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가’ 종로대첩 관전포인트

대권 잡으러 ‘호랑이굴’…생존자는?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21대 총선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가 확정되면서 ‘종로대첩’이 본격화됐다. 각종 여론조사서 차기 대권주자 1위로 꼽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출마로 인해 황 대표가 열세인 상황이지만, 끝날 때까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게 선거판이다. 두 잠룡은 ‘대권행’의 첫 관문으로 꼽히는 종로서 여러 전략들을 구상 중에 있다. <일요시사>는 이번 종로 선거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1대 총선서 종로라는 외나무다리서 만나게 됐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12일, 4·15 총선 예비후보등록을 마치면서 종로대첩이 공식화됐다. 여야 거물급 정치인이 맞붙게 된 종로는 이번 총선 전체 판세를 가를 선거구로 떠오르면서 대선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황 대표와 이 전 총리는 각각 박근혜정부와 문재인정부의 국무총리 출신으로 정권을 심판할 수 있는 상징성 있는 인물들인 만큼 이번 총선의 승자는 스타급 정치인으로 급부상하면서 대권행의 탄탄대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낙연 우세
황교안 스퍼트

하지만, 패할 경우 정치인으로서 재기 불능의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현재까지는 이 총리가 우세한 상황이지만, 총선이 60일 남아있는 만큼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다. 실제로 종로는 여야의 텃밭도 험지도 아니며, 보수와 진보가 골고루 섞여있는 지역구다. 게다가 문정부가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정부 심판론도 함께 부상하고 있는 상태라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종로의 총선 성적표를 살펴보면 보수·진보가 번갈아 승리했다. 16·17·18대까지 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내리 3선을 했고, 이후 19·20대 총선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연이어 당선됐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남은 총선 정국에서는 ▲부동산 정책 ▲코로나19 대응 ▲조국 사태 등 여권발 악재에 해당하는 이슈에 따라 여론이 급변할 가능성도 있다.


이 전 총리는 황 대표에 비해 일찌감치 종로에 둥지를 텄다. 그는 지난달 23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서울 종로 출마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직 제안을 수락하겠다고 밝힌 후 종로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선 상태다.

당시 이 전 총리는 “우리의 역사와 얼이 응축돼 숨쉬는 ‘대한민국 1번지’ 종로서 정치를 펼칠 수 있게 되는 것은 크나큰 영광”이라며 “역사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4.15 총선의 최고책임을 분담하게 되는 것도 과분한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반면 황 대표는 지난 7일, 출마 선거구를 두고 긴 고심 끝에 종로 출마를 선택했다.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는 발언 이후 무려 한 달여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그동안 황 대표가 출마할 지역구로 용산, 강남 등 종로를 제외한 지역들이 유력하게 거론돼왔으나 종로를 선택함으로써 이 전 총리와 정면승부하는 ‘종로대첩’이 성사된 것이다.

전직 총리들 외나무 승부
각자 스타일로 민심 공략

종로 출마 선언 당시 황 대표는 “종로를 반드시 ‘정권 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며 “이번 총선이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종로서 시작해 서울 수도권,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의 종로 출마를 두고 이 전 총리는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종로 사수를 두고 이 전 총리와 황 대표는 정반대 행보에 나섰다. 이 전 총리가 현장 탐방으로 정책에 집중하는 가운데 황 대표는 정권 심판론에 집중했다. 이 전 총리는 자신이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리더’임을 강조하는 반면, 황 대표는 자신이 ‘현 정권을 심판하고 나라를 바로잡을 적임자’라고 어필했다.

두 후보의 명함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이 전 총리는 명함 문구에 ‘종로의 삶을 챙기겠습니다. 종로의 미래를 준비하겠습니다’라며 지역구 정책에 더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종로 맞춤형 ▲청년이 돌아오는 종로로 탈바꿈하기 위한 교육·보육·주거환경·산업의 변화 모색 ▲용산-고양 삼송 구간의 신분당선 연장 추진 및 교통 문제 우선 해결 뒤 광화문광장 조성 ▲전통·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역사문화도시로의 발전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재생사업 재추진 등 4가지 공약을 발표한 상태다.


반면 황 대표는 ‘절망을 딛고 종로를 새로 고치겠습니다’라며 문정부를 심판하는 데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

두 후보가 정반대 행보를 함에도 불구하고 예비후보 등록 후 두 후보 모두 처음 방문한 곳이 창신동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 전 총리는 지난 4일 창신동 주택가를 찾아 주거 안정 확보를 위한 도시재생사업을 강조했고, 황 대표는 13일 동묘 상가밀집지역을 둘러보며 ‘종로 경제 살리기’를 외쳤다.

