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국민이 알아야 할 2021 정치 캘린더

‘부글부글’ 여의도 끓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2021년은 여야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하는 해가 될 예정이다. 가장 큰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미니 대선’이라 불리는 4월 재보궐선거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임기가 끝나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역시 자리에서 물러난다. 2022 대선을 1년 앞둔 시점. 민심의 풍향계를 읽을 수 있는 2021년의 정치 일정을 미리 살펴봤다.
 

오는 1월부터 여야는 당장 ‘미니 대선’이라 불리는 4월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선거 체제에 돌입할 전망이다. 서울과 부산은 유권자만 각각 1150만명인 대한민국 양대 도시다. 2022 대선에 임하는 민심의 향배를 예측할 수 있는 중대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인사의 성추문으로 공석이 된 자리인 만큼 야당인 국민의힘에 유리한 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도권 역시 국민의힘이 쥐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10명의 후보들이 일찍이 예비후보등록을 마쳤고, 당에서는 공천관리위원회를 발족했다. 국민의힘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이 공관위원장을 맡았다.

반면 민주당은 연내에 마무리지으려 했던 내년 4월 재보선 경선룰 확정을 내년 1월 초 이후로 늦췄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더불어 야권의 후보 경선이 흥행할 조짐을 보이자 잠시 관망세에 들어간 것이다.

최대 격전지가 될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는 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나섰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주민 의원은 현재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거론되기 시작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정계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갈등으로 인해 민심의 역풍을 맞은 만큼 선거에 출마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반면 야권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등판으로 파이가 커졌다. 국민의힘 이혜훈 전 의원, 김선동 전 사무총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은 이미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시장 등 거물급 인사의 참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야권 사이에서는 후보가 난립할 경우 결국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민주당에 또다시 뺏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선거 정국에서는 야권 단일화 여부와 방식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부산 시장 후보로는 국민의힘 박형준·이언주·이진복·박민식 등이 출사표를 냈다. 반면 여당 측 인사들은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과 김해영 전 최고위원,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최지은 국제대변인, 박인영 부산시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예비후보자 등록 기간은 내년 3월17일까지다.

김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까지다. 국민의힘은 4·15총선에서 참패한 뒤 김 위원장에게 당 재건을 요청했다. 1년 동안 김 위원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탄핵의 강’을 건너,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것. 

이는 2022 대선에서 야당의 정권 교체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정부를 탄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 위원장이 2022년 대선에서 정권 창출에 또다시 이바지한다면 그야말로 ‘역사’가 되는 셈.

김 위원장은 내년 재보궐선거의 승리를 위해 당 혁신을 기치로 걸었다.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강경층과 선을 긋고 실용 노선을 앞세워 중도층 확장을 시도해왔다.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에 대해 사과한 것은 ‘치적’으로 꼽힐만하다. 

‘미니 대선’ 2022 민심 읽는다
여야 지도부 바뀌고 새 체제


김 위원장의 사과 이후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민주당을 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내년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비대위의 임기가 연장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당 내홍의 조짐은 늘 도사리고 있다. 소수 중진 의원들이 김 위원장의 리더십을 공격하면서 비대위 체제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 김 위원장은 이들과의 조율을 통해 당 분열 리스크를 줄이고, 내년 재보궐선거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민주당의 당헌 25조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대선 경선에 출마할 후보자는 1년 전 당 대표직을 그만둬야 하기 때문. 

이 대표가 대선에 출마한다면 내년 3월9일 이전에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 사퇴 시한을 모두 채운다면 임시 전당대회는 4·7재보선 이후인 내년 5월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당 대표 공백 기간에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자리를 두고 벌써 물밑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송영길(5선·인천 계양을)·우원식(4선·서울 노원을)·홍영표(4선·인천 부평을)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세 사람은 모두 지난 8월 전당대회 때 당권을 노렸다. 하지만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 구도가 조기에 굳어지자 출마의 뜻을 접었다. 

이 대표는 ‘7개월 당 대표’라는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며 사령탑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최근 주춤한 당 지지율과 답보상태인 자신의 지지율로 위태로운 상황이다.

