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킹 프로젝트’ 전말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3.17 07:59:36
  • 호수 12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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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지기 전에 ‘새 피 수혈’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대권을 정조준한 모양새다. 그가 후원회장을 맡은 예비후보만 21명이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그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치권은 이들을 잠재적 친이낙연계로 보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자타공인의 차기 대권주자다.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기도 한 이 전 총리는 과연 총선 승리와 계파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대권에 가장 근접한 정치인이다. 실제로 그는 복수의 여론조사서 오랜 기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이 전 총리에게 종로 출마를 요청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전 총리는 현 시점서 민주당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이다. 

계파 외연
확장할까?

민주당 내에서 그의 위치를 잘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다. 바로 이 대표와 함께 당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의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이해찬·이낙연’이라는 투톱 체제다. 당초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이 전 총리에게 원로들이 맡아온 ‘특별선대위원장직’을 줄 것이라 예상했다. 대한민국 ‘정치1번지’라는 종로에 출마하는 만큼, 전국 단위의 선거 지원이라는 부담을 지우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이 전 총리에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겼는데 그의 위상을 격상시키는 결정이었다. 이 대표가 이 전 총리에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기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곧바로 이 전 총리를 예우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전 총리의 주요 역할은 전국구 선거 지원유세인데 그의 전국적 인지도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지원유세가 힘든 상황서도 이 전 총리는 나름의 대책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바로 ‘온라인 지원유세’다. 


지원유세 창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이낙연TV’다. 후보자들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본인에 대한 홍보도 병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지난 1일 그는 해당 채널을 통해 경기 용인정에 전략공천된 이탄희 전 판사를 칭찬했다. 해당 영상서 이 전 총리는 이 전 판사에 대해 “(이 전 판사는)정의로운 법조인이었고, 이제 정의로운 국회의원이 될 자격을 갖춘 분”이라며 홍보했다.

지난 10일에는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을 응원하며 “(백 의원은)대단히 강단 있는 분이다. 검사에 재직하다 검찰이 공정성, 중립성 의심을 받는 것을 보고 과감히 사표를 내고 나온, 심지가 굳은 분이다. 국회에 들어와서도 검찰 개혁의 맨 선봉에 섰다. 백 의원이 새롭게 개척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늘 기대를 갖고 있다”고 지원했다. 

21명의 후원회장…계파 확장
숙청된 기존 가신들 어쩌나∼

‘이낙연 마케팅’은 이번 21대 총선을 관통하는 흐름 중 하나다. 민주당 후보 다수가 이 전 총리와 찍은 사진을 현수막에 넣는가 하면, 지원유세를 요청하고 있다.

지난 1월22일에 열린 민주당 총선 입후보자 전·현직 의원 교육연수 현장이 대표적이다. 당시 현장에 교육을 들으러 온 다수의 입후보자들이 이 전 총리 곁으로 몰렸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는데 해당 사진들은 입후보자들의 페이스북 등에 곧바로 게재됐다. 

이낙연 마케팅은 특히 이 전 총리의 고향인 전남 지역서 강세다. 이 전 총리는 전남 영광서 태어나 전남 함평·영광·장성서 4선 국회의원으로 지낸 뒤 전남도지사로 올라섰다. 이 정도면 전남의 터줏대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 후보들의 ‘이낙연 활용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전 총리를 자신들의 후원회장으로 영전하고 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현역 국회의원 다수의 후원회장을 맡았다고 발표했다. 강훈식·김병관·김병욱·백혜련·박정 의원 등이다. 
 

▲ (사진 왼쪽부터)백혜련·이개호·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재정 전 대변인

총선에 출마하는 원외 인사들의 후원회장직도 수락하고 있다.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서울 광진을), 이탄희 전 판사(경기 용인정), 김용민 변호사(경기 남양주병), 김주영 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경기 김포갑), 김현정 전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위원장(경기 평택을) 등이 주인공이다.

