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투성이' 반쪽 대통령의 한계

혈투 끝 후유증 ‘외다리 집권’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지난 9일 있었던 대선에서 대한민국은 절반으로 갈라졌다. 1번을 찍은 국민과 2번을 찍은 국민의 차이가 고작 25만명이었던 것이다. 유독 박빙이었고, 유독 심한 혐오를 양산해낸 이번 대선은 당선인에게 수많은 숙제를 안겼다. 그중 하나가 ‘국민 통합’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은 갈라진 대한민국을 이제 ‘하나’로 통합해내야 한다. 시작부터 상처 입은 반쪽짜리 당선인이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향후 5년을 책임질 대통령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당선됐다. 지난 10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20대 대통령 당선증을 받은 윤 후보는 현재 당선인 신분으로 대통령 취임식을 기다리고 있다. 윤 당선인은 오는 5월10일, 대한민국의 정식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48.6 vs 47.8
양분된 표심

정부 인수위원회 구성에 한참 힘을 쏟고 있는 윤 당선인은 지금 어떤 나라를 만들어갈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0일 대통령 당선 인사에서 “선거운동을 하면서 나라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게 어떤 건지, 국민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경청해야 하는지를 배웠다”며 “이제 경쟁은 끝났고,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서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하나가 돼야 한다’는 뜻에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는 이들이 많다.


대통령선거운동부터 윤 당선인은 각종 비리 의혹에 상처가 이미 많이 나 있다. 갈라치기를 이용한 선거운동에 국민은 분열돼있으며, 여소야대의 현재 정치 구조상 힘 있는 정책 추진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수많은 기록을 깨며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의 당선으로 진영이 번갈아 두 번씩 대통령을 배출했던 이른바 ‘정권 10년 주기설’이 깨졌고, ‘서울법대생은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는 정치권에서만 돌던 암묵적인 징크스도 깨졌다.

또 항상 대통령을 맞혀왔던 제주도민의 대선 기록도 이번에 깨졌다. 제주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52.59%를 득표하며 윤 당선인을 앞질렀으나, 이 후보는 끝내 낙선했다.

충청도와 제주도는 그동안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렸다. 선거철마다 민심은 요동쳤고, 충청도와 제주도 유권자들은 진보 진영의 후보와 보수 진영의 후보를 번갈아가며 투표해왔다. 이들은 꽤 정확한 판단을 내리며 그동안의 대통령 당선을 모두 견인했다. 

반면, 호남과 영남은 항상 같은 진영의 후보만을 뽑아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들은 특정 후보에 몰표를 찍어주며 호남은 진보, 영남은 보수라는 공식을 공고히 했다.

뿌리 깊은 지역주의가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을 국민들은 이번 선거로 다시 한번 깨달았다.


영·호남 지역주의 여전
여 버리고 남 택해 신승

지난 9일 오후 7시경, 방송 3사와 종편 보도 채널 등은 각자가 실시한 출구조사의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1% 포인트 남짓의 차이로 윤 후보의 승리였다. 실시간으로 결과를 본 국민의힘 지도부는 적잖이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당초 10% 포인트 내외의 차이를 보이며 낙승할 것이라 예상했던 당 내부의 여론조사와 크게 차이나는 결과였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가 말 그대로 오차범위 내의 차이였기에, 승리를 확신했던 지도부는 당선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내부 조사와 크게 달랐던 점은 호남 민심의 향방이었다.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20% 중반대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 예측했으나, 윤 당선인은 호남에서 10% 초반대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호남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와 달리 본 대선에서 이 후보에게 몰표를 찍어준 것이다. 윤 당선인은 그나마 영남에서 70%와 60%의 표를 챙겨와 이 후보와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대선 성적표를 받아듬과 동시에 윤 당선인은 ‘지역주의 타파’라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그가 말한 ‘하나’가 되기 위해선 지역주의를 최우선으로 타파해야 한다.

지난달 광주를 찾은 윤 당선인은 “제게는 지역주의 자체가 없다”며 국민 통합을 이뤄 호남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기필코 이뤄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위대한 지도자였다“고 호남 민심 사기에 열중했다.

윤 당선인은 그간 호남에 큰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기간 내 무려 8번이나 호남에 찾아가 지지를 호소했고, 선거운동 중간에는 광주 복합쇼핑몰 공약도 내걸었다.

