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NGO 성골들 대해부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7.31 11:22:45
  • 호수 11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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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만 하던 사람들이 과연?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문재인정부에 시민단체 출신들이 대거 입성했다. 참여연대·경실련 등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단체 출신들이 눈에 띈다. 내각뿐만 아니라 청와대 핵심요직에도 자리해 이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정부 1기가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지난 20일 국회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정부는 새로 개편된 8개 부처의 조직개편 작업을 완료했다. 인선작업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 낙마 이후 김영주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새로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자리만 채워지면 청문회 정국도 마무리된다. 

참여연대 활약
조·박 투톱

사실상 문재인정부의 1기 내각이 마무리된 가운데 청와대와 정부부처에 시민단체 출신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경제계 검찰’로 통하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시민단체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통한다.

1999년 참여연대서 재벌개혁감시단장을 시작으로 경제민주화위원회 부위원장, 경제개혁센터 소장을 역임한 그는 2006년 경제개혁연대를 창립하고 소장으로 활동했다. 대선과정에선 문재인 캠프에 합류해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20년 가까이 재벌체제 감시와 비판활동을 이어와 문재인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을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에 대해 재벌해체가 아니라 재벌의 건전한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 위원장은 2007년부터 대기업집단법을 재정해 재벌을 효과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 정부서 해당 법에 대한 입법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 위원장은 대기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회사들의 ‘갑질’과 1차 협력사의 불공정행위로 이른바 ‘을의 갑질’ 단속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중소·중견기업 단체와의 간담회서 “하도급법 위반 제재의 80%가 중소사업자”라며 “더 작은 영세사업자를 대상으로 불공정행위를 하면서 정부에 보호를 요청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문 정부 1기 출범…인선 작업 막바지
시민단체 출신 강세…참여연대 대세?

김 위원장이 시민단체 출신으로서 재계의 적폐 및 모순 척결에 발 벗고 나섰다면, 조국 민정수석과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검찰개혁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 5월 청와대에 입성한 조국 민정수석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 교수로서 현실 정치에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전형적인 ‘폴리페서’로 불린다. 

그는 시민단체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을 지냈고, 이후 해당 센터의 소장을 역임했다. 2007년부터는 1년간 참여연대서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교수로 지냄과 동시에 참여연대 활동을 통해 외부자의 시각서 사법 감시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는 문재인정부의 초대 민정수석으로서 권력기관 사정과 개혁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민정수석은 국정원·경찰·검찰·국세청·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의 업무를 총괄하고 검찰과 법무부의 인사검증 권한을 갖고 있다. 특히 검찰 개혁을 위해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권익위 수장
김영란법 수정?

조 민정수석과 함께 검찰개혁의 선봉장으로 불리는 박상기 신임 법무부장관도 시민단체서 오랜시간 활약했다. 박 장관은 지난 2012년부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중앙위원회 의장을 맡아 지속적으로 활동을 해왔다. 

지난 5월에는 공동대표에 선출되기도 했다. 경실련은 대표적인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로 알려져 있다. 
 

그는 경실련 활동을 하면서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박 장관은 문 대통령 당선 뒤 경실련 공동대표로서 쓴 ‘새 정부에 바란다’라는 칼럼서 “검찰개혁은 검찰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모두에게 법과 정의가 평등하게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검찰의 문민화를 통해서 법무부를 검찰조직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적 가치를 고취하고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기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국내 형사법, 형사정책의 권위자로 꼽히는데 2010년 형사정책연구원장 시절에는 세미나를 열고 검찰 기소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형소법 개정시안을 내놓기도 했다. 문 대통령도 이런 박 장관의 경력을 높이 사 법무부장관으로 지명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 장관은 조 수석과 마찬가지로 검찰개혁의 핵심 방안 가운데 하나인 공수처를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검찰과 마찬가지로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가지면서 장·차관과 판·검사 등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뇌물수수 등 비위행위를 수사하는 기관이다. 

김대중정부 시절부터 꾸준히 설립이 추진됐지만 여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무산된 바 있다. 

박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공수처 설치를 위해 노력하고 방산비리를 척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강당서 열린 취임식서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국민의 검찰상 확립을 위해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작업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국회 여야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선 “앞장서서 검찰을 개혁하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 번 포부를 다졌다. 이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용기 있게 헤쳐 나가길 바라고 그럴 때 민주당은 무한한 신뢰로 뒷받침해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화답했다.  

