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예’ 국정원 출신들 뭐하고 사나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6.12.19 10:17:13
  • 호수 1093호
  • 댓글 0개

가오 떨어지게…노는 요원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퇴직 이후 삶은 추웠다. 현직 국정원 직원들은 그 누구보다 호기롭다. 우리나라 양대 권력기관으로써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직 후 국정원의 삶은 ‘격세지감’이다. 너무 춥다. 재취업도 안 될뿐더러, 불러주는 곳도 많이 없다. 왜 그럴까?

최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인척인 반채인씨의 우리카드 사외이사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 반씨는 국정원에서만 30년간 근무해 금융분야의 경험이 없는데도 사외이사로 선임된 사실이 드러난 것. 반씨는 2014년 말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상씨와 함께 반 총장의 대선준비조직으로 소문난 ‘비트허브’의 상임고문을 맡았다가, 논란이 되자 동시 사임한 바 있다.

떵떵거리다…

국정원 출신이 기업 사외이사로 가는 게 한국 사회서 그렇게 어렵지 않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국정원은 검찰과 함께 양대 권력기관이다. 검찰 직원들이 퇴직 후 전관예우나 기업사외 이사로 가는 일이 흔한 점을 비춰보면 국정원 직원들도 그렇게 되리라고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정원 직원들의 퇴직 후 재취업이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국정원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정원 있을 때나 요원이지. 나가면 찬밥도 그런 찬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 출신으로 반(채인)씨처럼 기업 사외이사로 가는 경우는 극소수”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국정원 직원들은 퇴직 후 왜 찬밥 신세가 될까? 먼저 국정원에 특채(변호사·IT전문가) 등으로 입사한 직원들은 전문직이기 때문에 퇴직 후 경력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국정원 7급 공채 출신들은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나마 국정원 국내 파트서 재계 정보를 다루었던 직원들은 취직하기가 수월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북한이나 공안 정보를 다루는 직원들은 거칠게 말해 ‘도무지 쓸 데가 없다’고 한다. 이런 사정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정원 직원들 사이에서도 재취업의 양극화가 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원서 쌓게 되는 지식과 경력은 특수한 기술들의 조합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외부에 밝힐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국정원직원법 제5장 17조(비밀의 엄수)에 따르면 “직원은 재직 중은 물론 퇴직한 후에도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정원서 취득한 기술이나 정보를 퇴직 후 사회의 취업에서 활용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전직 직원 새출발 ‘빛과 그림자’
퇴직 후 여전히 음지서 지내기도

국정원 직원들은 근무하는 동안 인맥 만들기조차 어렵다고 한다. 한국 사회 특성상 인맥은 ‘먹고 사는 데 있어 기본적인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 공직자들이 공직 생활 중 사귄 사람이나 인맥 등을 통해 재취업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반면 국정원 직원들은 사람도 함부로 사귈 수 없다고 한다. 업무 특성상 자신에게 살갑게 다가오는 사람이 자신을 좋아해서인지 자신에게 뭔가를 캐내기 위해서인지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국정원의 특수성 때문이다. 국회 정보위 한 관계자는 “일반 행정직 구청 공무원들은 하다못해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 감사로도 취업하는데, 국정원 직원들은 취업할 데가 없다”며 “국정원으로 근무하면서 친구 관계나 대인관계가 자연스럽게 끊긴다. 이 때문에 현직 떠나면 외로운 직업”이라고 말했다.


퇴직 후 아무리 재취업이 안 되도 먹고 살아야 할 터. 국정원 직원들은 퇴직 후 대부분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군은 다양하다. 굴비장사, 식당, 술집, 카센터, 의료용품 납품 등등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원 직원 시절에 했던 업무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일들이다.

퇴직한 국정원 직원 중에는 사업을 하다 망하는 사람도 허다하다고 한다. 실제로 해외공작요원으로 있다 은퇴한 후 사업에 실패하고 재취업이 안 되어 옛 동료들의 기부금으로 연명하는 사례도 있다.

재취업 어려워

국정원 사정에 정통한 정치권 관계자는 “권력기관 출신이니 퇴직한 뒤에도 자신감이 있다. 그런 마음으로 사업에 뛰어들지만 많이들 실패한다”며 “아무리 고급 정보를 많이 알아도 공직에만 있다 보니 세상 물정 모르는 직원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금융권 사외이사 낙하산 실태

금융권 사외이사의 절반 가까이가 전문성·독립성 측면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개혁연구소는 109개 금융회사의 사외이사 447명(지난 6월 기준)의 경력을 분석한 결과 정부 낙하산 및 지배주주와의 관계 등 문제 소지가 있는 사외이사가 206명(46.1%)이라고 14일 집계했다.