그는 “대전·대구·부산 어디를 가도 있는 복합쇼핑몰이 광주에만 없다”며 ”어떨 때는 복합쇼핑몰에 가기 위해 대전도 올라 가신다“고 쇼핑몰의 필요성을 역설한 뒤 ”당선된다면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해당 공약에 많은 호남 유권자들이 열광했다. 지역 주민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섬세한 공약이라는 찬사가 이어지며 호남에서의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 윤 당선인은 이때 “호남에서 잘하면 30%도 받을 수 있겠다”며 상기된 기분을 전한 바 있다.

비록 기대만큼의 득표율을 채우진 못했으나, 10%대의 비교적 준수한 득표율을 받은 윤 당선인은 이제 호남과의 새로운 인연을 시작해야 한다. 무엇보다 ‘하나’가 되기 위해선 그가 그동안 공언한 약속들과 지역주의를 없앨 다양한 정책 실현이 시급하다.


쫙쫙∼
갈라지다

윤 당선인은 호남에서뿐 아니라 ‘이대녀’에게서도 외면받았다. 일찌감치 ‘이대남(20대 남성)’에게 집중한 선거 유세를 시작한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의도적으로’ 이대녀를 외면한 채 선거운동을 진행했다.

70년대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역을 갈라놨던 것처럼, 이번 대선에서는 국민의힘이 남자와 여자를 반으로 갈라놨다. 

젠더 갈등을 부추긴 가장 큰 사건은 윤 당선인이 지난 1월 초 SNS에 올린 일곱 글자 공약, ‘여성가족부 폐지’다.

뚜렷한 설명 없이 급작스럽게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윤 당선인은 대통령이 되면 특임 부처인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새로운 젠더 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공약에 이른바 이대남은 열광했고, 이대녀는 반기를 들었다.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는 여가부 폐지 공약이 이준석 당 대표의 강한 주장으로 실현됐다고 전했다. 정계 정문가들은 지난해 5월 치뤄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이대남들의 화력을 경험한 이 대표가 이번 대선에서도 같은 전략을 구상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이대남들의 결집은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주된 원인이 됐다.

지난해 말 국민의힘은 각종 내홍과 논란으로 여러 차례 홍역을 치렀다.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 경선에서 최종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지지율이 50%가 넘어갈 정도로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이 대표와의 갈등과 페미니스트 출신 인사들의 영입, 그리고 김종인 대표의 사퇴 논란 등을 거치며 지지율이 급격히 빠져나갔다.

빠져나가는 지지율에 당황한 윤 당선인은 황급히 이 대표와 재결합을 추진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 대표를 선대위에 다시 불러들였다. 이 대표가 돌아오자마자 단행한 것이 이대남들에 대한 결집 시도였다.

돌아온 이 대표의 활약 덕분에 이대남 중심의 국민의힘 지지자 결집은 손쉽게 이뤄졌다. 주효하게 먹혀 들어간 지지층 결집은 윤 당선인의 지지율을 빠르게 회복하게 만들었다. 

물론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한 전략이었으나, 이대녀들에게 상처가 남은 것도 사실이다. 이제 선거는 끝났고 윤 당선인은 이제 국민을 하나로 통합해야 하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 그동안 외면해온 이대녀들에 대한 정책과 비전은 무엇인지 제시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윤 당선인이 직면한 문제는 반쪽짜리 지지율에서 그치지 않는다.

끝나지 않은 가족들의 비리 의혹도 풀어야 할 문제다. 예비 영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현재 3회 공판기일까지 열려 있고, 윤 당선인의 장모 최모씨는 잔고 위조 공모 등 여러 가지의 죄목으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가시지 않은 
각종 의혹들

현직 대통령의 가족에 대한 수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질지에 의문을 품는 국민들에게 윤 당선인은 해명부터 해야 한다.  

김씨는 윤 당선인이 대선 운동 내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의혹에 휩싸인 김씨를 전면에 내세워 선거운동을 하면 불리할 것이라는 선대위의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단 한 번 국민에게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는데, 그것은 본인의 허위 경력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이었다. 

기자회견에서 김씨는 “나 때문에 남편이 비난받는 현실에 가슴이 무너진다.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며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만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기자 회견을 통해 본인의 허위 경력을 인정하면서 향후 영부인이 되어도 겸손할 것을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김씨는 유튜브 영상 기사와의 통화 녹음이 유출되며 다시 한번 홍역을 치르게 된다.

