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M그룹-한미동맹친선협회-K사 기막힌 동거 내막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2.02 10:02:18
  • 호수 12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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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당마님이 세운 수상한 회사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요즘 말 많고 탈 많은 SM그룹. 이번엔 SM그룹 뒤에 숨은 수상한 회사가 포착됐다.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사실혼 관계이자 그룹 2대주주 김혜란 삼라 이사(<일요시사> 1241호 ‘SM그룹 후계열쇠 쥔 회장님 내연녀의 정체’ 참조)가 설립한 ‘K사’다. 실소유주, 매출, 사무실 등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요시사>가 한꺼풀씩 그 베일을 벗겨봤다.
 

K사는 2009년 1월 화물운송 중개, 대리 및 관련 서비스업 등으로 설립됐다. SM그룹 2대주주이자 우 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김 이사의 개인회사였다. 설립 당시 김 이사는 자본금 1억원에 지분 100%로 K사를 세웠다. K사는 우오현 회장과 김 이사 사이서 태어난 장남 우기원 라도 대표이사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개인회사?
자회사?

대표이사도 김 이사였다. K사 법인등기부등본부에 따르면 김 이사는 ‘대표권 있는 사내이사’로 나타났다. 그는 K사를 설립할 당시 SM그룹의 지주사격인 삼라의 지분 15.00%를 보유한 3대 주주였다. 

김 이사가 K사 경영에 직접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2010년경 한 협력업체가 SM그룹의 수수료 갑질을 견디다 못해 K사 대표이사였던 김 이사에게 호소문을 쓴 적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협력업체 호소문은 다음과 같다. 

“김혜란 사장님 저는 현재 SM그룹 모 계열사에 재료를 납품하고 있는 하청업체 사장입니다. 정말 어디 하소연할 곳이 없어 이렇게 여기저기 수소문한 결과 (우오현)회장님께 보내기는 그룹 총수로 계시는 분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 같아 가장 빨리 전달될 곳이 (김혜란)사장님이라 생각돼 보내게 됐습니다. 갑작스럽게 받으시고 당황스러우시겠지만 저의 얘기를 들어보시고 회장님께 말씀 좀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런데 2012년도 김 이사는 돌연 K사의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모든 등기임원직서 사임했다. 그가 왜 K사의 등기임원직서 물러났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현재 김 이사는 K사에서 어떤 직책도 맡고 있지 않다. 김 이사가 사임한 시점으로 SM그룹과 K사는 무관하다고도 볼 수 있다. 

현재 K사의 대표이사는 이모씨다. 2012년 5월 김 이사가 등기이사직서 물러난 이후, 그해 8월 이씨가 K사 지분 100%를 인수해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K사는 이씨의 개인회사가 됐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여전히 K사가 SM그룹의 영향력 아래 운영되고 있다는 정황이 곳곳서 포착됐다. 그동안 K사가 SM그룹 계열사로 보일만한 행적이 많았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 지정제도 개요 및 지정자료 작성 요령’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사 범위는 주식 취득과 소유 명의와 상관없이 실질 소유 관계로도 판단할 수 있다. 모기업 혹은 총수가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계열사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공정거래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3조’는 지배적인 영향력 판단 기준을 다섯 가지로 명확하게 규정했다. 

K사 실체는? 사실혼 배우자가 설립
그룹 계열 같이 명함·회사간판 만들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3조)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사를, 대기업 총수가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회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K사는 지배적인 영향력 판단 기준 다섯 가지 중 최소 네 가지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


▲당해 회사가 동일인(대기업 총수)의 기업집단의 계열회사로 인정될 수 있는 영업상의 표시행위를 하는 등 사회 통념상 경제적 동일체로 인정되는 회사 = K사는 대외적으로 SM그룹 계열사인 것처럼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K사 임원 A씨 명함에는 ‘SM KOOOOOOO’로 표기돼있다. 명함에 나타난 ‘SM’의 로고는 SM그룹이 사용하는 CI였다. 현재 K사는 이 명함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사 관계자에 따르면 <일요시사>가 입수한 명함을 2013년 초반까지만 사용했다.
 

▲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명예사단장으로 30사단 장병 사열식을 해 논란이 됐다. 당시 우오현 회장의 친 여동생이자 한미동맹친선협회 회장인 우현의씨도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 11월4일 <일요시사>는 K사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 일신빌딩을 찾았다. K사 사무실 입간판에는 SM KOOOOOOO라고 돼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일요시사>가 K사 사무실 재방문했을 때는 입간판이 사라진 상태였다. 