그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충북 증평·진천·음성 지역구에 출마한 임호선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임 예비후보는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경찰청 차장 재직 당시 총리로 모셨던 인연이 있다”며 “이 전 총리가 후원회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현역 국회의원을 포함해 이 전 총리가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인사는 모두 21명이다(지난 13일 기준). 그 수는 총선이 다가올수록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후원회장직은 이 전 총리 입장서도 반길 만한 일이다. 정치권은 이 전 총리의 대권도전에 걸림돌로 당내 부족한 기반을 꼽는다. 지난 2014년 7월 전남도지사로 당선된 이후 이 전 총리는 중앙당서 멀어져 있었다. 이 때문에 20대 국회서 속칭 ‘이낙연계’로 통하는 의원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줄줄이
공천 불발

만약 이 전 총리가 후원회장을 맡은 인사들이 대거 21대 국회에 입성한다면, 이 전 총리는 든든한 ‘우군’을 다수 확보하게 된다. 일각에선 이 전 총리가 21명이나 되는 인사들의 후원회장을 자청한 이유가, 오는 2022년에 있을 대선에 미리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한다. 즉, 대권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기존 ‘이낙연계’는 민주당 공천서 쓴맛을 봤다. 7명의 이낙연계 핵심 인사 중 단 3명만 공천장을 받았거나 경선서 승리했다. 본선에 진출한 이낙연계 핵심 인사는 단 3명이다. 부산 사상에 출마해 해당 지역 단수공천을 받은 민주당 배재정 전 의원은 이낙연 국무총리실 비서실장 출신이다. 

20대 국회서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현역인 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 단수공천됐다.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이 의원이 오기 전 이 전 총리가 내리 4선을 한 지역구다. 이 의원과 마찬가지로 20대 국회서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오영훈 의원은 경선서 승리, 제주을 후보로 결정됐다. 

반면 광주 서을 지역구에 출마한 이남재 전 전남도지사 정무특보는 양향자 전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장에게 패했다. 전남 목포에 도전했던 우기종 전 전남도지사 정무부지사는 경선서 ‘박원순계’ 김원이 후보와의 대결서 고배를 마셨다. 

서울 동대문을에 나선 지용호 전 국무총리실 정무실장은 해당 지역구가 ‘청년우선전략선거구’로 지정되면서 공천서 배제됐다. 경기 의정부을에 출사표를 던진 문은숙 전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도 김민철 대통령직속 자치분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과의 경선서 쓴잔을 마셨다. 
 

이들은 모두 이 전 총리와 손발을 맞춘 측근들이다. 즉 이들의 본선 진출 여부는 이낙연계의 외연 확장에 중요한 포인트였다. 결과적으로 이 전 총리 측근들의 본선 진출이 연이어 좌절됨에 따라 이 전 총리의 후원회장직 수락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낙연계 확장의 전제 조건은 이 전 총리 자신의 생환이다. 한국 ‘정치1번지’ 서울 종로에 출마한 그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의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다. 두 사람은 복수의 여론조사서 대선주자 선호도 1, 2위를 달리는 만큼 사실상의 미니 대선이다.

첩첩산중
변수도 산적

여기에 손학규 전 대표라는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등장했다. 손 전 대표는 종로와 인연이 깊다. 학창시절을 보낸 매동초·경기중·경기고·서울대(연건캠퍼스 시절)는 모두 종로에 위치해 있다. 현재 거주지도 종로로 알려져 있다. 지난 18대 총선 때 손 전 대표는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종로에 출마해 당시 한나라당 박진 후보에게 3.9%포인트 차로 석패한 바 있다.

이 전 총리와 손 전 대표는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왔다. 지난 2010년 당내 비주류였던 이 전 총리를 당 사무총장으로 임명한 사람이 바로 손 전 대표다. 손 전 대표가 민주당 대표를 역임했을 때의 일이다. 이 때문에 당시 정치권은 이 전 총리를 ‘손학규계’로 분류했다. 

손 전 대표가 전남 강진 만덕산에 칩거(2014∼2016년)할 때 그를 자주 찾은 사람이 바로 이 전 총리다. 당시 이 전 총리는 전남도지사를 역임하고 있었다.

