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최순실 게이트> ④잠룡들 셈법

박근혜 때리면 지지율 오른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최순실 게이트’가 정국을 강타한 가운데 내년 대선을 앞둔 잠룡들의 속셈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여야 잠룡들 모두 한 목소리로 정부에 맹공을 퍼붓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내년 대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최순실 사태의 최대 수혜자다. 지난달 중순까지 송민순 회고록 이슈가 불거지면서 문 전 대표는 여권의 총공세에 시달렸다. 색깔론이라며 반박했지만 북한과 내통했다는 프레임에 서서히 갇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반기문 직격탄

하지만 최순실 비선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송민순 회고록 파문은 쥐도 새도 모르게 자취를 감췄다. 아울러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밀려 지지율 순위 2위에 머물렀던 그는 1위를 탈환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3자 대결서도 선두다. 정치권은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여론 불신의 반사이익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같은 호재 속에 문 전 대표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그는 “지금 상황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상황의 엄중함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이라며 “여전히 아주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공동책임이 있는 주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박근혜정부를 질타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문 전 대표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난 초반에 거국중립내각을 주장해 정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순실 사태에 방관자로 머물면서 반사이익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이슈를 선점해 대선주도권을 잡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박근혜정부가 야권서 활발히 논의된 거국중립내각과는 별개로 김병준 총리 후보자를 ‘책임총리’로 내세우면서 거국중립내각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문 전 대표가 존재감 부각에 방점을 찍는 동안 안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하고 나섰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정론관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 이상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 즉각 물러나라”고 하야를 촉구했다.

안 전 대표는 “국민께 헌법파괴 사건의 죄를 고백하고 백배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버젓이 총리를 지명했다”며 “이것은 분노한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에 대한 모욕”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술책’ ‘범죄’ ‘폭거’ 라는 강도 높은 단어를 사용해 박근혜정부를 정면 비판했다.

안 전 대표도 문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정부와 여권에 대한 날선 비판으로 존재감 부각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안 전 대표가 대통령 하야를 요청한 날 박원순 서울시장도 박 대통령이 물러날 것을 주장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청서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조작권을 행사할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며 “국가 위기사태를 악화시키는 박근혜정권과 새누리당의 농단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여당과 대통령이 주도하는 모든 수습방안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 근본을 바꾸라는 국민 명령에 따르고 평화 집회가 안전하고 질서 있게 진행되도록 서울시가 모든 행정편의를 지원하겠다”고 말해 박 대통령의 하야를 측면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야권의 유력주자들이 날선 비판을 가한 배경에는 거각중립내각이 있다. 각 주자들은 정국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다른 정치적 스탠스를 취했다. 안 전 대표는 거국 내각이 자칫 권력 나눠먹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여야합의 총리를 주장했다. 박 시장은 거국중립내각을 통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대통령의 힘을 빼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 와중에 박 대통령이 책임총리를 지명하자 야권 잠룡들은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앞장서서 정권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보여 혼란한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재인 고공행진 안철수·박원순 전면등장
친박들 우왕좌왕…김무성이 주도권 재탈환?

여권 잠룡들도 최순실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자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지난 1일, 김무성·오세훈 등 여권 잠룡 5인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긴급 회동을 가졌다.

김무성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5인은 공동발표문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새누리당은 재창당의 길로 가야 한다. 그 길을 향한 첫걸음은 현 지도부의 사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른바 비박(비 박근혜) 비주류로 친박계가 득세할 때는 몸을 낮추고 있었다.

최순실 사태가 불거지자 친박 중심의 당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며 본격적으로 정국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싸움에 돌입한 셈이다. 우선 김 전 대표의 부상이 눈에 띈다. 지난 4·13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잠행했던 것과는 정반대 모습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일 국회서 열린 ‘격차 해소와 국민통합의 경제교실’ 세미나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정권의 차원을 넘어 나라와 국민으로, 국민의 허탈감과 상실감을 하루빨리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여당 내 친박과 중진들이 함구하고 있던 사이 “최순실을 하루빨리 귀국시켜 철저히 조사하고 다른 관련자의 조사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거국중립내각 구성에 대해서도 여당 내부에서 가장 먼저 찬성 입장을 밝혀 당내 주요 이슈를 이끌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비박 좌장으로서 당적 쇄신을 강조하면서 본인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내년 대선 주도권을 획득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박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최순실 게이트로 대권행보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오 전 시장은 비박 잠룡들과 회동 이전인 지난달 30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실패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의 결단에 의해 조속히 실행되어야 한다”고 말해 검찰과 청와대를 압박했다.

