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광’ 트럼프의 골프인생

모두가 인정하는 ‘골프 마니아’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미국 골프업계에도 화제를 몰고 왔다. 트럼프는 여러 군데에서 클럽챔피언을 차지할 정도로 상당한 실력자일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곳에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 미 골프계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골프계에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에 대해 예상하느라 바쁘다.

 

208야드 날리는 장타자
오바마 능가하는 실력

도널드 트럼프 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어떤 골퍼일까. 일단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골프광이다. 키 191㎝, 몸무게 102㎏의 운동선수 출신(미식축구와 야구)인 트럼프는 드라이브 거리 280야드의 장타자일 뿐 아니라 싱글 수준의 실력을 자랑한다. 자신의 강점을 잘 살려 플레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는 2.8의 골프 핸디캡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핸디캡 14, 42대 빌 클린턴은 핸디캡 10, 44대 오바마 대통령도 이와 비슷한 실력으로 전해진다. 트럼프는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꼽은 ‘워싱턴 DC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치는 150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수준급 실력자임에는 분명하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5위 톰프슨은 “최근 트럼프와 함께 라운딩을 했는데,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250야드는 나간다”며 “직진성 타구를 구사해 런이 많다”고 평가했다.

골프 애호가서
미 대통령으로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명 프로 골퍼들도 상당히 많다. 그들 중 한 사람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 GA)투어의 베테랑 크리스티 커는 “당선 후 아직 연락은 해보지 않았지만 그의 열렬한 지지자”라며 “그는 미국의 진정한 CEO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커는 골프장 재벌이자 16개의 골프장을 운영하는 트럼프 당선자와는 골프 대회와 각종 프로암 등에서 오랜 동안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보 시절부터 공개 지지를 선언했던 ‘골프의 제왕’ 잭 니클라우스는 트럼프가 당선된 뒤 골프인 중 가장 먼저 축하를 보냈다. 니클라우스는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에 대해 “자신이 가진 돈보다 골프를 더 사랑한다”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골프 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트럼프의 골프에 대한 열정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2005년에는 <트럼프, 지금까지 받아온 최고의 골프 레슨>이라는 320페이지 분량의 책을 발간한 적도 있다. 대학 때 골프를 시작했지만 제대로 레슨을 받지 않았고, 서적을 통해 기술을 익혔다.
트럼프는 승자가 되기 위한 4가지 조건으로 ‘강력한 멘탈과 패배의 교훈, 현명한 판단, 자신의 능력 파악’ 등을 꼽았다. “골프에 감정이 들어가면 곧바로 망조가 된다”고 설명, 멘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패배를 통한 성장이다. “때로는 패배의 쓴 맛을 봐야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안다”고 강조했다. 선택의 순간에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승자와 패자의 차이는 운명의 갈림길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은 자신의 실력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기기 위해서는 공격할 때와 우회할 때를 정확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승리 방정식

트럼프는 전 세계에 걸쳐 16개 골프장, 22개 코스를 소유한 손꼽히는 골프 재벌이다. 여기에 두바이와 인도네시아의 트럼프 골프장은 2018년 완공예정이다. 트럼프는 경영위기에 빠진 골프장을 인수, 리모델링 통해 명문으로 변신시키는 사업 수완을 발휘하며 골프계에서 영역을 넓혀왔다. 1999년부터 골프장 경영에 뛰어든 트럼프가 소유한 골프장 대부분은 퍼블릭, 또는 리조트 코스다. 그린피는 평균 250달러 선으로 미국 내에서도 비싼 축에 속한다. 그의 골프장 중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랄리조트 블루 코스가 390달러로 가장 비싸고, 트럼프 내셔널골프클럽 페리 포인트가 172달러로 가장 싸다.

트럼프 소유 골프장은 대부분 명문 코스로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와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를 치르는 곳이 적지 않다. 당장 내년 US여자오픈은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치러지며, 2022년 PGA챔피언십 개최지 역시 트럼프 골프장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이 대회를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에서 개최하는 것을 두고도 골프 선수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래리 글릭은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 운영은 그의 둘째 아들 에릭을 비롯해 세 명의 자녀가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골프 협회와의 잦은 마찰은 그의 골프장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PGA투어는 “트럼프라는 이름을 단 골프장에서 여는 골프 대회를 후원하는 기업이 없다”며 캐딜락 챔피언십 개최지를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멕시코로 옮겼다.

