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클럽 아레나’ 유흥대부 돕는 전관들 막전막후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1.21 10:20:05
  • 호수 12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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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경찰·국세청 방패막이로 세웠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강남에 수십개가 넘는 클럽과 가라오케 등을 차명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모 회장. <일요시사> 취재 결과 강 회장이 사정기관 수사를 앞두고, 전 검사장과 경찰청 차장 출신의 전관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 세무조사 때는 전직 강남세무서장을 세무대리인으로 내세웠다. 대기업 사건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조합이다. 일각에선 전관들 때문에 강 회장 사건이 축소된 게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 클럽 아레나

서울지방국세청은 올해 초 아레나를 상대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진행, 약 26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강 회장과 바지사장 6명을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관련 사건을 강남경찰서에 이첩해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지사장 
걸었다가…

지난달 27일, 강남경찰서는 강 회장을 긴급체포했다. 그 다음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강 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검찰은 수사 보강 등의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강남 화류계의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강 회장이 영장 기각된 이후 주변사람들에게 ‘언론, 검찰, 경찰 다 필요 없다. 돈만 있으면 된다. 전관 변호사를 써서 구속되지 않았다. 경찰이 긴급체포해서 영장 치면 뭐하느냐. 지금 나와 있지 않느냐’고 말하고 다닌다. 불안해하는 부하직원들에게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강 회장은 어떤 변호사를 선임했기에 이토록 호언장담했던 걸까. <일요시사> 취재 결과 강 회장이 검찰과 경찰 수사를 앞두고 ‘특수통’ 유상범 전 검사장과 ‘경찰청 넘버2’ 김귀찬 전 차장을 변호사로 선임한 것으로 확인된다. 


유 전 검사장은 ‘우병우 라인’으로 통하며 지난 박근혜정부서 가장 잘나가는 검사 중 한 명이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서울대 84학번 동기로 배우 유오성의 형이기도 하다. 

실소유주 타깃…사정기관 수사 확대
검사장·경찰청 차장 출신 변호 맡아

유 전 검사장은 강원도 영월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89년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1992년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로 첫 임관한 이후 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찰청 범죄정보1·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장, 수원지검 평택지청장, 제주지검 차장검사,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서울중앙지검3차장검사,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검사장), 창원지검장 등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하지만 유 전 검사장은 부적절한 수사 지휘를 했다는 이유로 좌천성 인사 끝에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2017년 7월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앞서 2014년에는 서울중앙지검3차장으로 ‘정윤회 문건’ 수사 지휘를 맡았다. 당시 국정 개입 의혹 등 내용이 아닌 문건 유출 자체에만 수사의 초점을 맞춰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이 사건의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 (사진 왼쪽부터)유상범 전 검사장, 김귀찬 전 경찰청 차장, 류덕환 전 강남세무서장

유 전 검사장은 사임 당시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의 글을 통해 “(정윤회 문건 수사에)부끄러운 일이 없었는지, 빠진 것이 없었는지 무수히 자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 전 검사장은 2017년 9월 유상범법률사무소를 개업하며 변호사 업무를 개시했다. 


김 전 차장은 12만 경찰의 넘버2였다. 제33대 경찰청 차장으로 2016년 9월에 취임했다. 김 전 차장이 경찰청 차장으로 내정됐을 당시 친박(친 박근혜)이었던, 김재원 전 정무수석과 고향이 같아 일찌감치 이름이 오르내렸다. 치안감 이상 고위직은 임명권자인 대통령, 즉 청와대가 출신지역과 입직 경로 등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명업소 총괄
경리가 제보해

김 전 차장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특채로 경찰에 입직했으며 사시 출신으로 경찰 조직에 들어가 승승장구했다. 경찰청 정보국장, 경북지방경찰청장, 경찰청 수사국장, 대전지방경찰청장, 경찰청 보안국장 등을 역임했다. 경찰청서 수사·정보·보안 등 주요 요직의 국장직을 세 차례나 지냈다.

2017년 7월에 새 정부 인사로 퇴임한 후 같은 해 9월, 검찰총장으로도 하마평에 올랐던 오세인 전 광주고검장과 김귀찬·오세인 법률사무소를 개업했다. 

국세청서 아레나를 세무조사 했을 당시 세무조사 대리인은 류덕환 전 강남세무서 서장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류 전 서장은 9급 서기보서 시작해 3급 부이사관까지 승진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국세청 재산세과·감사관실, 대구국세청 감찰계장, 서울국세청 조사3국, 총리실 파견, 국세청 감찰담당관실2계장, 국세청 감찰1계장, 강릉세무서장, 서울국세청 조사3국2과장, 국세청 청렴세정담당관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5년 부이사관으로 승진하며 국세청의 주요 보직 중 하나인 강남세무서장에 올랐다. 2016년 6월 강남세무서장을 끝으로 퇴임해 같은 해 11월1일 세무법인 티앤티를 개업했다.  

사정기관과 법조계 관계자들은 “강 회장이 선임한 전관들은 대기업 오너 변호인단서나 볼 수 있는 조합”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유 전 검사장과 김 전 차장은 변호사 개업한 지 채 2년도 되지 않은 ‘S급 전관 변호사’라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수임료만 수억원에 달한다. 단적인 예로 정운호 게이트 당시 홍만표 전 검사장의 월평균 매출액이 6억8700만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재벌이나 돈 있는 사람들은 경찰 수사서 경찰 전관을, 검찰에선 검찰 전관 등을 선임한다. 재판에선 법원 출신 전관들을 쓴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 사건 수임과 관련해 전관 변호사들에게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모두 답변을 거절했다. 유 전 검사장은 “의뢰인 사건 관련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 주 업무는 김귀찬 변호사가 하고 있다. 그쪽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김 전 차장은 “의뢰인 관련 인터뷰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세청·검찰·경찰 전관들 때문에 강 회장 사건이 축소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강 회장의 조사 및 수사 진행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석연치 않은 대목들이 곳곳에 있다. <일요시사>는 국세청→검찰→경찰로 이어지는 강 회장 수사를 단계별로 살펴봤다. 