남은 임기 내 괄목할 만한 입법 성과를 내 지지부진한 지지율을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회복, 민생 분야에 입법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로 2022 대선을 8개월 앞둔 상황이 된다.

윤 총장의 정계 입문은 정가에서 꾸준히 대두되고 있는 이슈다. 윤 총장은 최근 대전 고·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퇴임 후 2년 동안 변호사 개업을 못한다”며 “퇴임 후 강아지 세 마리를 보면서 지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했던 발언과 사뭇 결이 다르다. 

추미애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은 여전하다. 추 장관은 지난달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검찰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후 법무부 징계위는 윤 총장에 정직 2개월을 의결했고, 추 장관은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윤 총장은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을 받고 이에 불복해 법원에 집행 정치 신청을 냈다. 

검총 퇴임

국민의힘은 징계 절차의 부당함을 지렛대 삼아 문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반면 민주당은 윤 총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면서 국민의힘의 공세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윤 총장은 ‘때릴수록’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야권의 대권 후보 1위에 오른 바 있다. 윤 총장이 임기를 채울 수 있을까. 퇴임 이후 윤 총장의 행보에도 국민들의 눈길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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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지방선거 관전 포인트

미리 보는 지방선거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선이 끝났다. 모두가 예상한 대로 승자와 패자가 뚜렷하게 갈렸다. 각 정당은 선거 결과에 따라 여당과 야당의 역할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선거를 치른 정치권은 숨 돌릴 새도 없이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지방 권력의 향방을 결정하는 지방선거가 채 1년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서 시작된 대선 정국이 마무리됐다. 2022년 5년 만에 정권교체를 당했던 진보 진영은 3년 만에 다시 여당의 지위를 되찾았다. 보수 진영은 비상계엄과 탄핵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대선이 대통령 궐위로 치러진 보궐선거인 만큼 당선인은 인수·인계 기간 없이 바로 임기에 돌입했다. 또 한 번 정권교체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6개월,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한 지 60일 만에 새 대통령이 선출됐다. 지난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9.4%,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2%,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8%, 무소속 송진호 후보는 0.1%였다. 지상파 3사(KBS·MBC·SBS)가 진행한 출구조사 결과와 차이를 보였지만 당락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입소스·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서 본투표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의 투표자 8만14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0.8%포인트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는 이 대통령 51.7%, 김 후보 39.3%, 이 후보 7.7%였다. 출구조사와 비교해 이 대통령은 낮았고 김 후보와 이 후보는 더 득표했다. 이 대통령은 1728만7513표를 얻어 역대 대선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지만 과반 득표율에는 실패했다. 역대 대선에서 과반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선관위가 지난 4일 오전 6시21분 이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 확정하면서 이 대통령의 5년 임기가 시작됐다. 임기 개시와 동시에 국군 통수권을 비롯한 대통령의 모든 고유 권한이 이 대통령에게 자동 이양됐다. 이 대통령의 임기는 2030년 6월3일까지다. 비상계엄부터 대통령 탄핵, 대선까지 숨 가쁜 6개월을 보낸 정치권은 대선 후폭풍에 직면했다. 문재인정부 이후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던 민주당은 3년 만에 여당으로 복귀했다. 민주당 단독으로만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고 범진보 진영(192석)으로 보면 200석에 육박하는 ‘거대 여권’의 등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 이어 대선서도 패배하면서 존망의 갈림길에 섰다. 당장 대선 패배 책임론이 불거졌고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이전투구 양상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범진보 진영과 비교해 107석이라는 ‘초라한’ 국회 의석수는 행정부와 입법부를 차지한 이재명정부를 견제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3년 만에 정권 탈환 국민의힘, 총선 이어 또 졌다 대선 후폭풍이 걷히면 정치권은 또다시 ‘선거 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 6월3일 지방선거가 예정돼있다. 채 1년이 남지 않은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지 않았다면 내년 지방선거는 윤석열정부 임기 중에 치러질 예정이었다. 