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찾게 되는 색다른 맛의 세계

이색적 풍미 ‘에스닉 푸드’

에스닉 푸드가 우리나라에 속속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부터다. 이태원이나 홍대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거나 경험해보지 않은 음식을 통해 즐거움을 얻으려는 젊은층을 겨냥한다. 2000년대 후반부터 베트남 쌀국수를 중심으로 에스닉 푸드 시장이 넓어졌다. 이후 태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요리 전문점이 늘었다.

최근 웰빙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각국 전통 식재료와 조리법으로 건강하게 만들어낸 에스닉 푸드(Ethnic Food·고유한 민족음식)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민족을 의미하는 ‘ethnic’과 음식을 뜻하는 ‘food’가 결합한 에스닉 푸드는 민족 고유의 음식을 지칭한다. 원래는 1970년대 주류 백인이 즐겨먹던 음식을 제외한 멕시코,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음식을 가리켰다. 엄밀히 말하면 각 국가별 재료나 조리방법을 활용해 민속성이 반영된 전통음식의 의미가 크다.

현재는 주류 국가음식을 제외한 제3세계나 동남아 등 이국적인 음식으로 통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식, 일식, 미국식, 서유럽음식 등 일상 속으로 파고든 국가별 음식은 에스틱 푸드라고 부르지 않는다. 인도, 베트남, 멕시코, 남미 음식 등이 속한다.

부리또, 퀘사디아 등 다양한 메뉴 인기
도시락으로 즐기는 인도전통음식

다민족 국가답게 다양한 음식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에스닉 푸드가 웰빙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접해보지 못한 독특한 향신료로 만든 음식이 미국을 매료시키고 있다. 에스닉 푸드의 인기 요인은 여행이나 유학 등을 통해 특정나라의 음식 맛을 접해본 젊은층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 건강한 이미지의 에스닉 푸드가 웰빙 소비문화에 들어맞는 점도 한 몫 한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음식을 맛보려는 성향이 강해져 거부감이 줄어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에스닉 푸드를 한국인 입맛에 맞게 소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과거에는 쌀국수, 커리전문점, 타이푸드 전문점 등 분위기가 무겁고 객단가가 다소 높은 다이닝 레스토랑 형태가 주를 이뤘다. 쉽게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제버거, 도시락전문점 등에서 보조메뉴로 취급하는 등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퀵 푸드 형태로 변화했다.

‘마미쿡’은 대중성이 높은 수제버거와 치킨에 볶음 쌀국수를 더해 차별화했다. 태국식 볶음 쌀국수 팟타이와 해산물과 채소를 태국고추로 볶아낸 ‘타이칠리’, 각양의 채소와 고기, 해산물, 달걀 등을 넣어 함께 볶아낸 ‘미고랭’이다. 가격도 5500~6000원으로 부담 없다.

젊은층 겨냥

수제버거와 치킨도 가성비(품질대비 성능)가 좋다. 패티와 치킨의 원료육 계육과 소고기는 100% 냉장육이다. 채소도 당일 들어온 것만 사용한다. 빵도 수분함량을 높여 촉촉함을 높였다. 주문 즉시 튀기거나 구워내기 때문에 맛도 신선하다. 반면 가격은 착하다. 간판메뉴 ‘마마통살버거’가 3200원이다. 국내산 영계로 만든 치킨도 8500~1만원 선. 그 결과 마미쿡 매장에는 기존 햄버거의 주 고객층인 10~20대 초반을 비롯, 건강한 한 끼를 간편하게 즐기려는 20대 후반~4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방문한다.

오픈하는 점포마다 불황을 비켜갈 정도로 장사가 잘되고 있어 가맹점주들도 만족해 한다. 재료 조달부터 생산, 유통을 본사가 직접 함으로써 생산 및 유통마진을 줄여 가격거품을 뺐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식품공장에서 치킨통살·스테이크 패티, 소스, 번 등을 직접 만들어 생산원가도 줄였다. 게다가 자사 물류센터를 통해 전국에 있는 가맹점에 직접 공급해 물류비용도 줄였다.

수제버거 전문점 ‘토니버거’는 멕시칸 전통음식 브리또와 퀘사디아를 한국식으로 변형했다. 한국인의 소울푸드 삼겹살과 불고기, 김치 등에 채소와 치즈를 더한 것. ‘김치삼겹브리또’ ‘궁중불고기브리또’ ‘불고기퀘사디아’ 등이다. 가격은 4300~ 5300원.

