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대선판 삼킨' 대장동 삼대장

화천대유 김·유·남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성남도시개발공사·엔에스제이홀딩스 등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3인방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의혹에 중심에 있는 3인방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6)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53), 남욱 변호사(49)다.

검찰이 지난달 29일 화천대유자산관리·성남도시개발공사·엔에스제이홀딩스 등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3인방의 사무실을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했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등 3인방의 유착 관계와 수상한 자금 흐름이 드러날지 관심이다.

모두 한통속
그들 정체는?

김씨는 1992년 1월 <한국일보> 공채 기자로 입사한 뒤 <일간스포츠> <뉴시스>에서 근무했으며 <머니투데이> 사회부 법조팀장(사회부장 대우)을 거쳐 부국장에 올랐다.

2006년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사법 사상 최초로 구속된 법조 브로커 사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론스타 수사, 2006년 12월 검찰 간부 수명과 감사원 금감원 고위직이 연루된 김흥주 게이트를 단독 보도했다.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했으며, 민주주의와 인권, 형사사법에 관심이 많다. 그는 성균관대 출신으로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과 학연 관계며 2009년 곽 의원이 변호사로 개업했을 때 기사를 쓰는 등 과거부터 친분이 있었다.

지난 9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 기업인 화천대유의 대주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화천대유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김씨는 대장동 개발 당시 자본금 5000만원과 그 관계사인 천화동인을 통해 성남의뜰 보통주를 모두 사들여 실소유주가 됐고, 지난 6년간 약 400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이에 대해 김씨는 “화천대유가 많은 돈을 번 것은 인정하지만, 이는 이 지사와의 유착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부동산값 폭등으로 얻은 것이다. 유착 의혹에 대해서는 “억울하다. 성남시는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절대로 자기들은 손해를 안 보고 사업이 망하든 흥하든 자기들이 원하는 수익을 다 뽑아가는 구조로 만들어놨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업 구조나 주주협약을 보면 자산관리회사(AMC)인 우리에겐 뭐 하나 유리하게 돼있는 게 없다. 성남시는 이 사업에 단 1원도 낸 적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민간개발로 진행했으면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 지사의 개발 방식 때문에 더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의혹 중심에 선 3인방…연결고리는?
모든 게 의문투성…어떻게 얽혀있나

한편 김씨가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이었던 당시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BBK 취재파일>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한 것으로 알려지자 정치권에선 뚜렷한 정치 성향을 가진 김씨가 이 지사와의 친분으로 화천대유를 설립해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번졌다.

이에 대해 김씨는 “이 지사와 사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며 “한 개인이 1% 지분인 5000만원을 가지고 577억원을 배당받았고, 나머지 배당금도 화천대유 소유자인 김만배씨와 친구, 대학 동문 등 특수관계자 6명으로 구성된 SK증권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받았다”며 이들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지난달 26일 곽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가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퇴사하기 전까지 대리 직급으로 보상팀에서 일하다 지난 3월 퇴사하며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것이 밝혀지자 논란이 됐다. 

곽 의원이 밝힌 아들의 퇴사 전 급여는 383만원이니 여기에 지급률을 곱하면 정상적인 퇴직금 지급액은 세전 2259만7000원이다. 50억원은 정상적인 퇴직금 지급액의 221배에 달한다. 이는 국내 30대 그룹 전문경영인의 퇴직금 상위 20위에서도 4위에 속하는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김씨는 50억원 지급 경위에 대해 “그분이 산재를 입었다. 개인 프라이버시가 있어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후 산재 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지자 김씨는 “산재 처리를 하지는 않았지만 저희 회사에서 중대재해라고 판단했다며 병원진단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얽혀있는
실타래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는 관할 고용노동관서에 ‘지체 없이’ 보고해야 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보고하지 않거나 거짓 보고할 경우 벌금이나 징역에 처하게 된다. 또 위로금과 관련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지급액은 1억여원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퇴직금 사건의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폭로되기 전까지 이를 공개하지 않고 은폐하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 또 그러면서도 추석 연휴 내내 대장동 의혹을 고삐로 여권과 이 지사를 난타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역시 이 사실을 추석 이전에 제보를 통해 알았으며, 그 외에도 몇 명이 더 연루돼있다는 사실까지 밝혔다.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1969년생으로 한양대학교를 졸업했다. 단국대학교 부동산건설대학원 건축시스템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지난 2008년 성남 분당 정자동의 모 아파트 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조합장을 맡으면서 ‘부동산 개발 전문가’라는 평을 얻게 됐다.

