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 윤석열이 그리는 대한민국

문정부와 무조건 반사·반대로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10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는 당선 인사문을 통해 “오직 국민만 보고 가겠다.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뱉은 말이 될지, 지키는 약속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현재 윤 당선인에게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태다. 

개표 결과는 끝까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초박빙으로 흘러갔다. 초반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앞서자 국민의힘 당내는 잠시 초조함이 맴돌았다. 그러나 개표 50% 완료 이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역전에 성공하며 골든 크로스를 이뤄냈다. 

불안한 출발
컨벤션 효과

윤 당선인은 정치의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신고식은 X파일에 담긴 내용이 떠오르면서 시작됐다. 처가 리스크 등이 촉발되고 나서부터는 불안함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선 초보 정치인의 한계라며 윤 당선인의 출마 명분이 정권교체 하나뿐이라는 지적도 쏟아졌다. 이런 탓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후보 교체론까지 언급될 정도였다.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컨벤션 효과는 쉽게 꺼지지 않았다. 꾸준히 대세론을 이어간 셈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결정된 뒤에도 윤 당선인은 줄곧 위기를 맞았다. 

지지율이 20%대까지 급락하며 야권도 함께 불안함에 휩싸였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던 윤 당선인은 결국 전략 수정을 통해 승부수를 던졌다. 

선대위를 전면 개편해 기동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었다. 전면 개편 이후 현재 가장 큰 이슈인 코로나19 방역체계 문제, 부동산, 안보 문제,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띄워 문재인정부를 본격적으로 타격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국민의힘 전략은 통한 모양새다. 대선투표 결과 0.73%p 차이로 승리를 거머쥐며 이 후보와 희비가 엇갈렸다. 25만표 불과한 차이였다. 윤 당선인은 1987년 직선제로 개헌된 이후 최소 격차로 당선됐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이후 10대공약을 앞세워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현재 눈앞에 당면한 과제가 산더미다. 

윤 당선자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는 코로나19 문제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겪는 피해가 막심하다. 거리두기 대책 역시 오락가락한다는 비판 속에 확진자 수는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중이다.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정부가 고심 끝에 방역의 고삐를 완화했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다. 

본격적으로 취임한 이후 윤 당선인의 첫 시험대는 코로나19 대처로 영향받은 사회 전반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데서 펼쳐진다. 자신이 내놓은 공약 중 1순위로도 코로나19 상황 해결 필요성을 앞세운 바 있다.

취임 직후 코로나19 대책 1순위
아우성 부동산 문제 해결 급선무

임기 시작과 동시에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직속기구인 코로나 긴급구조 특별본부를 설치할 예정이다. 

계획으로 ▲방역 지원금 지원 ▲영업시간 제한 철폐 ▲임대료 나눔제도 추진 등을 밝혔다. 거리두기 체계 역시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임시병동 신축 ▲실내 바이러스 저감장치 지원 ▲정부 차원의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인과관계 증명 등이 골자로 진행된다. 

윤 당선인이 내놓은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예산 규모는 50조원으로 예상된다.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고민거리긴 하겠지만 1호 공약인 만큼 조만간 2차 추경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경제 회복 문제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윤 당선인의 임기 5년 첫 출발의 성공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대목으로 보인다. 

민심 획득에 필요한 두 번째 단추는 부동산 문제 해결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집값 안정을 꾀하겠다며 부동산 문제를 건드렸다. 문정부 5년 동안 쏟아진 부동산 대책은 무려 30개에 달한다. 

대책은 오히려 문제를 지속적으로 야기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문정부를 향한 민심이 등을 돌리게 된 계기 중 하나로 작용했다.

집값 해결
기업 주도

여기에 더해 지난해 3월 LH 사태까지 터지면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문정부의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문정부 역시 부동산 대책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다. 

다급하게 민주당에서 양도세 완화와 서울 용적률 상향 등 규제 완화 카드를 급히 내놨지만 반응은 싸늘할 뿐이었다. 정치권에서는 부동산 문제가 이번 대선에서 승부를 가른 지점으로 보고 있다. 

윤 당선인 역시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연일 타격해왔다. 대선 기간 가장 날카롭게 파고든 공략 포인트였다. 

부동산 문제 해결은 10대 공약에 포함됐다. 용적률 상승과 수도권 3기 신도시를 발전시켜 임기 동안 전국에 250만호 이상 건설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중 수도권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주택은 150만호에 이른다. 

공급량 250만호, 청년 원가주택 30만가구와 역세권 첫 집 20만가구도 포함돼있다.

이 밖에 물량은 민간 주도를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민간분양으로는 119만 가구, 공공분양으로는 21만가구를 목표치로 설정했다. 임대 부분을 살펴보면 공공임대는 50만가구, 민간임대는 11만가구다. 

수요에 집중해오던 문정부와는 전혀 반대 방향인 정책이다. 주택 공급에 주력하면서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공공택지의 단계적 개발도 고려하려는 셈이다. 

부동산세도 전면 재개편할 방침이다.

