 조국 대표의 ‘동지애’를 의심하지 않으려 했다”며 “정치는 원래 이토록 비정하게 신의를 밟고 올라서는 아수라장이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찢어지는 여당 표? 평택이 ‘험지 출마’라는 조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지금 평택을이 험지가 맞느냐”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민주·진보 단일후보가 범보수 후보를 52.5% 대 29.4%로 압도하는 곳”이라고 꼬집었다. 진보당을 비롯해 여권 내에서도 평택이 과연 험지가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를 의식한 듯 조 대표는 “평택을은 19·20·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내리 승리한 곳으로 민주개혁 진영에게 험지 중 험지”라며 출마 명분 굳히기에 나섰다. 조 대표는 기자회견 당시 “평택에는 친윤(친 윤석열) 부정선거 음모론자이자 내란 피의자인 황교안씨가 깃발을 들었다. 그는 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앞에서 전한길씨가 주도한 극우 집회까지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당 같은 경우 후보난을 겪고 있다면 국민의힘은 후보가 각축하고 있다”며 “(평택을이) 국민의힘에는 평지고, 민주당 또는 다른 범민주 진보 진영엔 험지라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한 혁신당 관계자 역시 “(조 대표는) 평택, 안산, 군산 세 지역을 놓고 상당히 오랫동안 고심을 거듭했다”며 “귀책 사유로 보궐선거를 치르는 지역인 동시에 국민의힘이 당선될 가능성이 있고, 또 혁신당에게 험지가 아닌 지역을 추리다 보니 평택을이 최종 선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가 선거 대열에 합류하면서 여당인 민주당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조 대표는 또 평택을 재보선의 귀책 사유가 민주당에 있으므로 ‘무공천 원칙’이 지켜져야 할 곳이라고 강조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 대표의 출마가 합당 무산에 대한 일종의 ‘위약금’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합당 무산으로 혁신당 의원들은 물론 당직자, 지지자들 까지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며 “그 이후에 선거 연대 이야기가 나왔지만 물밑 접촉도 미지근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민주당 반대에 부딪혀 합당이 무산된 그림이지 않았나. 조 대표 입장에서는 평택을 출마를 굽힐 이유가 없다”며 “따라서 혁신당은 민주당에게 당당히 무공천 원칙을 요구할 명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지는 마음의 빚 민주당도 ‘전 지역 공천’ 기조를 굽히지 않고 있다. 조 대표가 평택을 출마를 선언한 다음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말했다시피 재보선은 전략공천이 원칙이고 전 지역에서 공천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은 역시 “조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하며 민주당에 무공천을 요구했다”며 “돌아보면 조 대표가 22대 비례의원으로 (당선)됐다가 사임하고 그래서 비례를 다른 분이 승계했고 이번에 평택에서 출마하게 됐으니 어떻게 보면 굉장히 큰 귀책 사유 아니겠나”라고 직접 겨냥했다. 이 같은 발언은 2024년 12월 조 대표가 대법원에서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실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가 지난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광복절에 특별사면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평택을을 둘러싼 신경전이 길어질수록 민주 진영의 분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조 대표의 대항마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내보낼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평택을이 ‘사법 리스크 공방’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문제는 ‘김용 평택을 카드’는 민주당에게도 갈등의 뇌관이다. 김 전 부원장에게 공천을 주지 않으면 민주당 내 친명(친 이재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다.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부원장은 안산 출마를 희망했지만 결국 당 지도부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출마지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조 대표의 출마는 울산시장 선거까지 영향을 미쳤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진보당 선거 연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울산시장 후보는 민주당, 평택을 후보는 진보당으로 단일화한다는 관측이 우세했는데 조 대표가 선거 대열에 합류하면서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게다가 혁신당 황명필 의원이 울산시장에 출마를 선언한 만큼 이곳에서도 교통정리가 시급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진보당 김종훈 울산시장 후보는 민주당을 향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촉구했다. 김 후보는 “저와 진보당이 이번 지방선거에 임하는 가장 큰 목표는 내란 청산”이라며 “전국의 모든 민주, 진보, 개혁 후보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말한다. 내란 청산을 위해, 국민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 울산까지 부는 출마 후폭풍 골머리 앓는 범여권 지도부 회견에 배석한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역시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실질적으로 민주·진보 개혁 세력이 하나로 모여 총선 189석의 성과를 만들고 대선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며 “이번 지방선거도 똑같은 방식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선거 연대가 헝클어질 조짐이 보이자 민주당 김상욱 의원도 ‘후보자 주도 단일화’를 공개 요청했다. 김 의원은 김종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두 팔 벌려 환영한다”며 혁신당 황명필 울산시장 후보를 향해 단일화 동참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전국 최대 제조업 도시 울산에서, 노동자의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지키며 미래산업으로의 전환을 이끄는 일은 어느 한 당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민주당과 진보당, 혁신당이 함께할 때, 울산은 그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후보는 “3인이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출마 선언 당시 “제가 (민주·진보)진영의 후보 중 가장 큰 교집합을 담고 있고, 따라서 가장 강력한 합집합을 만들 수 있다”며 “더 나은 정책을 공유하고, 울산의 밝은 미래를 설계하는 단일화를 통해 본선에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한 혁신당 관계자는 ’조 대표의 평택을 출마가 민주당-진보당 선거 연대 계획을 꼬이게 했다‘는 지적에 대해 “유권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이미 짜놓은 판에 후보들끼리 연대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 야합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유권자들은 힘 있는 후보를 원한다. 그런 점에서 어디서든 진보당과 아름다운 경쟁을 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평택을 선거의 핵심은 단일화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조 대표와 체급이 맞는 후보를 내보내야 (단일화) 논의를 테이블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상황을 봐서는 조 대표의 완주 의지가 뚜렷해 보인다. 당 대표가 낙선하면 체면도 구겨지고 더 나아가 당이 존폐 위기까지 놓인다. 단일화 이야기를 꺼내기에 앞서 사활을 거는 조 대표를 설득할 만한 주자를 내세워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붙느냐 마느냐 이어 “민주당과 혁신당 간의 합당 논의가 없었으면 두 당이 조금 더 편하게 단일화를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 대표가 조금만 양보를 해주는 제스처를 보여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반기를 들고 일어서니, 양쪽 모두 입장이 곤란하긴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일각에서는) ‘합당 논의를 성급하게 띄운 것도, 지지자를 설득하지 못해 (논의를) 깬 것도 정 대표’라는 불만이 있었다”며 “결국 조 대표만 독박을 썼다. 민주당이 평택을에 조 대표보다 체급이 약한 후보를 내보내 자연스럽게 교통정리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부산 피해 간 조국, 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자신의 고향이 부산 북갑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조국 대 한동훈’ 구도를 피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또는 제게 직접 연락해 ‘부산은 선택 안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시장에서 박형준을 척결하고 쫓아내려면 (부산 북갑 선거에) 안 나가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며 “(민주당에서) 부산은 박형준 시장으로부터 뺏어와야 하는 지역구다. ‘박형준 대 전재수’ 구도가 중심이 돼야 하는데 제가 나가면 ‘조국 대 한동훈’으로 구도가 바뀌면서 부산시장 선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얘기하더라”고 전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의 주장에 공감했다. 그는 “박형준을 정말 그만 보고 싶은 부산 출신 사람으로서 그 말이 이해되더라”며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거론하며 “나가면 충분히 이기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