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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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9.12.02 09:40:00
  • 호수 12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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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슐레진저 / 리더스북 / 1만6000원

2017년, 대한민국에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다. 비트코인으로 하룻밤에 억 단위의 수익을 냈다는 소문이 돌자, 너 나 할 것 없이 암호 화폐 시장으로 뛰어들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11월 1000만원을 돌파해 이듬해 1월 2800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이후 악재를 거듭하다 2018년 말에는 300만원대까지 폭락했다. 
전세금, 대학 등록금, 퇴직금, 심지어 사채까지 써서 투자했던 사람들은 천문학적인 손실을 떠안았고, ‘비트코인 우울증’이라는 말이 회자될 만큼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고통에 시달렸다. 여러 언론과 전문가들은 불안정한 시장에 전 재산을 쏟아부은 투자자들의 무지와 경솔함을 탓했지만, 알고 보면 피해자 대부분이 정치인, 변호사, 교수, 의사, 은행가, 대기업 간부 같은 전문직 엘리트들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비극은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부터 반복되고 있다. 아는 것도, 배운 것도 많은 이들은 왜 돈 앞에만 서면 속절없이 ‘마이너스의 손’으로 돌변하는 걸까? 
<부자의 프레임>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경제 전문가인 저자는, 똑똑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금전적 실수를 저지르는 모습을 무수히 목격해왔다. 수천 건의 상담 사례와 연구 자료를 분석한 끝에 저자는 부를 이루는 요인이 지능이나 학벌, 사회적 지위가 아닌 돈을 바라보는 관점, 즉 ‘프레임’에 있다는 걸 밝혀낸다. 저자가 서문에서 “어떤 금융 상품에 투자해야 돈을 벌 수 있는지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다”라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첫걸음은 우리의 시야를 흐리는 인지적 편향과 불안, 두려움 같은 감정을 걷어내는 것이다. 2017년 말 비트코인 열풍의 피해가 치명적이었던 요인 역시 앞으로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최신 편향), “설마 시장가격이 폭락하겠어?” 하는 낙관(낙관주의 편향)과 나만 잘하면 문제없을 거라는 믿음(통제 편향) 등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부자의 프레임>은 돈 관리에 돌입하기 전 따라야 할 3가지 선결 조건(빅 3)과 위험을 분산하는 투자 비결 등을 제시하며, 인지적 함정에 빠지지 않고 위기를 헤쳐나가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세계 금융의 중심으로 불리는 미국 월가에서 옵션 트레이더, 투자 자문가, 재무 설계사로 활약한 베테랑 이코노미스트다. 미국의 6대 지상파 뉴스 중 하나인 CBS 뉴스의 간판 애널리스트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세계 금융 시장의 흐름과 실전 투자에 해박한 인물로 꼽힌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수많은 투자자들을 성공으로 이끈 저자는 <부자의 프레임>에서 돈을 벌고 불리는 검증된 선택지를 제시한다. 
펀드 투자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액티브 펀드와 패시브 펀드를 비롯해, 수익률을 종합주가지수와 연동시킨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에 관계없이 매달 일정 금액을 주식 매수에 투자하는 분할적립투자(DCA) 등 다양한 투자 기법의 장단점을 짚고, 각각의 금융 상품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가 집약된 이 책은 자신의 인생을 걸고 투자의 바다로 뛰어든 사람들의 안전한 구명조끼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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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