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라이즈F&T P2P 펀딩 사기 추적

피해자 넘치는데 가해자 없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차철우 기자 = P2P 펀딩 상품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3년 반이 지나도록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돈을 빌린 채 손을 닦아버린 회사 주인에게는 무죄가 선고됐고, 어찌된 영문인지 피해자는 있어도 가해자를 짚어내기 힘든 형국이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자금이 필요한 대출자와 높은 투자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를 온라인으로 연결시키는 금융 방식이다. 예금 금리가 연 2~3%를 넘기기 힘든 상황에서 연 10%대 이자를 내세우는 P2P는 매력적인 투자 상품으로 인식됐고, 지금껏 국내에서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중개했다.

그러나 ‘부실’이라는 어두운 면도 존재했다. 부실 P2P업체가 속출했고, 상당수 투자자가 수익은커녕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연이어 목격됐다. ‘펀딩하이대부(이하 펀딩하이)’에서 발생했던 연체 사건 역시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매력적인 
투자 상품?

2017년 4월 첫 P2P 펀딩에 나선 펀딩하이는 동산 담보 펀딩 상품에 주력한 업체였다. 이 회사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을 내세웠다.

펀딩하이는 단순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표면상이나마 투자금 관리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도 힘을 쏟았다. 담보물에 대한 선하증권 및 보세창고 보관증을 양도받아 수입 상품이 승인 없이 보세창고에서 반출이 불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이끌어냈다.


이렇게 되자 펀딩하이가 내놓은 펀딩 상품에는 저위험·고효율이라는 인식이 퍼졌고, 펀딩하이는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펀딩하이가 2018년 5월 기준 누적 대출액 200억원, 누적상환액 100억원, 연체율 0%를 달성하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2018년 6월20일을 기점으로 펀딩하이에서는 심각한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펀딩하이를 대표하던 수입 농산물 펀딩 상품에 균열이 생겼다는 점에서 심각성은 한층 크게 다가왔다.

펀딩하이는 이날 ‘마늘 시즌2-17차(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이 연체됐음을 알렸다. 만기 3개월짜리였던 해당 펀딩은 2018년 3월21일 모집 금액 3억원 규모로 개설됐고, 연수익율 18% 보장을 내세워 29초 만에 마감될 만큼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다.

이 상품의 연체는 시작에 불과했다. 상환을 앞두고 있던 ▲세척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도 차주가 투자금 상환에 실패할 거란 불안요소가 감지됐고, 우려는 머지않아 현실이 됐다.

공교롭게도 연이은 상환 지연은 차주 네 곳의 관련성이 부각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2018년 6월25일 펀딩하이 사무실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세척당근 차주였던 지엔티에이치를 중심으로 승리산업(마늘), 상아농산(김치), 월량완코리아(번데기) 등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음이 드러났다. 특히 사업상 협력 관계로 분류되는 상아농산을 제외한 세 곳의 관계가 이목을 끌었다.

일단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이 하나의 회사라는 점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에서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린 윤모씨는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월량완코리아는 김치 펀딩, 당근 펀딩, 마늘 펀딩의 수입 대행을 책임졌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투자된 현금이 월량완코리아로 모이고, 나머지 3개 업체는 월량완코리아에서 수입 대행 수수료와 각종 비용을 뺀 만큼의 상품을 수입하게 되는 구조였다. 윤씨는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에도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확연한 명암
피해자 속출

첫 연체 이후 차주들은 조속한 투자금 변제를 약속했지만, 지금껏 투자금 상환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상환일 도래를 앞두고 있던 나머지 펀딩 상품 역시 별다른 해결 방안이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지금껏 네 곳의 업체가 연체한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은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연체율 100%를 찍은 펀딩하이 역시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연체 발생 이후 펀딩하이의 담보물 관리에서 큰 허점을 발견됐다. 펀딩하이는 상환이 지연되면 수입된 농산물을 담보 삼아 원금 회수를 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애초부터 차주들이 투자금을 농산물 수입에 활용하지 않았던 탓에 담보 확보가 불가능했고, 투자자들은 사실상 투자금을 변제 받을 길이 막혀 버렸다.

졸지에 증발한 75억 어디에
제3자처럼 보이는 공모자?