연구소는 국책 기관의 정부 출신 낙하산 사외이사가 여전하다며 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이 전 차관은 2014년 퇴임 후 올 초 4·13총선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신청했다가 탈락한 직후 IBK기업은행 계열 IBK연금보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고 전했다. 남선우 전 주미공사관 참사관 역시 고위 공직자 출신으로 IBK연금보험 사외이사가 됐다. KB손해보험은 올해 박진현 전 경북지방경찰청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연구소는 “정부 소유 금융회사의 경우 퇴직 10년이 지나지 않은 관료 출신 사외이사 선임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국가정보원 출신들의 금융권 사외이사 약진도 눈에 띄었다. 우리은행 계열 우리카드는 반채인 국가정보원 부이사관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흥국생명도 국정원 출신 윤재동 사외이사를 뽑았다. 연구소는 “회사 공시에는 이들의 금융업 전문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지배주주와 사외이사의 특수관계도 지적됐다. 연구소는 효성캐피탈의 경우 사외이사 4명 중 3명이 변호사인데, 조석래 효성 회장 형사사건 소송을 맡는 등의 인물에게 자리가 돌아갔다고 전했다. 신한금융그룹은 한동우 회장의 고교 및 대학 동문이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사외이사를 맡고 있었다. <창>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김건희 특검’ 꼬이는 수사, 왜?

