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 개구리소년 30주기 ③사건 지휘한 강력과장의 편지

“누가 죽인 게 아닙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991년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이 일어난 지 올해로 꼭 30주기가 됐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 ‘옛말’에 따르면 벌써 3번이나 바뀌었을 만큼의 시간이 흐른 셈이다. 사건의 당사자도, 주변인도 모두 지쳤다. 유가족의 ‘최후 보루’였던 경찰은 그때 뭘 했을까.
 

▲ 김용판 당시 대구경찰서장 ⓒ

아이들을 찾기 위해 트럭을 타고 전국을 헤매던 개구리소년 5명의 아버지들은 3년6개월 만에 생업으로 돌아갔다. 사라진 아이만을 바라보기엔 남은 가족의 고통이 컸다. 아버지들은 트럭 수색을 마치면서 경찰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믿었는데…

우철원군의 아버지 우종우씨는 “남은 가족들을 위해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하고 기자들을 모아서 이야기했다. ‘우리는 이제 남아있는 가족을 위해서 생업에 돌아가야 한다. 그러니 아이들 찾는 것은 경찰 당신들 몫이다. 당신들이 이제 아이들 찾아줘’ 하고 부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개구리소년 사건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다. 우리나라 3대 미제사건으로 불렸던 ‘화성연쇄 살인사건’이나 ‘이형호군 유괴 살인사건’과 비교하면 사건의 윤곽조차 희미한 실정이다. 이춘재라는 진범이 잡힌 화성 사건이나 유력 용의자가 존재했던 이형호군 사건과 달리 ‘진상규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유가족들이 사건을 끝내 놓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당시 경찰의 부실수사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크다.


개구리소년 사건에서 크게 두 번의 진상규명 기회가 경찰에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91년 3월26일 아이들이 실종된 후 초기 수색 단계, 2002년 9월26일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된 직후 발굴 단계. 두 번 모두 초동수사 단계였다. 

당시 경찰의 초동수사는 2019년 10월 대구지방경찰청을 상대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됐다. 개구리소년 사건이 일어난 지 28년이 지난 시점에도 질타를 받을 만큼 당시 경찰의 초동수사가 부실했던 것. 유가족들은 실종에서 살인으로 사건의 성격이 바뀌는 과정에서 경찰의 부실한 수사가 진상규명을 방해했다고 여겼다. 

우종우씨는 “경찰은 아이들 실종 이후 와룡산 수색 과정에서 실제 아이들이 묻혀있던 지점(세방골)은 수색하지 않았다. 왜 그곳을 빼놓고 수색했는지 모르겠다”며 “유골 발굴 과정에서도 삽과 곡괭이로 파헤치면서 증거를 보존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 제기한 국가 상대 소송
경찰 입장 대변한 보조참가인

실제 와룡산 세방골에서 발견된 5구의 유골 가운데 마지막으로 나온 김영규군의 유골을 제외한 4구는 불과 몇 시간 만에 발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경찰이 아이들의 실종 원인과 사망원인을 ‘단순 가출’ ‘저체온증’ 등으로 언급한 부분은 성급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유골 발견 직후 아이들의 사인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시 대구달서경찰서장이었던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5명의 아이들이 길을 잃고 헤매다 탈진, 산 중턱 구릉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가 기온이 떨어지는 바람에 저체온 현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2005년 8월 개구리소년 유가족과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모임(전미찾모)은 국가를 상대로 4억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2002년 9월 당시 경찰의 마구잡이식 시신 발굴로 사건을 해결할 만한 단서들이 훼손됐고 경찰이 단순가출로 가정, 저체온증으로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 유족들이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개구리소년 유가족들은 1·2·3심에서 전부 패소했다.

