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M그룹-한미동맹친선협회-K사 기막힌 동거 내막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2.02 10:02:18
  • 호수 12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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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당마님이 세운 수상한 회사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요즘 말 많고 탈 많은 SM그룹. 이번엔 SM그룹 뒤에 숨은 수상한 회사가 포착됐다.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사실혼 관계이자 그룹 2대주주 김혜란 삼라 이사(<일요시사> 1241호 ‘SM그룹 후계열쇠 쥔 회장님 내연녀의 정체’ 참조)가 설립한 ‘K사’다. 실소유주, 매출, 사무실 등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요시사>가 한꺼풀씩 그 베일을 벗겨봤다.
 

K사는 2009년 1월 화물운송 중개, 대리 및 관련 서비스업 등으로 설립됐다. SM그룹 2대주주이자 우 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김 이사의 개인회사였다. 설립 당시 김 이사는 자본금 1억원에 지분 100%로 K사를 세웠다. K사는 우오현 회장과 김 이사 사이서 태어난 장남 우기원 라도 대표이사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개인회사?
자회사?

대표이사도 김 이사였다. K사 법인등기부등본부에 따르면 김 이사는 ‘대표권 있는 사내이사’로 나타났다. 그는 K사를 설립할 당시 SM그룹의 지주사격인 삼라의 지분 15.00%를 보유한 3대 주주였다. 

김 이사가 K사 경영에 직접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2010년경 한 협력업체가 SM그룹의 수수료 갑질을 견디다 못해 K사 대표이사였던 김 이사에게 호소문을 쓴 적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협력업체 호소문은 다음과 같다. 

“김혜란 사장님 저는 현재 SM그룹 모 계열사에 재료를 납품하고 있는 하청업체 사장입니다. 정말 어디 하소연할 곳이 없어 이렇게 여기저기 수소문한 결과 (우오현)회장님께 보내기는 그룹 총수로 계시는 분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 같아 가장 빨리 전달될 곳이 (김혜란)사장님이라 생각돼 보내게 됐습니다. 갑작스럽게 받으시고 당황스러우시겠지만 저의 얘기를 들어보시고 회장님께 말씀 좀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런데 2012년도 김 이사는 돌연 K사의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모든 등기임원직서 사임했다. 그가 왜 K사의 등기임원직서 물러났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현재 김 이사는 K사에서 어떤 직책도 맡고 있지 않다. 김 이사가 사임한 시점으로 SM그룹과 K사는 무관하다고도 볼 수 있다. 

현재 K사의 대표이사는 이모씨다. 2012년 5월 김 이사가 등기이사직서 물러난 이후, 그해 8월 이씨가 K사 지분 100%를 인수해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K사는 이씨의 개인회사가 됐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여전히 K사가 SM그룹의 영향력 아래 운영되고 있다는 정황이 곳곳서 포착됐다. 그동안 K사가 SM그룹 계열사로 보일만한 행적이 많았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 지정제도 개요 및 지정자료 작성 요령’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사 범위는 주식 취득과 소유 명의와 상관없이 실질 소유 관계로도 판단할 수 있다. 모기업 혹은 총수가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계열사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공정거래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3조’는 지배적인 영향력 판단 기준을 다섯 가지로 명확하게 규정했다. 

K사 실체는? 사실혼 배우자가 설립
그룹 계열 같이 명함·회사간판 만들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3조)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사를, 대기업 총수가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회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K사는 지배적인 영향력 판단 기준 다섯 가지 중 최소 네 가지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


▲당해 회사가 동일인(대기업 총수)의 기업집단의 계열회사로 인정될 수 있는 영업상의 표시행위를 하는 등 사회 통념상 경제적 동일체로 인정되는 회사 = K사는 대외적으로 SM그룹 계열사인 것처럼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K사 임원 A씨 명함에는 ‘SM KOOOOOOO’로 표기돼있다. 명함에 나타난 ‘SM’의 로고는 SM그룹이 사용하는 CI였다. 현재 K사는 이 명함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사 관계자에 따르면 <일요시사>가 입수한 명함을 2013년 초반까지만 사용했다.
 

▲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명예사단장으로 30사단 장병 사열식을 해 논란이 됐다. 당시 우오현 회장의 친 여동생이자 한미동맹친선협회 회장인 우현의씨도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 11월4일 <일요시사>는 K사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 일신빌딩을 찾았다. K사 사무실 입간판에는 SM KOOOOOOO라고 돼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일요시사>가 K사 사무실 재방문했을 때는 입간판이 사라진 상태였다. 

2010년 5월 우 회장의 친여동생이자 한미동맹친선협회 회장인 우현의씨가 <매경이코노미>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우씨의 인터뷰 사진 뒷배경을 보면 ‘SM KOOOOOOO’ 간판이 있다.  K사 사무실서 인터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우씨는 당시 SM그룹 계열사인 경남티앤디 사장이었다.  

우씨는 최근 논란이 된 우 회장의 ‘명예사단장 30사단 장병 사열식’을 기획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 회장의 명예사단장 사열식에 우씨도 참석했다. 또 우씨도 지난해 육군 1사단 명예사단장에 위촉돼 열병식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무실도 
함께 쓴다

▲동일인이 직접 또는 동일인 관련자를 통해 당해 회사의 조직변경 등 주요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 = K사는 우 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김 이사가 설립한 회사였다. 2012년 K사와 관련된 모든 등기이사직서 사임하면서 SM그룹과 사실상 무관한 회사가 됐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동안 K사와 한미동맹친선협회가 ‘한몸’처럼 움직였다. 두 회사는 총 3번의 사무실 이전을 했는데, 매번 같은 사무실을 함께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동맹친선협회는 SM그룹의 계열사로 분류되는 특수관계사다. 현재 우씨는 한미동맹친선협회 회장이자 SM그룹 대외협력 총괄사장이다. 우 회장은 한미동맹친선협회 고문이기도 하다. 

