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1.6℃구름많음
  • 강릉 14.4℃구름많음
  • 서울 4.5℃흐림
  • 대전 2.3℃구름조금
  • 대구 3.6℃맑음
  • 울산 7.7℃맑음
  • 광주 5.0℃맑음
  • 부산 10.8℃맑음
  • 고창 2.7℃맑음
  • 제주 13.6℃구름많음
  • 강화 3.8℃흐림
  • 보은 -1.2℃구름조금
  • 금산 -0.4℃구름많음
  • 강진군 4.1℃구름조금
  • 경주시 2.2℃맑음
  • 거제 7.0℃맑음
기상청 제공

1351

2021년 11월29일 10시29분

일요초대석


<일요초대석> '당연한 나라' 그리는 최재형의 큰 그림

URL복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기성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염증이 선거가 거듭될수록 커지고 있다. ‘그 나물의 그 밥’이라는 말이 선거철마다 되풀이된다. 역설적으로 정치 신인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폭발하는 시기도 바로 선거철이다. <일요시사>가 ‘신인 정치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만났다.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선거 때 두드러진다. 특히 대선 때는 후보의 자질과 비전에 대한 검증이 국민의 주요 관심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17대 대선에서는 ‘경제’가, 바로 지난 대선에서는 ‘도덕성’이 대선판을 관통한 키워드였다.

5개월 남은
20대 대선

변화무쌍한 국민의 선택 기준은 그동안 정치와는 인연이 없던 인물을 대선주자로 만들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도 같은 맥락이다.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고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이 최 전 원장을 정치권으로 불러들였다. 

최 전 원장은 1956년 경남 진해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86년 사법고시(23회)에 합격한 후 같은 해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판사로 법조생활을 시작했다. 대전지방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두 아들을 입양한 가족사와 고등학교 때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친구(강명훈 변호사)를 매일 업어 등·하교 시킨 일화 등의 미담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최 전 원장은 부인 이소연씨와의 사이에서 두 딸을 낳은 뒤 2000년과 2006년에 작은 아들과 큰아들을 입양했다.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9년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와 감사위원 제청 등을 두고 문재인정부와 대립하면서다. 당시 그는 김오수 검찰총장(당시 법무부 차관)을 감사위원으로 제청하라는 청와대 요구를 두 번이나 거부했다. 

지난 7월15일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6월26일 감사원장직 사퇴 후 17일 만이었다. 이날 그는 “온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인 정권교체를 이루는 중심은 역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입당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권교체 이후에 우리 국민의 삶이 이전보다는 더 나아지는 게 중요하다”며 “미래가 보이지 않는 청년들이 이제는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나라를 만드는 데 앞으로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고위공직자
야당 대선후보로 탈바꿈

그로부터 3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최 전 원장이 보여준 정치 행보는 독특한 구석이 있다.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강조하고, 불필요한 논란에 말 얹기를 자제한다. 한 번이라도 더 국민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대선 예비후보로선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모습이다. 

‘미담제조기’ ‘선비’ 등 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가 최 전 원장의 현재 행보를 설명하는 키워드다. 깨끗하고 진솔한,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다른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한 것. 

최 전 원장의 시도는 뚜렷한 장단점을 보였다. ‘도덕성’이라는 국민이 정치인에 요구하는 만고불변의 덕목을 충족시키는 대신 스킨십에 있어서 약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지지율이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 전 원장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정신없이 달려온 3개월이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금씩 정치 현장에 적응해가고 있다. 후회하는 일도 있고 시행착오도 있지만 제대로 된 정치인이 돼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최 전 원장과의 일문일답.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다양한 평가가 뒤따랐습니다.

▲평생 걷지 않은 길, 왜 두렵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정권교체에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평생 역사의 죄인이 될 것 같았습니다. 

-문재인정부의 고위 관료가 야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다는 점에서 많은 해석이 나왔습니다.

▲문재인정부는 나라의 근본인 법치를 붕괴시켰고, 헌법정신인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흔들었습니다. 이념에 치우친 실험적인 경제정책을 거듭해 벼락거지란 말이 나올 정도로 부동산 정책에 실패했고, 비합리적인 방역대책으로 수많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서민들의 삶을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일으켜야 할 책무가 있다고 생각해 정치인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습니다. 

평생 법관
정치 신인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공존과 번영의 리더십입니다. 분열돼있는 나라를 치유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기성 정치인과 다르며 현재 대한민국 정치가 겪고 있는 정치적 내전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대결과 증오가 아닌 화합과 치유를 통한 공존과 그 공존의 기반 위에 선진화의 길, 번영의 길을 함께 할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후보라고 보시는지요. 