2010년 5월 우 회장의 친여동생이자 한미동맹친선협회 회장인 우현의씨가 <매경이코노미>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우씨의 인터뷰 사진 뒷배경을 보면 ‘SM KOOOOOOO’ 간판이 있다.  K사 사무실서 인터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우씨는 당시 SM그룹 계열사인 경남티앤디 사장이었다.  

우씨는 최근 논란이 된 우 회장의 ‘명예사단장 30사단 장병 사열식’을 기획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 회장의 명예사단장 사열식에 우씨도 참석했다. 또 우씨도 지난해 육군 1사단 명예사단장에 위촉돼 열병식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무실도 
함께 쓴다

▲동일인이 직접 또는 동일인 관련자를 통해 당해 회사의 조직변경 등 주요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 = K사는 우 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김 이사가 설립한 회사였다. 2012년 K사와 관련된 모든 등기이사직서 사임하면서 SM그룹과 사실상 무관한 회사가 됐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동안 K사와 한미동맹친선협회가 ‘한몸’처럼 움직였다. 두 회사는 총 3번의 사무실 이전을 했는데, 매번 같은 사무실을 함께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동맹친선협회는 SM그룹의 계열사로 분류되는 특수관계사다. 현재 우씨는 한미동맹친선협회 회장이자 SM그룹 대외협력 총괄사장이다. 우 회장은 한미동맹친선협회 고문이기도 하다. 

K사(2009년)와 한미동맹친섭협회(2010년)는 설립할 때부터 같은 사무실을 썼다. K사와 한미동맹친선협회의 법인 등기부등본부에 따르면 설립 초창기 두 회사 사무실 주소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 381-16 KCC엠파이어리버 208호였다. 

2011년 K사가 사무실을 이전했는데, 한미동맹친선협회도 해당 사무실로 이사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두 회사의 법인 등기부등본부에 따르면 2014년 하반기까지 사무실 주소가 서울 여의도동 17-9 잠사회관 403호였다. 

현재도 K사와 한미동맹친선협회가 사무실을 함께 쓰고 있다. 두 회사의 사무실 주소는 여의동 15-15 일신빌딩 3층이다. 실제로 사무실 입구에 K사와 한미동맹친선협회 간판이 함께 걸려 있었다. 


그룹·TNS
“관련 없다”

▲동일인이 지배하는 회사와 인사(임·직원) 교류가 있는 회사 = SM그룹을 비롯해 K사와 한미동맹친선협회는 인사교류가 있던 것으로 확인된다. 

K사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를 지냈던 김 이사는 현재 SM그룹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이다. 김 이사는 대한해운·경남티앤디·동아건설산업·삼라산업개발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 외에도 2006과 2007년부터 현재까지 SM그룹 계열사 우방산업의 감사며, 삼라마이다스 사내이사다.

K사 임원 A씨가 SM그룹과 특수관계사인 한미동맹친선협회 사무총장인 것으로 확인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A씨 명함에는 K사와 한미동맹친선협회 직함이 표기돼있다. 이 명함에는 K사와 한미동맹친선협회 홈페이지를 함께 소개하기도 했다. 

한미동맹친선협회 정관에 따르면 사무총장은 회장의 지휘감독을 받아 일반사무를 총괄하고 사무를 관장한다. 실제로 A씨는 한미동맹친선협회 실무도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한미동맹친선협회의 2015년도 사업실적보고서의 작성자가 A씨였다. 
 

▲통상적인 범위를 초과해 동일인 또는 동일인 관련자와 자금·자산·용역 등의 거래를 하거나 채무보증 관계가 있는 회사 = K사는 설립 초창기부터 SM그룹의 일감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K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2009년 6월 SM그룹 물류 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0월 28일 SM그룹 사정에 정통한 핵심 관계자는 “SM그룹이 우 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김 이사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SM그룹과 K사 사이 구체적인 거래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여전히 SM그룹과 K사 사이 거래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실제로 K사는 설립 초창기부터 수십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일으켰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K사 연간 매출은 ▲2009년 17억원 ▲2010년 30억원 ▲2011년 33억원  ▲2012년 59억원 ▲2013년 120억원 ▲2014년 140억원 ▲2015년 70억원 ▲2016년 50억원 ▲2017년 60억원 ▲2018년 50억원 등인 것으로 파악된다. 

여동생 운영 협회 
‘한몸’처럼 움직여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3조 중 단 하나라도 부합할 경우 반드시 계열사로 신고·편입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K사가 SM그룹의 위장 계열사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위장 계열사란 실제로는 계열사지만 외견상 계열관계가 아닌 것처럼 은닉된 회사를 말한다. 공정거래법상 위장 계열사는 불법이다. 그동안 재벌과 대기업들이 위장 계열사를 불공정 거래와 부정한 돈세탁, 비자금 마련, 세금 면탈,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위법성 있는 계열사’나 위장 계열사로 판정하면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검찰 고발까지 가능하다. 

