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투성이' 반쪽 대통령의 한계

혈투 끝 후유증 ‘외다리 집권’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지난 9일 있었던 대선에서 대한민국은 절반으로 갈라졌다. 1번을 찍은 국민과 2번을 찍은 국민의 차이가 고작 25만명이었던 것이다. 유독 박빙이었고, 유독 심한 혐오를 양산해낸 이번 대선은 당선인에게 수많은 숙제를 안겼다. 그중 하나가 ‘국민 통합’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은 갈라진 대한민국을 이제 ‘하나’로 통합해내야 한다. 시작부터 상처 입은 반쪽짜리 당선인이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향후 5년을 책임질 대통령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당선됐다. 지난 10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20대 대통령 당선증을 받은 윤 후보는 현재 당선인 신분으로 대통령 취임식을 기다리고 있다. 윤 당선인은 오는 5월10일, 대한민국의 정식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48.6 vs 47.8
양분된 표심

정부 인수위원회 구성에 한참 힘을 쏟고 있는 윤 당선인은 지금 어떤 나라를 만들어갈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0일 대통령 당선 인사에서 “선거운동을 하면서 나라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게 어떤 건지, 국민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경청해야 하는지를 배웠다”며 “이제 경쟁은 끝났고,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서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하나가 돼야 한다’는 뜻에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는 이들이 많다.


대통령선거운동부터 윤 당선인은 각종 비리 의혹에 상처가 이미 많이 나 있다. 갈라치기를 이용한 선거운동에 국민은 분열돼있으며, 여소야대의 현재 정치 구조상 힘 있는 정책 추진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수많은 기록을 깨며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의 당선으로 진영이 번갈아 두 번씩 대통령을 배출했던 이른바 ‘정권 10년 주기설’이 깨졌고, ‘서울법대생은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는 정치권에서만 돌던 암묵적인 징크스도 깨졌다.

또 항상 대통령을 맞혀왔던 제주도민의 대선 기록도 이번에 깨졌다. 제주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52.59%를 득표하며 윤 당선인을 앞질렀으나, 이 후보는 끝내 낙선했다.

충청도와 제주도는 그동안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렸다. 선거철마다 민심은 요동쳤고, 충청도와 제주도 유권자들은 진보 진영의 후보와 보수 진영의 후보를 번갈아가며 투표해왔다. 이들은 꽤 정확한 판단을 내리며 그동안의 대통령 당선을 모두 견인했다. 

반면, 호남과 영남은 항상 같은 진영의 후보만을 뽑아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들은 특정 후보에 몰표를 찍어주며 호남은 진보, 영남은 보수라는 공식을 공고히 했다.

뿌리 깊은 지역주의가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을 국민들은 이번 선거로 다시 한번 깨달았다.


영·호남 지역주의 여전
여 버리고 남 택해 신승

지난 9일 오후 7시경, 방송 3사와 종편 보도 채널 등은 각자가 실시한 출구조사의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1% 포인트 남짓의 차이로 윤 후보의 승리였다. 실시간으로 결과를 본 국민의힘 지도부는 적잖이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당초 10% 포인트 내외의 차이를 보이며 낙승할 것이라 예상했던 당 내부의 여론조사와 크게 차이나는 결과였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가 말 그대로 오차범위 내의 차이였기에, 승리를 확신했던 지도부는 당선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내부 조사와 크게 달랐던 점은 호남 민심의 향방이었다.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20% 중반대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 예측했으나, 윤 당선인은 호남에서 10% 초반대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호남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와 달리 본 대선에서 이 후보에게 몰표를 찍어준 것이다. 윤 당선인은 그나마 영남에서 70%와 60%의 표를 챙겨와 이 후보와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대선 성적표를 받아듬과 동시에 윤 당선인은 ‘지역주의 타파’라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그가 말한 ‘하나’가 되기 위해선 지역주의를 최우선으로 타파해야 한다.

지난달 광주를 찾은 윤 당선인은 “제게는 지역주의 자체가 없다”며 국민 통합을 이뤄 호남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기필코 이뤄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위대한 지도자였다“고 호남 민심 사기에 열중했다.

윤 당선인은 그간 호남에 큰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기간 내 무려 8번이나 호남에 찾아가 지지를 호소했고, 선거운동 중간에는 광주 복합쇼핑몰 공약도 내걸었다.

그는 “대전·대구·부산 어디를 가도 있는 복합쇼핑몰이 광주에만 없다”며 ”어떨 때는 복합쇼핑몰에 가기 위해 대전도 올라 가신다“고 쇼핑몰의 필요성을 역설한 뒤 ”당선된다면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해당 공약에 많은 호남 유권자들이 열광했다. 지역 주민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섬세한 공약이라는 찬사가 이어지며 호남에서의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 윤 당선인은 이때 “호남에서 잘하면 30%도 받을 수 있겠다”며 상기된 기분을 전한 바 있다.