2010년 5월11일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한솔마을 5단지 리모델링 조합장으로 당시 성남시장 후보였던 이 지사 지지성명을 발표한다.

그는 “이 후보가 분당의 현안을 해결하는 현장에서 솔선수범했고 리모델링 관련 법 개선에 노력한 점 등을 높게 평가해 분당 리모델링에 가장 적합한 시장 후보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2010년 7월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 인수위 도시건설분과 간사를 지낸 다음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8년여간 재직했다.

그 나물 
그 밥들

특히 2014년 이 지사가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이 진행되던 당시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으로 기획 및 사업자 선정 등 핵심적 역할을 하며 2017회계연도 133억원 흑자 등 3년 연속 흑자경영을 달성하는 데 앞장섰다.

이어 이 지사가 경기도지사로 당선된 이후인 2018년엔 경기관광공사 사장(차관급)으로 중용되기도 했다. 그는 2년여간 민선 7기 경기도 관광분야의 각종 업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31일 임기를 9개월여 앞두고 개인적인 사유로 사직 의사를 밝혔다.

유 전 사장 직무대리의 임기는 올해 9월까지였다.

한편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대장동 사업 관련 의혹이 제기된 후 원래 쓰던 휴대전화 번호를 없애고 외부와 접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1973년 서울 출생으로 2001년 서강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사법시험 47회 합격 사법연수원 37기로 수료했다. 법무법인(유한) 강남(신관) 소속 변호사로 부동산 개발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전문으로 활동했다.

그는 2008년부터 한나라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한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당시 한나라당 보도자료를 보면 한나라당은 같은 해 6월19일 당사에서 강재섭 대표 주재로 중앙청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을 개최했으며 남 변호사는 19명의 부위원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09년 특정 업체에 대장동 개발권을 달라며 정치권에 로비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풀려난 전력이 있다.

남 변호사는 2009년 대장동 일대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쟁 사업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하여금 사업을 포기하도록 정치권에 로비하면서 부동산 개발업자 이모씨에게 8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6월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매머드급 전담 수사팀 구성
수백억 어디로? 돈 흐름 추적

남 변호사는 2심인 서울고등법원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항소심 재판장은 현재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었다. 2016년 3월18일, 최 전 감사원장은 남 변호사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해 1심(수원지법)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과 남 변호사가 상고하지 않아 2심서 무죄가 확정됐다.

남 변호사는 최근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지분 1.74%를 가져 1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은 천화동인4호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남 변호사 부인인 전 MBC 기자 A씨도 위례자산관리 주식회사 사내이사로 있다가 2013년 12월5일 사임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을 가지고 투자 비율에 따라 배당을 받는 신생 주식회사 ‘위례투자2호’의 사내이사로도 등재됐고 2014년 8월25일 사임했다. 

남 변호사는 최근에 가족과 함께 미국 샌디에이고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하던 트위터 등 SNS도 모두 삭제했으며 부인 A씨는 다니던 회사에서 지난달 16일 퇴사했다. 

MBC 제3노조 측은 A씨가 공익을 대변하는 MBC 기자 신분으로 겸업 금지 의무를 위반해 사규를 어겼으므로 징계를 받아야 하고 퇴직금 지급도 일단 보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천화동인 4호 사무실로 쓰던 곳도 비었고, 이전한 사무실도 직원은 없다.

검찰이 6개월도 남지 않은 대통령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고 정치적 시비를 피하기 위해 단기간에 고강도 수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특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10명이 넘는 검사로 매머드급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다. 

인력 보강
속도전 돌입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은 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김씨, 남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엔에스제이홀딩스와 유 전 사장 직무대행 주거지 등도 포함됐다. 검찰은 앞서 유 전 사장 직무대행 등 관계자들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