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미꾸라지 승츠비’ 승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2.25 10:20:06
  • 호수 12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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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조리 잘도 피하네 ‘군대 가면 끝?’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승리가 버닝썬 폭행사건 논란으로 이미지를 제대로 구겼다. 그동안 자신을 버닝썬 대표이사라고 홍보해왔지만 정작 사건이 불거지자 책임 회피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반면 버닝썬 폭행사건은 마약·성폭행 등 논란이 확대됐다. 현재 승리는 경찰 수사 대상에도 올랐다. 

 

▲ ⓒ승리 인스타그램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1월24일로 거슬로 올라간다. 빅뱅의 멤버 승리가 운영하는 클럽으로 알려진 버닝썬서 김상교씨가 클럽 이사와 보안요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늑골이 부러지는 등 상해를 입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추가적인 폭행을 당했다는 김씨의 주장과 전면 부인 중인 경찰, 폭행은 인정하나 김씨의 범죄로부터 시작됐다는 클럽 측의 삼자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끝없는 논란
경찰은 뒷북

그런데 김씨가 버닝썬 이사와 보안요원들에게 폭행당한 영상이 공개되자 여론이 들끓었다. 서울강남경찰서는 김씨의 주장이 잘못됐다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신고자 김씨와 클럽 이사의 상호 폭행 등 혐의로 피의자로 모두 입건, 강력팀서 엄정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여론은 경찰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경찰이 클럽과 유착해서 김씨를 무리하게 제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버닝썬의 대표이사라고 밝혔던 승리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승리는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론화되기 며칠 전 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일각에선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침묵하고 있던 승리는 지난 3일 본인의 SNS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승리는 “실질적인 클럽의 경영과 운영은 제 역할이 아니었고, 처음부터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도 처음부터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였던 점 깊이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승리는 사건이 불거졌음에도 콘서트를 강행해 팬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지난 16∼17일까지 서울올림픽공원서 ‘퍼스트 솔로 투어-더 그레이티스트 승리-파이널 인 서울’이란 이름으로 콘서트를 연 것. 

공연 직전까지 버닝썬 폭행사건에 대한 승리의 도의적 책임 논란이 거셌다. 팬들은 콘서트 입장권 예매를 잇달아 취소하기까지 했다. 지난 16일 그 첫 번째 무대인 서울 공연서 승리는 팬들에게 사과했지만 과연 이런 엄청난 사건을 앞에 두고 해외공연까지 강행하는 게 옳은 판단이었는지에 대해 뒷말이 많다. 

버닝썬 대표이사라고 자랑하더니… 
논란 불거지자 책임 회피하기 바빠  

현재 승리의 사건인지 및 책임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다. 버닝썬은 승리가 사건 당일에 클럽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인 효연은 개인 SNS에 지난해 11월24일 승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승리 클럽 버닝썬 폭행사건에 효연 인스타그램에는 “언니 도망쳐”와 같은 댓글이 달렸다.

이어 승리도 열흘 후인 12월4일 같은 날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사건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인스타그램에는 사건 당일에 승리가 있었던 건 맞지만, VIP 입구가 아닌 일반 입구에 있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양현석은 입장문을 통해 “승리는 2018년 11월24일 오전 3시까지 클럽에 있었고, 사건 발생은 오전 6시경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KBS는 승리가 지난달 13일경 클럽에 출근할 때 “여기가 언론사가 취재하는 곳이냐” “여기가 그렇게 가드가 사람을 때린다면서요?”라고 말했다는 버닝썬 전직 직원의 증언을 보도했다. 승리가 사건 공론화 전 이미 폭행사건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만 전직 직원은 승리가 사건이 일어난 날짜에는 클럽에 있었으나 사건이 일어난 시각에는 부재했다고 증언했다. 
 


승리는 그로부터 열흘 뒤인 1월24일 버닝썬의 사내이사직서 물러났고, 클럽의 감사를 맡고 있던 승리의 모친도 자리서 물러났다.

