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90>{휴가&투자}두 마리 토끼 잡는 법

경치 좋은 내집으로 피서 떠나볼까

<일요시사=장결철 르포라이터>본격적인 휴가철에 돌입하면서 휴가지 인근 분양물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평소 시간적 여유가 없는 수요자들이 여름 휴가철에 피서도 즐기고, 인근 부동산 현장도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본격 휴가철 전국 유명휴양지 인근 분양 봇물
세컨드하우스·베이비부머 노후 대비용 인기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분양 비수기로 꼽히는 7∼8월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약 3만4500여 가구의 알짜 분양 물량들이 예정돼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지방 부동산 인기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부산과 울산, 강원도, 충청남도 등 유명 휴가지 인근 주요 분양 물량이 예정됨에 따라 여름휴가와 부동산 알짜 물량을 노리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산·울산·충남 등
비수기 3만가구 분양

 
국내 여름휴가지 중 가장 인기가 높은 부산은 해운대, 광안리, 다대포 등 5개 해수욕장을 갖추고 있다. 또 다양한 여름 축제 및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열풍이 하반기에도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역이다.

포스코건설은 오는 8월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일원에 ‘부산 더샵 파크시티’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41층, 총 14개동, 총 1758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되며,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5㎡이하의 중소형 평형 중심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단지 주변 온천천이 흐르고 있어 쾌적한 주거 환경이 가능하다. 홈플러스, 연동시장, 동래봉생병원 등 생활편의 시설도 풍부하다. 간절곶 일출, 강동·주전 해안 자갈밭, 고래바다여행 등 가족 여름 휴가지로 인기가 높은 울산은 올 상반기 부동산 열기가 뜨거웠던 곳이다.


대우건설은 울주군 범서읍 굴화장거지구 1블록에 ‘울산 문수산 푸르지오’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29층 4개동, 392가구로 구성되며, 전용면적 84㎡단일 평형으로 구성된다.

문수산의 자연환경과 무거생활권의 편의시설 이용이 편리하다. 무거초교, 신복초교, 삼호중, 문수고, 울산대학교가 인접해 교육환경도 뛰어나다. 이와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로 교통망 확충 등 다양한 개발 호재가 기대되는 강원도는 치악산과 박경리문학공원, 구룡사 등이 있는 원주시가 여름철 유명 휴가지로 꼽힌다.

우미건설은 오는 8월 강원도 원주시 무실2지구 5블록에 ‘원주 무실2지구 우미린’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0층, 총 653가구로 조성되며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5㎡이하의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된다. 강원 원주시 무실2지구는 중앙고속도로 남원주IC와 마주하고 있어 타지역으로 이동이 수월하다. 주변에 시청과 법원, 현재 공사 중인 검찰청이 위치해 있다.

수도권에서 가깝고 교통이 편리해 여행지로 찾는 사람들이 많은 충청남도는 대천해수욕장과, 안면도, 보령머드축제 등으로 유명한 휴가지다. 충청남도로 휴가를 떠나는 수요자들은 지난 1일 공식 출범한 세종시 내 부동산에 관심이 뜨겁다.

모아주택산업은 세종시 1-4생활권 L4블록과 M1블록에서 ‘세종시 모아엘가’ 193가구(전용면적 84~99㎡)와 407가구(전용면적 59㎡)를 8월 분양할 예정이다. 중흥건설도 8월 세종시 1-3생활권 L1블록에 ‘세종시 중흥S-클래스3차’ 559가구를 분양한다.

바다·강·산 있는
레저형 아파트 주목

한 부동산 전문가는 “휴가철에는 수도권보다는 자연스레 지방으로 움직이기 마련”이라며 “평소 시간적 여유가 없는 수요자들에게 여름 휴가철은 피서도 즐기고, 인근 부동산 현장도 둘러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유명 휴가지로 꼽히는 주요 지방에서 입지와 상품, 개발 호재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알짜 물량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무역업을 하는 허창(42)씨는 해외 출장이 잦아 인천공항 인근 호텔을 자주 이용한다. 허씨는 최근 호텔 대신 사용할 목적으로 공항 인근 영종신도시의 오피스텔을 분양받았다. 본인이 직접 이용하다 때에 따라 장기 임대도 할 계획이다. 영종도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많고 주변 휴양지도 풍부한 편이다. 허씨는 아파트가 완공되면 영종도 주변 관광지에서 휴가를 즐길 계획이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허씨처럼 휴양지 주변에 땅을 사거나 집을 지으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경치 좋은 곳에 휴가를 갔다가 세컨드하우스(살고 있는 집 이외의 별장개념 주택) 희망을 키우기도 한다. 특히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은 노후를 대비해 휴양지 세컨드하우스 장만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즉흥적으로 땅 장만에 나서기보다 시간을 갖고 단계를 밟아나가라”고 입을 모은다.