▲새로운 시대정신을 반영할 국민 눈높이에 가장 부합되는 후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제와 이념적 측면에서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심화된 세대 간, 계층 간의 갈등을 통합할 유일한 후보입니다. 통합된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고 발전시킬 수 있는 후보이기도 합니다.

막말과 가족 비리 등 구설에 오를 일이 없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을 후보라고 자신합니다. 도덕성만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도덕성이 없는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격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신인 정치인으로서 다른 대선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깨끗하고 진솔하며 과거에 대한 빚이 없는 유일한 후보입니다. 또 표가 떨어질까 봐 선뜻 말하기 어려운,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말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정치인들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국민께서도 곧 저의 정직과 소신, 결단력을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문재인정부에서 공직자로 일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을 듯합니다.

▲문재인정부는 ‘탈원전 정책의 강행’ ‘조국 감싸기’ 등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절차적 정당성과 법치를 무시한 채 국민 편가르기에만 급급했습니다. 또 북한이 연일 핵미사일 실험을 하고 있음에도 종전선언만 주창하고, 민간대북지원사업이라는 미명하에 100억원이라는 혈세를 퍼주겠다면서 국가 안보는 뒷전으로 두고 있습니다. 

-문재인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는 점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비교되기도 합니다.

▲윤석열 후보는 작년부터 문재인정부의 탄압에 외롭게 맞서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개인적 문제를 넘어 조국으로 상징되는 위선과 ‘내로남불’을 밝혀낸 수사를 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합니다. 다만 그가 적폐 청산 수사를 주도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입힌 것도 사실입니다. 무리한 검찰권 행사로 여권의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도덕성 우위
할 말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비교해 자신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저는 평생 법관, 감사원장으로 살아오면서 법과 원칙을 지켰고, 국정 전반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다른 어떤 후보보다 법치를 회복하고 국정 여러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은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지도자, 믿고 따를 수 있는 반듯한 지도자를 원하고 있습니다. 제 삶이 그러한 국민의 요구, 희망을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쪽 같은 이미지’가 국민 소통에 있어 오히려 친근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국민과의 대면 접촉이 어려운 점이 아쉽습니다. 국민과 만나서 환담하는 자체가 즐겁고, 그분들의 애환을 들으면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어떻게 그려 드려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마음은 정말 따뜻한 사람인데, 국민의 목소리에 너무 경청만 하다보니 친근감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온 듯해 안타깝습니다.

-‘전투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전투력은 평소에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싸워야 할 때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말 싸워야 할 때는 싸움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전투는 성과가 있어야 합니다. 문재인정부과 싸워서 성과를 낸 후보가 이 중에 누가 있습니까.  

-정책 구상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국민과 대한민국의 발전입니다.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국민 혈세를 정치권이 쌈짓돈처럼 사용하지 않고 국민의 이익으로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상속세 폐지를 제안한 것은 문재인정부서 급등한 집값으로 인해 고통 받을 중산층과 최고 60%까지 상속세를 내야 하는 기업인들이 기업을 팔거나 폐업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친근감·전투력 부족 지적에
“곧 진가 드러날 것” 자신감

가덕도 신공항도 표에 눈이 멀어 절차적 정당성 없이 정치적으로 결정된 국책사업이었다고 판단합니다. 국민 혈세가 이렇게 쓰여도 되는 지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정치 입문 당시 ‘변화와 공존’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이제는 공존을 바탕으로 번영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경제와 이념적 측면에서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세대 간, 계층 간의 갈등도 많이 심화되면서 국민통합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혼돈의 시대에 ‘공존’과 ‘번영’은 가장 중요한 시대적 과제가 됐습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기반을 닦고 함께 선진화의 길, 번영의 길로 나가야 합니다. 갈등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습니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통령에 당선돼서 만들고 싶은 나라는 어떤 모습일까요. 

▲불공정과 불의가 득세하는 세상이 돼버렸습니다. 우리 사회는 현재 집단적 우울증에 빠져있습니다. 이제는 정직한 것, 공정한 것, 배려하고 이해하는 것,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것, 이런 당연한 것이 다시 당연하게 되는 나라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게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입니다. 

최 전 원장의 등을 지탱하는 건 고통 받고 있는 국민의 모습이다.

