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라이즈F&T’ 미심쩍은 6년 행적

죽지 않는 관피아…제식구 봐주기?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해외 자본 및 기술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자 지정된 경제자유구역은 각종 인프라, 세제 및 행정적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일종의 경제특구 개념이다. 당연히 외국인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세제 감면부터 규제 완화까지 파격적인 혜택이 뒤따른다. 하지만 평택항을 거점으로 삼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서는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010년 설립된 '(주)선라이즈에프앤티(이하 선라이즈)'는 고관세 농산물을 수입해 가공하는 회사다. 선라이즈는 여타 농산물 가공업체와 차별화된 입지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바로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업체라는 점이다. 경제자유구역에 터전을 잡았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선라이즈는 이득을 얻고 있다. 수입한 농산물 원재료를 인근 가공설비로 곧바로 보낼 수 있게 돼 유통비 절감 효과를 불러왔고 줄어든 유통비는 가격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졌다.

경쟁사 밟고
나홀로 쑥쑥

선라이즈 홀로 누리는 입지 혜택에 볼멘소리가 곳곳서 나왔지만 지금껏 선라이즈는 황해자유경제구역에 들어선 유일한 농산물 가공업체로 등록돼있다. 2012년 이후 경제자유구역에 농산물 가공 제조 업종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세관장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법 개정이 이뤄진 탓이다. 정부 차원서 더 이상 농산물 가공업체를 자유경제구역에 들이지 않겠다고 공표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자 몇몇 업계 종사자는 선라이즈가 특혜를 누린다고 주장한다. 자유경제구역에는 애초부터 농산물 가공설비가 들어설 수 없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제법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자신들은 무슨 이유로 항구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가공공장을 짓고 유통비를 추가로 투입하면서 공장을 운영하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선라이즈가 지금의 자리에 농산물 가공설비를 갖추자 수많은 경쟁업체들이 경기도 해양항만정책과에 불만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자유구역 안에 가공설비 인허가를 내달라고 요구하자 법 개정을 거치며 더 이상의 업체 진입을 막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반면 경기도 측은 원래 이 구역에 농산물 가공업체가 들어서는 건 허가되는 일이었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즉, 허용된 곳에 선라이즈만이 설비를 들였고 이후 개정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경기도 해양항만정책과 관계자는 “법 개정 전에는 가공업체가 들어설 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해당 업무를 하던 직원이 없기 때문에 서류상 차원에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점점 커지는
밀수 논란

입지를 둘러싼 구설은 시작에 불과하다. 한술 더 떠 몇몇 사람들은 선라이즈가 조직적인 밀수를 벌인다는 충격적인 주장마저 내놓고 있다.

관세청은 국내 농업인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농산물에 대해서는 고관세 정책을 취하고 있다. 다만 가공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수입해오는 농산물은 고관세 정책서 한발 비껴간다. 콩나물콩을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의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콩을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의 관세만 반영된다. 

지난 2010년부터 올해 11월말까지 선라이즈가 국내에 수입한 농산물은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이다. 이들 모두 세율이 높은 고관세 품목이다. 건조녹두의 관세율은 607.5%에 달한다. 물론 가공 목적이라면 관세는 현격이 낮아진다. 

조직적인 밀수 가능성 제기
눈에 안보이는 무언가 있나

문제는 밀수 가능성이다. 가공용 수입 농산물을 시중에 유통하면서 당국의 적발을 비껴갈 수 있다면 엄청난 폭리가 가능해진다. 한 수입 농산물 유통업자는 “이미 평택항에선 선라이즈가 밀수를 저지른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라며 “당장 공장만 가도 알 수 있다. 현재 갖춘 설비만으로는 대단위 수입물량을 온전히 소화해낼 여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고추가루(관세 270%)를 24톤 컨테이너에 가득 실어서 밀수한다고 가정하면 1톤당 1000만원 가량의 차액이 생긴다. 선라이즈가 2010년부터 현재까지 수입한 고추가루는 약 1만4609톤. 만약 수입한 고추가루를 선라이즈가 온전히 밀수에 이용했다면 무려 1460억원의 차액이 발생한다.

고추가루는 그나마 관세가 낮은 축에 속한다. 관세가 높은 품목일수록 밀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차익이 클 수밖에 없다.