휴양지 주변의 세컨드하우스나 아파트가 휴가 때 편리함과 장기투자가치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세컨드하우스 업계에서는 ‘느낌’을 중요하게 여긴다. 수요자의 느낌이 좋은 곳이 곧 가치가 높은 곳이라는 뜻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휴양지 땅을 사면서 3년 정도 후에 시세차익을 얻으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이용가치에 초점을 맞추면서 투자 이익은 적어도 10년 이후를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원 지역 세컨드하우스용 토지값으로는 ㎡당 8만∼30만원 선이 알맞다. 지역별로는 1시간30분 전후에 갈 수 있는 수도권 인근 충청·강원지역을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은퇴 후에는 시간 여유가 많기 때문에 고속도로에서 다소 멀더라도 땅값이 좀 더 싼 곳을 주목할 만하다.

해당 지역을 잘 아는 것은 필수다. 고향 또는 친인척 거주지 주변이 좋고, 여러 차례 방문해보는 것은 기본이다. 외지인에게 배타적인 곳이 많아 마을 이장과 친분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 용도별로는 보호·생산·계획관리지역이어야 외지인이 집을 지을 수 있다.

바다나 산을 끼고 있는 지역의 레저형 아파트도 주목받고 있다. 강원, 경기 가평·양평, 부산, 제주 등 인기 관광지의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사들여 본인이 사용하면서 휴가철에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임대를 놓는 방식이다.

1시간30분 전후 충청·강원 추천
다소 멀더라도 땅값 싼 곳 주목

아파트여서 이용하기 편리하고, 전원주택에 비해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게 장점인데 이런 상품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 부산지역 아파트가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과 가까워 사계절 관광객이 많은 경기 양평과 가평 일대, 평창 겨울올림픽 특수가 기대되는 강원지역,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 제주 등도 레저형 주거상품 입지로 알맞다. 유명 휴양지 주변 아파트로 임대수익을 원할 때 가장 큰 문제점은 현지에서 임대 관리를 해줄 업체를 찾는 일이다. 분양받을 당시 공급 업체로부터 임대 대행업체를 소개받는 것도 좋다.

휴양지 부동산 중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펜션도 인기다. 펜션은 한 건물에 여러 개의 펜션이 배치돼 있는 단독형 펜션과 각각의 펜션이 독립된 주택 형태를 띠고 있는 단지형 펜션으로 나뉜다.

단독형 펜션은 대체로 직접 펜션을 지어 운영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에게 적합하다. 구분등기가 돼 있지 않아 일반인들이 소액으로 투자하기에는 쉽지 않다. 보통 경기도나 강원도 지역에서 20실 안팎의 단독형 펜션을 직접 짓거나 기존 매물을 사기 위해서는 10억원 안팎이 필요하다. 하지만 구분 등기가 돼 있는 단지형 펜션은 보통 1억원 이내로 개인들이 투자하기 적합하다.

여윳돈 운용하고
수익률 보수적으로


중계업소 관계자는 “단지형 펜션은 위탁업체가 관리를 맡고 있어 주인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며 “세컨트하우스로 사용하고 과도한 임대 수익을 노리지 않는다면 해볼 만한 투자”라고 말했다.

휴양지 인근의 오피스텔과 소형아파트도 투자할 만한 상품이다. 특히 전국 스키장과 가까운 곳의 아파트는 겨울철 이른바 ‘시즌방’수요가 꾸준해 4개월 정도 임대를 주고도 7% 안팎의 수익률을 올릴 수도 있다.

시즌방이란 스키장이 열리는 기간 동안 단기간 임대로 운용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 휘닉스파크 스키장 정문에 위치한 J밸리 59㎡형은 매매가격이 7600만원이지만 시즌방을 운영하면 4개월 동안 600만∼65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부산 해운대 등 인기 휴양지의 소형 오스텔도 세컨드하우스로 사용하면서 임대 수익을 올리기에 유용하다.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 소형 오피스텔의 경우 여름 휴가철과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인 7∼10월까지 4개월 동안 단기 임대 수요가 풍부하다. 월 임대료가 60만원 정도여서 4개월간 240만원 정도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주요 콘도미니엄 회원권도 투자 대상으로 삼을만 하다. 일부 인기지역 회원권은 3∼4% 정도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데다 향후 되팔 경우 시세차익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휴양지 부동산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휴양지 부동산은 여윳돈을 운용해 투자를 해야 한다. 부산 해운대 등 도심과 인접한 휴양지가 아니라면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투자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발품을 파는 것을 꺼려해서는 안 된다. 펜션의 경우 자신이 투자할 상품에 몇 차례 묵은 후 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 서비스 수준이나 시설의 만족도, 예약 상황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위탁관리업체가 신뢰를 할 만한 업체인지도 판단한 후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전문가들은 수익률 분석은 가능한 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기를 권한다. ‘대박’을 바라지는 말라는 의미다. 휴양지 부동산은 1차적인 목적이 세컨드하우스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되고 무리하게 대출을 끌어들여 사는 것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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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