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패스미스] 전차군단 울린 '악마의 재능' 발로텔리-카사노

발로텔리-카사노 맹활약, 이탈리아 결승 진출

 

[일요시사=심재희 칼럼니스트] '악마의 재능'이 전차군단을 집어삼켰다. 잘 나가던 독일도 악마와 같은 재능들 앞에서 침몰하고 말았다.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악마의 재능' 안토니오 카사노와 마리오 발로텔리가 모처럼 함께 진가를 발휘했다.

카사노와 발로텔리는 이번 대회 이탈리아의 선발 투톱으로 나서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활약상이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뭔가가 조금 아쉬웠다. 두 선수가 가진 엄청난 잠재력을 고려하면 2% 정도 부족해 보였다. 카사노는 심장수술로 인해 체력적인 문제점을 보였고, 발로텔리는 특유의 폭발적인 득점포가 가동되지 않았다.

조용하던 카사노와 발로텔리는 이번 대회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독일과의 대결에서 폭발했다. '악마의 재능'을 확실하게 터뜨리면서 독일의 우승 꿈을 날려버렸다. 강한 팀을 상대로 더 강해지는 '악마의 본능'이 깨어난 것이다.

카사노와 발로텔리가 악마 본능을 보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전반만으로 충분했다. 선취골 상황이 압권이었다. 카사노가 절묘한 움직임으로 독일의 거구 수비 두 명을 따돌리고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발로텔리가 중앙에서 높은 타점의 헤딩슛으로 독일의 골네트를 갈랐다.

기세가 오른 발로텔리는 대포알슛으로 추가골까지 뽑아냈다. 전반 막바지로 접어드는 순간에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독일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었고, 골키퍼와 1-1로 맞서는 상황에서 강력한 오른발 아웃프런트슛으로 시원한 추가골을 뽑아냈다.


두 악마의 전반 맹활약상은 이탈리아 쪽으로 승부의 추를 완전히 기울게 했다. 그 동안 '이탈리아 징크스'를 털어내지 못했던 독일은 다급한 마음으로 답답한 후반전을 보낼 뿐이었다. 세밀한 패스워크도 정교한 마무리 슛도 이뤄지지 않았다. 전반에 터진 이탈리아 '악마의 재능'의 굵직한 두 방에 독일은 너무 심한 대미지를 입고 그대로 쓰러졌다.

악마의 재능을 이끌어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탈리아의 사령탑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이다. 프란델리 감독은 두 선수의 조합에 문제점이 제기된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두 악마의 재능을 믿고 선발 투톱으로 계속 출전시켰고, 결국 가장 강력한 상대 독일 앞에서 두 악마가 동시에 폭발했다.

프란델리 감독은 이번 대회 내내 명장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면서 카멜레온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적절하게 선수들을 변신 배치시키면서 팀 전력 누수를 막고 있다. 스페인과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다니엘레 데 로시를 스위퍼로 위치시켜 재미를 봤다. 그리고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는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조르지오 키엘리니와 티아고 모타를 출전시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전체적인 전술 포인트와 용병술 등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그나저나 독일의 '이탈리아 징크스'는 정말로 지긋지긋할 듯하다. 17년 동안 이탈리아를 이기지 못했니 말 다했다. 2002한일월드컵 당시 독일 유학 중이었던 필자는 이색적인 경험을 했다. 한국이 이탈리아에 승리를 거두자 한 독일이 "당케 쇤!"(고맙다)이라는 말을 하면서 아이스크림을 사줬었다. 그들이 이탈리아 만나길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번 유로 2012에서도 독일은 '이탈리아 징크스'를 넘지 못했다.

결국 결승전은 리턴매치가 벌어지게 됐다. 예선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격돌한다.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결승까지 오른 이탈리아. 특유의 티키타카로 무적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스페인. 과연, 앙리 들로네는 어떤 나라에 안기게 될까?