K사(2009년)와 한미동맹친섭협회(2010년)는 설립할 때부터 같은 사무실을 썼다. K사와 한미동맹친선협회의 법인 등기부등본부에 따르면 설립 초창기 두 회사 사무실 주소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 381-16 KCC엠파이어리버 208호였다. 

2011년 K사가 사무실을 이전했는데, 한미동맹친선협회도 해당 사무실로 이사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두 회사의 법인 등기부등본부에 따르면 2014년 하반기까지 사무실 주소가 서울 여의도동 17-9 잠사회관 403호였다. 

현재도 K사와 한미동맹친선협회가 사무실을 함께 쓰고 있다. 두 회사의 사무실 주소는 여의동 15-15 일신빌딩 3층이다. 실제로 사무실 입구에 K사와 한미동맹친선협회 간판이 함께 걸려 있었다. 


그룹·TNS
“관련 없다”

▲동일인이 지배하는 회사와 인사(임·직원) 교류가 있는 회사 = SM그룹을 비롯해 K사와 한미동맹친선협회는 인사교류가 있던 것으로 확인된다. 

K사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를 지냈던 김 이사는 현재 SM그룹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이다. 김 이사는 대한해운·경남티앤디·동아건설산업·삼라산업개발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 외에도 2006과 2007년부터 현재까지 SM그룹 계열사 우방산업의 감사며, 삼라마이다스 사내이사다.

K사 임원 A씨가 SM그룹과 특수관계사인 한미동맹친선협회 사무총장인 것으로 확인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A씨 명함에는 K사와 한미동맹친선협회 직함이 표기돼있다. 이 명함에는 K사와 한미동맹친선협회 홈페이지를 함께 소개하기도 했다. 

한미동맹친선협회 정관에 따르면 사무총장은 회장의 지휘감독을 받아 일반사무를 총괄하고 사무를 관장한다. 실제로 A씨는 한미동맹친선협회 실무도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한미동맹친선협회의 2015년도 사업실적보고서의 작성자가 A씨였다. 
 

▲통상적인 범위를 초과해 동일인 또는 동일인 관련자와 자금·자산·용역 등의 거래를 하거나 채무보증 관계가 있는 회사 = K사는 설립 초창기부터 SM그룹의 일감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K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2009년 6월 SM그룹 물류 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0월 28일 SM그룹 사정에 정통한 핵심 관계자는 “SM그룹이 우 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김 이사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SM그룹과 K사 사이 구체적인 거래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여전히 SM그룹과 K사 사이 거래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실제로 K사는 설립 초창기부터 수십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일으켰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K사 연간 매출은 ▲2009년 17억원 ▲2010년 30억원 ▲2011년 33억원  ▲2012년 59억원 ▲2013년 120억원 ▲2014년 140억원 ▲2015년 70억원 ▲2016년 50억원 ▲2017년 60억원 ▲2018년 50억원 등인 것으로 파악된다. 

여동생 운영 협회 
‘한몸’처럼 움직여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3조 중 단 하나라도 부합할 경우 반드시 계열사로 신고·편입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K사가 SM그룹의 위장 계열사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위장 계열사란 실제로는 계열사지만 외견상 계열관계가 아닌 것처럼 은닉된 회사를 말한다. 공정거래법상 위장 계열사는 불법이다. 그동안 재벌과 대기업들이 위장 계열사를 불공정 거래와 부정한 돈세탁, 비자금 마련, 세금 면탈,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위법성 있는 계열사’나 위장 계열사로 판정하면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검찰 고발까지 가능하다. 

앞서 2016년 공정위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를 위해 설립한 회사를 롯데그룹의 위장 계열사로 판단했다. 신 총괄회장과 서씨 역시 법적인 부부가 아니다. 두 사람이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씨 회사가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되지 않았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결과 두 사람이 법적인 부부가 아니지만 사실상 특수관계인이며, 경영권, 인사권 행사 등 롯데그룹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서씨 회사를 롯데그룹 위장 계열사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신 총괄회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며, 서씨 회사를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조치했다. 

신 총괄회장은 1심서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반면 롯데그룹은 서씨 회사 계열사 편입 조치에 반발해 공정위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1심서 승소한 상태다.

SM그룹과 K사는 두 회사가 ‘무관한 회사’라고 밝혔다. 지난 11월28일 <일요시사>는 반론을 듣기 위해 SM그룹 관계자와 직접 만났다. SM그룹 관계자는 “K사와 SM그룹은 전혀 관련이 없다. SM그룹 계열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요시사>는 제대로 된 반론을 듣기 위해 SM그룹 법무팀 임원에게도 여러 차례 통화와 문자를 남겼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관계 없다고?
영향력 여전

K사 관계자는 “과거 김 이사가 설립했던 건 맞지만, 지금은 SM그룹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현재 SM그룹 명함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과거 협력사 차원서 SM그룹 명함을 사용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K사 직원이 한미동맹친선협회 일을 한 것에 대해)오래 전부터 봉사 차원서 협회 일을 해왔다. 협회 쪽에서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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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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