약 7시간가량 녹음된 파일에는 김씨가 미투 운동을 비하하고 선대위의 비선 실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담겨있어 큰 파장을 일으켰다. 

통화가 유출된 뒤, 오히려 통화를 녹음한 촬영 기사의 의도가 뭇매를 맞으며 큰 피해는 없이 넘어갔지만, 그간 본적 없던 대선후보 배우자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경험한 국민들은 아직도 김씨를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영부인 없이 홀로 입성?
여소야대 돌파 해법은?

이를 잘 알고 있는 김씨는 지난 9일 윤 당선인의 청와대 입성이 기정사실화되자 <뉴스1>과 인터뷰 갖고 “당선인이 국민께 부여받은 소명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미력하게나마 곁에서 조력하겠다.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의 그늘진 곳에 당선인이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윤 당선인의 당선 확실 소식이 전해지는데도 개표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선인과 함께 투표하고 당선 감사 인사를 하는 그동안의 관습을 깨버린 것이다.

또 윤 당선인은 지난 선거운동 과정에서 영부인을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 폐지’와 ‘영부인 호칭을 미사용’을 공약 했다. 공약이 이뤄진다면 김씨는 역대 영부인 중 가장 적은 수준의 의전을 받게 된다.

현재 정치구조 또한 윤 후보의 편이 아니다. 지금 제21대 의회는 민주당이 과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재보궐선거에서 4석이 늘어난 국민의힘이지만 170석 이상을 확보한 민주당 의회는 2024년까지 계속 이어진다.

대통령의 업무 특성상 의회 동의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윤 당선인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대통령의 역할은 극도로 제한된다. 앞으로 있을 행정부와 입법부의 마찰은 정계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우려하고 있는 사태다. 

2022년부터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는 윤 당선인은 적어도 3년간 이 같은 민주당 다수의 의회와 불편한 동거를 해야 한다. 다음 총선에서 여당이 된 국민의힘이 더 많은 의석을 가져온다고 해도, 그때는 이미 임기의 절반가량이 지나간 시점이다.

지금 같은 여소야대 형국은 반쪽 대통령으로 시작한 윤 당선인에게 더욱 부담을 가하는 상황인 것이다. 

더욱이 현재 산재해있는 가족 비리와 본인이 연루된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수사가 구체적으로 진척된다면, 국회에서 탄핵안까지 거론될 수 있다.

지역이 반으로, 성별이 반으로, 영부인의 역할이 반으로, 그리고 권력도 반으로 쪼개진 상황에서 윤 당선인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다.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 우위였던 상황에서 이 후보에게 25만표 차까지 따라잡힌 윤 당선인은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겸손한 자세로 대통령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

분열, 갈등…
통합 최우선

국민들 또한 임기 시작부터 상처가 많이 난 대통령을 이제는 국민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본인이 뽑지 않은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반대나 무의미한 비난을 보내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유권자의 자세다. 국민 통합은 당선인이 책임져야할 숙제가 맞지만, 통합을 해야 할 당사자들은 국민 본인들이기 때문이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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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1500호 특집기획> 한눈에 보는 김건희 8가지 의혹 총정리 ①어떻게 살아왔나

