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 6·13 기다리는 사람들- 천안갑 이규희 예비후보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3.19 10:16:26
  • 호수 11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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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동서의 균형 맞추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1995년 처음 민선으로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올해로 제7회를 맞았다.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에 이르기까지 약 4000명의 정치인이 배출된다는 점에서 매번 지방선거마다 각 당은 사활을 걸어왔다. 특히 올해 지방선거에 맞춰 '미니 총선'급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예정돼있어 각 당은 더욱 엄중한 자세로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어떤 정치인이 국민들 앞에 새롭게 모습을 드러낼까. <일요시사>는 선거를 앞두고 참신한 인물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다섯 번째 인물은 충남 천안갑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규희 예비후보다.
 

‘흙속의 진주’ 민주당 이규희 예비후보는 숨겨진 인재였다. 12년 이상 충남 천안 토박이로 지역을 위해 헌신해왔음에도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해 지역에선 이를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절차탁마’ 자신을 갈고 닦는 데 주력했던 이 예비후보는 지난 14일 공식 출마선언을 하며 이전보다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공공기관 브리핑룸이나 선거사무실이 아닌 천안역 지하상가서 기자회견을 열며 ‘친서민’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냈다. <일요시사>는 지난 12일 선거 사무실 인근 카페서 이 예비후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이 예비후보와 일문일답.

- 재보궐 선거에 임하는 각오는?
▲광화문 촛불혁명은 선진국으로 가고자하는 국민들의 의지였다. ‘민주주의를 제대로 해라’ ‘공정한 경제로 중산층이 두터운 나라를 만들어라’ ‘문화선진국으로 가라’는 국민의 명령이었다. 난 촛불혁명을 보며 우리도 유럽과 같은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 당위성과 자신감을 갖고 천안주민들께 헌신하겠다는 각오로 출마하게 됐다.

- 12년 넘게 천안에서 활동하며 가장 행복감을 느꼈던 때는?
▲운동화를 신고 추수하는 논밭을 다닐 때, 마을행사와 경로당을 찾아다닐 때가 가장 행복하고 기억에 남는다. 내가 천안시 동남구 동면 시골 출신이다. 내 어머니 같은 할머님들과 경로당에서 소주 한 잔 나누며 대화하는 게 그렇게 정겨울 수 없다. 이분들의 작은 행복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 정말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날 교장선생님이셨던 어르신께서 소외되고 낙후된 동부 6개면의 발전을 위해서는 과거 자유당 시절 한희석 국회부의장처럼 동부 6개면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해야 한다며 나에게 힘을 실어주셨다. 소외된 농촌의 대변자로서 천안시 동서균형발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

- 경선을 앞두고 있다. 다른 후보에 앞서는 본인 강점은?
▲오랜 기간 한곳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보여준 진정성이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후보 천안갑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내려와 3년 정도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재직한 기간을 빼고는 줄곧 천안서 활동했다.

천안갑 선거구에 300여개의 경로당이 있다. 그 많은 경로당을 10바퀴 이상 돌았고, 추수철이면 운동화를 신고 논과 밭으로 주민을 만나러 다녔다. 오래 겪어보면 반드시 그 사람의 내면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어느 기자가 말하길 “이규희는 오랜 기간 누구에게 해코지 한번 하지 않은 인품을 인정받아 지금 여론이 좋다”고 그러더라. 현장에 가면 “고생할 만큼 했다” “사람이 됐다” “이제는 (당선)될 때가 됐다”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

12년 넘게 천안만 위해 뛴 일꾼
원도심 공동화, 교육투자로 활로

- 앞서 경선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때의 이규희와 지금의 이규희의 차이점은?
▲조직이 강해졌고, 내 마음가짐도 매우 단단해졌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천안의 민심이 달라졌다. 이전보다 인지도가 높아져 천안시민들도 나의 진정성을 알게 됐다. 2013년과 금년에 출간한 두 권의 책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과 천안시 발전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보여줬다. 모든 선거에는 대세론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 대세론이 나를 향해 있다고 확신한다.

- 해결하고픈 지역 최대 현안은?
▲공동화된 원도심을 활성화시키는 것과 소외되고 낙후된 동부 6개면의 발전이다. 그것이 바로 천안시 동서균형발전이다. 또 경제민주화의 한 축인 전통시장을 살리고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일도 중요한 지역 현안 중 하나다.


- 공동화는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지?
▲결국 사람을 많이 모이게 해야 한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원도심 초·중·고등학교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다. 천안시 다른 지역 학부모들이 원도심 초·중·고등학교에 내 아이를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투자할 계획이다.
 

- 국회에 입성한다면 1호 법안은?
▲‘상가 1층 화장실 개방 지원법’을 제정하고 싶다.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시범지구를 설정해 1층 화장실을 열어놓는 것에 동의하는 상가에 한해 화장실 청소를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노인 일자리 창출의 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나눔이 있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구상해본 안이다.

2호 법안으로는 ‘모든 지붕을 슬라브 지붕이 아닌 ‘ㅅ’자 지붕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하고 싶다. 지붕이 건축미서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아름답고 품격 있는 도시를 만들자는 취지서 생각해봤다.

-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있다면?
▲다산 정약용 선생이다. 가장 존경하면서도 가장 닮고 싶은 위인이다. 일생을 백성의 입장에서 행정을 개혁하려고 하고 새로운 위민 정책을 찾아내려고 노력한 모습을 본받으려 노력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선택을 앞둔 유권자들에게 한 말씀.
▲정치인 중에 가장 깨끗한 정치인이 되겠다. 정치인 중에 가장 진정성을 실천하는 정치인이 되겠다. 여러 번의 좌절에도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고 싶다는 일념으로 포기하지 않고 버텨왔다. 믿고 선택하시면 “세상에 이런 정치인이 다 있구나” 하는 신선한 감동을 만들어내겠다.


<chm@ilyosisa.co.kr>


[이규희는?]

▲충남 천안 출생
▲연세대 법학 학사
▲전 민주화운동학생연합 공동의장
▲전 노무현 대통령후보 천안갑 선대위원장
▲전 청와대 신행정수도기획단 자문위원
▲전 민주당 천안갑 지역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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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