비록 기대만큼의 득표율을 채우진 못했으나, 10%대의 비교적 준수한 득표율을 받은 윤 당선인은 이제 호남과의 새로운 인연을 시작해야 한다. 무엇보다 ‘하나’가 되기 위해선 그가 그동안 공언한 약속들과 지역주의를 없앨 다양한 정책 실현이 시급하다.


쫙쫙∼
갈라지다

윤 당선인은 호남에서뿐 아니라 ‘이대녀’에게서도 외면받았다. 일찌감치 ‘이대남(20대 남성)’에게 집중한 선거 유세를 시작한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의도적으로’ 이대녀를 외면한 채 선거운동을 진행했다.

70년대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역을 갈라놨던 것처럼, 이번 대선에서는 국민의힘이 남자와 여자를 반으로 갈라놨다. 

젠더 갈등을 부추긴 가장 큰 사건은 윤 당선인이 지난 1월 초 SNS에 올린 일곱 글자 공약, ‘여성가족부 폐지’다.

뚜렷한 설명 없이 급작스럽게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윤 당선인은 대통령이 되면 특임 부처인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새로운 젠더 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공약에 이른바 이대남은 열광했고, 이대녀는 반기를 들었다.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는 여가부 폐지 공약이 이준석 당 대표의 강한 주장으로 실현됐다고 전했다. 정계 정문가들은 지난해 5월 치뤄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이대남들의 화력을 경험한 이 대표가 이번 대선에서도 같은 전략을 구상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이대남들의 결집은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주된 원인이 됐다.

지난해 말 국민의힘은 각종 내홍과 논란으로 여러 차례 홍역을 치렀다.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 경선에서 최종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지지율이 50%가 넘어갈 정도로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이 대표와의 갈등과 페미니스트 출신 인사들의 영입, 그리고 김종인 대표의 사퇴 논란 등을 거치며 지지율이 급격히 빠져나갔다.

빠져나가는 지지율에 당황한 윤 당선인은 황급히 이 대표와 재결합을 추진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 대표를 선대위에 다시 불러들였다. 이 대표가 돌아오자마자 단행한 것이 이대남들에 대한 결집 시도였다.

돌아온 이 대표의 활약 덕분에 이대남 중심의 국민의힘 지지자 결집은 손쉽게 이뤄졌다. 주효하게 먹혀 들어간 지지층 결집은 윤 당선인의 지지율을 빠르게 회복하게 만들었다. 

물론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한 전략이었으나, 이대녀들에게 상처가 남은 것도 사실이다. 이제 선거는 끝났고 윤 당선인은 이제 국민을 하나로 통합해야 하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 그동안 외면해온 이대녀들에 대한 정책과 비전은 무엇인지 제시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윤 당선인이 직면한 문제는 반쪽짜리 지지율에서 그치지 않는다.

끝나지 않은 가족들의 비리 의혹도 풀어야 할 문제다. 예비 영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현재 3회 공판기일까지 열려 있고, 윤 당선인의 장모 최모씨는 잔고 위조 공모 등 여러 가지의 죄목으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가시지 않은 
각종 의혹들

현직 대통령의 가족에 대한 수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질지에 의문을 품는 국민들에게 윤 당선인은 해명부터 해야 한다.  

김씨는 윤 당선인이 대선 운동 내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의혹에 휩싸인 김씨를 전면에 내세워 선거운동을 하면 불리할 것이라는 선대위의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단 한 번 국민에게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는데, 그것은 본인의 허위 경력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이었다. 

기자회견에서 김씨는 “나 때문에 남편이 비난받는 현실에 가슴이 무너진다.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며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만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기자 회견을 통해 본인의 허위 경력을 인정하면서 향후 영부인이 되어도 겸손할 것을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김씨는 유튜브 영상 기사와의 통화 녹음이 유출되며 다시 한번 홍역을 치르게 된다.

약 7시간가량 녹음된 파일에는 김씨가 미투 운동을 비하하고 선대위의 비선 실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담겨있어 큰 파장을 일으켰다. 

통화가 유출된 뒤, 오히려 통화를 녹음한 촬영 기사의 의도가 뭇매를 맞으며 큰 피해는 없이 넘어갔지만, 그간 본적 없던 대선후보 배우자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경험한 국민들은 아직도 김씨를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영부인 없이 홀로 입성?
여소야대 돌파 해법은?

이를 잘 알고 있는 김씨는 지난 9일 윤 당선인의 청와대 입성이 기정사실화되자 <뉴스1>과 인터뷰 갖고 “당선인이 국민께 부여받은 소명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미력하게나마 곁에서 조력하겠다.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의 그늘진 곳에 당선인이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윤 당선인의 당선 확실 소식이 전해지는데도 개표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선인과 함께 투표하고 당선 감사 인사를 하는 그동안의 관습을 깨버린 것이다.