‘김건희 특검’ 꼬이는 수사,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 속도가 빨라졌다. 전방위적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피의자에 대한 잇단 소환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특검팀이 수사해야 하는 의혹만 16개라는 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기도 했다. 어떤 사건을 먼저 수사할지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수사하는 김건희씨의 의혹은 총 16개다. 사전 자료 제출 요구나 실무진 조사 없이 참고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집사 게이트’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처리해야 하는 사건이 늘고 있는 셈이다. 특검팀의 시간은 6개월도 남지 않았다. 발걸음이 조급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남은 5개월 부족한 시간 특검팀은 이른바 ‘집사 게이트’와 관련,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김익래 전 다우키움 그룹 회장,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에게 지난 17일 오전 10시까지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조 부회장은 베트남 출장을 이유로 7월21일 오전 10시로 출석 일정을 조율했다. 특검팀은 이들 1차 참고인 조사 이후 IMS에 투자한 나머지 기업 관계자들을 포함해 2차 소환을 예고했다. IMS 투자에 참여한 기업·기관은 모두 12곳으로, 신한은행·제이비우리캐피탈·한컴밸류인베스트먼트·경남스틸 등도 포함돼있다. ‘집사 게이트’는 김씨의 측근으로 지목된 김예성씨가 2023년 자신이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가 부실기업이었음에도 김씨와의 친분을 토대로 여러 기업 등으로부터 180억여원을 석연치 않게 투자받은 사건이다. 순자산(556억원)보다 부채(1414억원)가 많은 상태에서 거액의 투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배경에 김씨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핵심이다. 특검팀은 당시 참여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각종 경영상 리스크를 안고 있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IMS 투자가 단순 재무적 투자라기보다는 정권 실세와의 친분을 활용한 보험성, 또는 대가성 성격이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김씨는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 후 잠적했다. 특검팀은 김씨가 출석 요구에 거듭 불응하자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특검팀은 김씨의 최종 목적지가 태국이 아닌 싱가포르일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출입국 기록을 확인한 결과 김씨와 자녀들이 올해 여러 차례 싱가포르에 다녀온 기록이 나왔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 1월, 김씨와 아내, 자녀 2명 모두 싱가포르를 다녀왔다. 특검법이 통과된 직후에도 김씨의 자녀들은 다시 싱가포르에 다녀왔다. 이후 아내 정모씨는 한국에 머문 채 김씨와 자녀들은 차례로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특검팀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등과 공조해 김씨 소재를 파악하고 신병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 등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여러 경영상 현안을 안고 있어 일종의 보험성이나 대가성 자금을 제공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집사 게이트 핵심 인물 제3국으로 도피 위치 파악 안 돼…검거 가능성은 미지수 통상 수사기관은 사건에 연루된 기업 총수를 부르기 전 압수수색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나온 증거를 토대로 실무자들을 조사하면서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게 기본적인 수사의 순서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에 대해 “수사 기법은 다양하다”며 “톱 다운 방식도 있고 바텀업 방식도 있는데, 수사팀에서 편리한 방식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의 최대 걸림돌은 시간이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총 110일에, 30일씩 두 번 연장할 수 있다. 지난 2일 현판식을 갖고 수사를 개시했기 때문에 늦어도 오는 12월까지는 모든 게 정리돼야 한다. 사실상 6개월도 되지 않는 시간이 부여된 셈인데, 특검팀이 수사해야 할 의혹만 인지 사건 포함 16개에 달한다. 최근 관련 의혹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것도 특검팀을 다소 조급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현 상황만 보면 ‘집사 게이트’부터 정리하려는 것 같다. 금품을 준 기업과 관련자들에게서 최대한 협조적인 진술을 얻어내고 김건희씨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검팀은 집사 게이트를 수사하기 이전에 명태균씨, 건진법사 전성배씨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했으나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었다. 명씨 사건 같은 경우 검찰에서 수개월간 수사해 법리 적용만 검토하면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전씨 사건의 경우 그렇지 않다. 먼저 특검팀은 지난 16일 오전 10시 명씨 사건을 폭로한 강혜경씨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강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씨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을 위해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았으며, 해당 공천 과정에 김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끌려가는 기업 수사 명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그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를 이용해 다수의 불법 여론조사를 주도한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같은 날 오전 10시30분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 관련해 당시 업무를 담당했던 국토교통부 서기관 A씨 소환 조사도 병행했다. A씨는 당초 이상화 동해종합기술공사 부사장 등 5명과 전날 소환 통보를 받았으나 불출석했다. 지난 14일 국토부와 A씨 주거지, 양평고속도로 타당성 조사를 맡았던 용역사 경동엔지니어링과 동해종합기술공사, 용역사 임원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양평고속도로 의혹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듬해인 2023년 5월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종점이 기존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씨 일가가 보유한 땅 28필지(2만 2663㎡)가 있는 강상면으로 돌연 변경됐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전씨 법당과 서초구 양재동 주거지, 전씨가 속한 종파의 거점으로 알려진 충북 충주 일광사 등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청탁 대상으로 알려진 박창욱 경북도의원과 박현국 봉화군수, 박 군수 공천을 청탁한 사업가 B씨, 윤석열 대선 후보 당시 선거대책본부 네트워크위원장을 맡았던 오을섭씨, 전씨 변호인 김모씨의 서초구 사무실 등도 포함됐다. 특검팀은 박 군수의 휴대전화, 변호인 사무실에 보관 중이던 전씨 명의 휴대전화 2대, ‘찰리’로 알려진 전씨 처남의 휴대전화 2대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달부터 관련자 소환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지난 15일부터 연이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전씨의 법당을 압수수색해 법당 내 CCTV 등을 확보했는데 CCTV가 최신 기종이 아니라 복제(이미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한다. 법당 내 CCTV는 앞서 서울남부지검에서 한 차례 진행한 압수수색 대상물에는 포함돼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CCTV 저장 보관 기간이 길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관련 증거가 얼마나 남아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검팀은 남부지검에서 압수수색했던 곳 중 법당 내 지하창고도 다시 살펴 관련 증거를 압수했다고 한다. 사라진 피의자들 수사를 마친 뒤 관련자를 재판에 넘겨 공소 유지까지 맡는 특검은 핵심 물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제출하는 측면과 더불어 수사 단계에서도 관련자들에 대한 진술을 끌어내는 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지난 14일 법원에 낸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조성옥 전 회장, 이응근 전 대표, 이기훈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이 369억원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팀이 산출한 조 전 회장 측 부당이득은 200억원, 이 회장 측은 170억원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 등은 2023년 5∼6월쯤에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처럼 속여 주가를 띄운 뒤 보유 주식을 매도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들이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업무협약을 맺는 등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였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된 삼부토건은 그해 1000원대였던 주가가 2개월 뒤 장중 5500원까지 급등했다. 이 시기 회장이 교체됐는데, 특검팀은 조 전 회장이 주가가 급등한 주식을 팔아 거액의 수익을 내자 이 회장도 우크라 재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던 시기에 주식 매매로 차익을 봤다는 혐의도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가 우크라이나 관련 사업을 총괄한 인사로 꼽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의 지분 승계 실무를 맡고, 포럼 참석 과정을 주도한 ‘그림자 실세’로 지목된다. 이들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7일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이는 지난 3일 수사를 개시한 특검팀의 첫 구속영장 청구 사례다. 건진법사 그라프 목걸이도 행방불명 삼부토건 ‘그림자 실세’ 잇단 도주 그러나 그림자 실세인 이 부회장의 신병 확보에 차질이 생기면서 특검팀 수사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7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가 영장실질심사 절차에 출석하지 않았다고 알리며 “현재 도주한 걸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법원에 출석한 이씨의 변호인 또한 이씨의 소재를 모른다고 말했다”며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도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검팀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기 이전에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만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여러 정황들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특검팀이 확보한 삼부토건의 ‘해외사업 수주 내역’을 보면, 2017년 파키스탄 도로공사 사업 수주를 마지막으로 해외사업을 수주하지 못했다. 이는 삼부토건의 낮은 신용도와 자금 여력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삼부토건은 신용도가 낮아 해외공사 입찰 시 국내 은행으로부터 입찰 보증서를 발급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사 수주 금액의 10% 수준인 이행 보증금을 현금으로 납부할 능력이나, 해외사업을 위해 사용할 자금을 확보할 여력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해외사업에 사실상 실패한 삼부토건은 2022년 초부터 정기보고서에 해외사업 부문을 철수하겠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또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하는 삼부토건 내부자의 진술도 확보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추진 당시 삼부토건 재건 관련 해외 사업 담당자는 고작 1명에 불과했는데, “삼부토건은 현실적으로 해외사업 진출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해당 직원이 진술한 것이다. 핵심 물증 중요 과제 이 직원은 또 조사에서 “해외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여러 곳과 MOU 체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수주할 수 있는 거래 상대방과 MOU를 체결하고 더 많은 연락과 출장을 다녀오는 것이 맞다”며 “그러나 정말로 (삼부토건이) 우크라 사업을 하려는 의사가 있는지 당시에 의문스러웠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