한편 승리는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와 <나 혼자 산다> 등의 예능서 자신이 클럽을 운영한다고 주장했다. 승리는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연예인분들 사업이면 이름 빌려주고, 얼굴만 그렇게 하는 줄 아는데 저는 직접 다 한다. 안 그러면 신뢰를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의 책임 여부와 별개로, 승리는 클럽의 실소유주가 아니었다는 해명 때문에 거짓말을 해왔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막상 책임져야 할 상황이 오자 말을 바꿔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팬들도 돌아선 
무책임한 대처

이문호 버닝썬 대표이사도 승리가 클럽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승리와 저는 오랜 친구 사이이며 제가 클럽을 준비할 때 컨설팅 의뢰를 제안했다”며 “승리는 본인이 직접 경영하고 운영을 맡았던 다른 사업체들과는 달리 버닝썬에서는 컨설팅과 해외 DJ 컨택을 도와줬을 뿐, 버닝썬의 실질적인 운영과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버닝썬 사건은 현재 마약·성폭행 등으로 논란이 확대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닝썬 논란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18일 버닝썬 직원이 마약류 투약 혐의로 처음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 주말 버닝썬서 마약 유통을 책임졌다는 의심를 받고 있는 중국인 여성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일명 ‘애나’라고 불리는 이 여성은 VIP 고객을 상대로 마약을 판매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 승리가 애나와 함께 찍은 사진이 지난 12일 SNS에 게시되어 삽시간에 퍼졌다. 중국인 애나는 불법체류자이며 지난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승리는 지난 13일 다른 매체를 통해 “클럽에 있다가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시기에 찍어드린 것”이라며 “사진을 찍은 시점이 정확하게 언제인지, 저 분이 어떤 분인지 잘 기억이 나질 않을 정도”라고 밝혔다.

승리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클럽 운영진이 마약 유통 및 성범죄 의혹 등을 인지하고도 방치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중이다. 이 때문에 과거 이사직에 있던 승리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고 경찰은 승리의 소환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디까지 책임?
포토라인 설까?

승리는 그룹 빅뱅서 서브보컬과 리드댄서를 맡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6개월여간 연습생 기간을 거친 후, 빅뱅 멤버로 데뷔했다. 일본서 활동 시 불리는 예명은 V.I.로 ‘Victory’서 따온 줄임말이다. 그는 2011년 첫 솔로 음반 ‘V.V.I.P’를 발매했다. 

승리는 1990년 12월1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가수의 꿈을 키웠던 그는 정암초등학교를 거쳐 천곡중학교 시절 댄스 그룹의 ‘일화’의 멤버로서 활동했다. 2005년 그는 제2의 신화를 발굴하는 리얼리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Mnet <레츠 코크플레이 배틀신화>에 지원했다.
 


그는 자신의 춤 실력에 자신감이 있었지만, 신화 멤버가 직접 6명의 멤버를 뽑아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시키는 프로젝트서 실력 부족을 이유로 최종 탈락했다. 

이후 승리는 오디션을 통해 YG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발탁됐다. 2006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된 서바이벌 프로그램 <리얼다큐 빅뱅(BIGBANG)>에 출연했다. 하지만 9회에서 장현승(현재의 트러블 메이커 멤버)과 함께 최종 멤버로는 탈락했다. 

탈락 위기 속에서 주어진 마지막 오디션에서 승리는 기회를 잡았다. 빅뱅 멤버로서의 필요성 5가지 이유를 밝히며 타샤니의 곡 '하루하루'를 불러 그동안 못 보여준 자신의 노래 실력을 뽐냈다.

양현석 대표의 마음을 움직인 승리는 극적으로 지드래곤, 태양, T.O.P, 대성과 함께 YG엔터테인먼트서 제작하는 최초의 아이돌 힙합 그룹 빅뱅 멤버로 정식 합류하게 됐다. 승리는 빅뱅의 멤버 태양과 함께 그룹 내에서 가장 뛰어난 춤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건 일파만파 확대…마약·성폭행까지 수사  
경찰 뇌물 오간 내용 확인…승리 수사대상에

007년 9월 재학 중이던 숭의고등학교를 자퇴했으며 2009년 7월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그해 10월에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수시모집에 특기자 전형 연기 경력자 부문으로 입학했지만, 바쁜 연예활동으로 자퇴했다. 


빅뱅은 2006년 8월19일 첫 싱글 'Bigbang'을 발표했고, 같은 날 YG패밀리 10주년 콘서트서 첫 무대에 섰다. 2006년 9월23일 음악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서 공식 데뷔를 했다. 승리는 그해 12월에 발매된 빅뱅의 첫 번째 정규 음반 BIGBANG Vol.1에 수록된 '다음 날'에서 첫 솔로곡을 불렀다. 