[지령 1500호 특집기획] 한눈에 보는 김건희 8가지 의혹 총정리 ①어떻게 살아왔나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어릴 적부터 예술에 재능을 보이며, 화려한 경력을 쌓은 김건희는 무려 10살 차이를 극복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현재 영부인의 자리까지 올랐다. 개명하기 전 이름인 김명신의 과거 행적 의혹이 제기됐지만,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녹취록 공개 파장에 무속 논란으로 후폭풍을 맞기도 했다. 의혹이 빗발치자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으나 이를 까먹은 듯 광폭 행보를 이어 나가는 중이다. 김건희는 지난 1972년 9월2일 경기도 양평군서 아버지 고 김광섭, 어머니 최은순 사이서 셋째로 태어났다. 서울 남동부로 이주해 지금의 송파구에 살며 잠동초등학교, 잠실중학교를 졸업하고 강동구로 이사한 후 명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당시 이름은 김명신이다. 예술 두각 숱한 경력 김건희가 15세 때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어머니 최은순이 홀로 자식들을 키웠다. 부친 김광섭은 양평군청 공무원으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1987년 작고했다. 김건희는 어린 시절 오래된 골동품이나 예술품에 조예가 깊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자연스레 그림과 예술에 관심이 커진 김건희는 향후 문화예술 사업에 뛰어든다. 서울 명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경기대학교 예체능대학 회화과(서양화 전공)서 학사학위를 취득했던 그는 이 시기부터 예술적 재능을 발휘했다. 지난 1995년 ‘대한민국미술대전’서 입선을 차지하는 등 주목받는 작품을 선보였다. 대학 졸업 후 다양한 교육과 업무 경험을 쌓으며 전문가로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지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서 미술교육전공으로 석사 과정을 수료한 후, 교육 분야서 전문성을 증명했다. 이후 2001년 영락여자상업고등학교서 미술 강사로 활동하며 경험을 쌓았고, 한림성심대서도 강단에 섰다. 서일대학교와 서울정보기능대학교서도 강의를 맡으며 디자인과 컴퓨터 그래픽스 분야 전문 지식을 공유했다.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서는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인문학 과정(AFP)과 글로벌 리더 과정(GLA)을 이수하며 지식을 넓혔다. 지난 2007년 해외 유명 소장품과 미술품을 전시하는 회사인 ‘코바나컨텐츠’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창의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국내서 보기 힘든 유명 작품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전시를 다수 기획했다. 2015년 ‘마코 로스코 전시’ 2016년 ‘르 코르뷔지에 서울특별전’ 2018년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시’ 등이 대표적이다. 결혼 후엔 안양대학교와 국민대학교 등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문화 콘텐츠와 색채,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서 학문적인 역량을 발휘했다. 또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화예술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하고, 테크노디자인대학원서 강의를 통해 학문적 기여를 이어갔다. 김건희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 1과장 시절이던 지난 2012년 3월 결혼했다. 결혼 당시 윤 대통령의 나이는 52세로, 40세였던 김건희와 12살 띠동갑의 나이 차이를 극복했다. 그는 과거 한 언론 인터뷰서 윤 대통령과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오래전부터 그냥 ‘아는 아저씨’로 알고 지내다 한 스님이 나서서 연을 맺어줬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에 유흥주점 근무” 주장 “쥴리 하고 싶어도 못해” 반박 윤 대통령 주변 인사는 “김건희를 처음 만난 자리서 마음에 들었지만, 나이 차가 많고 여건상 이뤄지기 어렵다는 생각에 김건희의 명함을 버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후 윤 대통령은 명함에 적혀있던 김건희의 이메일 주소를 기억해 메일을 보내 마음을 표현했고 지인들의 도움으로 다시 만났다고 한다. 지난 2017년 남편인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임명됐을 당시 그의 직업적 성취와 함께 김건희는 사회적으로도 주목받았다. 이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승진하면서 더 큰 관심을 받게 됐으며, 지난 2019년 청와대서 검찰총장 임명장을 수여받는 자리에도 함께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재산은 대부분 김건희 명의로 밝혀졌다. 그는 결혼 당시 윤 대통령의 재산이 불과 2000만원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선후보 시절 윤 대통령이 신고한 재산은 약 77억4500만원이다. 신고액 중 68억9900여만원이 김건희의 재산이다. 대부분 김건희가 소유한 땅과 건물, 예금이다.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윤 대통령은 지난 1990년대 IT붐이 일었을 당시 주식으로 번 돈이 밑천이 돼 사업체를 키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부부는 역대 대통령 배우자 중 유일하게 자녀가 없다. 