지난 총선 전만 하더라도 오 전 시장은 여권의 유력대권주자로 손꼽혔다. 하지만 지난 4·13총선서 당시 정세균 더민주 후보(현 국회의장)에 밀려 낙마해 대권주자로서의 동력을 상실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최순실 파문이 새누리당 지도부의 책임론으로까지 번져 친박이 계획한 반 총장 카드도 힘을 잃었다. 오 전 시장은 이번 사건을 통해 당내 입지를 다지면서 다시 한번 대권행보에 박차를 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존재감 부각


이처럼 여야 잠룡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와 새누리당 지도부를 겨냥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순실 비선 실세 논란으로 잠룡들의 행보가 대중의 관심서 묻히고 있지만 저마다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는 분위기”이라며 “정국 현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존재감을 부각하고 자신의 색깔에 맞춘 민생·정책행보를 이어가며 내공을 쌓을 것”이라고 전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랬다 저랬다’ 문재인 왜?

지난달 26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당적을 버리고 국회와 협의해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문 전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야당은 “지금은 최순실 사건 진실 규명이 먼저”라며 “새누리당이 거국내각을 주도하겠다는 것은 최순실 게이트를 덮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의 입장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여야합의로 총리부터 임명해야 한다고 입장을 변경했다. 당 내 분위기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후 문 전 대표는 국민의당과 새누리당에 집중포화를 맞았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전 대표의 발언은 국민의 여론을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문 전 대표는 마치 지금 자기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처럼 착각하면서 이런 말을 하지 않는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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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판 흔들 최대 변수 다섯

