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말 많은' 프리드라이프 회장님 둘째딸, 왜?

선진 장례 배운 '재원' VS '낙하산'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선진문물을 습득하고 돌아오라는 특명이 한 직원에게 떨어졌다. 몇 년 후 복귀한 직원은 회사의 바람대로 중책을 맡게 된다. 훈훈한 미담의 주인공은 바로 박은정씨. 물론 아버지가 회사 오너인 박헌준 회장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02년 설립된 프리드라이프(옛 현대종합상조)는 자타공인 상조업계 일등기업이다. 4년 연속 업계 1위라는 명예훈장은 프리드라이프의 15년 연혁을 대변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프리드라이프의 고공행진은 박헌준 회장이 상조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하는 배경이다. 다만 박 회장을 둘러싼 잇단 구설은 명성을 흠집 내는 단초로 작용한다.

돌연 유학행

박 회장은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장녀인 은혜씨, 차녀 은정씨, 장남 현배씨는 직간접적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20대 초중반의 나이에 중책을 맡았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회사 내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은혜씨는 2005년부터 프리드라이프와 계열사인 에버앤프리드의 감사를 겸임하고 있다. 은정씨와 현배씨는 현대종합상조 계열사였던 하이프리드에서 각각 등기이사와 감사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외에도 은혜씨의 남편 신융화 이사에 이르기까지 친인척 상당수가 회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총수 일가의 요직 참여는 프리드라이프가 도덕적인 측면에서 비판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욱이 지난 2010년 11월 회삿돈 13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박 회장이 1년6월형을 받자 세간의 냉소적인 시선은 한층 굳건해졌다.


2012년에는 박 회장이 71%(3만5500주)에 달했던 자신의 회사 지분을 16%(8000주)로 축소해 논란이 불거졌다. 박 회장이 넘긴 지분은 고스란히 ‘특수관계인’에 넘어갔고 업계에선 특수관계인을 그의 친딸과 친아들로 예상했다. 관련법상 주주명부에 기재되는 특수관계인은 대주주의 친인척을 말한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프리드라이프 총수 일가 소식이 최근 뜻하지 않은 곳에서 다시 거론되고 있다. 중심에 있는 인물은 둘째인 은정씨다. 총무팀 부장 직함을 달고 있는 은정씨는 2000년대 초반 프리드라이프에 입사한 뒤 착실히 자신의 영역을 넓혀왔다. 흥미로운 점은 은정씨의 지난 발자취에서 논란을 야기하는 공백 기간이 눈에 띈다는 사실이다. 

미국서 선진장례 공부…보기 힘든 '엠바밍'
교육 핑계로 교보재 강매?…금전적 지원 의혹도

2006년 2월을 끝으로 회사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은정씨는 2009년 선진 장래문화를 배운다는 취지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 내용은 회사 홈페이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009년 박 회장이 미국을 방문했던 기록에서도 은정씨의 모습이 발견된다.  

3년 간의 유학을 끝내고 2012년 1월 회사로 복직한 은정씨는 승승장구를 멈추지 않았다. 휴직할 당시 대리였던 은정씨는 복직하자마자 과장, 지난해 차장에 이어 부장으로 직함을 바꿔달았다. '퇴직'이 아닌 '휴직' 처리 해준 것도 모자라 6년 간 자리를 비웠던 직원에게 회사는 복직하자마자 고속 승진까지 시켜준 셈이다. 물론 선진 장례 기술인 ‘엠바밍(embalming, 시신을 보존하기 위한 위생처리 작업)’ 전문가가 돼 돌아왔다는 명분이 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힘들게 배운 선진 장례 기술은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회사에 복귀한 은정씨는 2013년 10∼11월, 2014년 3∼6월까지 총 2차례에 걸쳐 프리드라이프 장례전문지도사 교육과정의 한 과목인 메이크업 교육을 담당한다. 이 교육에는 시신 봉합술 및 복원술, 장례 메이크업 뿐만 아니라 엠바밍이 포함돼 있었다. 

문제는 은정씨의 강의가 전문성을 담보로 했느냐에 대한 의문이 따른다는 점이다. 물론 국내 여건 상 엠바밍을 제대로 구현한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국내에서 주검이 변함없이 보존될 수 있게 처리하는 엠바밍 기술을 보유한 전문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정씨의 과목을 수강했던 상당수 사람들은 강의를 부정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전문성과 거리가 먼 부실한 강의였다는 게 이들이 말하는 핵심이다. 심지어 유학을 다녀온 회장의 자녀에게 회사에서 자리를 만들어준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한 교육 참가자는 “가장 관심을 끈 엠바밍은 영상자료만 잠깐 보여줄 뿐이었고 교육자체도 다 알법한 내용이었다”며 “이 정도에서 끝난다면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강사보다 더 잘 한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강매 여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은정씨가 직접 강의한 메이크업 교육의 부대비용은 35만원. 메이크업 도구 세트 구입가격이 교육비 그 자체였다. 그러나 몇몇 강의 참가자들은 교육을 핑계로 한 교보재 강매나 마찬가지였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교육을 빙자해 질 낮은 교보재를 팔아먹은 상술쯤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프리드라이프 측도 메이크업 세트와 관련한 논란의 책임은 일정부분 인정했다. 다만 별도 비용은 없었고 오히려 각종 부대비용을 회사에서 부담하면서 최대한 교육생들의 편의를 고려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 관계자는 “교육을 하면서 메이크업 도구세트를 판매한 건 맞지만 이외의 별도 비용은 전혀 받지 않았다”며 “오히려 부수적인 교육준비물과 숙박까지 회사에서 모두 부담하고 비용부담을 덜기 위해 3개월간 금액을 공제하는 형식을 취했다”고 해명했다.

더 큰 논란은 유학길에 오른 은정씨에게 회사 차원의 금전적인 지원이 이뤄졌다는 의혹에서 비롯된다. 일각에서는 은정씨가 미국에 있던 기간 동안 회사 측이 보수를 지급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서도 프리드라이프 측은 터무니없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그 어떤 금전적 지원도 없었다는 건 조금만 확인해도 명백히 입증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는 것이다. 은정씨가 휴직한 뒤 유학길에 올랐고 국내에 돌아온 후 회사에 다시 입사했기에 회사로부터 어떤 물질적 이득을 취할 수조차 없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제대로 배웠나

프리드라이프 홍보실 관계자는 “은정씨의 유학과 관련한 악의적 소문이 잘못됐다는 건 당장 세무서를 찾아가서 증명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고속 승진이 이뤄진 건 인정하지만 무작정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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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