수완 뛰어난
골프 재벌

실제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인 캐딜락 챔피언십 대회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트럼프내셔널 도럴리조트 블루몬스터 골프장에서 줄곧 열려왔다. 하지만 WGC조직위원회는 내년 3월 이 대회 장소를 멕시코의 멕시코시티로 장소를 바꿨다. 대회 명칭도 WGC멕시코 챔피언십으로 변경했다. 최근에는 내년 6월 LPGA투어 US오픈 장소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이 대회는 트럼프가 소유한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달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개최지를 변경하라고 미국골프협회(USGA) 마이크 데이비스 사무총장을 압박했다.


대선 후보 기간에도 트럼프 골프장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트럼프라는 이름이 골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트럼프 소유의 턴베리 골프장을 디오픈 순회 코스에서 제외했다. PGA투어 등 골프 단체들은 트럼프가 유세 도중 쏟아낸 인종 차별, 여성 비하 등 발언에 반발하며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에서는 대회를 열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또 다른 닉네임 ‘골프 재벌’
지나친 승부욕…비매너 구설

트럼프는 초대형 깃대에 집착해 자신의 골프장에 21∼25m 깃대를 설치해 규정 위반으로 곳곳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영국 언론들은 ‘트럼프가 대선에 이어 깃발 싸움에서도 이겼다’라고 보도했다. 사연은 이렇다. 영국 스코틀랜드 애버딘에 있는 트럼프 당선인 소유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장은 4월 클럽하우스 옆에 높이가 10층 아파트 정도 되는 25m 짜리 대형 깃대를 세웠다. 이에 주 의회는 구조물이 너무 커서 시야를 방해하는 등 문제가 많다며 깃대 철거를 의결했다. 하지만 골프장 측은 스코틀랜드 정부에 청원까지 하며 깃대 설치를 승인받았다. 현지에서는 이번 결정에 미국 대선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에 16개의 골프장을 소유한 트럼프 당선인은 이전에도 초대형 깃대로 관계 기관과 갈등을 빚었다.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클럽은 규정(12.8m)을 초과하는 24m의 깃대에 성조기를 내걸어 12만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그러나 벌금 대신 참전용사를 위해 10만달러를 기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또 로스앤젤레스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도 21m의 초대형 깃대를 세워 시의회와 설치와 철거를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기 과시욕이 강하다는 평가를 듣는데 골프장의 대형 깃대 설치도 이런 심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나친 과시욕
서슴없는 비매너

트럼프의 비매너도 입에 오르내린다. “트럼프가 티 박스에서 티샷을 수차례 했습니다. 이어 우리도 티샷을 날리고 공을 찾아 나섰죠. 그런데 트럼프가 페어웨이 한가운데 서 있는 겁니다. 그가 외쳤습니다. ‘내가 친 첫 번째 공을 찾았어’ 다음 홀은 파3이었는데 그의 공은 덤불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카트에 올라타 우리보다 먼저 그린 위로 갔죠. 우리가 도착하니 그의 공은 홀에서 3피트(약 1m) 거리에 놓여 있었습니다. 트럼프가 저희에게 이렇게 외쳤습니다. ‘공 집어 들게. 컨시드 거리잖아’ 복싱 세계 타이틀 6체급을 석권한 오스카 델라 호야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내용이다. 트럼프는 “골프를 할 때 속임수를 쓰지 않을 뿐더러 델라 호야와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많은 이들이 그의 반론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로 끝나자 미국 골프 전문 매체들은 미국 골프계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골프계에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주판을 튕겨보느라 분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트럼프가 골프계에 불이익을 줄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본인이 대통령이 되기 이전부터 즐기던 스포츠이자 골프장 소유주로서 골프 산업에 악역향을 끼칠 어떤 제스처를 취할 이유를 찾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선임기자 마이클 뱀버거는 “트럼프와 골프 협회들의 관계는 앞으로 굉장히 조심스럽게 유지될 것”이라며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해서 그의 골프장에서 메이저대회가 추가되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그가 백악관 안에 있는 한 골프 비즈니스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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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