또 윤 당선인은 지난 선거운동 과정에서 영부인을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 폐지’와 ‘영부인 호칭을 미사용’을 공약 했다. 공약이 이뤄진다면 김씨는 역대 영부인 중 가장 적은 수준의 의전을 받게 된다.

현재 정치구조 또한 윤 후보의 편이 아니다. 지금 제21대 의회는 민주당이 과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재보궐선거에서 4석이 늘어난 국민의힘이지만 170석 이상을 확보한 민주당 의회는 2024년까지 계속 이어진다.

대통령의 업무 특성상 의회 동의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윤 당선인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대통령의 역할은 극도로 제한된다. 앞으로 있을 행정부와 입법부의 마찰은 정계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우려하고 있는 사태다. 

2022년부터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는 윤 당선인은 적어도 3년간 이 같은 민주당 다수의 의회와 불편한 동거를 해야 한다. 다음 총선에서 여당이 된 국민의힘이 더 많은 의석을 가져온다고 해도, 그때는 이미 임기의 절반가량이 지나간 시점이다.

지금 같은 여소야대 형국은 반쪽 대통령으로 시작한 윤 당선인에게 더욱 부담을 가하는 상황인 것이다. 

더욱이 현재 산재해있는 가족 비리와 본인이 연루된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수사가 구체적으로 진척된다면, 국회에서 탄핵안까지 거론될 수 있다.

지역이 반으로, 성별이 반으로, 영부인의 역할이 반으로, 그리고 권력도 반으로 쪼개진 상황에서 윤 당선인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다.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 우위였던 상황에서 이 후보에게 25만표 차까지 따라잡힌 윤 당선인은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겸손한 자세로 대통령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

