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조희팔, 끝나지 않은 이야기

살았어도 살면 안 되고 죽었어도 죽으면 안 된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이 ‘단군 이래 최악의 사기꾼’ 조희팔의 사망 논란에 대해 “사망한 것이 맞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검찰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조씨가 여전히 살아 있을 것이라며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가 조희팔 사망 논란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조명해 봤다.

대구지방검찰청 김주원 1차장검사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조희팔 사건’ 브리핑에서 “다각적인 수사 결과를 종합할 때 조희팔이 사망한 것으로 판단돼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브리핑을 끝으로 재수사 발표 이후 23개월간 이어진 조씨 관련 수사를 종결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조씨는 2011년 12월 중국에서 사망했다’는 경찰의 수사 결과를 재확인 해준 셈이다.

의혹 너무 많아
피해자 “못믿어”

검찰에 따르면 조씨 일당은 2006년 6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의료 건강보조기구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고 속여 투자자 7만여명에게서 약 5조원을 가로챘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유사수신 사기 사건이다.

조씨는 사기 행각이 드러나자 2008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해 도주한 뒤 조선족으로 신분을 세탁해 숨어 살았다. 그러다 2011년 12월18일 밤 10시쯤 중국 웨이하이의 한 호텔 객실에서 갑자기 구토를 하며 쓰러졌다. 조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다음날인 19일 0시15분 사망했다.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장례식 동영상 위조 의혹 ▲사망증명서에 직인이 없는 점 ▲조씨를 봤다는 목격담 등 근거를 들어 조씨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고 주장한다.


조씨의 유족들은 조씨가 사망한 직후 장례식을 치르면서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경찰도 동영상을 근거로 조씨가 사망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동영상을 보면 관의 덮개가 유리로 돼 있어, 조씨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방송 당시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장)은 종합편성채널 JTBC 프로그램 <독한 혀들의 전쟁-썰전>에 출연해 “(조씨가) 죽었다는 증거는 아무 것도 없다”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표 의원은 앞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조씨의 장례식 장면을 재연한 적이 있다. 피해자들은 촬영된 장례식 장면이 편집 등 위조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직인이 없어 진위 논란이 있는 사망증명서와 관련해서도 “사망증명서에 적힌 조영복(조씨가 중국에서 사용한 가명)이 진짜 조희팔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도 했다. 피해자들은 조씨의 사망증명서에 직인이 없는 것을 두고 위장 사망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대 다단계 사건…중국 도주로 흐지부지
검찰 23개월 재수사 핵심 없이 대충 종결

여기에 사망 이후에도 여기저기서 조씨를 봤다는 목겸담이 쏟아지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조희팔 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중국 칭다오의 한 골프장에서 조씨의 가명인 조영복이라는 이름이 2011년 이후 2013년까지 총 11번이 등장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조씨가 자주 가던 것으로 알려진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단골식당에도 2015년 초까지 그가 들렀다는 종업원의 제보가 있었다.

피해자들은 이 같은 의혹으로 검찰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씨 사건 피해자 모임인 ‘바른가정경제실천을위한시민연대’(이하 바실련)는 “검찰이 강태용 검거를 전후로 서둘러 사건을 덮기에만 급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검찰은 피해자들이 제기한 조씨 사망 의혹 관련 근거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조씨 사망 직후 가족이 보관 중이던 조씨의 머리카락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가족과의 유전자 일치 여부를 분석했다. 검찰은 유전자가 일치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서 조씨의 사망을 목격했다는 측근과 관련해서는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 2명 모두 진실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또한 내연녀를 비롯 조씨의 장례식에 참여했던 지인들의 일관된 진술, 사망 직전 조씨를 치료한 의사의 거짓말탐지기 반응 등을 들어 조씨의 사망설에 힘을 실었다. 검찰은 중국인 의사가 사망한 환자를 보고 조희팔이라고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사망, 이번엔 진짜?
증거 없이 마무리

이어 조씨 장례식 동영상과 관련, 대검찰청 과학수사부가 감정한 결과 “편집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직인 여부 문제로 논란이 됐던 사망증명서와 관련해서는 “중국에서는 타살 혐의가 있는 경우에만 직인을 찍는다”고 설명했다. 조씨의 죽음이 타살이 아니기 때문에 직인이 없어도 사망증명서가 가짜가 아니라는 뜻이다. 또한 골프장 목격담, 농장 목격담 등에 대해서도 “모두 조희팔이 아니었다”며 못을 박았다.