앞서 2016년 공정위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를 위해 설립한 회사를 롯데그룹의 위장 계열사로 판단했다. 신 총괄회장과 서씨 역시 법적인 부부가 아니다. 두 사람이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씨 회사가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되지 않았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결과 두 사람이 법적인 부부가 아니지만 사실상 특수관계인이며, 경영권, 인사권 행사 등 롯데그룹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서씨 회사를 롯데그룹 위장 계열사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신 총괄회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며, 서씨 회사를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조치했다. 

신 총괄회장은 1심서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반면 롯데그룹은 서씨 회사 계열사 편입 조치에 반발해 공정위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1심서 승소한 상태다.

SM그룹과 K사는 두 회사가 ‘무관한 회사’라고 밝혔다. 지난 11월28일 <일요시사>는 반론을 듣기 위해 SM그룹 관계자와 직접 만났다. SM그룹 관계자는 “K사와 SM그룹은 전혀 관련이 없다. SM그룹 계열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요시사>는 제대로 된 반론을 듣기 위해 SM그룹 법무팀 임원에게도 여러 차례 통화와 문자를 남겼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관계 없다고?
영향력 여전

K사 관계자는 “과거 김 이사가 설립했던 건 맞지만, 지금은 SM그룹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현재 SM그룹 명함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과거 협력사 차원서 SM그룹 명함을 사용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K사 직원이 한미동맹친선협회 일을 한 것에 대해)오래 전부터 봉사 차원서 협회 일을 해왔다. 협회 쪽에서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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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신학원 이사의 수상한 영전

