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 김창룡 경찰청장 ‘공과’ 탐구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7.19 11:55:25
  • 호수 13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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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김창룡 경찰청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경찰 66년 숙원’인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책임수사가 막중하다.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다. 취임 1주년을 맞는 김 청장의 공과를 살펴봤다. 

리더십은 대표 자리에 있을 때 드러나기 마련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리더십은 대표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일요시사>는 최근 1년간 김 청장의 터닝포인트 및 공과를 분석해봤다. 

풍부한 경험
탁월한 감각

지난해 7월 민갑룡 전 경찰청장이 약 32년의 경찰 생활을 마치고 퇴임했다. 경찰 숙원이었던 수사권 구조조정을 이끈 민 전 청장은 지난 2003년 임기제 도입 이후 2년 임기를 채운 역대 4번째 경찰청장으로 조직을 떠나게 됐다. 

민 전 청장 후임으로 김창룡(당시 부산지방경찰청장) 경찰청장이 내정됐다. 김 청장은 치안 업무에 대해 경험이 풍부하고 현장업무 뿐 아니라 탁월한 정책기획능력과 추진력으로 내부 조직으로부터 신망받았다. 

경찰청 본청서 생활안전국장, 정보국 정보1과장을 역임했으며 경남지방경찰청, 서울 은평경찰서장 등도 맡아 정책과 현장을 두루 경험한 인물로 꼽혔다. 


특히 미국 워싱턴DC 주재관, 브라질 상파울루 총영사관 영사를 경험하는 등 해외 경험도 풍부한 편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한 장점과 외국 근무 경험을 토대로 외국 우수사례를 접목해 치안정책 수준도 올릴 수 있다는 평을 받았다. 

아울러 여성과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에 대한 정부의 대응 기조, 범정부 차원 정책에 대한 교감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에도 김 청장이 긍정 평가를 받을만한 지점이 있었다는 해석도 있다. 김 청장이 경찰 수장에 자리에 앉자 수행해야 할 임무가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 국민에게 충격을 줬던 N번방(박사방) 사건이다. 경찰은 3월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출범시켰다. 

김 청장은 해당 사건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한 뒤 특별수사본부를 통해 빠르게 수사를 강화했다. 김 청장이 부임한 한 달이 지났을 때 총 1993명을 검거해 185명을 구속했다.

디지털성범죄 수요자 원천 차단
여성·아동 대상 범죄 적극 대응

경찰은 성 착취물 공유에 사용된 해외 클라우드 업체와 국제공조를 통해 소지자 명단을 확보, 이들에 대한 수사도 확대했다. 지난해 9월 김 청장은 “지난 상반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박사방 사건 운영자 등 주범 및 공범을 대부분 검거, 소지자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검거된 1993명 가운데 1052명을 기소 의견을 달아 송치하는 등 종결하고 나머지 941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다. 범죄별로는 디지털 성범죄 1549건 가운데 성착취물 관련 1558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52명을 구속했다.


불법 촬영물, 불법 합성물 등 불법 성영상물 577건 관련해서는 435명을 검거해, 33명을 구속했다.

김 청장은 하반기에 불법 촬영물 소지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경찰은 불법 촬영물 소지죄 등 관련법규 신설 및 강화와 소지자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수요를 원천 차단하고자 했다.

N번방의 경우 문형욱씨가 성 착취물을 공유하기 위해 사용했던 해외 클라우드 업체와 국제공조를 통해 소지자 정보를 확보해 전국 경찰관서에서 수사가 진행됐다.

김 청장의 성과 중 대표적인 게 수사권 조정이다. 수사권 조정의 핵심은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볼 때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 수사할 수 있게 됐다.

