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까지’ 민주당 당권경쟁 관전포인트

공룡여당 고삐 누가 쥘까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시작됐다. 후보군은 어느 정도 압축된 상태다. 출마 예정자들은 행보를 직접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물밑은 그 어느 때만큼이나 뜨겁다. 180석 거대 여당의 차기 당권은 누가 쥐게 될까.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고성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대표 임기는 오는 3월9일 종료될 전망이다. 딱 대선 1년 전이다. 민주당 당헌 제25조는 ‘당 대표가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대표는 내년 대선에 출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임기 1년6개월을 남겨두고 물러나는 이유다. 신임 당  대표 선출 전까지 민주당은 김태년 원내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레이스
본격 시작

민주당 전당대회는 오는 5월 실시될 예정이다. 전대를 앞두고 차기 당권을 향한 물밑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신임 당 대표는 어느 때보다 막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기가 그렇다. 2022년 3월과 6월에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있다. 차기 당 대표 임기는 2022년 8월까지다. 신임 당 대표가 굵직한 선거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후보군을 살펴보면 혁신과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출마 예정자는 민주당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이다. 송 의원은 5선, 우 의원과 홍 의원은 4선 국회의원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지난해 8·29 전당대회에서 모두 당 대표로 출마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표의 출마가 결정되자 차례로 뜻을 접었다. 그만큼 몸이 달아 있다는 후문이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인물은 홍영표 의원이다. 홍 의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권 도전 의사를 묻는 진행자의 물음에 “아무래도 청와대나 당을 좀 잘 알고 있고, 문재인정부 성공이나 정권 재창출이 중요하지 않느냐”며 “제가 어떤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추미애 당 대표 시절 원내대표를 지냈다. 현재는 민주당의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 홍 의원은 명절을 맞아 여권 텃밭 다지기부터 시작했다. 설 연휴가 끝난 지난 15일 홍 의원은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의 문을 두드렸다.

홍 의원은 광주시청을 방문해 이용섭 광주시장과 면담했고, 광주시의회에서 시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모두 홍 의원의 요청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 대·지선 신임 대표 체제로
“변화보다 안정” 중진 의원 포진

홍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호남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홍 의원은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광주군공항 이전에 국방부가 소극적이라고 지적하며 광주·전남 동반성장 방안을 마련해 군공항 이전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외연 넓히기에도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달 19일 유튜브 채널 ‘영표 형아’를 개설했다. 그는 “새로운 시도는 어렵지만 설레기도 한다”며 “그동안 미처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들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튜브에는 홍 의원의 의정활동 영상 등이 게재돼있다.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성준 기자

우원식 의원 역시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 의원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의 첫 원내대표를 맡은 바 있다. 우 의원은 민생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인다. 그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1대 위원장을 맡으며 기업과 노동자가 상생협약을 맺도록 조율,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우 의원 역시 호남을 찾았다. 그는 설 연휴 직전 비공개 일정으로 전남 지역을 순회했다. 우 의원은 대의원 및 당원들을 만나며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은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장인 만큼, 인구 감소에 따른 지자체의 어려움을 강조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일자리와 교육을 중심으로 지역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나주 한전공대 설립과 광주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일찌감치 전대 출마를 다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 의원은 지난해 11월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2주간 자가격리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당원 3000명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우 의원은 여러 의원 모임에도 몸담고 있다.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김근태계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이다. 

알게 모르게
이미 시작

5번째 도전을 앞두고 있는 송영길 의원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신북방외교도 선도하는 등 외교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 그는 지난 2005년과 2008년, 2016년, 2018년에 모두 당 대표로 출마한 바 있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지난 2018년. 당시 송 의원은 2위였다. 

송 의원은 출마 선언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오는 4·7 재보선에 집중하겠다는 의중이다. 재보선 이후에야 출마 선언을 공식화할 전망이다. 송 의원은 지난 7일 부산을 방문해 부산시장 예비후보인 김영춘, 변성완 후보를 찾아 격려했다.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성준 기자

하지만 송 의원 역시 물밑에서는 지지를 호소한 지 오래다. 송 의원은 설 연휴에 전국 당원 1만5000여명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며 지지를 호소했다. 송 의원은 전남 고흥 출신인 만큼 호남에서 상당한 입지를 자랑한다.