[단독] 한신학원 이사의 수상한 영전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한신학원 이사였던 A씨가 한신대학교 총장과 이사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가 취하했다. 공교롭게도 고소를 취하하기 직전에 열린 이사회에서 그는 교육인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고소가 이뤄진 배경은 지난 5월22일 열린 한신대학교 이사회에서 비롯됐다. 이날 회의에는 총장을 비롯해 이사 17명이 참석했다. 당시 학교법인 한신학원의 감사가 “그동안 한신대에서 사내 공사를 한 금액이 70억원이 넘는데 모두 입찰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공사로,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했다”고 보고하면서다. 학원 감사 내부 폭로 당시 감사의 충격적인 발언으로, 한신학원 이사 A씨는 고민 끝에 업무상 배임 및 횡령으로 한신대 총장과 이사장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했다. A씨가 지적하는 부분은 세 가지다. 첫 번째로 한신학원 재산인 거제도 땅과 관련한 배임을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신학원은 거제시에 임야 약 55만평을 보유하고 있었고, 도로가 연결되지 않은 ‘맹지’로 분류된 해당 부지에 대해 논의 중이었다. 그 곳은 수익용 기본재산임에도 장기간 활용이 어려운 상태였다. 한신학원 측은 이 토지를 단순 보유할 경우 관리비만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가치 상승도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었다. 당시 M 건설은 2016년부터 경남 거제시 아주동 일원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업 대상 부지 중 일부가 학교법인 한신학원 소유의 임야로 포함돼있었고, 한신학원 역시 해당 지역 임야를 공동개발 방식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M 건설은 경상남도로부터 지구 지정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한신학원 이사들은 당시 이사장이 학원 소유 토지를 공공임대주택 개발에 제공하는 대가로 2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사실을 용역업체 대표의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 이사회는 즉시 M 건설 측에 협상단을 파견해 토지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했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한신학원의 상급기관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이하 기장총회)는 사업 자체를 중단시켰다. 이로 인해 M 건설은 한신학원 측의 토지 사용 승낙을 얻지 못하게 됐고, 결국 조건부 지구 지정이 취소될 위기에 놓이면서 개발사업은 사실상 좌초됐다. 이후, 한신학원 법인 산하 ‘한신영림운영위원회’는 열린 회의에서 해당 부지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에 참여하는 형태로 개발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 회의에는 삼부토건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B씨와 C씨가 직접 참석해 사업 구조와 예상 수익, 한신학원의 참여 방식 등을 설명했다. 이들은 명함까지 주며 자신들을 “삼부토건 고문”과 “부사장”이라고 소개하며 접근했다. 한신대 상대로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 고소 불법 매각·쪼개기 공사·교비 횡령 의혹 제기 두 사람이 제안한 내용은 “삼부토건이 M 건설로부터 사업권을 인수해 시행하며, 한신학원은 부동산투자회사(REITs)에 현물출자하고 주식 지분을 배당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때 M 건설에도 B씨와 C씨가 접근했다. 이들은 “한신학원과 협의를 주선해 사업을 재개시키겠다”고 제안했다. M 건설은 이 제안을 믿고 2023년 8월 ‘사업시행대행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조건은 B씨 측이 같은 해 9월20일까지 한신학원으로부터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받아오면 용역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M 건설은 계약금 명목으로 1억원을 지급했다. 같은 해 이사회는 한신영림운영위원회의 보고를 바탕으로 관련 헌의안을 기장총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한신학원은 기장총회가 한신대 운영을 위해 설립한 법인으로, 모든 사업은 기장총회의 허가가 필요하다. 보고서에는 구체적인 사업 예측치도 포함됐다. “지구 단위 승인을 거쳐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될 경우 평당 100만~150만원의 감정가가 예상되며, 현물출자 후 10년 임대 기간이 끝나 분양 전환 시 내부수익률(IRR)은 약 6.77% 이상”이라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기장총회는 “한신학원 소유 토지는 공공개발 참여 대신 현금 매매로 전환한다”는 결의를 내렸다. 한편, 약속된 기한이 지나도 M 건설에 토지 사용 승낙서는 발급되지 않았다. M 건설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자 B씨 측은 “승낙서가 곧 발급된다”며 시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승낙서는 끝내 발급되지 않았다. M 건설은 곧바로 계약을 해지하고, 실제 B씨가 대표로 있는 S사를 상대로 계약금 1억원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이 시기 한신학원은 삼부토건에 이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삼부토건은 “B씨와 C씨는 우리 회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답변했다. 즉, 자신들을 삼부토건 관계자라고 밝힌 B씨와 C씨가 실제로는 삼부토건 관계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삼부토건 본사는 “이들과 별도의 위임이나 계약관계를 맺은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 대형 건설사인 삼부토건의 이름을 내세워 사업을 추진하려 한 것이다. 실체 없는 부동산 리츠 이후 B씨는 자신의 배우자 명의의 P사로 이름을 바꿔 사업을 계속 추진했다. B씨 일행의 만행을 알게 된 M 건설은 지난해 3월, 한신학원에 ‘토지 매수의향서’를 보내 “거제 아주동 임야를 평당 50만원에 매수할 의사가 있다”고 전달했다. M 건설은 인근 토지를 이미 평당 44만원에 매입했다고 밝히며, 한신학원 토지는 “13% 이상 높은 가격으로 정당하게 매입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B씨는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한신학원은 같은 해 5월30일, B씨의 부인이 대표로 있는 P사와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총장과 이사장이 이 제안을 알고도 이사회나 총회에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M 건설의 제안이 있었음에도 총장과 이사장이 P사와 불공정한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문제로 지적한 점은 계약 내용이었다.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계약금 총액은 10억5000만원으로 명시됐지만, 실제 한신학원이 받은 금액은 1억원뿐이었다. 잔금 9억5000만원은 “4년 이내 부동산투자회사(REITs)와의 매매계약 재체결 시 지급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고, 심지어 한신학원은 받은 계약금 1억원을 매수인에게 반환하기로 명시돼있었다. 