치킨패티의 면적이 162㎠인 ‘터프가이 투빅버거’도 3400원에 판매한다. 국내산 신선한 야채와 부산의 대저 토마토를 넣어 건강에 좋은 후레쉬 수제버거를 지향하고 있어 가성비가 매우 높다. 주문과 동시에 치킨패티를 튀겨 건강을 중시하는 고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학생들을 겨냥한 ‘일팔버거’는 단돈 1800원에 판매하고, 두툼한 패티의 ‘함박스테이크버거’는 5500원으로 즐길 수 있다.


입맛 맞춘 조리법

‘도스다코스’는 멕시코 요리전문점이다. 밀가루나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토르티야와 고기, 해산물, 소시지, 채소, 치즈 등을 활용해 내놓는 타코, 부리또, 퀘사디아를 주력으로 한다. 한솥도시락은 지난 1일부터 전국 670여개 매장에서 ‘나시고랭’ 판매를 시작했다.

쌀을 뜻하는 나시(nasi)와 볶는다는 뜻의 고랭(goreng)을 결합한 말로 인도네시아 전통 볶음밥이다. 나시고랭은 미국 뉴스 전문 채널 CNN이 운영하는 문화·여행 사이트 ‘CNN go’가 2011년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TOP 50’ 2위에 오르는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이다.

인도네시아 전통 나시고랭은 인남미(米)를 사용하지만, 한솥도시락은 국내산 일반미를 사용해 한국인 입맛에 맞췄다. 출시를 기념해 나시고랭을 구매하면 김국(판매가 700원)을 무료로 증정하는 행사도 2월까지 진행한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은 “세대가 바뀌면 유행하는 음식의 트렌드도 바뀐다”고 말하면서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빠르게 반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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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미영 팀장’ 동반 탈옥 비쿠탄 마약왕 풀스토리