그는 “강성 노조의 횡포에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택배 대리점주의 비극, 자신이 살던 원룸까지 처분하면서 직원들을 살리려 했지만 절망한 마포 맥주집 사장님 등을 보면서 대한민국을 살려야겠다는 신념이 더욱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정치 경력 3개월의 최 전 원장은 정치인으로서 미래를 향해 계속 비전을 제시하고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공직자로서 바라보던 정치권에 막상 몸담으니 단 한 마디의 실수에도 야수처럼 달려들고 오직 정쟁만을 일삼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가 꿈꾸는 세상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 고통
해소하겠다

당장 사흘 앞으로 다가온 2차 컷오프, 최종 후보 경선, 대선까지 최 전 원장 앞에 놓인 산은 험난하고 거대하다. 하지만 그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TV토론회를 통해 기성 정치인들처럼 싸움으로 일관하지 않고, 오직 최재형만이 말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비전과 정책을 잘 설명하겠다”며 “국민과 공감을 통해 지지율을 올려가겠다. 4인이 남은 이후부터 최재형의 진가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많이 본 뉴스

더보기

일요시사 주요뉴스

'권불십년' 지워지는 이성윤 서울고검장 그림자

'권불십년' 지워지는 이성윤 서울고검장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들은 보통 정부의 성향에 따라 부침을 겪는다. 특히 검찰은 문재인정부 들어 크고 작은 일로 굴곡진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는 영전을, 누군가는 좌천을, 인사 시기마다 검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그때마다 뚜렷한 존재감을 뽐낸 이가 있다. 이성윤 서울고검장이다. 검찰은 문재인정부에서 ‘역대급’ 관심을 받았다. 검찰 인사,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의 대립 등 검찰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나라가 들썩일 정도였다. 역대 정부를 통틀어 검찰이 이 정도로 화두에 오른 적은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꽃길에서 가시밭길 이성윤 서울고검장은 그중에서도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인 그는 이번 정부 들어 가장 심한 부침을 겪은 검사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검찰 내 빅4로 불리는 요직 중 세 자리를 거칠 정도로 꽃길을 걷다 검찰총장 후보에서 탈락하면서 내리막을 향했다. 이 고검장은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1994년 사법연수원 23기로 수료했다.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장으로 재직하면서 문 대통령(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을 보좌했다. 2014년 1월 차장검사로 승진, 광주지검 목포지청장으로 재임하면서 세월호 참사 검경합동수사본부장을 맡았다. 박근혜정부 시절 한직으로 밀려났던 이 고검장은 이번 정부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맡으며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6월 전국 검찰청의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부 부장이 된 그는 이어 대검 반부패강력부 부장 자리에 올랐다. 2019년 7월 법무부 검찰국장에 오른 이후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검장이 되기까지 그의 검사 인생은 문정부 들어 말 그대로 꽃을 피웠다. 검찰 요직 빅4로 불리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대검 공공형사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중 세 자리를 불과 2~3년 사이에 두루 거쳤다. 이 고검장의 존재감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부터다. 추 전 장관은 취임과 동시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당시 검찰총장)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사사건건 부딪쳤다. 두 사람은 지난해 법조계는 물론 사회 전체를 떠들썩하게 했던 ‘추·윤 대전’을 벌이기도 했다. 검찰 내 요직 두루 거쳐 검찰총장 목전에서 낙마 추 전 장관과 윤 후보의 갈등에서 이 고검장은 추 전 장관의 ‘칼’ 역할을 맡아 윤 후보와 대립했다.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에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두고 추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윤 후보를 강하게 압박할 때도 수사의 중심에 있던 건 이 고검장의 서울중앙지검이었다. 추·윤 대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이 고검장은 차기 검찰총장 1순위로 꼽혔다. ‘차기 검찰총장은 이성윤이냐, 아니냐’로 갈린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하지만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 무마 의혹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 논의 결과 이 고검장은 최종 후보 4인에 포함되지 못했다. LH 사태 이후 4·7 재보선에서 여권이 참패를 당한 점, 김 전 차관 사건에서 이 고검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그 이후 이 고검장은 서울고검장으로 영전했다. 당초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법무연수원장 등 좌천성 승진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주요 사건의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서울고검장으로 올라선 것. 피의자 신분으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검사가 오히려 더 높은 자리로 영전하자 야권은 일제히 ‘보은성 인사’라고 비판했다. 법조계에서도 반발이 컸다. 당시 대한변호사협회는 “통상 현직 검사가 형사사건에 연루돼 기소되면 해당 검사를 수사 직무에서 배제해 영향력 행사를 제한하거나 피고인이 된 검사는 스스로 사퇴했고, 고위직 검사의 경우 더욱 그래야 마땅하다는 게 법조, 국민 전반의 정서”라고 지적했다. 