‘경찰 책임 수사 체제’라는 말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김 청장은 “경찰은 국민 중심의 책임 수사를 약속했다”며 “가장 강조한 약속은 경찰 수사에 대한 촘촘한 통제와 점검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검찰이 경찰의 수사를 판단해 지휘했다면 올해부터는 경찰이 자체 통제·점검 장치로 경찰 수사의 적절성을 직접 평가해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수사 종결 전에는 각 경찰서 수사심사관이, 수사 종결 후에는 시도경찰청 책임수사지도관이 적절성을 판단한다.

취임 1주년
응원과 논란

이후 경찰수사 심의위원회(심의위)까지 수사 적설성을 심의해 경찰은 ‘3중 심사체계’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문제는 외부위원 16명과 내부위원 3명이 참여하는 심의위의 일부 위원들이 편향성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이다.

특히 심의위 명단에 이름을 올린 A 위원의 경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를 예수 그리스도에 비유해 두둔하거나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인 책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개한 바 있다.

경찰 내부에서도 “A 위원을 왜 위촉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청장은 이와 관련해 “심의위 위원들은 법조계와 언론, 학계 등 각 분야에서 균형에 맞게 선발했다”며 “일부 위원들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는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위원회를 위원 개개인이 좌지우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편향성 논란에 그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먼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수사권 조정에 따른 초기 혼선은 불가피하지만 현재까지 법의 목적과 의미를 흔드는 큰 혼선은 없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김 청장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지난해 광복절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10월 개천절과 한글날에 강도 높게 집회를 차단하기도 했다. 개천절을 앞두고 정부와 서울시, 경찰의 경고에도 일부 보수단체 등에서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라도 집회를 열겠다고 주장하며 강행 움직임을 보였다.

김 청장은 2020년 9월22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광복절 집회를 통해 확진자가 600명이 넘게 발생한 만큼 대형 집회를 통한 감염병 전파는 현실적 위험으로 확인됐다”며 “금지된 집회를 강행하는 행위는 공동체 안전을 위협하고 법질서를 파괴하는 범죄행위와 마찬가지”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개천절 당일에는 광화문을 완전히 둘러싼 차벽을 설치해 대규모 집회를 막았다. 국민의힘 등 보수야권에서는 김 청장의 차벽 설치를 놓고 과잉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수사권 조정 
그 이후…

경찰의 과잉 대처가 아니냐는 물음에 김 청장은 “금지 통보된 집회 또는 미신고 집회가 버젓이 개최되는 것을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과도한 검문으로 시민 불편을 야기했다는 지적은 받아들여 한글날에는 개천절 때보다 검문소를 줄이는 등 다소 대응을 완화했다.


하지만 김 청장의 엉터리 해명,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 등으로 인해 비판받기도 했다.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폭행 사건에 대해 김 청장의 엉터리 해명으로 인해 국민적 신뢰도가 떨어졌다. 이 전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영상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지난해 말 김 청장이 나서 “관련자 진술과 판례에 따라 처리했다”고 한 해명이 무색해졌다.

이 때문에 경찰의 수사 및 보고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경찰이 이 전 차관을 의식해 수사를 신속히 진행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해 12월28일 김 청장은 기자단 질문에 대한 서면 답변으로 “판례와 현장진술 등을 검토한 결과(이 전 차관 폭행사건) 내사 종결에 잘못된 부분은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경찰이 “전문 인력 등을 동원해 판례를 다시 분석하겠다”고 한지 약 일주일 뒤였다.

하지만 영상이 공개되며 경찰이 참고했다고 주장한 판례 중 일부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제시한 판례 하나는 돈을 내지 않고 내렸다가 조수석에 다시 탑승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손님이 폭행죄를 적용받은 판례(2017년 12월 17일 서울동부지법)였다.

하지만 이 전 차관이 택시기사에 폭행을 가했을 때 택시가 운행 중이었다는 점에서 이 사건에 적용할 수 없다. 

