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 윤석열이 그리는 대한민국

문정부와 무조건 반사·반대로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10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는 당선 인사문을 통해 “오직 국민만 보고 가겠다.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뱉은 말이 될지, 지키는 약속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현재 윤 당선인에게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태다. 

개표 결과는 끝까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초박빙으로 흘러갔다. 초반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앞서자 국민의힘 당내는 잠시 초조함이 맴돌았다. 그러나 개표 50% 완료 이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역전에 성공하며 골든 크로스를 이뤄냈다. 

불안한 출발
컨벤션 효과

윤 당선인은 정치의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신고식은 X파일에 담긴 내용이 떠오르면서 시작됐다. 처가 리스크 등이 촉발되고 나서부터는 불안함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선 초보 정치인의 한계라며 윤 당선인의 출마 명분이 정권교체 하나뿐이라는 지적도 쏟아졌다. 이런 탓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후보 교체론까지 언급될 정도였다.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컨벤션 효과는 쉽게 꺼지지 않았다. 꾸준히 대세론을 이어간 셈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결정된 뒤에도 윤 당선인은 줄곧 위기를 맞았다. 


지지율이 20%대까지 급락하며 야권도 함께 불안함에 휩싸였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던 윤 당선인은 결국 전략 수정을 통해 승부수를 던졌다. 

선대위를 전면 개편해 기동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었다. 전면 개편 이후 현재 가장 큰 이슈인 코로나19 방역체계 문제, 부동산, 안보 문제,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띄워 문재인정부를 본격적으로 타격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국민의힘 전략은 통한 모양새다. 대선투표 결과 0.73%p 차이로 승리를 거머쥐며 이 후보와 희비가 엇갈렸다. 25만표 불과한 차이였다. 윤 당선인은 1987년 직선제로 개헌된 이후 최소 격차로 당선됐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이후 10대공약을 앞세워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현재 눈앞에 당면한 과제가 산더미다. 

윤 당선자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는 코로나19 문제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겪는 피해가 막심하다. 거리두기 대책 역시 오락가락한다는 비판 속에 확진자 수는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중이다.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정부가 고심 끝에 방역의 고삐를 완화했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다. 

본격적으로 취임한 이후 윤 당선인의 첫 시험대는 코로나19 대처로 영향받은 사회 전반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데서 펼쳐진다. 자신이 내놓은 공약 중 1순위로도 코로나19 상황 해결 필요성을 앞세운 바 있다.


취임 직후 코로나19 대책 1순위
아우성 부동산 문제 해결 급선무

임기 시작과 동시에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직속기구인 코로나 긴급구조 특별본부를 설치할 예정이다. 

계획으로 ▲방역 지원금 지원 ▲영업시간 제한 철폐 ▲임대료 나눔제도 추진 등을 밝혔다. 거리두기 체계 역시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임시병동 신축 ▲실내 바이러스 저감장치 지원 ▲정부 차원의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인과관계 증명 등이 골자로 진행된다. 

윤 당선인이 내놓은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예산 규모는 50조원으로 예상된다.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고민거리긴 하겠지만 1호 공약인 만큼 조만간 2차 추경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경제 회복 문제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윤 당선인의 임기 5년 첫 출발의 성공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대목으로 보인다. 

민심 획득에 필요한 두 번째 단추는 부동산 문제 해결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집값 안정을 꾀하겠다며 부동산 문제를 건드렸다. 문정부 5년 동안 쏟아진 부동산 대책은 무려 30개에 달한다. 

대책은 오히려 문제를 지속적으로 야기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문정부를 향한 민심이 등을 돌리게 된 계기 중 하나로 작용했다.

집값 해결
기업 주도

여기에 더해 지난해 3월 LH 사태까지 터지면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문정부의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문정부 역시 부동산 대책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다. 

다급하게 민주당에서 양도세 완화와 서울 용적률 상향 등 규제 완화 카드를 급히 내놨지만 반응은 싸늘할 뿐이었다. 정치권에서는 부동산 문제가 이번 대선에서 승부를 가른 지점으로 보고 있다. 

윤 당선인 역시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연일 타격해왔다. 대선 기간 가장 날카롭게 파고든 공략 포인트였다. 

부동산 문제 해결은 10대 공약에 포함됐다. 용적률 상승과 수도권 3기 신도시를 발전시켜 임기 동안 전국에 250만호 이상 건설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중 수도권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주택은 150만호에 이른다. 


공급량 250만호, 청년 원가주택 30만가구와 역세권 첫 집 20만가구도 포함돼있다.

이 밖에 물량은 민간 주도를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민간분양으로는 119만 가구, 공공분양으로는 21만가구를 목표치로 설정했다. 임대 부분을 살펴보면 공공임대는 50만가구, 민간임대는 11만가구다. 

수요에 집중해오던 문정부와는 전혀 반대 방향인 정책이다. 주택 공급에 주력하면서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공공택지의 단계적 개발도 고려하려는 셈이다. 

부동산세도 전면 재개편할 방침이다.

