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이 새로운 유흥문화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에 따라 이곳에서 근무를 하려는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공식적으로 2차가 없고 여성 도우미의 고용이 합법적이기 때문에 화류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여성들에게는 안성맞춤이 경우가 많다. 이곳은 특히 밤 12시면 더 이상 영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직장 여성이나 대학생들에게 좋은 조건이다. 자신의 학업이나 업무에 방해를 받지 않고도 얼마든지 일을 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성매매 단속 등에도 영향을 받지 않으니 안심하고 근무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요정, 그 속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또한 어떤 여성들이 어떤 형태로 근무하고 있을까. 그 속을 들여다봤다.
요정은 최근 ‘룸살롱 대안’으로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일단 가격 대비 서비스가 상당히 훌륭하다. 팁을 포함해 1인당 33만원 정도의 비용이면 40여 가지의 최고급 요리와 무제한의 술을 공급받을 수 있다.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음식 부분에서 요정은 룸살롱을 압도한다고 할 수 있다. 룸살롱의 안주라고 해봐야 마른안주를 중심으로 몇 가지 안주가 전부인데다가 그 맛도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요정은 최고의 요리사들이 ‘산해진미’를 내온다. 게다가 술이 무제한이라는 것은 주당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매력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손님이 원하면 전통 공연을 볼 수 있고 밴드도 부를 수 있다. 굳이 하나하나 따져보면 룸살롱에 갈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딱 하나, 룸살롱 보다 못한 것이 있다면 ‘초이스 시스템’이 없다는 것. 그냥 마담이 넣어주는 아가씨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하지만 전반적인 아가씨의 수질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손님은 이에 만족한다. 최근 일부 요정에서는 이마저도 초이스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라 룸살롱에 비해 부족할 것이 없다.
이런 요정들은 외국인 접대에 있어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다고. 룸살롱이야 대부분의 인테리어 등에서 한국적인 요소를 느낄 수 없지만 요정은 전통 한옥은 물론이고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나오고 거기다가 전통 공연, 제대로 된 한정식까지 먹을 수 있으니 외국인을 위한 ‘비즈니스 접대’로는 그만이다.
심지어 외국인들 중에서도 이곳에 단골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요정에는 외국인을 상대할 수 있는 외국어 구사자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영어나 일어를 잘 구사하는 여성들이 있으니 어느 정도의 의사소통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요정에는 또 ‘고쟁이 쇼’란 독특한 이벤트가 있다. 여성들이 춤을 추면서 자신의 고쟁이를 벗어서 남자 손님들에게 준다는 것. 이렇게 하면 여성은 한복 안에 팬티만 입게 된다. 어떤 터치도 가능하다는 일종의 암시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다. 남성들은 양복바지를 구기지 않아도 된다. 요정의 경우 양반 다리를 하고 앉아야 하기 때문에 1시간만 그 같은 자세를 유지해도 당장 양복이 심하게 구겨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쟁이를 입은 다음에 집에 갈 때 양복을 갈아입게 되면 그럴 염려도 전혀 없다는 것.
전통 공연의 경우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약간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30~40분 정도이고 사실 가까이에서 그런 공연을 보는 것도 쉽지는 않기 때문에 ‘한번쯤’ 보는 것도 재미있다고 전한다.
2차 부담 없고 두 달만 일해도 1년 등록금 거뜬…너도나도 요정행
일부 외국어 전공 여대생 경우 현장 회화 익히기 학습장으로 활용
요정에선 언급했던 33만원 이외에 별도의 팁은 전혀 없다. 다만 전통 공연을 보거나 혹은 밴드를 부를 때에는 요금이 추가되는 것. 물론 비공식적으로 아가씨들에게 호기 있게 100만원권의 수표를 던져주고 가는 노신사도 간간이 있다고 한다.
“요정에 발을 들이고부터는 룸살롱에 발길을 끊었다. 이곳에서 4~5시간 충분히 맛있는 것도 먹고 룸살롱에 버금가는 아가씨들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뭣하러 룸살롱에 가겠는가. 거기다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다가 편안한 분위기는 특급 호텔 이상의 서비스다.”(영업 당담 직장인 H씨)
이렇게 요정이 새로운 유흥 문화로 각광받기 시작하자 이곳에서 근무를 하고자 하는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학생이나 여성 직장인들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다. 요정의 경우 철저하게 밤 12시까지만 영업을 하고 있다.
일단 오후 9시가 되면 더 이상의 손님을 받지 않는다. 그 어떤 경우에 있어서도 12시를 넘지 않으니 이들 도우미로선 이보다 좋은 조건이 없다. 2차도 없고 밤늦게 술을 마실 이유도 없다.
그녀들이 한 테이블에 들어갔을 때 받는 돈은 9만원. 원래 손님들은 10만원을 지불하지만 그중에서 1만원은 마담의 몫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그녀들이 하루에 두 테이블에 들어갔을 때 버는 일당은 18만원. 한 달이면 족히 5백만원의 수익이 떨어진다.
대학생의 입장에서 혹은 별도로 직장에 다니는 여성의 입장에서는 ‘대박’이라고 할 만 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대생은 두 달만 일해도 1년 등록금이 나온다는 점에서 선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일부 외국어 전공 여대생들의 경우 ‘현장 회화 익히기’도 되니 1석2조인 셈이다.
또한 2차가 거의 시스템으로 굳혀져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그러나 일부 소문에 의하면 최근의 ‘性戰’이후 이들 요정에서 2차가 힘들어졌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물론 이들 업소에서도 아가씨가 원치 않으면 나가지 않아도 되지만 2차를 나갔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수익 차이는 엄청나게 난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돈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2차를 하지 않겠다’며 굳은 마음을 먹어도 결국에는 자신이 먼저 나서서 ‘2차를 내보내 달라’고 말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요정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손님의 입장에서도, 아가씨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요정은 앞으로도 화류계의 ‘새로운 강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실상 요정은 사라졌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대중화된 한식당(?)이 이어가는 예전 요정의 브랜드와 퍼블릭 룸살롱류의 영업방침, 최소한의 금액으로 예전 요정의 향수를 만끽하고자 하는 남성들의 욕망이 함께 어우러져 탄생한 퓨젼요정이 이들 업소들의 실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