​​​​​​법조계에서는 초동조치 부실로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경찰이 섣불리 판례를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초 사건 발생보고서에는 폭행 당시 택시 시동 및 미터기 작동 여부가 적혀있지 않았다. 또 현장에 출동한 서초파출소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증거인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택시기사가 사설 블랙박스 업체에서 영상을 구해 보여줬지만, 이 전 차관 사건 담당 수사관인 서초경찰서 B 경사는 “못 본 것으로 하겠다”며 돌려보냈다.

이 전 차관 폭행 사건 감싸기?
초동수사 미흡 등 비판받기도

지난달 서울경찰청 진상조사단은 김 청장의 해명과 다른 사실을 또 밝혀냈다. 지난해 12월 김 청장은 “이 전 차관 폭행 사건은 서울경찰청과 경찰청, 청와대에 보고된 적이 없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당시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과 실무자에게 세 차례 보고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에는 가해자인 이 전 차관이 ‘공수처장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는 사실도 담겨있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경찰은 “조직적인 봐주기 수사는 아니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생활안전과는 비수사 부서고, 서울경찰청 공식 지휘라인으로는 보고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 4일 경찰 관계자는 “결과 발표 시점과 이 전 차관의 사퇴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북전단 살포 관련해 경찰의 과잉 대응도 논란이 됐다. 경찰이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안보·정보·경비·교통 기능을 망라한 ‘상시 태스크포스(TF)’를 서울경찰청에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TF는 민간단체 대상 사전 정보 수집도 임무로 규정하고 있어 인권침해는 물론 공권력 남용 과잉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에 비판적인 미국 조야의 움직임으로 볼 때 한·미 간 외교 마찰은 물론 국제사회의 비난 가능성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물자 살포 관련 기능별 합동 TF 운영 계획’에 따르면, TF는 총괄팀장인 서울청 안보수사부장을 정점으로 1반 5팀 1실 규모로 구성됐다. 안보수사·정보·경비·교통·지역 경찰 등을 동원해 편성된 각 팀 수장은 총경급이 맡고, 세부업무 조정을 위해 경정급 실무회의를 별도 운영키로 했다.

경찰이 수사가 아닌 ‘사전예방’을 명목으로 대북전단 살포 차단 TF를 구성한 건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주요 임무로는 ▲탈북민·비(非) 탈북민 단체 등의 살포 준비행위 포착을 위한 사전 예고정보 수집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등 주요 탈북민에 대한 신변보호 활동 강화 및 수사 인력 지원 ▲대북물자 살포 차량 추적 및 제지 협조 ▲대상자 주거지 예방순찰 시행 등이 포함됐다.

서울청은 TF 추진 배경으로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를 도발로 간주,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 볼 것”이라며 “향후 국민 안전에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서울청 안보수사지원과가 지난 13일 작성한 이 문건은 최근 장하연 서울청장의 결재를 통과했다.

탈북민·북한 인권 단체는 경찰의 이 같은 조처에 강하게 반발했다.

박 대표 동생인 박정오 큰샘 대표는 “사실상 모든 민간단체에 대한 전방위적인 첩보 활동을 전개할 수 있고, ‘동행 감시’를 위해 수사경찰이 파견될 수도 있던 셈”이라며 “근접하지 않은 장소에서 경찰의 이동차단 조처는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단을 무시하고 교통경찰을 동원해 이동을 제한하려는 건 초법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청장의 임기는 절반 남았다. 남은 임기에 대해 김 청장은 “한국 경찰도 이제 존중받을 수준은 됐다고 생각한다. 한국 경찰에 대한 평가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높고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신뢰도 조사에서는 항상 꼴찌 수준이다. 이를 바꿔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엉터리 해명
과잉 논란도

이어 “미국 예일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역 범죄감소율이 20~30%를 기록해도 경찰 신뢰도는 4% 정도 오르는 데 그친다고 한다. 신뢰도를 높이려면 공감받을 수 있는 경찰 활동에 중점을 둬야 한다. 경찰관 한 명 한 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존중과 사랑은 물론 존경받는 경찰을 만들겠다는 욕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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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