방정식은 상당히 복잡해졌다. 손 전 대표의 등장으로 이 전 총리, 황 대표 중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예상하기 힘들다. 일각에선 이 전 총리가 황 대표보다 중도층서 우위를 보이는 만큼 손 전 대표가 이 전 총리의 중도층을 일부 흡수, 황 대표가 유리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손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 대표를 역임하던 시절 꾸준히 ‘문재인정부 심판론’을 제기해온 만큼 황 대표의 핵심 지지층을 일부 흡수, 이 전 총리가 유리해질 수 있다고 전망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 전 총리는 자신의 생환뿐 아니라 민주당의 총선 승리라는 중책을 짊어지고 있다.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의 또 다른 직책은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이다. 코로나19를 저지하느냐, 못하느냐는 이 전 총리뿐 아니라 민주당의 명운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전 총리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연일 강도 높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서 열린 제2차 코로나19 대응 당정청 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총리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이하 추경)만으로는 현장의 위기가 진정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추경 이상의 추가적인 대책 마련 계획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지원 유세로 영향력↑
종로 선거 변수는?

이 같은 강단 있는 모습은 총리직을 역임하던 시절에 빛을 발했던 바 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2018년 정부서울청사에서 있은 국무회의에 참석해 가짜뉴스에 대한 전방위적 대응을 지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가짜뉴스가 창궐한다. 유튜브, SNS 등 온라인서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가짜뉴스가 급속히 번지고 있다”며 “개인의 사생활이나 민감한 정책현안은 물론, 남북관계를 포함한 국가안보나 국가원수와 관련한 턱없는 가짜뉴스까지 나돈다”고 지적했다.

기자 출신으로 평소 정제된 표현을 해왔던 이 전 총리는 이날만큼은 ‘표현의 자유 뒤에 숨은 사회의 공적’ ‘공동체 파괴범’ ‘나와 다른 계층이나 집단에 대한 증오를 야기해 사회통합을 흔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민주주의 교란범’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가짜뉴스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소신 있는 발언도 이 전 총리의 존재감 부각에 한몫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임명에 “문제가 없다”는 청와대 발언에 대해 “아쉽다”고 평가하는 등 균형 잡힌 언행을 보여줬다.
 

▲ 이탄희 전 판사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 때는 서울 아파트값 폭등과 관련해선 “그동안 많이 올랐던 곳은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정기국회 때마다 야당 의원들의 집중 공세에 막힘없는 답변을 해 ‘사이다 총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은 이 전 총리가 짊어진 숙제로 꼽힌다. 민주당은 지난 8일,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대응하기 위한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참여할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당시 이 전 총리는 “비난은 잠시지만, 책임은 4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 미래한국당에 대한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지난 11일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이 전 총리는 “그 앞에 더 중요한 얘기를 했는데 그 얘기는 다 빠졌다”며 한 걸음 물러섰지만, 연합정당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 전 총리도 공감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찬반 극명
존재감 부각

민주당의 연합정당 참여 여부는 당 의원들 사이서도 여전히 ‘갑론을박’이다. 찬성론자들은 미래통합당의 제1당 저지를 명분으로 내세운다. 지금 상황서 선거를 치른다면 비례대표서만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의석 수가 20석 가까이 차이가 날 것이란 위기감이 깔려 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민심의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이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 창당을 ‘꼼수’라고 비판했던 바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히 수도권 중도층의 민심이반을 우려 중인데 어떤 결과가 나오든 민주당의 총선 승리와 맞물려 이 전 총리의 대권가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경선 탈락’ 금태섭

당내 ‘소신파’로 분류됐던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서울 강서갑 경선서 탈락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비판은 물론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서 거짓말 논란에 대해 윤 총장의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조국 사태’ 때는 공정성 가치 훼손을 이유로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임명을 반대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 극렬 지지층으로부터 ‘문자 폭탄’을 받는 등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민주당은 금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하는 과정에 찜찜한 뒷맛을 남겼다. 앞서 민주당은 후보자 공모가 끝난 서울 강서갑에 이례적으로 추가 공모를 결정한 바 있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당에 쓴소리를 내온 금 의원을 찍어냈다고 해석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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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