선라이즈 측은 이 같은 세간의 인식에 대해 터무니 없다는 입장이다. 애초에 적법한 통관을 거쳐 수입 농산물을 가져왔고 이를 통해 가공해왔는데 음해세력이 말도 안 되는 억지를 펼친다는 주장이다. 엄청난 금액을 착복했다면 공장이 가동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외부의 시각과 달리 설비를 운영하는 것 조차 빠듯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선라이즈 관계자는 “행여 밀수를 했다면 엄청난 이득을 취해야 하는데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우리 회사는 경기 불황의 여파를 체감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고 말하는 외부인들의 논조에는 지극히 불온한 발상이 담겨 있다”고 성토했다.

곳곳에 퍼진
불법 흔적들

그러나 지난해 생강구근(종자) 유통 과정을 돌이켜 보면 선라이즈의 해명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엿보인다. 국내서 유통되는 생강 종자는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국내산보다 발아율이 뛰어나고 품질 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생강 종자철인 매년 3∼4월에는 중국산 생강이 200컨테이너(4800톤) 이상 수입된다.

선라이즈 역시 생강을 대단위로 수입하던 업체다. 특히 지난해에는 3월25일부터 4월14일까지 24차례에 걸쳐 생강구근를 국내에 다량 들여왔다. 공교롭게도 선라이즈는 이 시기에 수입한 상당수 생강 물량을 충남·경북에 위치한 다수의 지역 농협에 종자용으로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농산물 가공업체가 수입 농산물을 직접 유통하는 것은 법으로 엄격히 금기시되는 행위다.

다만 충남·경북의 지역 농협과 직접 거래한 곳이 선라이즈의 자회사인 천하무역이라는 점에서 해석의 여지가 존재한다. 그러나 자회사의 이름으로 거래가 이뤄졌더라도 선라이즈가 수입한 농산물의 상당량을 천하무역이 유통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쉽사리 떨치긴 힘들다.

이 경우 제조가공을 목적으로 수입한 생강이 원재료로 유통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77.3%의 관세가 아닌 가공용 8% 관세가 매겨진 생강이라면 이는 보통 사안이 아니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천하무역 측은 강력히 부인했다. 천하무역 대표는 “정식 허가를 받고 종자용으로 들여온 상품”이라며 “천하무역은 선라이즈의 자회사지만 그렇다고 밀수로 무작정 규정짓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선라이즈가 유독 구설에 휘말리는 이유는 뭘까. 농산물 수입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관공서와 선라이즈의 연계 가능성 때문이다. 선라이즈의 태생 과정을 되짚어봐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관 공무원 출신 모여 퇴직후 새살림
심증 가득한 특혜 의혹과 수많은 구설

선라이즈는 세관에 몸담았던 공무원들이 퇴직 후 주축이 돼 만들어진 회사다. 대표인 유모씨를 비롯해 핵심 창립멤버로 꼽히는 8명 가운데 5명이 세관 공무원 출신이다. 얼마 전 회사에 합류했던 조모씨 역시 평택세관서 실세로 손꼽히던 인물이다.

평택세관, 식물검역소 등 통관 관련 업무처들이 선라이즈 품목을 검사할 때 유독 통과 빈도가 높다는 공공연한 소문도 떠돈다. 고관세 품목 수입 시 세관, 식물검역소의 감시 아래 유통경로와 원자재 사용내역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데 선라이즈는 여기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지적이다.

한 농산물 수입업자는 “선라이즈는 관련 관공서의 도움 없이 커왔다고 말하겠지만 업계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며 “그게 아니라면 굳이 다들 퇴직 후 같은 곳에 모여 사업을 차렸겠나”고 반문했다.

물론 선라이즈와 관련 관공서의 연결고리가 표면상으로 명확히 드러난 건 없다. 세관 전체의 문제로 확대해석하기에도 무리가 따른다. 평택세관 역시 선라이즈와 관련된 소문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평택세관 관계자는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드러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평택세관서 불거진 공무원의 금품수수 사건은 선라이즈와 몇몇 공무원들의 유착 가능성을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지난 13일 평택직할세관 직원이 보세창고 업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던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평택직할세관 직원 박모씨(6급)는 2013부터 2014년까지 보세창고 업자로부터 수십만원씩 수십차례에 걸쳐 10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경찰은 최근 관련 보세창고와 관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평택세관은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박씨를 직위 해제했다.

소문으로 떠도는
유착관계

놀랍게도 박씨는 지난 18일 “경찰 조사를 받게 돼 힘들고 가족들한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후 자신의 아파트 다용도실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박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더구나 박씨는 그동안 선라이즈와의 유착설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인물이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선라이즈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세관본부와 중앙지검 외사부 역시 선라이즈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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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