이 고검장은 떠들썩했던 영전 초기와는 달리 조용한 행보를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검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과 관련된 사건에 이 고검장의 이름이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어디에도 없는 듯 했지만 어디에나 있는’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고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과 비교해 크게 드러나진 않지만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추·윤 대전 친정부 성향 최근 서울고검 감찰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팀의 ‘사모펀드 편향 수사’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감찰은 2019년 조 전 장관 일가 비리 의혹을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사모펀트 의혹을 조사하면서 조 전 장관 관련 부분만 수사하고, 사모펀드 배후로 지목된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 등에 대한 수사는 소홀했다는 진정에서 시작됐다. 서울고검 감찰부는 대검 감찰부로부터 진정을 넘겨받아 조사를 진행했다. 조국 수사팀은 서울고검의 감찰에 대해 “표적 감찰”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23일 서울고검 감찰부는 ‘혐의 없음’ 처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조국 수사팀은 반대로 당시 ‘이성윤 지휘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조국 수사팀은 지난 1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공판 수행과 병행해(익성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와 대검, 법무부 등에 수회에 걸쳐 인력 지원 요청 등을 했으나 합리적 설명 없이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수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검 감찰부가 조국 수사팀 감찰에서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지만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감찰은 시작부터 조국 수사팀에 대한 ‘흠집내기용’으로 진행된 감찰이었다는 주장이다. 실제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 부장이었던 한동훈 검사장은 “당연한 결론이지만 이미 이 감찰은 불순한 목적을 달성했다”며 “살아 있는 권력 비리를 수사하면 끝까지 스토킹할 거라는 본보기를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사팀 감찰 흠집 내기용? 공수처 수사와 관련해서도 이 고검장의 존재감은 두드러진다. 앞서 이 고검장은 공수처 조사 과정에서 김진욱 공수처장의 관용차를 이용해 ‘황제 조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황제 조사 논란은 공수처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언급될 만큼 큰 파급력을 보였다. 공수처의 ‘흑역사’인 셈이다. 공수처는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수사 무마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고검장의 공소장을 불법으로 유출했다며 당시 수사팀에 대한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공수처는 수원지검 수사팀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예고한 상태다. 수사팀이 이 고검장의 공소장을 유출한 것이 아닌지 검찰 내부 메신저를 확인한다는 취지다. 수사팀은 지난 24일 “공소장 유출과 관련해 5월14일 법무부 장관의 지시로 대검찰청에서 진상조사한 결과 수사팀은 무관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알고 있고, 감찰 조사도 받은 적 없다”면서 “공소장은 기소되면 즉시 자동으로 검찰 시스템에 업로드 돼 검찰 구성원 누구나 열람할 수 있었던 것인데 유독 수사팀 검사들만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표적수사”라고 반발했다. 이 고검장 수사 당시 수원지검 공보관이었던 강수산나 인천지검 부장검사는 이프로스에 “검사는 시장에서 물건 고르듯 마음에 드는 사건을 골라 수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특정 수사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뿐 아니라 감찰, 수사로 이어지는 괴롭힘을 당한다면 사명감과 소신을 갖고 일하는 검사들이 얼마나 남아 있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피의자 신분인데도 깜짝 영전 재판 전 “정의와 진실” 언급 공수처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수원지검 검사뿐만 아니라 관련자들에 대해 모두 수사 중이라는 입장으로 표적수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보복 수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여기에 압수수색 예정 내용이 사전에 언론에 공개된 데 대해서도 당혹감을 드러냈다. 공수처는 이 고검장 기소 당시 수원지검 수사팀에서 빠졌던 검사 2명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해 논란이 일었다. 공소장 유출 논란이 벌어진 지난 3월, 파견을 끝내고 원 소속 검찰청으로 복귀한 임세진 부산지검 공판부 부장검사와 김경목 부산지검 검사의 메신저도 대상에 포함시킨 것. 임 부장검사는 이프로스에 자신과 김경목 검사가 수원지검 수사팀에 속해 있다는 내용의 수사기록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면 이는 법원을 기망해 받은 것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이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압수수색 대상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티끌 하나만큼도 잘못한 점이 없다고 생각해 개의치 않았고 압수수색을 해봤자 증거라는 것이 나올 수가 없어 단순 해프닝으로 넘어가려 했다”며 “그런데 앞으로 권력자들이 싫어하는 사건이나 공수처 관계자들에 대한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들에 대해 피의사실 공표나 비밀누설이라는 고발장만으로 압수수색이 계속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공수처의 수사 잣대가 다른 피의자들과 비교해 이 고검장에게 관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는 공수처의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다며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공수처 유독 관대 조국 수사팀에 대한 감찰, 공수처의 공소장 유출 의혹 강제수사 등 주요 사건에 이 고검장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 고검장은 지난 10월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수사 무마 혐의로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이 고검장은 “정의와 진실이 온전히 밝혀질 수 있도록 재판에 임하겠다”고 취재진의 질문에 짤막하게 답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