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5.29 01:01
[일요시사=심재희 칼럼니스트] 스페인은 장점들이 모두 살아났고, 이탈리아는 불안요소가 드러났다. 확실한 플랜B를 보유하고 있던 스페인이 여유 있는 승리와 함께 유로 2012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스페인이 이탈리아를 결승전에서 물리치고 유로 2012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의심할 여지 없는 완벽한 우승이었다. 조별예선 1차전에서 이탈리아와 비긴 이후 쾌속행진을 거듭하면서 우승까지 내달렸다. 진정한 무적함대로 우뚝 선 스페인이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스페인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은 편이 아니었다. 물론 특유의 '티키타카'가 살아 있었기에 우승후보로 거론됐지만, 주축 선수들이 빠져 있어 불안불안했다. 유로 2008과 2010남아공월드컵 우승의 주역이었던 카를레스 푸욜과 다비드 비야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고전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았다. 차와 포를 뗀 스페인이었지만 그들은 더 강해진 모습이었다.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술과 선수 기용과 함께 선수들의 능력은 극대화되었다. '가짜 9번'으로 불렸던 제로톱 전술은 상대의 허를 찔렀고, 후반부에 등장하는 정상적인 원톱 전술은 플랜B로서 가치를 더했다. 유로 2008과 2010남아공월드
발로텔리-카사노 맹활약, 이탈리아 결승 진출 [일요시사=심재희 칼럼니스트] '악마의 재능'이 전차군단을 집어삼켰다. 잘 나가던 독일도 악마와 같은 재능들 앞에서 침몰하고 말았다.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악마의 재능' 안토니오 카사노와 마리오 발로텔리가 모처럼 함께 진가를 발휘했다. 카사노와 발로텔리는 이번 대회 이탈리아의 선발 투톱으로 나서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활약상이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뭔가가 조금 아쉬웠다. 두 선수가 가진 엄청난 잠재력을 고려하면 2% 정도 부족해 보였다. 카사노는 심장수술로 인해 체력적인 문제점을 보였고, 발로텔리는 특유의 폭발적인 득점포가 가동되지 않았다. 조용하던 카사노와 발로텔리는 이번 대회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독일과의 대결에서 폭발했다. '악마의 재능'을 확실하게 터뜨리면서 독일의 우승 꿈을 날려버렸다. 강한 팀을 상대로 더 강해지는 '악마의 본능'이 깨어난 것이다. 카사노와 발로텔리가 악마 본능을 보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전반만으로 충분했다. 선취골 상황이 압권이었다. 카사노가 절묘한 움직임으로 독일의 거구 수비 두 명을 따돌리고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발로텔리가 중앙에서 높은 타점의 헤딩
스페인-포르투갈 승부차기에서 파넨카킥을 성공한 라모스(15번)의 경기 모습 [일요시사=심재희 칼럼니스트] 또 파넨카킥이 나왔다. 그리고 파넨카킥을 성공한 팀이 이겼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유로 2012 준결승전에서 파넨카킥이 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파넨카킥을 성공한 스페인은 웃었고, 파넨카킥을 얻어맞은 포르투갈은 흔들리면서 무너졌다. 파넨카킥은 체코의 전설적인 축구영웅 안토닌 파넨카로부터 비롯됐다. 유로 1976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파넨카가 마지막 키커로 나서 골키퍼를 넘기는 절묘한 칩슛으로 골을 성공해 '파넨카킥'이 완성됐다. 수싸움에서 골키퍼에 승리하면서 놀라운 장면을 만들어낸 파넨카였다. 이후 종종 페널티킥이나 승부차기에서 파넨카킥을 볼 수 있었다. 유로 2000에서 프란체스코 토티가 파넨카킥을 성공했고, K-리그에서도 데얀이 자신의 100호골을 파넨카킥으로 완성했다. 그리고 이번 유로 2012에서 안드레아 피를로와 세르히오 라모스가 승부차기에서 파넨카킥을 선보였다. 흥미로운 것은 피를로와 라모스가 성공한 파넨카킥이 경기 흐름을 뒤집었다는 점이다. 두 선수 모두 팀 동료가 먼저 페널티킥을 놓친 상황에서 파넨카킥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그리고 거짓말