대선판 흔들 최대 변수 다섯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구도는 여전히 ‘1강’ 체제로 흘러가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시작으로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쳐 조기 대선에 이르는 과정서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로 보인다. 그의 대형 ‘리스크’도 사라졌다. 그렇다면 이제 ‘당선’이 상수가 된 걸까? 12일, 본격적인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다. 이날부터 대선후보들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전국을 누비고 있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탄핵안 인용으로 인한 대통령 궐위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라 대선후보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시간이 많지 않다. 짧은 시간, 최고의 선택을 위한 빠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20일 남은 결정의 순간 여론조사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독주 중이다. 어떤 후보와 맞붙어도 지지율 격차가 10~15%p가량 나고 있다. 당락을 가른다는 중도층서도 이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이 과반인 상태다. 현재 분위기로는 대권에 가장 가까이 자리한 후보라고 해도 과하지 않다. ‘모래주머니’처럼 발목에 매달려 있던 사법 리스크도 일단 털어냈다. 서울고등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기일을 대선 이후로 바꾸면서다. 지난 1일 대법원이 항소심서 무죄를 준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내면서 이 후보는 위기를 맞았다. 대법원은 판결 과정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의 취지를 받아들였다. 파기환송심이 진행됐다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형이 나올 가능성이 컸던 것. 파기환송심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량을 받고 재상고심서 확정되면 이 후보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었다. 이 후보는 물론 민주당 입장서 ‘청천벽력’과도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는 셈이었다. 실제 민주당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사법부를 압박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 탄핵 예고, 대법관 수를 늘리는 내용의 법안 발의 등의 행보를 보였다.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진행 중인 재판을 중지할 수 있는 내용의 법안과 선거법 위반 사건의 핵심인 ‘허위 사실 공표죄’의 일부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법안도 발의했다. 지난 7일 서울고법은 이 후보의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 기일을 다음 달 18일로 변경한다고 밝히면서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라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 안팎의 어떠한 영향이나 간섭도 받지 않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독립적으로 공정하게 재판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원 기일 연기로 사법 리스크 해소 법원이 정치에 휘둘린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법원의 결정으로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됐다. 이번 대선의 가장 큰 변수로 여겨졌던 부분이 사라진 것이다. 이 후보로선 안 그래도 독주 상황서 날개를 단 격이 됐다. 그러면서도 일각에서는 ‘정치는 생물’이라 추가 변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먼저 보수 결집 가능성이 꼽힌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원죄’를 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또다시 5년 임기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배경엔 45년 만에 재현된 비상계엄 사태까지 있다. 헌재는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그럼에도 보수 진영의 결집력은 절대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는 사실이 역대 선거서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등이 대형 선거 때마다 보수 진영을 떠받쳤다. 지금보다 지역 갈등이 강했던 과거에는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과 비교해 표밭이 큰 편이었다. 진보 진영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서 일정 정도의 표를 얻어야 보수 진영과 비등한 싸움을 할 수 있었다. 실제 이번 대선과 똑같은 이유로 치러진 19대 대선 결과를 보면 대통령은 진보 진영서 나왔지만 전체 표수는 보수 진영이 더 얻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진행된 19대 대선은 투표 전부터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싱거운 싸움이었다. 민주당 후보로 나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자유한국당 후보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 간의 표차는 무려 557만표였다. 17대 대선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 전신) 정동영 후보 간의 표차인 531만표를 넘어서는 수치였다. 하지만 당시 출마한 후보들의 득표율을 뜯어보면 양 진영의 표 크기가 대략 보인다. 풀린 족쇄 훨훨 날까 19대 대선서 문 전 대통령에 이어 홍 전 시장,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전 국민의힘 의원), 정의당 심상정 후보(전 정의당 의원) 순으로 표를 얻었다. 총 15명의 후보가 출마한 선거서 5% 이상 득표한 후보들이다. 문 전 대통령과 심 후보는 진보 후보로, 홍 전 시장과 안 후보, 유 후보는 보수 후보로 크게 묶인다. 단순 계산으로 보면 범진보 후보는 1544만1258표, 범보수 후보는 1705만9962표를 얻었다. 150만표가량 보수 진영이 많이 득표했다. 제3당 후보의 사퇴로 1 대 1 구도로 치러진 18대 대선서도 박 전 대통령이 1577만3128표(51.2%), 문 전 대통령이 1469만2632표(48%)를 얻었다. 108만표 차이다. 당시 투표율은 75.8%였다. 17대 대선보다 12%p 오른 수치로 양 진영에서는 ‘총력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표심 잡기’에 혈안이 된 상태였다. 양 진영 모두 투표장에 나올 만큼 나왔다는 뜻이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이냐, 이재명이 아니냐’는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반명연대’의 선봉에 서서 이 후보 외에 모든 후보를 끌어안는 방식으로 선거전략을 짜는 모양새다. 이 후보에 맞설 단일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후보가 출마했던 20대 대선 때는 역으로 진보 진영의 표가 더 많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1639만4815표(48.6%)를, 이 후보는 1614만7738표(47.8%)를 득표하면서 24만표(0.7%p)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당시 제3당 후보로 출마했던 정의당 심 후보가 얻은 표는 80만3358표였다.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대통령이 바뀔 수도 있었던 수치다. 생각보다 복잡하다 결국 표심이 나뉘는 걸 얼마나 저지하느냐에 따라 대통령 당락이 바뀌기도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단일화 이슈가 ‘반드시’라고 해도 될 만큼 선거 때마다 나오는 이유다. 이번 대선은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서 1명의 후보만 나와 1대 1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 함께 3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준석 후보가 완주하면 지난 대선 때와 달리 보수표가 갈릴 가능성이 나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는 지난 5~7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를 지난 8일 발표했다. 이날 조사에서 이준석 후보는 가상 대결서 6~7% 지지율을 보였다. 민주당 이 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의 3자 대결에서는 6%, 국민의힘 후보를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바꿨을 때는 7%였다.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다. 응답률은 22.1%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도 필요하다는 뜻을 여러 차례 드러냈지만 이 후보는 뜨뜻미지근한 상태다.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투표 용지에 후보 이름이 찍히는 오는 25일까지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간의 단일화 여부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20~30대 청년층의 표심도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20대와 30대는 지난 대선서 성별에 따라 투표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 세대다. 남성은 윤 전 대통령을, 여성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 20대에서는 그 격차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여성의 과반이 이 후보를, 남성의 과반은 윤 전 대통령에 표를 던졌다. 보수 결집하고 단일후보 누가 더 지지층 끌어오나 30대 역시 남녀 간 차이를 보였지만 그 격차는 20대보다 작았다. 반면 40~50대는 이재명 후보, 60대 이상은 윤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이번 대선도 비슷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윤 전 대통령 탄핵 관련 집회서 20~30대 여성은 탄핵 찬성 쪽에, 남성은 반대 쪽에 선 사례가 많았다. 실제 지난 대선, 탄핵 반대 집회 등을 보고 20~30대 남성의 ‘보수화’를 조명하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화운동 시절 그 선봉에 대학생이 섰던 때와 비교하면 한 세대 만에 젊은 남성이 보수 진영을 지지하는 쪽으로 이른바 ‘전향’이 이뤄진 부분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투표율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앞선 세 번의 대선은 투표율이 모두 75% 이상으로 나타났다. 유권자 4명 가운데 3명은 투표를 했다는 뜻이다.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이 유리하고 낮으면 보수 진영이 유리하다는 공식은 깨진 지 오래다. 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이 높은 중년, 노년층은 적극적으로 투표하는 반면 청년, 장년층은 상대적으로 투표 의지가 약하다는 과거 사례서 비롯됐다. 하지만 투표율이 75% 이상 나온 세 번의 대선서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은 한 번씩 대통령을 배출했다. 단순히 전체 투표율이 높은 걸로 당락을 가를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대별, 성별로 투표 양상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세부 투표율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진보 진영 입장에서는 ‘다 된 밥’이라는 인식을 깨야 하고, 보수 진영은 ‘어차피 진 싸움’이라는 생각을 깨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결국 투표 포기층을 줄여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누가 더 많이 투표장으로 지지 세력을 끌고 올 수 있느냐에 대선 결과가 달린 셈이다. 삐끗하면 골로 간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말실수’를 하나의 변수로 꼽았다. 선거 기간이 짧은 만큼 후보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중도층의 표심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역대 선거서 후보의 말실수가 낙선으로 이어진 경우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특히 대선 토론회 등 주목도가 높은 자리에서의 말실수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