법원은 “경찰의 수사 및 유골 발굴 과정에서 위법한 사항이 없다”고 판결했다. 개구리소년 유가족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경찰의 초동수사가 위법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당시 재판에서 눈에 띄는 점은 ‘피고 보조참가인’의 존재였다. 보조참가인은 소송 당사자의 한 편을 승소시키기 위해 제3자가 소송행위에 참가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나 피고의 지위는 아니지만 소송 결과에 있어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지는 제3자에 한해 허용된다. 

개구리소년 유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김모씨는 1심부터 피고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했다. 김씨는 소송 과정에서 국가의 입장, 좀 더 구체적으로는 경찰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씨는 “김씨는 경찰의 입장에서 진술한 인물”이라며 “법원 엘리베이터에서 ‘왜 그렇게 진술하느냐’고 다툰 기억도 있다”고 전했다. 

<일요시사>는 당시 김씨가 개구리소년 유가족에게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를 단독 입수했다. 2007년 10월31일자로 ‘김현도(김영규군의 아버지)씨 외 부모님 여러분들’에게 보낸 A4용지 2장 분량의 편지다. 2007년 10월2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판결이 나고 일주일 뒤에 보낸 것으로 보인다. 

‘개구리소년 부모님들에게 보내는 글’로 시작하는 편지에서 김씨는 자신을 ‘1991년 사건 발생 초동수사 당시 대구시경 강력과장이었고, 또 이번 서울법원에서 있었던 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 피고의 보조참가인이었던 김○○’ 이라고 소개했다. 

28년 지나도 초동수사 비판 나와
수색·유골 발굴 과정 ‘마구잡이’

그는 ‘제가 부모님들에게 죄송하게 여기는 단 한 가지는 그 아동들의 시신을 곧바로 찾아주지 못했던 것뿐입니다’라며 ‘시신을 곧바로 발견했더라면 사망원인이 타살인지, 자연사인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고, 15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런 법정 쟁송까지는 없었을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경찰이 수색 대상 지역에서 개구리소년 아이들의 유골 발견 지점인 계곡을 제외했다고 적었다. 아이들이 집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깊은 산까지 갔으리라고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 

그러면서도 김씨는 아이들의 사망원인이 ‘저체온증’이라고 주장했다.
 

▲ 와룡산 일대를 수색 중인 경찰 병력

그는 ‘아동들은 절대 범인에 의해 피살된 것이 아닙니다. 그때 그 철부지한 아동들이 용돈 몇 푼을 마련하려고 일기예보도 모르고 그 험준한 사격장 탄착지점에서 탄환을 수집하던 중 때마침 들이닥친 폭풍우를 피하려고 그 계곡에서 서로 옹기종지 붙어 끌어안고 있다가 그만 한기가 들어 꼼짝 못하고 모두 사망한 것이 분명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당시 경찰의 주장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개구리소년 아이들은 실종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사망해 매장됐다는 추정이 나온다. 초등학생의 치아 구조가 약 6개월 간격으로 변화한다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실종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 

아이들의 실종 당일 대구 와룡산의 최저기온은 3.3도, 최고기온은 12.3도였다. 비가 오긴 했지만 강우량은 5.7㎜에 불과했다. 또 고속도로와 민가의 불빛을 충분히 볼 수 있었던 위치라는 분석도 제기된 바 있다. 아이들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배경이다.

김씨는 일부 아이들의 두개골에 남은 흔적은 11년6개월 묻혀있는 동안 홍수 때 떠내려온 크고 작은 돌덩이가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의가 뒤로 묶여 있고, 하의도 묶여 있던 김영규군의 옷가지 역시 사망 직전 비를 맞고 추위에 떨던 아이들이 스스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답답함만…

그러면서 ‘아이들의 영혼을 달래고 위안하는 마음으로(유골이 발견된) 계곡 현장에서 5명이 함께 따뜻하게 덮을 수 있는 이불과 뜨거운 쌀밥, 소고깃국 한 그릇을 제물로 해 다시 천도제를 지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나서 이제부터는 모든 악몽에서 벗어나 생업에 열중하시고 내내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라고 편지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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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