한편 검찰은 조희팔 사건으로 “피해자 입장에서 봤을 때 피해금액 규모는 8400억원대”라고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 일당이 저지른 범죄 총매출액은 5조715억원에 달하고 이 중 투자자 수익금조로 4조8700억원을 지급해 수익금은 2900억원이다. 이어 범죄 수익금 추가 환수와 관련해서는 “범죄 수익 추적으로 720억원을 확보했고, 232억원에 대해 추징 보전 명령을 받아뒀다”고 밝혔다.

재산 분배 문제는 “피해자 수가 너무 많고 피해자들끼리 얽혀있는 것도 많아 관계가 복잡하다”면서 “민사 절차에서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검찰이 여러 근거를 들어 조씨의 사망을 확정 발표했지만 한편에서는 이를 두고 ‘맹탕 수사’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이 2012년 5월 조씨가 사망했다고 발표하면서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던 사건은 2014년 7월 ‘조희팔 고철사업 투자금이 은닉자금인지 여부를 다시 조사하라’는 대구고검의 지시에 따라 다시 떠올랐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조씨의 범죄 수익금을 숨기는 데 가담했거나 은닉 재산을 착복한 관계자 등 20여명을 기소했다. 이 가운데는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15억8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대구지검 서부지청 오모 전 서기관과 9억원을 받아 기소된 대구지방경찰청 권모 전 총경 등도 포함돼 있다.

오 전 서기관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9년을 선고 받았고,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권 전 총경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피해 보상금?
턱없이 부족해

검찰의 조희팔 사건 수사는 조씨 조직의 2인자로 알려진 강태용이 중국에서 검거되면서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됐다. 강씨는 조씨를 제외하고 조직의 실체를 가장 많이, 잘 알고 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그랬기에 조씨의 사망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포함해 정관계 로비 의혹, 비호세력의 존재 등 그간 감춰졌던 부분이 드러날 것으로 봤다. 하지만 2년여간의 검찰의 재수사는 이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강씨를 검거하고 기존 수사팀을 보강해 전담 수사팀까지 구성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또한 대검에서 계좌 추적 전문수사관까지 지원받아 자금 흐름 추적에 나섰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여기에 강씨를 검거한 이후 추가로 40여명을 기소하긴 했지만 조씨의 아들, 내연녀 등 상당수는 1차 수사 때 이미 조사한 사람들이었다.

특히 조씨의 내연녀는 조씨가 2008년 중국으로 밀항하기 전 가방 한 개를 맡긴 인물로,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봤으나 역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가방 역시 실체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비호세력에 대한 수사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조씨 일당은 그간 도피 행각을 벌이면서 수사기관 내부 정보를 몰랐다면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빠른 대처를 보여왔다. 특히 밀항 당시에는 해경이 제보까지 받은 상태였음에도 조씨 일당을 체포하지 못하자 뒤에 비호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이 피어올랐다.

검찰이 조희팔 사건에 연루됐다고 파악한 전·현직 검찰·경찰 관계자는 8명이다. 피해자 수나 피해 금액에 비해 초라한 숫자다. 수사기관의 부실한 실적은 ‘꼬리자르기’ 의혹까지 더해져 수사의 신뢰도를 낮추고 있다. 사건에 깊숙이 개입돼 있는 관계자를 보호하기 위해 몇 명을 쳐내는 수준에서 사건을 급하게 마무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만하다는 게 피해자 단체들의 시선이다.