먼저 국세청은 왜 아레나만 세무조사를 했던 걸까. 아레나는 강 회장이 실소유하고 있는 업소들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본지 1191호 클럽 아레나 실소유주 A 회장 실체 추적 참조).


아레나 사건은 국세청 제보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연초 강 회장 여동생 밑에서 일하던 A씨가 국세청에 강 회장의 비위를 제보했다. 여동생은 강 회장이 차명 운영하고 있는 모든 유흥업소의 장부를 총괄 관리·감독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화류계에선 A씨의 제보가 강 회장과 여동생의 갑질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당시 A씨가 국세청에 넘긴 자료에는 강 회장이 차명 소유하고 있는 10여개의 유흥업소 리스트도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 긴급체포
검찰 영장기각

A씨의 제보를 토대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은 지난해 3∼8월까지 강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2국은 중견기업과 고소득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 강 회장의 탈세 규모가 상당함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세청은 이 세무조사서 26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했으며, 강 회장을 등 바지사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추징금 규모나 검찰 고발 등을 감안할 때 외형적으로는 원칙에 입각해 세무조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세금 추징이 된 건 아레나 한 곳뿐이었다.  

화류계 관계자는 “강 회장 여동생은 매일 강 회장 유흥업소로부터 일보(일일보고)를 받았다. 엄밀히 말해 A씨는 아레나 직원이 아니라 강 회장 여동생의 직원이었다”며 “국세청서 강 회장의 차명 회사를 모두 조사했다면, 탈세 규모는 어마어마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국세청이 강 회장 세무조사를 축소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관할 세무서장 출신 세무대리인으로
과거 세무조사 당시 축소·무마 의혹


검찰은 왜 아레나 사건을 형사부에 배당했을까. <일요시사>는 복수의 국세청·검찰 관계자들에게 아레나처럼 260억원에 달하는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을 때, 사건 배당이 어느 부서로 이루어져야 합리적인지 문의했다. 사정기관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조세범죄조사부’라고 답했다.

조세범죄조사부는 특수부를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3차장 산하에 있는 조세범죄 전담 부서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국세청 고발 사건이 형사부에 배당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조사2국서 한 사건인 점을 고려하면 조세범죄조사부서 수사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사정기관 관계자는 “조세 사건이 꼭 조세전담부로 가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고소·고발로 하루에 수십건을 처리하는 형사부가 이 정도 규모의 수사를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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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아레나 사건을 형사9부에 배당해 강남경찰서에 사건을 이첩해 수사 지휘를 하고 있다. 현재 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 수사관 한 명이 혼자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강 회장의 영장이 기각된 이후 사건은 답보상태다. 경찰 내부에서는 애초에 이 사건은 일선 경찰서에서 하기 힘든 사건이었다는 뒷말도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서 조사했다면 최소 수십명이 투입될 사건이다. 이걸 서울지방경찰청도 아닌 일선서 수사관 한 명이 어떻게 수사를 하느냐”며 “검찰서 왜 사건을 경찰서에 이첩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국세청·검찰·경찰은 ‘수사·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막강 군단이 
그를 감싸다

사정기관들의 석연치 않은 조사·수사 과정을 종합했을 때 이득을 보는 사람은 누굴까. 바로 강 회장이다. 검사장·경찰청 차장·서장 출신의 전관들이 ‘능력’을 발휘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이 전관들은 강 회장에게 수 억원의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더불어 그동안 강 회장과 공무원들의 유착 의혹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본지 1195호 아레나 유흥대부와 공무원들 ‘검은 커넥션’ 의혹 참조).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관 변호사 아직 ‘살아있네’

국민 10명 중 7명가량은 전관 변호사나 연고 관계 있는 변호사가 경찰·검찰의 수사절차나 형사재판, 민사재판 등에서 ‘기소 여부나 재판의 결론을 바꾸는 영향력’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 산하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는 전관 예우 실태조사 결과를 지난해 10월24일 발표했다. 사법발전위는 지난해 6월20일부터 10월1일까지 일반 국민 1014명과 법조 직역 종사자 1391명을 상대로 전관예우 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를 했다.

법조계 종사자들 중에서도 변호사(75.8%), 변호사 사무원(79.1%), 검찰 일반직원(66.5%)의 대다수가 ‘전관예우 현상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답했다. 판사의 경우엔 ‘전관예우 현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4.2%여서 대조를 이뤘다. 검사들도 ‘전관예우가 존재한다(42.9%)'는 응답이 ‘존재하지 않는다(34.9%)'보다 많았다.

경찰·검찰 수사절차에서 전관 변호사들의 영향력에 대해 응답자 10명 중 6명가량이 ‘혐의사실에 대한 결론, 즉 기소ㆍ불기소 여부를 바꾸는 영향이 있다(60.9%)'고 응답했다. 그러나 설문에 응한 검사 가운데선 ‘결론을 바꾸는 영향은 없다(74.6%)'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구체적으로 전관 변호사에게 기대하는 혜택으로는 ‘구속영장 청구 시기나 자진출석 시기 등을 조절할 수 있다(58.0%)’ ‘구속수사 사안이라도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을 수 있다(50.6%)’ ‘적용 법조나 죄명을 좀 더 가벼운 것으로 바꿀 수 있다(49.1%)’는 응답이 많았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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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