공정한 일자리 약속
각종 규제 철폐·완화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취득세를 면제하거나 1%로 낮추고, 1주택자에게는 보유세를 완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장기적 폐지와 보유세 완화 등도 계획 중이다. 


우선 종부세를 폐지해 지방세인 재산세와 통합하고 100%로 인상 예정인 공정시장가액비율(재산세 부과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의 비율)을 현 수준인 95%로 동결한다.

결국 부동산세를 단순 시장 관리 목적이 아닌 조세 원리에 따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문정부 들어 종부세는 이중과세 논란이 제기돼온 바 있다. 이밖에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향, 신혼부부 청년 등은 주택 구매 자금이나 전세대출을 저금리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윤정부 역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역풍을 거세게 맞을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존재한다. 향후 정책의 안정화 등을 꾀해야 민심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풀어야 할 숙제는 부동산 문제 해결뿐만 아니다. 일자리 창출 문제 역시 조속히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앞서 문정부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열린 채용 시장도 고령층 공공 일자리만 제공하는 결과로 돌아오자 고용 성장을 막았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현 상황에서는 30대와 40대 취업자 수도 줄어든 양상을 띤다. 

직접 일자리 정책 역시 ‘세금 알바’라는 별명이 붙었다. 일자리 문제는 차기 정부에서 개편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 대상으로 꼽힌다. 

윤 당선인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기조를 강하게 드러내며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일자리 정책을 경제 성장과 따로 보지 않고 같은 기류로 본다는 게 특징 중 하나다. 

선제타격
양성평등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정 경쟁 확립과 규제 혁신, 지역 발전을 도모한다. 디지털 전환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반 및 혁신인재를 양성하고 고용 친화적 환경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견기업의 신산업 진출을 돕는다. 투자유치를 통한 성장을 도모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게 취지다. 

공공보다는 기업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방점이 찍혀있다. 공공 일자리 창출을 강조해오던 문정부의 방향성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외교 문제도 민심의 향방을 결정하는 ‘키’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이 취임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면서 종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남북공동연락소 폭파, 연이은 미상 발사체 발사 등이 이어지자 사실상 종전 선언이 불가하다는 인식이 짙다. 

윤정부에서는 한미동맹과 북한에 대한 핵 대응 등 외교안보 정책 전반에 걸쳐 전략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관계도 유화책보다는 상호주의에 입각하는 데 주안을 뒀다.

문정부에서 눈치 전략으로 한미의 연합 방위 태세가 약해진 탓에 신뢰감이 낮아졌다는 게 윤 당선인의 시선이다.  윤 당선인은 이전에도 강력한 힘을 골자로 한 대북정책을 강조해왔다.

킬 체인, 한국형 아이언 돔 조기 전력화, 사드 추가 배치, 선제타격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같은 발언으로 북한과의 관계 설정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외교·안보 강화 중요
여성가족부 폐지 계획

또 윤 당선인이 민주당 정권에서 무너진 한미동맹을 재건하겠다고 밝힌 만큼 미국과의 공조 강화를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로 설정할 수 있다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외신도 일제히 문정부와 윤정부가 반대 성향의 외교를 펼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중국에 대한 강경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중국에 높은 무역 의존도를 지닌 탓이다. 일각에선 이런 점에서 윤 당선인이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교 문제와 함께 국민 통합 역시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여느 때보다 젠더 갈라치기가 심했다는 말이 나온다. 젠더갈등은 한국사회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고질병 중 하나다.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내홍을 수습한 뒤 가장 먼저 띄운 것은 여성가족부 폐지다. 그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아동, 가족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별도 부처의 신설을 공약했다.

당초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선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한다고 공약했으나 청년보좌역들의 의견 등의 입장이 반영된 뒤 폐지로 수정됐다. 윤 당선인은 선거 전날까지도 SNS상에 여성가족부 폐지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성범죄, 무고죄의 처벌 강화 등을 함께 올렸다. 선거가 임박하자 끊임없이 쏟아지는 갈라치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함이라고 해석된다. 여성을 위한 공약이 있다는 것을 함께 보여주며 윤 당선인이 지속적으로 언급한 국민 통합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여성계의 극심한 반발로 여성가족부 폐지가 당장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무한 책임
통합 정치

윤 당선인은 당선 소감으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 앞에 섰다”며 “편 가르지 않고 통합 정치를 하겠다. (당선은)통합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로 국민의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의 기사> ‘인의 장막’ 윤석열 사람들

윤석열 당선인의 인사를 두고 벌써부터 하마평이 나돈다.

윤핵관 2인방으로 중 한 명으로 불린 권성동 의원은 임명직보다는 당 대표직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회자된다. 

또 다른 윤핵관으로 불린 장제원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라는 공을 세웠다. 

이런 까닭에 장 의원은 가장 먼저 비서실장에 내정됐다. 

단일화에 동의한 안 대표는 국무총리 1순위로 언급된다.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이 통합 정치를 강조한 만큼 안 대표가 윤정부 1대 국무총리가 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선대본부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 실세로 떠오른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경기도지사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거론된다.

이 밖에 윤 당선자의 측근으로 불리는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민정수석 자리에 앉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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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