윤정부서만 두 번의 지방선거가 열리는 셈이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열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윤정부에 대한 평가이자 대선 전초전 격이었을 선거가 이재명정부의 첫 대형 선거가 된 것이다. 이미 여당이 행정과 입법을 완전히 장악한 상황서 지방 권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이재명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와도 비교할 수 없는 이른바 ‘절대 권력’을 손에 쥐게 된다. 가능성은 작지 않다. 대선 이후 몇 개월 만에 치러지는 선거서 여당이 진 적은 거의 없다. 바로 직전 지방선거서 국민의힘이 압승한 게 대표적이다. 2022년 6월, 윤정부 출범 한 달 만에 열린 지방선거서 국민의힘은 17개 광역단체장 중 서울·인천 등 12곳에서 이겼다. 민주당은 경기·광주·전남·전북·제주 등 5곳에서만 승리했다. 기초단체장 선거도 국민의힘이 완승했다. 전국 226곳 중 145곳에서 이겼다. 서울에서는 25개 자치구 중 17곳에서 승리했다. 2018년 지방선거서 서초구를 제외한 24곳에서 민주당이 이겼던 때와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이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열린 재보궐선거서도 7곳 중 5곳을 차지했다. 당시 이 대통령이 출마한 인천 계양을과 제주을을 제외한 대구 수성을·경남 창원의창·경기 성남시 분당구갑·강원 원주갑·충남 보령·서천 등에 국민의힘 깃발이 꽂혔다. 지난 지방선거는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고 불릴 정도로 네거티브가 난무했던 20대 대선 직후에 열리면서 당시 투표율은 50%를 간신히 넘는 낮은 수준이었다. 역대 지방선거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낮은 수치였다. 새 정부 탄생과 거의 동시에 치러진 만큼 ‘허니문’ 성격이 강했던 점도 국민의힘 승리에 영향을 미쳤다. 민심이 새 정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계엄·탄핵 보수 폭망 불과 3년 만에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대선 승리를 등에 업고 지방 권력까지 차지했던 국민의힘은 순식간에 야당으로 전락했고 민주당은 기세를 탄 상황이다. 이재명정부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지방선거 승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한 호흡으로 같이 나가려면 기울어진 지방 권력 구도를 돌려놔야 한다는 취지다. 내년 6월3일 열릴 지방선거는 대선 이후 1년 뒤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이전 허니문 선거와 비교해 기간이 긴 게 변수로 꼽힌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임기 초인 만큼 여당에 유리한 이슈가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두고 진행 중인 재판이 1년 내내 사회를 달굴 가능성이 크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월14일부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대통령직을 상실하면서 불소추특권도 사라졌기에 혐의가 더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전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심판 심리 때부터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에 대해 철저하게 부인해 왔다. 재판서도 같은 태도를 보여 1심 선고까지는 1년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당선 수락 연설에서도, 취임사에서도 내란 종식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서 진행한 취임 선서에서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주권을 빼앗는 내란은 이제 다시는 재발해선 안 된다.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합당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책을 확고히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제 문제도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현재 안팎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내수 시장은 ‘폭망’ 상태에 접어들었고 외부에선 관세 등으로 시장을 흔들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경제 이슈는 선거판을 늘 좌지우지했다. 텃밭 빼고 다 뒤집혀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먹사니즘’이라는 표현으로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 회복을 첫손에 꼽았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가 재정 투입을 예고했다. 취임 선서에서도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바로 가동하겠다.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돌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재명정부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이다. 통제하고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라 지원하고 격려하는 정부가 되겠다”며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규제는 네거티브 중심으로 변경하겠다. 기업인이 자유롭게 창업하고 성장하며 세계시장서 경쟁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비상계엄 사태 극복과 경제 회복을 전면에 내세워 민심을 다잡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야당이 된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은 ‘견제론’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크다. 