[일요시사=심재희 칼럼니스트]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하지만 전혀 녹슬지 않았다.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축구계 명언을 다시금 느끼게 하고 있다. 바로 이탈리아 대표팀의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를 두고 하는 말이다. 피를로는 이번 유로 2012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2006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모습 이상이다.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하고 결정적인 패스와 슛으로 아주리군단을 이끌고 있다. '중원의 에이스'라는 말이 전혀 아깝지 않다.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도 피를로는 이름값을 해냈다. 특히 승부차기 상황에서 진가가 드러났다. 이탈리아가 먼저 실패한 가운데 3번째 승부차기 키커로 나선 피를로. 백전노장이지만 떨릴 수밖에 없는 절체정명의 순간에서 11미터 지점에 섰다. 만약 피를로가 승부차기를 놓치게 되면 2골차로 벌어지면서 이탈리아는 탈락의 그림자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위기의 순간에 피를로는 절묘한 칩샷으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킥의 달인'답게 묘기와 같은 장면을 연출하면서 잉글랜드 골키퍼 조 하트를 농락했다. 피를로의 승부차기 성공은 결국 반전의 효과를 낳았다. 피를로의 여유있는 플레이에 이탈리아 동료들은
[일요시사=심재희 칼럼니스트] 아주 작은 차이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축구다. 골의 희소성이 조그만 차이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작은 차이를 좁히고 늘리기 위한 싸움이 바로 축구라는 종목의 매력이기도 하다. 유로 2012 죽음의 B조에서 독일과 네덜란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두 팀은 너무나도 다른 조별예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독일은 3전 전승으로 8강행 열차에 기분 좋게 탑승했고, 네덜란드는 3전 전패의 수모를 겪으면서 귀국길 보따리를 싸게 됐다. 독일과 네덜란드는 조별예선 3경기에서 모두 1골차 승부를 펼쳤다. 독일은 1-0, 2-1, 2-1 승리를 챙겼고, 네덜란드는 0-1, 1-2, 1-2 패배를 당했다. 거짓말처럼 1차전부터 3차전까지의 결과가 정반대였던 두 팀이다. 이런 결과는 앞서 언급했던 2% 차이에서 기인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독일과 네덜란드의 경기력 차이는 준비 자세에서 비롯됐다. 독일은 상대에 경기력의 중심을 맞췄고, 네덜란드는 자신들에게 그 중심을 뒀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축구에서도 정확하게 들어맞는 말이다. 독일은 자세를 낮추고 상대를 철저히 분석한
[일요시사=심재희 칼럼니스트] 2명의 '슈퍼마리오'가 유로 2012를 뒤흔들고 있다. 그 주인공들은 바로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 있는 독일의 골잡이 마리오 고메즈와 크로아티아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는 마리오 만주키치다. 고메즈는 독일의 2연승 일등공신이다. 독일이 뽑아낸 3골을 혼자 책임졌다. 포르투갈과의 1차전에서 결승 헤딩골을 작렬했고, 네덜란드와의 2차전에서는 멀티골을 폭발했다. 만주키치 역시 해결사 본능을 톡톡히 뽐내면서 크로아티아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아일랜드와의 1차전에서 2골을 기록하면서 크로아티아의 3-1 승리의 주역이 됐고, 이탈리아와의 2차전에서는 팀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중한 동점골을 잡아냈다. 고메즈와 만주키치는 '거구'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고메즈가 189cm, 만주키치가 186cm다. 거구를 활용한 몸싸움과 헤딩력이 발군이다. 고메즈는 포르투갈전에서 볼이 굴절된 상황에서도 놀라운 보디 밸런스를 바탕으로 환상적인 헤딩골을 터뜨렸고, 만주키치는 헤딩슛 두 방으로 아일랜드를 침몰시켰다. 고메즈와 만주키치가 그의 이름 앞에 '슈퍼'를 붙일 수 있는 이유는 거구만 활용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공중볼에 능한 만큼