한 번 임신한 적이 있었는데, 스트레스로 유산한 후 다시는 임신하지 못했다. 김건희는 지난 2021년 12월 허위 경력 의혹으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당시 “결혼 후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남편의 직장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잃었다”며 “예쁜 아이를 낳으면 업고 출근하겠다던 남편의 간절한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됐다”고 유산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그는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반려견 4마리와 반려묘 3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들 가운데 비숑 프리제 종 2마리를 제외한 반려견 2마리와 반려묘 3마리는 모두 유기동물을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대선 기간 중 각종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특히 유흥업소서 일했다는 의혹과 경력 관련 논란은 진위 여부를 떠나 그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정천수 열린공감TV 대표와 안해욱 전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 등은 김건희가 과거 서울 강남구에 위치했던 라마다르네상스호텔 지하 1층 모 나이트클럽서 ‘쥴리’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고 수차례에 걸쳐 언급해 왔다. 나이트클럽서 접대부로 활동했던 김건희를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 개인 접대 공간(호텔 6층)까지 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봤다고 말한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이에 김건희는 지난 2021년 6월 <뉴스버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의혹에 해명했다. 먼저 ‘강남 유흥주점의 접객원 쥴리로 검사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의혹을 두고 김건희는 “누가 소설을 쓴 것”이라며 “기가 막힌다”고 억울해했다. 각종 소문들 숨겨진 과거 이어 “제가 원래 좀 남자 같고 털털한 스타일이고 오히려 일 중독”이라며 “석사학위 두 개에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도 “김건희가 술 마시고 흥청거리는 것을 싫어한다”며 “이런 사람이 술집 가서 이상한 짓 했다는 얘기가 상식적으로 안 맞다”고 반박했다. 이어 “집사람은 새벽 2~3시까지 책을 읽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만큼 쉴 틈 없이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며 “고교 교사와 대학 초빙 겸임교수도 했고, 석사학위도 2개나 받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나이트클럽 운영자들 역시 정천수 대표와 안해욱 전 회장의 주장을 모두 부인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지난달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천수 전 대표와 안해욱 전 회장의 6차 공판을 진행했다.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나이트클럽 공동대표였던 조모씨와 배모씨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쥴리에 대해 전혀 듣도 보도 못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조씨는 “삼부토건 회장을 비롯해 이른바 VIP들이 따로 사용하는 공간은 없었다”며 “또 호텔 건물로 직결되는 엘리베이터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비중 있는 손님들과 친교를 가진 여성이 있었느냐’는 검사의 질문엔 “한번도 들은 적 없고, 전혀 없다”며 “종업원 외에 다른 여자는 있을 수 없다”고 부인했다. ‘르네상스 지하 또는 1층에 그림을 전시했던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조남욱 회장이 특정 여성을 동석시키거나 같이 다녔냐는 물음에 “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배씨 역시 비슷한 증언을 내놨다. 호텔 6층까지 직통으로 연결된 엘리베이터가 있었냐는 취지로 검사가 묻자 “구조상, 상식적으로 안 맞는 것 같다”며 “건물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건 미친 사람 아니면 그걸 왜 하나 싶다”고 말했다. 배씨는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이 특정 여성이랑 있거나 다른 사람을 초대한 것을 본 적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못 봤다”고 답했다. ‘김 교수’라는 여성의 호칭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경력 논란도 김건희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김건희는 지난 2008년 개명한 이후 전시 관련 일을 하며 사업을 확장했지만, 업계에서는 김건희를 제대로 아는 이가 없다는 뒷말이 나왔다. 또 거물급 대형 전시회를 가져왔는지 의문이라고 할 정도라고 전해지기도 했다. 당시 김건희는 페이스북에 서울대 대학원 졸업이라고 개재하며 SNS로도 본인을 홍보하는 데 힘썼다. YG 빅뱅 멤버들이 홍보도 해줄 정도로 정관계, 연예계와도 친분을 쌓았다. 이때 전시회에 LG전자, GS칼텍스, 우리은행 등 12~16곳이 넘는 협찬을 끌어오는데,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발표될 무렵 일주일 사이에 협찬사가 무려 12곳이나 불어났다. 