빅뱅은 2007년 첫 번째 EP 'Always'의 발매와 동시에 타이틀 곡 ‘거짓말’로 엄청난 메가히트를 기록했다. 이후 두 번째 EP 'Hot Issue'의 ‘마지막 인사’와 세 번째 EP 'Stand Up'의 ‘하루하루’가 연이어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최정상의 대세 그룹으로 우뚝 섰다.

2011년 1월20일 승리는 첫 솔로 EP 음반 'V.V.I.P'를 발매했다. 이 음반은 ‘VVIP’와 ‘어쩌라고’의 더블 타이틀곡으로 구성됐다. 승리는 총 7곡의 수록곡 중에서 6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그는 이 음반으로 <엠카운트다운>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승리는 2012년 7월쯤부터 일본 버라이어티 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하며 솔로로서의 첫 활동을 시작했다. 각종 일본 방송국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후지TV <사키가게 온카쿠 반즈케>의 스페셜 MC도 맡았다. 

솔로 활동으로 
전성기였는데… 

승리는 2013년 초 그룹의 멤버 대성과 일본 활동에 주력하고자 도쿄 숙소서 거주했다. 2013년 7월28일 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의 두 번째 EP 음반 ‘Let's Talk About Love’를 그해 8월19일에 발매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9월 말까지 한국서 자신의 앨범을 홍보했으며 승리는 2013년 10월9일에 그의 첫 번째 일본어 음반 Let's Talk About Love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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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서 국민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3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앞길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지난 3일 치러진 6·3 조기 대선서 이재명 신임 대통령은 득표율 49.42%로 역대 대통령 중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8%를 각각 기록했다. 넘지 못한 과반의 벽 잠정 집계된 이번 대선 투표율은 지난 20대 대선보다 2.3%p 높은 79.4%였다. 이는 지난 1997년 투표율 80.7%를 기록한 15대 대선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대선 투표율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심판하기 위한 국민의 뜨거운 의지”라고 입 모아 말했다. 지난 20대 대선서 양 후보 간의 득표율 차이는 0.7%p이었던 만큼 이번 역시 두 후보 간의 격차가 관전 포인트로 제시됐다. 지난 3일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실시한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51.7%, 김문수 후보는 39.3%로 두 후보간의 격차는 두 자릿수로 크게 벌어졌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대통령의 과반이 예상됐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자 김 후보가 40%대로 진입한 반면 이 대통령은 50%를 넘지 못했다. 두 사람 간의 격차는 289만표인 8.27%p였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 역시 출구조사 발표 직후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4%만 더 얻어서 55%로 안정 궤도를 유지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내심 아쉬움을 비쳤다. 민주당은 선거 기간 동안 공을 들인 TK(대구·경북)서도 약세를 보였다.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마감 결과 대구서 김 후보가 67.62% 득표한 반면, 이 대통령은 23.22%에 그쳤다. 경북서도 김 후보는 66.87%, 이 대통령은 25.52%로 지난 20대 대선과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초유의 사태인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임에도 격차가 크지 않고 보수 지역서 30% 벽을 넘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제시된다. 40% 지지율을 등에 업은 국민의힘과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전까지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리는 방식이었지만, ‘찐명’으로 꼽히는 김민석 전 최고위원이 국무총리로 내정된 마당에 더는 국민의힘이 손쓸 방법이 없다. 빗나간 출구조사…TK도 20%대 ‘뚝’ 여대야소 정국 ‘동물 국회’ 재연? 이번 하반기 국회가 역대급 ‘혐오 정치’로 얼룩질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지난 4일 국회서 열린 취임 선서식서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 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선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 대통합을 위해 대통령 취임 후 첫 오찬 메뉴를 비빔밥으로 준비했다. 우 의장은 “지역과 세대, 계층, 다양한 의견이 모두 대한민국이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 화합하도록 이끄는 통합력이 도약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머뭇거릴 새도 없이 이 대통령은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함께 국정을 운영할 내각 구성도 시급하다. 당분간은 윤석열 전 정부 출신인 각료들과 한 지붕 밑에서 일을 해야 한다. 조기 대선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 또한 정부 출범 76일 만에 전원 ‘문재인의 사람들’로 불리는 국무위원과 국무회의를 진행했다. 이날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진행했는데, 이때 통일·외교·안보 기조가 다른 박근혜정부 인사가 함께였던 만큼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이 어려웠다는 푸념도 들려왔다.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새 내각 구성 전까지는 ‘윤석열의 사람들’과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각 부처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을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 등 절차가 남아 있어 내각 전부를 임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어수선한 여의도 안팎 국무위원 선출을 위한 인사청문회 과정도 험난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이동관·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 박장범 KBS 사장 후보까지 피 튀기는 청문회가 밤낮으로 이어졌다. 공수교대가 이뤄진 이번 청문회서 국민의힘이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다섯 건의 재판도 주목된다.