분열, 갈등…
통합 최우선

국민들 또한 임기 시작부터 상처가 많이 난 대통령을 이제는 국민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본인이 뽑지 않은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반대나 무의미한 비난을 보내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유권자의 자세다. 국민 통합은 당선인이 책임져야할 숙제가 맞지만, 통합을 해야 할 당사자들은 국민 본인들이기 때문이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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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4월부터 설설 끓던 ‘이재명 연임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으로 잠재적 합의를 본 듯하다. 당의 앞날이 오직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이재명 몰빵’을 외친 채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현안을 띄우며 여론전에 나섰지만 그만큼 구설에 오르기도 하는 요즘이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여의도에서는 ‘어대이(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하지만 정작 본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대표직을 사임했지만, 연임 여부에 관해서는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모냐 도냐 민주당 의원은 저마다 이 대표 연임론에 군불을 때고 있다. 거대 야당을 맡을 적임자로 이 대표가 제격일뿐더러 민주당 내 마땅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당연하다”며 “지난 총선서 국민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줌으로써(이 대표가) 리더십의 재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정권 교체에 있는데(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를 두고 “윤석열정부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적임자”라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장 최고위원은 라디오를 통해 “본인 개인적으로는 힘드시겠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바라는 건 물러터진 민주당이 아니라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께서 연임을 결단 내리고 출마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고민을 정리하시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안을 손질하면서 이 대표의 연임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제4차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민주당 당헌 25조2항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1년 전 직을 사퇴해야 한다. 해당 조항은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하는 규정을 신설한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으며 참여자 501명 중 422명인 84.23%가 찬성했다. 반대는 15.77%로 79명이었다. 개정되기 전 당헌을 따를 경우 이 대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해도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2026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신설 조항이 개정되면서 같은 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도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당대회 앞두고 멍석 깔았다 당헌·당규 이어 러닝메이트도 국민의힘이 “이재명을 위한 1인 지배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서 민주당 강득구 수석사무부총장은 “비상 상황이 생길 때(개정을)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때 수정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셀프 개정’했다는 오해를 받을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표나 최고위원이 우리 당의 유력 대선후보인데 정해진 일정이 아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 대선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할지 고민이 있었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서 절박한 마음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 속에서 2기 지도부에 함께할 의원들도 자천타천 거론된다. 새로운 수석 최고위원이자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는 4선인 같은 당 김민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이 대표와 긴밀히 소통해 온 인물이다. 선수가 높아 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이 밖에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전현희·이언주·민형배·한준호·강선우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원외에서는 전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도 각종 현안을 띄우며 부지런히 발을 맞췄다. 최근에는 주4일제와 단통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여론 주도권 쥐기에 나섰다. 지난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건 ‘25만원 지원금’에 이은 민생 이슈로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주 4일제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라며 “거꾸로 가는 노동 시계를 바로 잡고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실의 “근로 다양성을 고려해서 주 52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적하는 동시에 맞대응할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욕이 지나쳤나? 이날 이 대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인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박근혜정부 시절 시행돼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양산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이런 점을 꼬집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난 1월 민생토론회서 단통법 폐지를 약속했다. 그런데 벌써 반년 동안 변한 게 없다”며 “단통법 폐지에 대해 정부여당도 말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우리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저감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새롭게 최고위원회의에 합류하게 된 강민구 최고위원은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평생 이발사를 하며 자식을 무척이나 아껴주신 큰 기둥이었다”며 “소천 소식에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당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라며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게 충성 경쟁을 하기 위한 ‘낯 뜨거운 찬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도 “잠시 조선노동당 얘기인 줄 착각했다”며 “우상화가 시작됐나요?”라고 비꼬았다. 새로운미래 최성 수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1인 절대권을 지닌 친정 체제’가 확고히 뿌리내리는 장면”이라며 “이재명이 민주당의 아버지면 ‘법카 횡령’으로 재판을 받는 김혜경 여사는 머지 않아 ‘민주당의 어머니’로 칭송받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의 아버지’ 논란이 불거지자 강 의원은 SNS를 통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설명했지만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의 연임은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다.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질서정연하게 이끌겠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하는 모든 행동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으로 비춰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이 꾸리고 있는 지도 체제 목적은 뚜렷하다.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구해내는 게 당의 목표가 되다 보니 자꾸 무리수가 생긴다”며 “옆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이 눈치를 못 채겠나. 그래도 크게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우니 ‘민주당이 모든 걸 쟁취하겠다’는 여론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색안경 언제쯤 벗나 민주당이 11개 상임위를 선점하고 각종 법안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의회 독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던 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에도 맞지 않고 국회법에도 맞지 않고 관례에도 맞지 않는 상임위 배분안”이라고 비판했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질주하는 민주당의 모든 행동이 기승전 이 대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자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 지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여권의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차지하고 강경파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힌 것 역시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 ‘수사기관 무고죄’ 등도 모두 이 대표 방탄을 위한 맞춤형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인 방송 4법을 국회 상임위원회(과방위)서 단독으로 처리한 것 또한 이 대표가 언론을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기 위한 절차라고 맹비난했다. 방송 4법은 지난 21대 국회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 중 하나다. 기존 방송 3법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을 더해 22대 국회서 재발의한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애완견’으로 비난하면서 언론을 사실상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고 장악하겠다는 속셈”이라며 “국회는 이 대표의 방탄 로펌이 아니며 공영방송이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가 자신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 관련 보도를 한 일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한 게 논란이 되자 일부러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안 의원은 “날치기로 통과시킨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진 대부분을 친민주당·친민주노총 성향 단체들이 추천하겠다는 개악법”이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뻔하다. 방탄 언론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말 한마디도 ‘방탄’ 직결 “연임은 당이 쥘 양날의 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여의도 동탁이 등장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이재명 1극 체제’는 우리로서 전혀 나쁘지 않다. 동탁 체제가 아무리 공고해 본들 그건 20% 남짓한 극성 좌파들 집단의 지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버이 수령 체제’로 치닫는 민주당을 보면서 나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며 “민주사회서 최종 승리는 결국 다자 경쟁구도서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이 그걸 증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면 지방선거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이 줄어든다”며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인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은 민주당 내에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이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로 몰려 선뜻 목소리를 못 내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국민의 피로감만 쌓이는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민주당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의 입장서 보면 너무 많은(당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 아닐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고 최고위원은 ‘리스크를 떠안고 갈 우려가 너무 크다’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서는 안 된다’ 등의 이유로 이낙연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당권을 갖고 갔다. 그리고 리스크를 다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다”며 “그게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리스크 확성기 야권의 한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어떤 집단이 일극체제로 굴러가는 건 누군가의 뛰어난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로 꽁꽁 묶여 있다. 거대한 무리서 혼자 톡 튀어나온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타깃이 되기 딱 좋은 위치”라고 우려를 표했다. 모든 시선이 이 대표에게 쏠려 있으니 국민의힘이 작은 오점 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아 늘어질 게 뻔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 한 명만 쓰러뜨리면 끝나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후보군이 제법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면서도 “전당대회뿐만이 아니라 대선에 등장할 잠룡도 많은데 민주당은 ‘오직 이재명’만 외치면서 다음 대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기서 변화구가? 5선인 민주당 이인영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8월 전당대회 변수로 떠올랐다. 잔뼈가 굵은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장 선거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의원을 꺾었다. 이인영 의원도 우 의원과 같은 GT계(김근태계) 사람”이라며 “우원식 의원을 의장으로 만들었으니 이 의원의 출마는 ‘못 먹어도 고’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이 대표 추대론으로 분위기가 맞춰지고 있어 이 의원의 도전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