송 의원은 PK에서도 지지를 모으고 있다.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송 의원은 지난 7일 부산 연고 의원 모임인 ‘부산 갈매기’ 소속 의원 14명과 부산 가덕도를 찾았다. 이날 송 의원 등은 가덕신공항 특별법 처리를 촉구했다.

송 의원은 지난해 12월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기여한 공로로 부산 명예시민으로 위촉된 바 있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선 한전공대와 광주형 일자리를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공약에 포함시키기 위해 애썼다며 이들 사업의 성공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송 의원은 “풍력에너지와 수소산업을 한전공대와 에너지신산업과 연결해 광주전남을 세계적인 에너지밸리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권리당원(50%)과 대의원(50%)의 결정에 따라 갈린다. 결국 친문(친 문재인) 표심을 얻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친문
호남

홍 의원은 친문 성향 모임인 ‘부엉이 모임’ 좌장이다. 부엉이모임은 지난 2018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 패권주의’를 형성한다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결국 해산돼 지금은 공식적으로는 남아있지 않은 단체다. 다만 부엉이 모임 출신들에 대한 언급은 계속되고 있다.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성준 기자

홍 의원은 부엉이 모임의 연장선상으로 여겨지는 싱크탱크 ‘민주주의 4.0’에서 활동하고 있다. 홍 의원 등은 민주주의 4.0과 부엉이 모임을 따로 봐달라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민주주의 4.0에는 친문인사가 대거 포진돼있는 만큼 쉽게 간과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 의원은 이곳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우 의원은 친노(친 노무현)와 친문 진영의 지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우 의원은 설 연휴 당시 당원과 대의원에게 ‘1988년 평민당 동지로 지난 30여년 간 저와 함께 민주당을 지키고 민생과 민주주의를 꽃피운 우 의원을 응원한다’는 이해찬 전 대표의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우 의원은 자신의 후원회장으로 이 전 대표를 영입한 바 있다.

우 의원은 친노 성향 배우 문성근씨와 친문 성향 최민희 전 의원의 지지도 받고 있다.

송 의원 역시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송 의원은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경력이 있다. 송 의원은 지난 2018년 전당대회에서 ‘We are Moon pa(우리는 모두 문파다)’라는 글자가 적힌 팔찌를 착용하고 다니며 자신이 친문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출마가 예상되는 세 의원 외에도 관심을 받는 의원이 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박주민 의원이다.

박 의원은 재선 국회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 이목을 사로잡은 바 있다. 투표 결과는 3위였다. 당시 이낙연 대표가 60.77%, 김부겸 전 의원이 21.37%, 박주민 의원이 17.85%를 기록했다. 하지만 값진 성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동시다발적’ 텃밭 다지기부터 시작
비대면 전대 예상…대세 선점 누구?

박 의원은 대의원 투표에서 13.51%로 2위인 김 전 의원의 29.9%보다 한참 모자랐다. 다만 권리당원과 국민여론조사,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는 모두 2위를 기록했다. 재선의 박 의원과 4선 의원이자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 전 의원의 체급차는 꽤 컸지만 박 의원이 이를 뒤집은 셈이다. 김 전 의원과 전체 투표 차이를 보더라도 3.52%에 불과했다. 자칫하다간 이변이 일어날 수 있는 수치였다.

그 결과 박 의원은 4·7 재보선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추측이 끊이질 않았다. 그만큼 몸값이 높아진 것이다.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성준 기자

다만 박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 불출마를 밝히면서 출마설은 잠재워졌다. 오늘날 박 의원은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원장을 맡으며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친문 표심을 확보하고 있는 다른 의원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대표적이다. 정 의원은 ‘친문 행동대장’으로 평가받으며 지지자들로부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성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온택트(온라인+언택트) 전당대회’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전당대회를 온택트로 실시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라 장소를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스튜디오로 옮겼다. 인원도 10여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당시 이낙연 후보와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등이 코로나19 의 능동감시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간 점도 한몫했다.

비대면
이번에도?

전당대회 행사가 차질을 빚자 당시 민주당 안팎에서는 ‘대세론’을 일찌감치 선점한 이낙연 대표 당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있었다. 실제로 이낙연 대표의 상대 후보자 측에서는 코로나19 등으로 전당대회가 비대면으로 강행되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번 전당대회 때도 코로나19 기세가 꺾일 것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온택트로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대세론에서 두각을 보이는 후보자들이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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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