최근 제6대 국민권익위원장(이하 권익위)으로 임명된 박은정 위원장도 시민단체 출신이다. 박 위원장은 이화여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1994년부터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으로 활동했고 2000년부터 2002년에는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냈다. 

김대중정부에선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참여정부 시절에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중앙인사위원회 비상임위원, 교육인적자원부 대학자율화구조 개혁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박 위원장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대한 개정 여부가 박 위원장의 의지에 달렸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 각계각층에선 김영란법의 기준인 ‘3·5·10만원’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취임 1달여를 맞은 지난 27일 “청탁금지법이 다가오는 추석에 친지와 이웃 간에 선물을 주고받는 데 지장을 초래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시행령이 허용하는 기준인 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가액을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당장 수용할 뜻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다만 “거시적인 경제에 미치는 지표들을 검토해 보완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합리적 절차를 거쳐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여성·환경부 접수
새로운 비전 수립

이번 문재인정부에서 초대 여성부장관에 임명된 정현백 여성부장관은 ‘여성단체의 대모’로 통한다. 서울대 사회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서 서양사 석사학위를 취득한 정 장관은 독일 보훔대학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고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목소리를 낸 정 장관은 1989년 한국여성연구회(현 한국여성연구소) 공동대표를 시작으로 1997년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공동대표, 2002년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및 공동대표를 지냈다.


2010년부터는 참여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면서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목소리를 냈다. 남북공동선언 이행, 밀양송전탑 건설, 국정원 대선개입, 철도 민영화 관련 파업, 삼척시 신규원전 유치, 역사 국정교과서 등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서 논란이 됐던 굵직한 문제들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2015년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 참석한 자리서 그는 “지난 3000일 동안 제주도지사가 3번이나 바뀌었지만 누구도 진실과 정의를 바로 세우려 하지 않았다”며 제주해군기지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문재인정부서 시민단체 중 특히 참여연대 출신들이 요직에 앉은 가운데 참여연대 이외의 시민단체 출신들도 입각에 성공했다. 김은경 환경부장관은 전업주부이던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사건 당시 대구 시민대표로 나서며 환경운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서울시 노원구로 이주한 뒤에는 상계쓰레기소각장 주민대책위원회서 일했다. 

박상기-조국 검 개혁 쌍두마차
김혜애·하승창…청와대도 장악

노원구의회 의원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한 김 장관은 민주당서 환경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환경연구와 공공분야 컨설팅을 수행하는 민간 연구기관인 ‘지속가능성센터지우’를 2010년 설립해 대표를 지냈다. 지속가능센테지우서 박 장관은 책 집필, 기고, 강연, 컨설팅 등을 전개하면서 지속가능발전이란 개념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힘썼다. 

대표로 재임당시 쓴 책인 ‘성장에서 지속가능한발전으로’에서 김 장관은 “지속가능발전은 보다 형평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경제민주화의 구체적인 실행 방법”이라며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측면의 삶의 질을 담보하는 통합적 국가발전정책으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김 장관은 국정기조인 지속가능발전을 주도할 환경부의 비전과 원칙을 만들고 공유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27일 그동안 4대강 사업, 가습기 살균제 등 여러 환경 현안에 대해 주도적인 대응이 부족했다는 내외부의 반성과 비판을 감안해 일시적 자성론을 넘어 국민과 정책이해관계자, 내부 구성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새로운 비전 수립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이달 말 4~6급 실무진이 참여하는 비전 수립 워크숍을 시작으로 8월 말까지 조직 진단을 비롯해 핵심가치와 원칙을 도출해 나가기로 했다. 해당 자리서 김 장관은 “환경부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환경부 직원들부터 소통해 비전과 원칙을 다시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시민운동가 
잇단 청와대 입성

부처의 수장뿐만 아니라 청와대 핵심 인사들도 시민단체 출신들로 채워졌다. 지난달 2일 청와대 사회수석실 기후환경비서관에 임명된 김혜애 비서관은 녹색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또 사회혁신수석실의 시민사회비서관에는 김금옥 비서관이 이름을 올렸는데 그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김 기후환경비서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여성 환경운동가로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시민사회 인사다. 김 시민사회비서관은 전북여성단체연합과 한국여성단체연합서 정책국장과 사무처장을 거쳐 2010년부터 7년간 여성단체연합을 이끈 여성운동가다. 

문재인정부서 시민단체 출신 인사 등용은 새삼스럽지 않다. 앞서 문 대통령은 조직개편을 통해 사회혁신수석실을 신설했다. 해당실의 수석에는 시민운동가 출신의 하승창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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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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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