의회 권력과 행정부를 장악한 이재명정부를 지방 권력으로 견제하고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총선은 2028년, 이 대통령의 임기 중반 이후에나 치러진다. ‘거대 야권’ 국면이 이 대통령의 임기 내내 지속된다는 뜻이다. 그사이 판을 흔들만한 대형 선거가 없기에 보수 진영으로선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총선이 지방의회 상황에 영향을 받는 만큼 국회 의석 상황을 바꾸려면 지방선거 결과가 중요하다. 문제는 내부 상황이 지나치게 어지럽다는 점이다. 보수 진영서 배출한 대통령이 벌써 두 번째 파면됐고 총선에 이어 대선까지 국민에게 외면받았다. 보수 세력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총선 때부터 나왔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선서 두드러진 존재감을 보여준 윤 전 대통령 측 세력과 결별하는 과정서 보수 진영의 주도권을 둘러싼 혈전이 예상된다. 새 정부 1년 만에 맞대결 3년 전에는 여당이 압승 대선을 완주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의원은 비록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대선 기간 내내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결국 이런 상황을 모두 처리하고 난 뒤에야 보수 진영은 지방선거에 몰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선 과정서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선거에 임하거나 지지층만 믿고 막무가내식 행보를 보이면 총선, 대선서 이어 지방선거까지 3연패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대선과 8대 지방선거, 이번 대선서 각 정당 후보가 얻은 표를 보면 보수 진영의 상황이 얼마나 ‘최악’인지가 드러난다. 국민의힘 후보로 윤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이 대통령이 나선 20대 대선 당시 승부를 가른 건 ‘서울’이었다. 민주당은 선거를 치르면서 서울서 진 적이 많지 않았는데 2022년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로 민심을 까먹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50.6%, 이 대통령은 45.7%를 받았다. 표수로는 31만표 차이였다. 윤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전체 표 차인 24만7000표(0.73%p 차이)보다 컸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을 필두로 강원·대전·충청·TK(대구·경북)·PK(부산·경남)·울산서 승리해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지방선거 때에는 대선서 패했던 인천과 세종에서도 국민의힘이 이겼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국민의힘)이 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무려 20%p 차이로 이겼다. 대선서 45.6%(윤 전 대통령) 대 50.9%(이 대통령)로 5.3%p 차이가 났던 경기도조차 48.9%(국민의힘 김은혜 후보) 대 49.1%(민주당 김동연 후보)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그로부터 3년 뒤 이번 대선서 국민의힘은 강원·TK·PK·울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서 졌다. 지역별로 보면 6곳에서만 김 후보가 이 대통령에 앞섰다. 국민의힘 텃밭이라고 불릴만한 지역과 보수세가 강한 지역서 선전했을 뿐 수도권과 표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충청권서 모조리 패배했다. 여러 차례 대통령을 배출한 전국 정당이 ‘영남당’으로 쪼그라든 순간이다. 안정론? 견제론? 발 빠른 인사들은 벌써부터 지방선거를 정조준하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대선 패배 연설서 “저희가 잘했던 것과 못했던 것을 잘 분석해 정확히 1년 뒤 다가올 지방선거서 개혁신당이 한 단계 약진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어느 정도 승부가 예측됐던 이번 대선과 달리 내년 지방선거가 진짜 대결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개헌 국민투표 가능성 ‘동시에 진행될까?’ 이재명정부는 개헌을 할 수 있을까? 대선일로부터 꼭 1년 뒤인 내년 6월3일 열리는 9대 지방선거서 개헌 이슈가 다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선 이후 첫 대형 선거인 만큼 이날 개헌에 대한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하자는 의견은 대선 기간 내내 나왔다.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은 지난 4월 “2026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로 제7공화국의 문을 열자”며 “대선후보들은 개헌을 약속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정 회장은 “느닷없는 계엄령이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가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는지를 절감했다”며 “다가오는 대통령선거는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설 결정적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87체제’ 종말 초읽기? 그러면서 “개헌 시점은 늦더라도 2026년 6월이어야 한다”며 “이번 대선 이후 대통령과 국회의장의 협력 아래 정부가 지원하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에 부칠 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대선후보 당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 등을 골자로 한 개헌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에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제안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