공정한 일자리 약속
각종 규제 철폐·완화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취득세를 면제하거나 1%로 낮추고, 1주택자에게는 보유세를 완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장기적 폐지와 보유세 완화 등도 계획 중이다. 

우선 종부세를 폐지해 지방세인 재산세와 통합하고 100%로 인상 예정인 공정시장가액비율(재산세 부과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의 비율)을 현 수준인 95%로 동결한다.

결국 부동산세를 단순 시장 관리 목적이 아닌 조세 원리에 따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문정부 들어 종부세는 이중과세 논란이 제기돼온 바 있다. 이밖에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향, 신혼부부 청년 등은 주택 구매 자금이나 전세대출을 저금리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윤정부 역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역풍을 거세게 맞을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존재한다. 향후 정책의 안정화 등을 꾀해야 민심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풀어야 할 숙제는 부동산 문제 해결뿐만 아니다. 일자리 창출 문제 역시 조속히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앞서 문정부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열린 채용 시장도 고령층 공공 일자리만 제공하는 결과로 돌아오자 고용 성장을 막았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현 상황에서는 30대와 40대 취업자 수도 줄어든 양상을 띤다. 

직접 일자리 정책 역시 ‘세금 알바’라는 별명이 붙었다. 일자리 문제는 차기 정부에서 개편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 대상으로 꼽힌다. 

윤 당선인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기조를 강하게 드러내며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일자리 정책을 경제 성장과 따로 보지 않고 같은 기류로 본다는 게 특징 중 하나다. 

선제타격
양성평등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정 경쟁 확립과 규제 혁신, 지역 발전을 도모한다. 디지털 전환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반 및 혁신인재를 양성하고 고용 친화적 환경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견기업의 신산업 진출을 돕는다. 투자유치를 통한 성장을 도모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게 취지다. 

공공보다는 기업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방점이 찍혀있다. 공공 일자리 창출을 강조해오던 문정부의 방향성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외교 문제도 민심의 향방을 결정하는 ‘키’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이 취임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면서 종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남북공동연락소 폭파, 연이은 미상 발사체 발사 등이 이어지자 사실상 종전 선언이 불가하다는 인식이 짙다. 

윤정부에서는 한미동맹과 북한에 대한 핵 대응 등 외교안보 정책 전반에 걸쳐 전략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관계도 유화책보다는 상호주의에 입각하는 데 주안을 뒀다.

문정부에서 눈치 전략으로 한미의 연합 방위 태세가 약해진 탓에 신뢰감이 낮아졌다는 게 윤 당선인의 시선이다.  윤 당선인은 이전에도 강력한 힘을 골자로 한 대북정책을 강조해왔다.

킬 체인, 한국형 아이언 돔 조기 전력화, 사드 추가 배치, 선제타격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같은 발언으로 북한과의 관계 설정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외교·안보 강화 중요
여성가족부 폐지 계획

또 윤 당선인이 민주당 정권에서 무너진 한미동맹을 재건하겠다고 밝힌 만큼 미국과의 공조 강화를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로 설정할 수 있다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외신도 일제히 문정부와 윤정부가 반대 성향의 외교를 펼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중국에 대한 강경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중국에 높은 무역 의존도를 지닌 탓이다. 일각에선 이런 점에서 윤 당선인이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교 문제와 함께 국민 통합 역시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여느 때보다 젠더 갈라치기가 심했다는 말이 나온다. 젠더갈등은 한국사회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고질병 중 하나다.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내홍을 수습한 뒤 가장 먼저 띄운 것은 여성가족부 폐지다. 그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아동, 가족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별도 부처의 신설을 공약했다.

당초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선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한다고 공약했으나 청년보좌역들의 의견 등의 입장이 반영된 뒤 폐지로 수정됐다. 윤 당선인은 선거 전날까지도 SNS상에 여성가족부 폐지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성범죄, 무고죄의 처벌 강화 등을 함께 올렸다. 선거가 임박하자 끊임없이 쏟아지는 갈라치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함이라고 해석된다. 여성을 위한 공약이 있다는 것을 함께 보여주며 윤 당선인이 지속적으로 언급한 국민 통합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여성계의 극심한 반발로 여성가족부 폐지가 당장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무한 책임
통합 정치

윤 당선인은 당선 소감으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 앞에 섰다”며 “편 가르지 않고 통합 정치를 하겠다. (당선은)통합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로 국민의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의 기사> ‘인의 장막’ 윤석열 사람들

윤석열 당선인의 인사를 두고 벌써부터 하마평이 나돈다.

윤핵관 2인방으로 중 한 명으로 불린 권성동 의원은 임명직보다는 당 대표직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회자된다. 

또 다른 윤핵관으로 불린 장제원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라는 공을 세웠다. 

이런 까닭에 장 의원은 가장 먼저 비서실장에 내정됐다. 

단일화에 동의한 안 대표는 국무총리 1순위로 언급된다.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이 통합 정치를 강조한 만큼 안 대표가 윤정부 1대 국무총리가 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선대본부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 실세로 떠오른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경기도지사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거론된다.

이 밖에 윤 당선자의 측근으로 불리는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민정수석 자리에 앉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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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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