여전한 사망 의문 생존 가능성
피해자 투자금 5조 다 어디로?
정관계 로비의혹도 이대로 묻혀


사건과 관련돼 구속된 인물의 면면을 보면, 조씨의 수족 노릇을 했던 전직 경찰도 있어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 조희팔 사건 특별수사팀이 검거한 임 전 경사는 2007년 6월 경찰에서 파면된 뒤 조씨 일당의 업체에서 전무직을 맡아 월 500여만원의 판공비를 받으며 사기 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임 전 경사는 조씨 일당이 운영하던 업체가 경찰에 고소‧고발이 들어가면 인맥을 이용해 수사 진행상황을 파악해 대처하는 창구역할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임 전 경사는 조씨 일당에게 1억원의 뇌물을 받고 수사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구속됐던 정모 전 경사를 통해 강씨를 소개받은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강씨의 손길은 검찰에도 닿아있었다. 서울고검 김광준 전 검사는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강씨 측으로부터 2억7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아 7년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김 전 검사는 강씨와 고등학교 동창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강씨가 검거된 이후 그가 가진 로비리스트에 검경 관계자들이 떨고 있다는 풍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 발표에서 조씨 사망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비호세력, 정관계 로비의혹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바실련 측은 지난달 29일 ‘검찰, 대국민 우롱 중단하고 특검 설치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검찰 수사 발표를 강력히 비판했다. 바실련은 성명서에서 “검찰이 성역없는 재수사를 펼치겠다고 했으면서 결국 실질적으로 피해자들에게 납득할만한 결과를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사명감을 갖고 어떤 외압도 없이 수사를 전개했다면 이 같은 졸속수사 발표가 가능했겠느냐”고 검찰 수사 결과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아울러 바실련은 “조희팔이 죽은 것으로 발표한 것은 조희팔에게 면죄부만 쥐어주는 꼴”이라면서 “생존의 근거가 없기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재수사 왜 했나
논란 계속될 듯

피해자 단체뿐만 아니란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조씨 논란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검찰의 발표 이후 네티즌들은 “수사를 제대로 했는지 의심스럽다” “(조희팔이) 어딘가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을 것” 등 검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 네티즌은 “(조희팔이) 죽은 걸로 돼야 살 사람 많을 것”이라며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해 비꼬기도 했다. 사회에 넓게 퍼진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지속되는 동안 조희팔은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남자’로 계속 망령처럼 우리 곁을 떠돌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조희팔 사건일지
 
▲ 2008.10 = 경찰, 조희팔 일당 수배
▲ 2008.12.09 = 조희팔 충남 태안군 마검포항에서 중국으로 밀항
▲ 2012.05.21 = 경찰 ‘조희팔 2011년 12월 중국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 발표
▲ 2012.09.07 = 경찰 중국에서 조희팔 일당에게 골프 접대받은 정모 경사 구속 영장
▲ 2012.11.19 = 사건 수사 무마 청탁으로 2억7000만원 받은 서울고검 김광준 검사 구속
▲ 2012.11.26 = 경찰 중국 공안에 조희팔 생존 여부 재확인 요청
▲ 2014.12·18 = 검찰 조희팔 1200억원대 은닉재산 확인
▲ 2015.01.26 = 사건 수사 무마 등 명목으로 10억원대 돈 받은 오모 서기관 구속기소
▲ 2015.09.16 = 검찰 조희팔 불법 자금 1억원 받은 김모 전 경위 구속기소
▲ 2015.10.02 = 검찰 조희팔에게 뇌물 받은 권모 전 총경 구속기소
▲ 2015.10·10 = 조직 2인자 강태용 도피 7년 만에 중국 현지 공안에 검거
▲ 2015.10.13 = 경찰 강태용 측 뇌물 1억 받은 정모 전 경사 중국 광저우서 검거
▲ 2015.10.31 = 조희팔 조직 임원으로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전직 경찰 임모씨 구속
▲ 2015.11.25 = 검찰 범죄 수익금 은닉한 조씨 아들과 조씨 내연녀 김모씨 등 구속 기소
▲ 2015.12.16 = 강태용 국내 송환
▲ 2016.04.22 = 조희팔 조직 뒤를 봐준 명목으로 5000만원 받은 곽모 경위 구속 기소
▲ 2016.06.28 = 검찰 최종 수사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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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