정책에 집중
정권 심판론

창신동은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거주 연령층이 높은 편으로 진보세가 강한 곳이다. 아울러 호남향우회의 힘이 막강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종로구)창신동에 호남 사람이 많다”는 중개업자의 말에 개신교도인 황 대표는 “(오늘)제일 먼저 창신동에 있는 교회에 들러 예배하고 왔다”고 했다. 호남향우회에 힘을 실어달라고 한 이 전 총리의 메시지와 달리 황 대표는 민심을 확장하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 ▲

이 전 총리는 총선까지 지역밀착형 선거운동으로 밑바닥 표심을 다지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이 내세우는 정권심판론에 직접 대응하기보다는 주민들의 삶을 세밀하게 챙기겠다는 판단이다. 바닥 민심 관리로 지역구 관리가 철저했던 정세균 총리를 본보기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정치권서 “종로서 세 명 이상 모인 곳엔 항상 정세균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역구 관리에 부지런했던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반면 황 대표는 대정부 투쟁으로 정권 심판을 종로서 이루고자 할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경제·외교안보 등 문정부의 실정을 지렛대 삼아 대역전승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황 대표는 선거 유세 첫날 젠트리피케이션의 여파가 큰 ‘젊음의 거리’를 방문해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상권이 활기를 잃은 곳을 방문함으로써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정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지난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 등록을 하며 “문재인정부를 심판하기 위해 어려운 첫걸음을 뗐는데 여러 가지로 불리한 상황, 어려운 여건이다. 늦게 시작했지만, 반드시 문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 종로서 꼭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문정부 심판을 앞세우는 황 대표를 민주당서 대응사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 전 총리가 종로에서 함께 선거 유세를 이어가며 ‘야당 심판론’으로 대항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년 혜화동?
미지 교남동?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야당 심판론 대 정권 심판론의 싸움이 종로서 시작될 것”이라며 “역대 최악의 국회를 만들고 민생·경제·남북관계서 오로지 반대로 일관한 최악의 야당에 대한 심판이 더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종로대첩의 중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보수통합 여부다. 지지부진하던 보수통합이 속도를 낸다면 보수 결집 효과로 인해 황 대표가 승리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현재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밝힌 후, 중도·보수통합을 표방하는 통합신당준비위원회는 통합신당의 공식 명칭을 ‘미래통합당’으로 확정한 상태다.

문제는 보수통합의 범위다. 황 대표의 종로 출마로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불출마를 발표한 상태지만 종로 정치 지형에 이렇다할 영향력을 발휘할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두고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JTBC서 “무소속 이정현 의원의 불출마는 상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후보로 나왔을 경우 보수 지지층의 표를 그가 얼마나 가져갈 수 있었겠냐를 고려해보면 미미한 영향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수통합의 관점에서는 이 의원이 물러났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는 있을지언정 표 계산에선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종로구의 동별 특징에 따른 두 후보의 미시적인 선거 공략 역시 주목할 만한 요인이다. 동별 표심이 확연히 다른 종로구의 특성 때문에 전략 역시 유동적일 가능성이 높다. 과거의 선거에 비춰봤을 때 종로구 정치 지형은 대체적으로 동쪽이 진보, 서쪽은 보수로 나뉘는 ‘동진서보’의 양상을 보여왔다. 동쪽의 창신동, 숭인동, 무악동은 종로구 내에서 전통적으로 진보성향 정당이 강세지역으로 꼽힌다.

반면 주거 형태가 대형 평수의 빌라나 고급 단독 주택 위주인 구기동과 평창동은 보수색이 짙은 곳으로 꼽힌다.

보수통합 여부 선거 승리 변수로
표 잡을 공약은? 무당층 얼마나?

두 후보 모두 당의 열세 지역에 둥지를 틀고 반대 성향의 표심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황 대표가 곧 입주할 혜화동 아파트는 모교 성균관대와 인접한 곳으로, 동쪽의 평창동과 사직동에 비해 여권 지지율이 높은 곳이다. 혜화동은 성균관대를 중심으로 한 대학로가 형성돼있어 2030 비율이 38.6%에 달하는 지역이다.

혜화동은 최근 두 차례 총선서 모두 민주당이 승리로 이끈 곳으로, 지난 20대 총선에선 민주당 당시 정세균 후보가 한국당 오세훈 후보를 상대로 2000표 이상의 큰 차이로 이겼다. 이 지역의 투표율은 66.6%로 종로구 평균(62.9%)보다 높은 곳이라 중요한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으로 2030세대는 진보층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지만, 지난 ‘조국 사태’로 인해 20대 표심이 이전과 같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황 대표는 거주지로 혜화동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종로의)중앙이고, 그동안 당에서 득표를 하지 못했던 지역으로 들어가(총선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텃밭인 종로의 ‘동쪽’서 20대 청년층의 표를 확장해야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반면 이 전 총리는 보수세가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로 서쪽 끝 교남동의 아파트에 전셋집을 구했다. 교남동은 2017년 이후 2500세대 규모의 경희궁 자이 아파트가 들어선 곳으로 민심이 아직 파악되지 못한 곳이다. 이 아파트는 ‘강북의 대장주’로 불리며 16억∼17억원 (33평 기준)의 높은 매매가로 서민 주거지역이라고 보긴 어렵다. 다만 고소득의 ‘젊은’ 유권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들의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외에도 두 후보는 각각 열세 지역서 표를 만회하기 위한 공약을 추진 중이다. 이 전 총리는 용산과 고양 삼송을 잇는 신분당선의 연장 추진을 첫 번째 지역발전 공약으로 내놨다. 신분당선 연장 노선은 부암동을 거쳐 가 종로 유권자들이 교통 및 역세권 개발 등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이다.

필승 전략은?
표심 어디로?

하지만 지난해 4월 KDI(한국개발연구원) 등이 사업성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면서 종로 민심이 어수선한 상태다. 지난 9일, 이 전 총리가 “고양 삼송과 용산 구간 신분당선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 지역의 흔들리는 표심을 노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이번 총선은 양쪽 이념 지형의 고정 지지층이 확고히 버티는 가운데, 무당층의 표심을 어느 후보가 가져오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