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단국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2.03.07 14:59:07
  • 호수 1365호
  • 댓글 0개

‘복사한 듯’ 박사가 석사 꺼 베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대학원생에게 논문은 굉장히 중요하다. 대학원 과정 자체가 논문을 향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단국대학교에서 논문 표절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논문은 해외 학술지에도 게재되기도 했다. 

논문 표절은 학자들에게 치명적인 오명이다. 과거 고위공직자와 사회 유명 인사들의 잇따른 논문 표절이 사회적 눈총을 받기도 했다. 

국제 학술지
보란듯 게재

지난해 5월 단국대학원 박사과정에 있던 A씨의 논문 ‘폴리에틸렌이민 변형 그래핀 산화물과 심바스타틴(Sim)이 뮤린 골수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의 골생성 분화에 미치는 영향(Enhanced Effect of Polyethyleneimine-Modified Graphene Oxide and Simvastatin on Osteogenic Differentiation of Murine Bone Marrow-Derived Mesenchymal Stem Cells)’이 게재됐다. 

A씨와 지도교수 B씨가 함께 연구하고 작성한 이 논문은 4개월 뒤 국제 전문학술지 <바이오메디신(Biomedicines) >저널에 게재되기도 했다. <바이오메디신>은 의학과 약리학 연구 분야 국제 학술지다.

하지만 이 논문이 3년 전 발표한 석사 논문을 베꼈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는 “A씨의 논문이 2018년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C씨 졸업 논문과 매우 유사한 것을 발견했다. 국제 학술지에 실린 눈문이 석사 졸업 논문과 주제, 실험 결과 등 똑같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B씨는 실험을 열심히 한 C씨의 공을 A씨에게 몰아준 것으로 보인다. A씨의 논문이 학술지에 실리면 점수를 받기 때문이다. A씨가 직접 실험한 게 아닌 3년 전 C씨가 한 실험을 그대로 베꼈다”고 말했다. 

2018년 C씨의 석사학위 논문 ‘조직 재생을 위한 탄소 기반 그래핀 약물 전달체 평가 및 연구’를 살펴봤다. 논문 도입부에 따르면 그래핀 옥사이드(GO)는 음전하를 띄고 양전하의 약물만 전달해줄 수 있어 한계가 있다. 많은 양의 양전하를 가지고 있는 폴리에틸렌이민(PEI)을 활용해 GO를 양전하로 변형시켜 한계점을 돌파했다. 

GO-PEI를 음전하인 Sim 농도를 통해 샘플을 정하고 골 분화를 확인했다. 실험 결과 0.25㎛, 0.5 ㎛에서 가장 높은 골분화를 나타냈다. GO와 PEI는 골 재생 약물 전달체로 뼈가 재생되는 데 있어 효과적이라는 결론도 나왔다.

주제, 실험 결과 등 유사한 수준
윤리위원회 표절·부정행위 인정

A씨의 논문 요약본을 살펴보면 ‘이번 연구에서 골 재생의 새로운 치료제 후보인 Sim과 GO를 결합해 골재생에 효과적인 복합물질을 제조했다’며 ‘Sim과 안정적이고 균질한 복합체를 만들기 위해 PEI로 GO를 변형하고 독성 테스트를 사용해 변형 효과를 분석했다. 효과적인 두 물질인 GO와 Sim의 조합에 의해 기대되는 골형성 분화 가능성을 중간엽 줄기세포에서도 평가했다’고 돼있다. 

두 개의 논문은 유사성을 띤다. 음전하를 띄고 있는 GO에다가 PEI와 Sim을 결합시킨 후 골 재생 약물 전달체로 활용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실험 결과 데이터가 동일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FT-IR 실험 데이터 표는 거의 유사하다. ARS 데이터는 그래프의 색깔과 재료의 표기명만 달랐을 뿐 오차 막대는 똑같다. RUNX2 데이터에서도 그래프 모두 동일한 모양이다. OPN 데이터는 그래프 색깔만 다를 뿐 막대그래프가 유사하고 OCN데이터는 똑같은 데이터의 색깔과 날짜만 다를 뿐이었다. 

결국 신고가 접수된 단국대 윤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해당 논문에 대해 ‘연구윤리 규정 제3조 제1항 제3호 표절, 제4호 ’부당한 논문저자의 표시‘에 해당하므로 연구부정행위로 판정했다. B씨가 이의신청까지 했지만 기각 처리됐다. 

유사한 두 논문의 저자는 다른 사람이지만 지도교수는 동일 인물이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B씨는 “연구윤리위원회에서 해당 논문은 법적인 저작권 문제는 없지만 윤리상 표절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국문 학위 논문 내용을 국제과학 학술지에 제출할 때 저자를 인용하면 좋겠다는 권장사항이 있다. 권장사항을 지키지 않아 윤리상 표절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사한
데이터

이어 “참고로 2021년 논문의 저자 A씨와 2018년 논문의 저자 C씨는 둘이 원래 친한 사이였다. 2018년 A씨는 C씨의 졸업 논문을 준비하는 데 있어 큰 힘이 됐다”며 “학생 2명과 지도교수인 나와 셋이 머리를 맞대 같이 연구를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C씨가 개인사로  적극적인 참여가 어렵다고 판단해 저자에다가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윤리 규정을 확인한 뒤 저자 자격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C씨는 논문 자료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논문 초안도 작성하지 않아 자격이 안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과거 C씨 국문 학위논문도 A씨가 절반 이상 참여했고 그 자료를 다시 A씨 논문에 가져온 것이다. C씨 스스로 원해서 이름을 뺀 것인데 표절이라고 하니 매우 당황스럽고 억울하다”고 해명했다. 