무속인 연결 녹취록 공개 수사에 들어가 확인해 본 결과 김건희의 코바나컨텐츠 협찬사였던 GS칼텍스는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를 조작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고, 협찬에 나선 한 유명 게임업체 대표는 개인 비리로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들은 행사를 주최한 <국민일보> <연합뉴스> 등 언론사에 협찬한 거라고 해명해 왔지만, 수사팀은 협찬금이 언론사를 거쳐 그대로 코바나컨텐츠 측에 전달된 사실도 확인했다. 김건희의 무속 논란도 끊이질 않았다. 윤 대통령 부부가 스님·법사라는 이름을 붙인 이들과 교류가 잦았고 중요한 국면서 이들로부터 조언을 받았다는 의혹이 대선 경선 과정서부터 이어졌다. 김건희와 인터넷 매체 기자와의 7시간 통화 녹취록에도 윤 대통령과 역술인의 오랜 인연이 등장한다. 당시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2022년 1월18일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네트워크본부를 이 시간부로 해산한다”며 “네트워크본부를 둘러싸고 후보와 관련해서 불필요한 악의적인 오해가 확산하는 부분에 대해 단호하게 차단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건진 법사’로 불리는 무속인 전씨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서 활동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아예 조직 자체를 없애버린 것이다. 전씨는 지난 2022년 1월1일 윤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을 방문하자 윤 대통령을 사무실 안쪽으로 이끌며 직원들을 소개했다. 국민의힘은 전씨를 “대한불교종정협의회 기획실장”이라고 소개했다. 전씨의 존재가 알려진 건 이번 언론 보도가 처음이 아니었다. 유튜브 방송 <열린공감TV>는 지난 2021년 10월 충북 충주 일광사의 혜우 스님을 만나 ‘건진 법사에게 윤 대통령을 지키라고 했고, 그가 윤석열 캠프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발언을 보도했다. 충주 일광사는 조계종과 관련 없는 일광조계종의 본산이며 혜우 스님은 건진 법사의 스승이라고 한다. 혜우 스님은 김건희에게 초청 받아 코바나컨텐츠서 주관한 전시회에 3차례 참석해 축원을 해줬다고도 밝혔다. 건진 법사도 김건희를 통해 윤 대통령과 연결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언이었다. 건진·천공과 인연은? “도사들과 대화 좋아해” 유튜버 ‘천공 스승’과 윤 대통령의 인연도 논란을 낳았다. 천공 스승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서 사퇴했던 지난 2021년 3월4일 <최보식의 언론>과 인터뷰서 “윤 총장은 내 공부를 하는 사람이다” “자기 자리서 일을 잘하도록 돕는 것이다” “열흘에 한번쯤 만난다”고 주장했고 “윤 총장이 대선에 나온다”고 단언해 ‘윤석열 멘토’로 불렸다. 논란이 되자 천공 스승은 같은 해 10월 <YTN> 인터뷰서 “멘토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김건희에게서)연락이 와서 만났는데, 윤 전 총장이 남편이니까 같이 왔다”며 검찰총장 사퇴 문제를 조언해 줬다고 했다. 김건희가 천공 스승과 윤 대통령을 연결했다는 얘기다. 김건희와 <서울의 소리> 이 기자 통화 녹취록서도 윤 대통령 부부가 미래를 보는 역술인에게 의존하고 교류하는 내용이 확인된다. 같은 해 7월20일 전화 통화에서 김건희는 ‘무정 스님’ 이야기를 꺼냈다. 무정 스님은 이미 검찰 주변서 윤 대통령의 대선 당시 멘토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건희는 이 기자에게 무정 스님이 “진짜 스님은 아니다”라면서도 윤 대통령이 20대 시절에 그와 만났고 “(남편이)사법고시서 떨어지니까 한국은행에 취직하려고 했는데 ‘너는 3년 더해야 한다’고 해서 3년 했는데 정말 붙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자신에게는 “너는 석열이하고 맞는다”며 결혼을 권했다는 이야기도 털어놨다. 하지만 “(무정 스님이)문재인 대통령이 되고 나서 갑자기 남편 앞에서 ‘문재인은 망한다’고 했다”며 “우리 남편 망한다는 말밖에 더 돼냐” “그때부터 인연을 끊었다”고 전했다. 김건희는 “내가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차라리 도사들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세간에 내가 무당을 많이 만난다고 돼있는데, 전혀 아니고 무당을 원래 싫어한다”며 “제가 더(점괘 등을) 잘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자에게 얼굴·손금 사진을 보내라고 한 뒤 그걸 토대로 “이직을 하라”며 “국정원, 정보 일이 맞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드러난 사실과 제기된 의혹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 부부는 무속인·역술인과 깊은 교분을 유지하며 이런저런 조언을 받아왔던 것으로 해석된다. 아내 역할만 충실한다더니… 김건희는 대선 과정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이 제기되자 지난 2021년 12월 기자회견서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며 이른바 ‘조용한 내조’를 약속한 바 있다. 취임 초반에는 패션 등이 시선을 끌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구설과 논란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김건희가 남편인 윤 대통령보다도 더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조용한 내조 대신 ‘광폭 행보’라는 논란이 이어졌다. <yuncastle@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