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M그룹 우오현 회장, 총리 동생에…대통령 동생도 품었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7.01 08:58:41
  • 호수 12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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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친동생 문재익씨가 SM그룹 해운 계열사인 KLCSM서 선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일요시사>는 SM그룹이 이낙연 총리의 동생 이계연씨를 삼환기업 대표이사로 영입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권력서열 1, 2위의 동생들을 영입한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정치권 인맥에 눈길이 쏠린다. 
 

재계 순위 35위에 올라선 SM그룹이 ‘재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인수합병(M&A)을 무기로 사세를 빠르게 확장한 결과다. 2017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 편입된 SM그룹은 2년 만에 재계 순위가 46위서 35위로 뛰어올랐다. 

어느새 재계 35위
M&A로 사세 확장

자산 규모도 2017년 7조원에서 2018년 8조6000억원, 2019년 9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자산 9조8000억원을 기록한 SM그룹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준대기업(자산 5조원 이상 10조원 미만)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또 최근 SM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나오면서 큰 이목을 끌었다. 

<일요시사>의 취재를 종합하면 SM그룹에는 대통령과 총리의 친동생들이 재직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동생 문재익씨가 지난해부터 SM그룹 계열사인 KLCSM(이하 케이엘씨SM)서 선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케이엘씨SM은 대한해운의 자회사로 SM그룹 해운 계열사들의 선박·선원 관리 운송 지원 서비스를 담당하는 선박 관리 전문업체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케이엘씨SM의 사내이사로 등재돼있기도 하다. 
 

▲ 우오현 SM 회장

문씨는 지난해 케이엘씨SM 선장 경력 공채에 모집해 입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문씨는 케이엘씨SM에 소속돼있지만, 현재는 대한해운 선장으로 파견 근무하고 있다는 게 해운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대한해운 벌크선 선장으로 일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문씨가 대통령의 친동생이라는 걸 다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많은 해운 기업이 선원 인사나 운송지원을 전담하는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넷째 동생 문재익  
SM그룹 해운계열사 선장으로 근무

SM그룹 측은 ‘문씨가 SM그룹 해운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SM그룹 관계자는 “(문씨가)케이엘씨SM에 선장으로 재직 중이다. 전 직장서 정년퇴임한 이후 선장 공개채용을 통해 입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한 채용 절차를 거쳤으며, 문씨가 대통령의 친동생이라는 사실은 채용 공고 과정에 누구도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문씨의 정확한 입사 시점은 파악되지 않지만, 해운업계와 SM 내부 인사는 문씨가 지난해 5∼6월부터 근무했다고 전했다. 문씨는 케이엘씨SM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SK해운에 근무한 바 있다. SK해운 관계자는 “문씨는 지난해 퇴사했다. 정확한 퇴사 날짜는 개인정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남4녀 중의 장남이고, 문재익씨는 넷째 동생이다. 문씨는 한국해양대 해사학부 78학번으로 평생 상선의 선장으로 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당시, 동생 문씨를 크게 혼낸 일화는 유명하다.

문씨 있는
KLCSM은?

2007년 3월 문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되자, 문씨가 승선했던 STX는 그를 해상직에서 육상직 요직으로 발령을 냈다. 당시 이 소식을 들은 문 대통령은 문씨에게 전화를 걸어 “너를 그렇게 대우해도 너희(STX) 회사에 도움 줄 일은 없을 거다. 그러니 다시 배를 타러 나가라”고 불호령을 내렸다. 형의 호통에 문씨는 회사에 보직 변경을 신청했고, 다시 바다로 나갔다. 

SM그룹에는 총리의 친동생도 근무하고 있다. SM그룹은 지난해 6월26일 삼환기업을 인수했으며, 곧바로 이낙연 총리의 셋째 동생 이계연씨를 삼환기업 대표이사로 선임했다(<일요시사> 1177호 ‘총리 동생의 이상한 취업 내막’ 기사 참조).
 