또 특약 사항에는 ‘매도인은 계약 체결 시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발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즉, 계약금 실수령액이 전체의 100분의 1에 불과한 상황에서 매수인이 토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셈이었다. 고소인은 이를 “매매계약을 가장한 사실상 사용 허가서”라고 주장했다. 한신학원 정관 시행세칙 제18조에는 “기본재산의 매도·증여·교환 또는 용도 변경 시에는 재적 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 관할 관청 허가를 득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고소인은 “삼부토건으로 의결된 사업을 P사로 변경하면서 이사회가 새로이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토지 처분 신고도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한신학원은 지난해 1월 교육부에 ‘수익용기본재산 처분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감정가 이상(16억7000만원 이상)에 토지를 처분하고 대체 부동산을 구입하겠다”고 보고했다. 이후, 교육부는 이 신고를 ‘처분 허가’로 정정해 승인했으며 “1년 내 매각 완료, 대금 완납 전 소유권 이전 불가”를 조건으로 달았다. 그러나 P사와의 계약서에는 잔금 지급 시점이 명확히 적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고소인은 “교육부에는 단기 매각으로 보고하고 실제로는 장기 임대 형태로 계약했다”며 기망 가능성을 제기했다. 계약서상 ‘잔금 수령일’이 없고, 2차 계약금도 부동산투자회사와의 별도 계약 체결 이후로 미뤄져 있다. 쪼개기 공사? 교비도 횡령? 가장 큰 문제점은 잔금을 받기로 한 부동산투자회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당 회사는 현재 설립 예정으로 실체가 없는 곳이다. 게다가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토지 사용 허락서는 교육부의 허락을 받아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토지 사용 허락서가 교육부에 신고되지 않은 채 발급됐다는게 A씨의 주장이다. 실제 교육부는 민원 답변을 통해" 해당 토지의 사용 승낙 신청을 접수하거나 허가한 내역이 없으며, 우리부 허가가 없는 토지 사용 승낙은 효력이 없다"고 못 박았다. 두 번째로, 한신대가 진행한 각종 시설공사와 관련해 수의계약 체결 과정의 절차 위반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A씨는 “학교법인 및 산하 대학이 사립학교법과 학내 재정세칙에 따라 공개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해야 하는 공사계약을 다수 수의계약 형태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한신학원 정관과 세칙에는 ‘2000만원 이상의 공사는 공고를 해서 경쟁에 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2인 이상의 견적서와 시방서, 설계서를 징수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한신대학교는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약 40억원 규모의 공사 57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절차를 대부분 생략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법인 내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도 교내 공사 57건이 40억원에 진행됐다. 동일 공사인데도 나눠서 계약을 하고, 2억원까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명목으로 쪼개기 공사와 공사 지정 업체의 중복이 발견되는 등 부실 흔적이 많다. 앞으로 전자입찰이 되도록 공사 입찰 규정을 반드시 만들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계약단가가 낮아져 수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규정을 어긴 업무처리로 한신학원 및 한신대에 수억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며 이를 업무상 배임 행위라고 주장했다. 세 번째로 한신대학교 교비 회계 자금이 학교 운영과 직접 관련 없는 법률 비용으로 사용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A씨는 “교비 회계는 학교 운영과 교육에 필요한 경비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음에도, 교비 자금이 법적 분쟁 비용으로 전용됐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것은 노무사 선임비용 약 6800만원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신대 총장은 2023년 고용노동부에 진정이 제기된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노무사 및 법률대리인 선임 비용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했다. 해당 진정은 한신대 내부 인사·노무 관련 사안으로, 교직원 고용 문제 및 근로계약 분쟁에 대한 것이었다. 이사회 후 돌연 취하, 왜? 학원 교육인사위원장 임명 A씨는 이를 업무상 횡령에 해당하는 행위로 판단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교비는 학생 교육에 직접 필요한 용도로만 집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법인 소송이나 노무 분쟁처럼 학교 운영 전반과 직접 관련이 없는 항목은 교비에서 부담하면 안 된다는 것이 고소인 측의 입장이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비용 지출의 성격이다. 즉 ‘노무사 선임이 학교 교육활동에 직접 관련된 행위인가’가 판단 기준이 된다. 실제로 올해 대법원은 노무법인 자문 비용을 교비회계 자금으로 집행한 행위를 업무상 횡령으로 판단하는 판결을 내렸다. 제주의 한 대학교 총장 A씨는 소속 교수가 자신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그 비용 330만원을 포함해 총 1880만원의 변호사 비용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며 “교수 및 노조 등과 관련한 분쟁 대응을 위한 변호사 비용은 학교의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현재 해당 고소 건은 취하된 상태다. 지난달 <일요시사>가 이 사건을 취재하던 과정에서 한신대 비서실을 통해 A씨가 고소를 취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제보자 역시 “해당 이사가 면직 압박을 받고 고소를 취하했으며, 그 직후 인사위원장 보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기자가 한신학원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지난달 10일 인사위원장으로 임명됐고, 같은 달 11일부터 공식 업무가 시작됐다. 추가로 확보한 녹취에서 A씨는 고소를 취하한 이유에 대해 “이사회에서 강제로 면직시키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한신학원 인사위원회는 내부 교직원의 인사와 징계 등을 담당하는 핵심 기구로, 교육인사위원장은 실질적인 권한이 큰 자리로 알려져 있다. 통상 이사장은 교육인사위원장 출신 가운데에서 선출되는 경우가 많아, 해당 보직이 사실상 이사장 자리로 가는 주요 루트인 셈이다. 대가성 보직? 이사장 루트 한편, 한신대는 해당 고소 건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한신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토지 매각 문제의 경우 한신학원의 문제고 한신대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수의계약 문제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2억원 미만이면 가능하다”고 밝혔고, 교비 횡령 의혹은 “사건 조사 관련된 비용으로 지출된 부분이라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