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과 대선 정국서 불거진 아들 도박 의혹도 논란이지만, 아직 털어내지 못한 본인의 재판들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1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 1심 ▲불법 대북송금 혐의 1심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 등 총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 하루 전날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꼬집으며 “설사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재판이 예정대로 열리고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벌금형 100만원 이상의 판결을 받을 경우, 두 달 안에 대선을 또다시 치러야 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예정된 재판은 오는 18일에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이는 지난달 1일 대법원이 1심의 무죄 판결을 엎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안이다. 만일 재판부가 예정대로 사건을 처리한다면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되는데, 이때 대통령직 유지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아울러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다루는 헌법 제84조의 해석 논란도 다시 불붙을 예정이다. 막 내리는 용산 시대 민주당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뒀다. 대선 전부터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구성 요건서 ‘행위’를 삭제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입법 독재’ 프레임을 우려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이 개방한 청와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며 영빈관과 녹지원, 상춘재 등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하는 만큼 우선은 청와대 수리를 기다리며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용산으로 가는 게 맞다. 대통령실 이전은 큰 비용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생도 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빨리 청와대를 수리해서 그 (수리) 기간만 (용산에) 있다가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예비 후보이던 시절에도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질문에 “상당히 고민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보안 문제가 매우 심각해 대책이 있어야 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지금 당장 어디 딴 데로 가기가 마땅치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혈세를 들여 미리 준비할 수도 없다. 그래서 보안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일단 용산을 쓰면서 다음 단계로 청와대를 신속하게 보수해 그 길로 들어가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용산 집무실 환경에 “황당무계하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서 가진 첫 기자회견서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며 “필기도구를 제공해 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업 공무원 전원을 복귀시켜버린 모양”이라며 “곧바로 다시 원대복귀 명령을 해서 제자리로 복귀시켜야 할 듯싶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보수가 끝나는 대로 이 대통령이 집무실을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파기환송 선거법, 재판부 의지에 달려 청와대 복구, 극우 반격…험난한 여정 대통령 집무실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만큼 보안과 경호 등이 늘 지적 대상이 됐다.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100% 개방된 건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보안 작업을 거친다면 올해 안에는 (청와대를) 집무실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종합청사 등 제3의 장소에 임시로 집무실을 마련하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서 “국정 책임자의 불편함 또는 찝찝함 때문에 수백억, 수천억을 날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잠깐 (용산서) 조심해서 쓰든지 하고 청와대를 최대한 빨리 보수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은 극우와의 싸움과 테러 위협도 현재 진행형이다. 계엄 옹호, 탄핵 반대 그리고 부정선거를 주장해 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 중심의 극우 성향 단체는 이번 대선 결과에 불복해 선동을 이어갔다. 광화문서 지지자들과 개표를 기다리던 전 목사는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선거관리위원회에 쳐들어가자” “불법 선거, 부정 투표”라고 소리쳤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역시 부정선거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어 대선이 끝난 후에도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용인의 한 사전투표소의 관외 회송용 봉투서 이미 기표된 용지가 나온 사례를 언급하며 “지난 대선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고 문자 그대로 부정선거의 스모킹 건”이라며 “그럼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자의 자작극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관위 시스템이 얼마든지 조작 가능해서 투표 안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만들고 한 사람을 안 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국가정보원 조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런 선관위를 도저히 믿을 수 있겠나”라며 “선거가 아니라 사기”라고 말했다. 현실 부정 테러 위협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망상에 불과하다. 갈라치기 정치의 원인”이라고 일축하며 “정치 성향이 맞지 않는 분들께선 지금 시국이 어수선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번 대선은 내란 세력을 심판한 국민의 선택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