[일요시사=심재희 칼럼니스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또 한 번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맹활약상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두 얼굴의 호날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호날두는 14일(한국시간) 새벽에 펼쳐진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포르투갈이 펠레스코어 승리를 챙긴 가운데, 팀의 주포로서 상대 골네트를 흔들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골키퍼와 1-1로 맞서는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는 등 이해하기 힘든 부진에 허덕였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호날두는 최근 5경기째 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시즌 막판 6경기에서 모두 득점포를 가동했던 막강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지고 있는 호날두다. 호날두의 국가대표 딜레마는 연계 플레이의 부재로 인한 부담에서 찾을 수 있다. 호날두는 레알과 포르투갈에서 모두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지만, 느끼는 부담감이 크게 다르다. 레알에서는 편안하게 공격전개를 펼치지만, 포르투갈에서는 왠지 모를 답답함이 느껴진다. 호날두의 플레이 중심은 스피드다. 바람같은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 수비진을 허물어뜨리는 것이 장기다. 여기에 호쾌한 슈팅과 가공할만한
[일요시사=심재희 칼럼니스트] '우리도 스페인처럼!' 유로 2012 조별예선 1라운드가 종료됐다. 전체적으로 상향평준화가 느껴지는 가운데, '스페인식 축구'를 표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스페인은 유로 2008에서 특유의 '티키타카'로 우승을 차지했다. 탁구공이 왔다갔다 하는 소리를 연상케 하듯 짧고 세밀한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높은 점유율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고 간결한 마무리로 골 사냥에 나서면서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이번 유로 2012의 뚜껑을 열어 보니, 전술적인 큰 틀이 '스페인 따라잡기'에 맞춰져 있다. 힘과 스피드를 주무기로 삼기보다는 적절한 템포 조절과 간결한 패스 전개로 공격의 중심을 잡는 팀들이 많아졌다. '스페인 따라잡기'의 선두주자는 프랑스다. 프랑스는 긴 패스를 손에 꼽을 정도로 짧게 썰어들어가는 공격 전개로 눈길을 끌었다. 잉글랜드와 1차전에서 프랑스는 스페인보다 더 스페인다운 경기 스타일을 보였다. 사미르 나스리와 프랑크 리베리를 중심축으로 프랑스식 티키타카의 모습을 펼쳤다. 원톱 카림 벤제마까지 아래로 처져 새로운 스타일에 적응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유로 2008이 끝나고 독일의 요하킴 뢰브 감독은 공식적으로
[일요시사=심재희 칼럼니스트] 프랑스와 잉글랜드 모두 강호다운 모습을 보이면서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자신들의 팀 상황에 맞는 전술과 전략으로 좋은 경기력을 펼치면서 축구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선사했다. 프랑스는 '템포', 잉글랜드는 '스피드'를 승리 열쇠로 내세웠다. 프랑스는 사미르 나스리와 프랑크 리베리가 '더블 플레이메이커'로 포진하면서 잉글랜드를 압박했고, 잉글랜드는 애쉴리 영을 프리롤로 두고, 대니 웰벡, 옥슬레이드 채임벌린의 순간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을 주요 루트로 삼았다. 선취골은 세트 피스에서 강한 잉글랜드의 몫이었다. 잉글랜드는 전반 중반 우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스티븐 제라드의 킥력과 졸레온 레스콧의 높이가 어우러지면서 프랑스의 골 네트를 갈랐다. '전략적 열세'로 수비에 중심축을 두면서 역습과 세트 피스로 승부를 걸었던 잉글랜드 로이 호지슨 감독의 노림수가 그대로 적중했다. 리드를 빼앗기면서 위기를 맞이한 프랑스는 나스리와 리베리를 중심축으로 더욱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빽빽한 잉글랜드의 수비 봉인을 풀어낸 주인공은 나스리였다. 중거리포가 꼭 필요한 상황에서 중거리포로 동점골을 잡아냈다. 소문난 잔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