OBS 축구해설위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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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석열 흔적’ 지우는 아크로비스타

[단독] ‘윤석열 흔적’ 지우는 아크로비스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입주민들이 ‘윤석열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아크로비스타 커뮤니티센터에 걸려 있는 사진은 그대로지만 ‘대통령님 어린이날 행사’라는 문구는 사라졌다. 일부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퇴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잘’ 지내고 있다. 경호원들을 대동하면서 자신의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 1층 커뮤니티센터를 자유롭게 활보 중이다. 연일 부정선거 음모론을 옹호하는가 하면 관련 영화까지 챙겨 봤다. 반대로 일부 아크로비스타 입주민들은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는 모양이다. 사라진 팻말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는 아직 윤 전 대통령의 흔적이 남아있다. 지난달 9일 <일요시사> 취재진이 확인한 아크로비스타 커뮤니티센터에는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걸려 있었다. 지난 2022년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아크로비스타에 거주하는 이웃 어린이들과 촬영했던 사진이다. 행사는 같은 날 오전 11시부터 50분간 입주자대표회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당시 입주자대표회의는 같은 해 4월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입주민 가운데 만 3세 이상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기준 이 사진의 팻말인 ‘대통령님 어린이날 행사 (2022.5.5)’는 지워져 있었다. 아크로비스타 입주민 A씨는 “관리소에 철거를 요청했었는데 안건으로만 상정됐지, 아직 구체적으로 언제 철거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철거될 예정이기에 팻말을 떼놓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코바나컨텐츠 앞 한 갤러리를 사실상 집무실로 사용 중이다. 이 갤러리는 윤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를 떠나 아크로비스타로 오기 전까지만 해도 사무실 안이 훤히 보일 정도였다. 바뀐 건 지난달부터다.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드나들면서 정문을 잠그고 내부가 아예 보이지 않도록 방음벽 등을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입주민 “철거 요청” 이행될진 미지수 바로 앞 갤러리 사실상 윤 집무실 과거 김건희씨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에 경호 CP(Command Post·경호작전지휘소)를 두고 엘리베이터 한 대를 전용으로 사용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실제 이 갤러리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동과 가장 가까운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위치한다. 엘리베이터 근처에는 대통령경호처 직원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 같은 달에는 심우정 검찰총장이 이 갤러리를 방문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경호처 직원들도 지난달과는 다르게 사복 차림으로 윤 전 대통령을 경호 중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입주민들의 불만이 쌓이면서 ‘분위기 파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입주민 A씨는 “대다수의 입주민들은 언론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활보하는 것에 대해 대놓고 불편을 표현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아파트 인근서 늦은 새벽까지 라이브 방송을 하며 태극기를 흔드는 사람들이 문제”라며 “소란을 벌이는 일부 극우 유튜버들로 인해 밤잠을 설치거나 도보 산책을 무서워하는 입주민들이 적지 않다. 112에 여러 번 신고해도 경찰이 소란을 벌이는 사람들에게 주의만 주고 떠나는 등 대응이 미비한 게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윤 전 대통령이 아크로비스타를 떠나지 않으면 현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됐으나 최대 10년 동안 대통령 경호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대통령경호법에 따르면 자진 사퇴와 파면으로 임기 만료 전 퇴임한 전직 대통령도 경호·경비와 관련된 예우는 그대로 유지된다. 최고 수준의 국가 기밀을 다뤘던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경호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상 전직 대통령 경호에는 20∼30명의 인원이 투입된다. 내부 공간 안 보이게 방음벽 설치 직원들 사복 차림 입주민 눈치 보기? 검찰이 아크비스타를 압수수색했던 건 이달 초다. 김씨를 이달 안에 소환 조사하겠다는 초강수를 뒀지만 김씨가 불응하면서 대선 이후에야 수사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씨에게 곧바로 추가 출석요구서를 보내지 않고, 조사 시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사건 관계인들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김씨 휴대전화와 메모 등 관련 자료들도 확보해 분석한 만큼 김씨 대면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수사팀은 지난 2월부터 김씨 측에 구두로 소환 조사 필요성을 전달하다가 지난 14일 검찰청으로 와 조사를 받으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다만 김씨 측이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는 사실을 증빙할 진단서와 함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조사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김씨 측은 해당 사건이 공천 개입에 관한 내용인 만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사유서에 담았다. 선거 기간에는 정치적 수사를 중단해 온 관행을 고려해 조사 시점을 6·3 대선 후로 조정해 달라는 의견도 전달했다. 검 신중 모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의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지검장은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불기소 처분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됐다가 지난 3월13일 직무에 복귀했다. 그는 탄핵소추로 인해 직무가 정지돼있던 기간 건강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고, 복귀 직후부터 사의 표명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기 수사 중인 서울고검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서울남부지검도 대선 전 김씨를 직접 불러 조사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