흥미로운 점은 크게 결부되지 않았던 것처럼 여겨졌던 '제3자'가 생각 이상으로 해당 사건에 얽혀 있었다는 사실이다. 2010년 설립과 함께 평택항 인근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선라이즈F&T(현 카리나F&T)’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선라이즈F&T는 고관세 농산물 수입 및 가공, 보세창고 운영 등을 영위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지엔티에이치 ▲승리산업 ▲상아농산 ▲월량완코리아 등이 연루된 펀딩에서, 물품을 인계받아 보세 창고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거래에 참여하고 있었다.

펀딩 초창기부터 펀딩하이와 협력 관계였던 선라이즈F&T는 특정 시기를 거치며 지엔티에이치의 지배를 받게 됐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에 참여하기 이전부터 선라이즈F&T 주식을 매입했고, 2017년 초 10%였던 지분율을 2018년 6월 기준 27.6%(16만1400주)로 끌어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내용은 2018년 6월12일 펀딩하이가 지엔티에이치에 대한 신용 보강 차원에서 선라이즈F&T 건물 10개동을 담보로 20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당시 펀딩하이는 지엔티에이치가 선라이즈F&T 최대주주라고 언급했다.

돌이켜 보면 선라이즈F&T는 연체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 앞서 승리산업이 처음으로 연체한 직후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씨는 선라이즈F&T 경영권 인수 목적으로 펀딩 자금을 일부 사용했고, 경영진의 판단 실수로 일시적인 자금 경색에 의한 연체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펀딩하이는 지엔티에이치가 투자금을 연체할 시 활용하겠다고 밝힌 선라이즈F&T에 대한 근저당권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끝내 행사하지 않았다. 선라이즈F&T 부동산 등기부 확인 결과 펀딩하이 측이 근저당을 설정한 기록은 존재하지 않고, 선라이즈F&T 측 역시 근저당권 설정자로 이름을 올린 적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처음부터
공모관계?


지엔티에이치가 선라이즈F&T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했다는 건 외부 세력이 회사의 주인으로 급부상했음을 의미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부각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농산물 무역업 관계자는 “선라이즈F&T는 세관 공무원이 주축이 된 상태에서 무역업자들이 참여해 만들어졌다”며 “하지만 수년 전 몇몇 기존 구성원은 독립해 회사를 차렸고, 내부인들도 다수 바뀌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8년 7월11일자로 선라이즈F&T 임원 명단에서는 변화가 목격됐다.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아버지에 이어 선라이즈F&T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는 퇴임했고, 새로운 인물들이 빈자리를 꿰찼다.

경영권 교체 과정에서 지엔티에이치 측 법률 자문은 A법무법인이 수행한 것으로 추측된다. A사 홈페이지에 명시된 선라이즈F&T 경영권 분쟁에 자문 역할을 수행했다는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A사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직무집행정지처분 명령을 받았을 때 이에 대한 정지 처분을 이끌어낸 국내 최고 권위의 법무법인이다.

이후 A사는 선라이즈F&T와 관련된 법정 공방에서 또 한 번 모습을 드러냈다. 2020년 1월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명의개서절차 이행’에 대한 민사재판(원고 펀딩하이, 피고 선라이즈F&T)에서 피고 측 변호인으로 참여해 재판부가 원고 청구 기각 판결을 내리는 데 일조했다.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5월16일 투자금 미상환 시 보유 중인 선라이즈F&T 주식 16만1400주를 펀딩하이에 양도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F&T 주식을 펀딩하이와 상의 없이 난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피고의 손을 들었다. 중국의 ‘난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가 지엔티에이치의 이중 양도 행위에 가담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원고가 패소하면서 투자자들을 구제할 길은 사실상 막혀버렸다.

이상한
연결고리

연체 건으로 인해 배임 혐의로 기소됐던 윤씨마저 법적 처벌을 피했다. 해당 재판 역시 지엔티에이치가 난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양도한 선라이즈F&T 주식 16만1400주가 화두였다. 검찰은 주식을 넘기는 과정에서 윤씨가 8억700만원(1주당 5000원) 상당의 이익을 취했다고 봤지만,  2020년 10월 대전지방법원은 윤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A사는 이 재판에서 윤씨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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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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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