B씨 주장대로라면 A씨와 C씨는 상부상조하는 사이이며 C씨는 저자 자격이 되지 않아 이름을 스스로 이름을 누락한 것으로 보인다. 윤리 규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탓에 A씨와 B씨는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이 됐고 C씨는 피해자가 된 셈이다. 

착오로 표절이 됐다고 주장하는 B씨와 달리 상반되는 증언도 나왔다. 평소 B씨가 석사의 공로를 인정해주지 않고 박사만 특혜를 준다는 주장이다.

다른 학생 D씨는 “문제가 된 논문 저자에 C씨 이름이 없어 문제가 됐다. 종종 국내 논문을 인용해 논문을 작성하는 사례가 있다. 그렇게 되면 원저자의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 해당 교수(B씨)는 연구에 기여한 석사의 이름을 잘 넣어주지 않고 박사만 넣어주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사 위해
석사 참아라?

이어 “논문 저자가 1명과 2명은 확연히 다르다. 1명일 경우에는 공을 더 인정받고 저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공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저도 지금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논문 자료를 준비하는 데 기여한 석사 입장에서도 억울하지만 지도교수에게 따지기도 힘든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학생도 “대학원 분위기상 교수들의 석·박사 차별은 학생들이 느낄 수 있다. 석사는 다른 학교로 떠날 사람들이지만 박사는 최소 5년은 같이 있는 데다가 박사로 졸업을 하게 되면 교수들에게 실적이 되고 영예가 주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표절 의혹이 제기된 논문은 이달 중으로 논문 철회 요청이 될 예정이다. 해외 학회지에 실려 논문 철회 요청을 통해 논문이 삭제되기 때문이다. 이후 해당 교수의 논문 점수도 정정된다. 

단국대학교 홍보팀 관계자는 “문제가 된 논문은 저자 표시 위반으로 알려졌다. 해당 교수의 징계 절차는 답보 상태다. 해당 교수는 논문 표절 건 말고 대학원생 인건비 유용건이 걸려있는 상태다”라며 “현재 경찰이 재수사를 하고 있어 교무처에서는 논문 표절 건만 가지고 징계위원회를 열지, 인건비 유용건 결과까지 기다린 뒤 같이 교원 인사위원회(인사위)를 열지 심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인사위서 특정인의 징계 수위를 정할 때 여러 항목이 있어도 단건으로 징계위원회를 열면 징계 수위는 낮아진다. 반면 여러 항목을 같이 하면 수위가 높아지는 등 중징계로 처벌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각 대학 인사위는 징계 수위를 고려해 처리한다. 

해당 논문 철회 요청 예정
인건비 횡령까지 수사 중

B씨는 논문 표절 말고도 인건비 횡령 의혹을 받고 있다. 연구실에서 일하는 대학원생들에게 인건비의 절반 이상을 반납하게 한 뒤 B씨가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연구실 학생들이 받는 1인 인건비에서 40만원을 제외한 채 나머지 돈을 연구실 장에게 돈을 반납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건비 유용 의혹을 제기한 학생은 “지난해 대학교에다가 인건비 횡령 신고를 했지만 학교의 명예가 실추된다는 이유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교수가 자진신고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정상 참작이 되지 않을까 해서 재신고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학교 측에서 보상금 2000만원을 제시하며 좋게 끝내자는 이야기를 들었다. 보상금을 받을 생각도 없어 무리한 금액인 1억원을 제시했다. 한국연구재단에서 지금 다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횡령한 인건비 관련해 검찰에서 조사가 진행돼 11월 무혐의가 나왔다. 하지만 검찰에서 재수사를 요청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또 다른 학생은 “학생 인건비를 횡령했던 것은 사실이다. 학생들이 돈을 모으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며 “예를 들어 학생 1인이 받아야 할 돈이 180만원이면 온전히 사용해야 하는데, 40만원만 들어왔고 나머지 돈은 연구실 대표 학생에게 돌려줘야 했다. 학생들이 모은 인건비를 교수(B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B씨는 “대학원에는 인건비 공동모금이라고 있다. 일부 돈을 모아 등록금으로 사용한다거나 학생들끼리 야근할 때 야식을 시켜먹는 등의 용도로 알고 있다”며 “그 돈이 얼만큼 모인지도, 어떻게 사용된지도 모른다. 학생들끼리 돈을 모았는데도 규정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학생들이 돈을 사용했지만(내가) 연구책임자라는 이유로 책임을 물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공동모금
진실공방

이어 “내가 돈을 사용하지 않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에 지난해 자진신고를 했다. 나는 떳떳했기 때문이다. 이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다시 재조사하고 있다. 학생들을 위해 돈을 모았던 것인데 내가 잘못된 사람이 비춰지는 게 너무 당황스럽고 억울하다”고 밝혔다. 


<9do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