▲ 이계연 삼환 대표

총리 동생을 영입한 것은 우 회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6월 <일요시사> 취재 당시 삼환기업 관계자는 “(계연씨 대표이사 선임은) 회사가 필요하다고 회장님이 판단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치권의 살아있는 권력 1, 2위의 친동생이 한 기업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직 대통령·총리 동생이 같은 기업서 근무하고 있는 건 이례적”이라며 “자칫 정치적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우 회장은 문재인정부서 활발한 경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코트라 경제외교활용포털 등에 따르면 우 회장은 2017년 방미 일정을 제외하고는 2017년 중국, 2018년 베트남·러시아·싱가포르·프랑스 등 문재인 대통령의 모든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방문 경제사절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당한 채용
 누군지 몰라”

우 회장은 문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대면하기도 했다. 지난 1월22일 청와대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우 회장은 SM상선 회장으로 참석해 문 대통령에게 해운업 경기 회복과 자생력 강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우 회장은 “현재 국내 해운업은 산소 호흡기를 쓰고 있는 것과 같이 어렵다. …개선방안을 마련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건의했다. 이 자리서 즉각 문 대통령은 “추후 해양수산부장관을 통해 SM상선과 관련 현황을 듣도록 하겠다. 기업 입장서 속도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후 해양수산부서 현대상선과 SM상선의 합병을 추진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해수부는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지난 4월까지 해수부장관을 역임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를 살리기 위해 SM상선과 현대상선을 통합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삼환기업 역시 이계연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이후 공공사업 수주전서 두각을 나타났다. SM그룹에 따르면 삼환기업은 지난해 8월부터 3개월간 약 3000억원의 공공사업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삼환기업 연간 매출(2660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업계에선 삼환기업의 약진에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직접 영입한 이계연 대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낙연 총리 동생은 건설계열 대표 
권력서열 1·2위 친동생 모두 영입

그동안 SM그룹의 급성장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했다. 10년 사이 급성장한 SM그룹은 재계서 알아주는 M&A 전문기업이 됐다. 특히 박근혜정부부터 문재인정부까지 SM그룹은 법정관리(회생절차) 기업들을 연달아 인수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3년 대한해운 ▲2014년 동양생명과학 ▲2015년 솔로몬신용정보 ▲2016년 성우·태길종합건설·동아건설산업 ▲2017년 경남기업 ▲2018년 삼환기업 등이 그들이다. 

우 회장은 박근혜정부 시절에도 경제사절단에 단골로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취임한 이후 같은 해 5월 미국을 시작으로 2016년 9월 라오스까지 총 21차례 경제사절단과 동행했다. 이 가운데 SM그룹이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횟수는 15차례나 된다.
 

우 회장이 참여한 경제사절단은 2013년 미국·베트남·인도네시아·유럽, 2014년 인도·스위스·독일·중앙아시아·캐나다, 2015년 중남미 4개국, 2016년 이란·몽골 등이다. 2014년 10월 이탈리아부터는 우 회장의 딸 우연아 부사장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당시 중견기업이었던 SM그룹이 대기업 자격으로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뒷말이 적지 않았다.

“그를 주목하라”
 정치인맥 눈길 


우 회장은 박 대통령과도 직접적인 인연이 있다. 2014년 7월 중견기업연합회 출범식서 우 회장은 헤드 테이블에 함께 앉은 박 대통령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했고,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즉석 수용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려 주변을 놀라게 했다. 이 때문에 우 회장의 행보가 정치권 인맥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우 회장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권과 스킨십을 늘려 SM그룹을 키워온 전략을 세운 것이 아니냐”고 분석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우오현 회장의 기막힌 타이밍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남선알미늄 지분 2.27%를 매도하면서 수백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남선알미늄은 이낙연 국무총리의 동생이 SM그룹 계열사 삼환기업 대표이사로 근무해 ‘이낙연 테마주’로 분류된다. 

지난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 회장은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SM그룹 계열사인 남선알미늄 주식 250만644주를 장내 매도했다. 평균 처분단가는 주당 4219원으로 총 105억5000만원어치를 현금화시켰다. 매도 후 지분율은 4.42%서 2.15%로 낮아졌다. 

회사 측은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가격이 ‘꼭지’에 이른 시점에 주식을 매도한 것은 투자금 확보라기보다 차익 실현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남선알미늄은 정치 테마주로 부각되면서 최근 주가가 급등했다. SM그룹 계열사인 삼환기업의 대표이사인 이계연씨가 이 총리의 동생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설문조사서 이 총리가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 남선알미늄 주가는 지난 5월16일 상한가(28.39%)를 찍었다. 

우 회장이 지분을 팔기 전날인 지난 10일 주가는 4310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올 들어 52%, 저점이었던 지난해 10월보다 344% 오른 가격이었다. 

우 회장이 지분을 매도하기 시작한 지난 11일부터 주가 하락이 시작됐다.

매도 기간(11∼17일) 동안 주가는 4310원에서 4080원으로 230원(5.3%) 하락했고, 지분 매도 공시가 나온 다음 날인 19일에는 전일 대비 75원(1.92%) 떨어진 3835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에는 한때 7%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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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