[단독] ‘김미영 팀장’ 동반 탈옥 비쿠탄 마약왕 풀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서 탈옥한 조직원들의 실체가 드러났다.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처음 만난 이들은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8일 본지가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를 최초 보도한 이후, 외교부 측은 루카스 베르사민 필리핀 대통령비서실장에게 “탈옥한 이들에 대한 조속한 검거와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달라”는 공적 서한을 전달했다. 현재 박씨에 대한 검거 작전은 필리핀 이민청 도피사범추적팀과 필리핀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 경찰 부서)가 협력하고 있다. 새벽 탈출 어디로 갔나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약 2년 전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된 이들은 지난해 11월 필리핀 나가시(市) 카마린스 수르 주 구치소로 이감됐다. 3명 모두 불법 고용과 인신매매 혐의 등으로 기소되면서다.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일에서 2일 새벽 사이 미리 준비한 오토바이와 차량을 이용해 탈옥했다. 필리핀 교정 당국은 지난 2일, 인원 점검 때 박씨 일당이 탈옥한 것을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교도소에 CCTV가 설치돼있지 않아 탈옥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으나 일부 훼손된 철조망을 찾아냈다고 한국 정부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마린스 수르 구치소에 대해 현지 제보자는 “담장이 낮고, 보초도 허술해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기에 탈옥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라며 “그들은 비쿠탄 교도소보다 허술하다는 점을 노리고 변호사를 통해 가짜 범죄를 만들어 이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탈옥한 일당이 도피하는 동안에도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2012년부터 필리핀 현지에 콜센터를 차린 보이스피싱 1세대다. ‘김미영 팀장’이라고 소개하며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금융기관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빼냈다. 박씨가 보이스피싱으로 가로챈 금액만 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8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서 근무하다가 수뢰 혐의로 해임된 경찰 출신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충격을 안겼다. 경찰 근무 당시 접했던 범죄 수법을 토대로 ‘김미영 팀장’ 사기 수법을 고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10년간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해 온 박씨는 2021년 10월6일 마닐라 인근서 붙잡혔다. 당시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이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붙잡힌 박씨는 “필리핀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국내 송환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되기 위한 노림수였다. 비쿠탄 교도소 출신 제보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박씨는)비쿠탄 내에서 식사를 판매하는 아저씨로 통했다”며 “박씨가 송씨, 신씨와 어울리면서부터 교도소 내에 마트를 인수해 장사할 정도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증언했다. 보이스피싱과 결합한 마약 유통 대포폰으로 텔레그램 마약방 개설 비쿠탄 교도소는 식사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죄수들이 직접 돈을 벌거나 영치금을 통해 생계를 이어간다. 죄수들은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조직을 꾸려 보이스피싱, 대포폰, 마약 유통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최근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신씨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동업을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와 신씨에 대한 새로운 증언들도 쏟아졌다. 제보자에 따르면, 신씨는 타인 명의로 개통한 유심칩을 판매하는 역할을 맡았다. 신씨는 불법 유심칩 1개당 한국 돈 약 25만원을 받고 팔았다. 신씨에게 산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철저히 숨길 수 있게 된 송씨는 텔레그램으로 마약 전달책을 모집하고 유통하는 이른바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신씨가 재테크 사기,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천명의 회원들은 송씨가 운영하는 마약방으로 초대됐다고 한다. 송씨는 채팅방서 ‘두목’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다. 또 박씨는 신씨의 도움을 받아 수억원가량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쿠탄 교도소 출신 제보자는 “마약과 거리가 멀었던 박씨가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을 함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씨가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라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라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 “한국 싫어” 가짜 범죄 다수의 전달책이 송씨의 필로폰 배달을 시도한 정황은 곳곳서 드러났다. 송씨가 고용한 운반책은 2022년 1월25일, 수원의 한 모텔서 필로폰을 소지하다가 붙잡힌 김모씨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당시 수원중부경찰서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8시7분께 장안구 영화동의 한 모텔서 필로폰을 소지했다. 앞서 ‘한 남성이 모텔서 마약을 소지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모텔 안에서 필로폰이 포장된 비닐백 30개를 발견하고 이를 압수 조치했다. 또 김씨를 상대로 진행한 마약 간이 검사서 양성반응을 확인했다. 경찰조사에서 김씨는 투약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텔레그램으로 필로폰 거래를 지시한 ‘orjinal8282’가 상선이라는 사실을 숨기려고 거짓으로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orjinal8282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자가 김씨에게 “수원으로 가서 모텔을 잡고 기다려라”며 “사탕(엑스터시) 50, 어름(필로폰) 50 좀 있다가 드랍해서 갖고 있어”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송씨와 비쿠탄 교도소서 함께 지냈던 제보자는 “orjinal8282는 송씨의 아이디”라며 “김씨가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던 마약방 회원들은 송씨가 김씨의 고용주(상선)이었다고 적었다”며 텔레그램 채팅방 사진을 전했다. 송씨가 넘긴 마약을 유통하려고 한 사람은 또 있었다. 지난해 1월23일, 충남 서산서 아내를 살해하고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강주천이다. 그는 한국 경찰의 공조 요청으로 필리핀서 검거됐으나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강주천은 지난해 6월 비쿠탄 수용소서 탈옥했다가 8일 만에 체포됐다. 탈옥 후 체포 당시 1kg의 필로폰을 소지하고 있었다. 강주천은 도피 자금을 벌기 위해 송씨의 지시를 받아 필로폰 배달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밥 먹듯… 탈옥 시도 비쿠탄 관계자들은 이른바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이 큰돈을 벌자, 박씨와 송씨 일당도 마약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봤다. 지난해 중순 박왕열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서 “이젠 나보다 송씨가 마약왕에 가깝다”며 “한국으로 보내는 양이 내가 보낸 것보다 많다”고 말했다. 앞서 박왕열은 2016년 10월 필리핀 한 사탕수수밭서 한국인 3명을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의 범인이다. 이 사건은 드라마 <카지노>를 통해 유명해졌다. 그는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에 구금됐다가 2017년 3월 탈옥해 두 달 만에 잡혔다. 2019년 10월에는 재판을 받고 구치소로 돌아가던 중 재차 도주해 2020년 10월 다시 검거됐다. 박왕열은 이 기간에 마약왕 전세계로 거듭났다. 국내 마약 유통·판매 총책이었던 ‘바티칸 킹덤’ 이모씨에게 수억 원대의 마약을 공급했다. 이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등에게 팔렸다. 박왕열의 옥중 마약 유통 의혹은 이미 경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 4월12일,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A씨 등 3명을 국내 중간 판매책에게 마약류를 판매한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유통책 중 한 명은 2022년 12월 NBP서 박왕열을 만나 국내로 밀반입해 보관 중인 마약류를 판매키로 공모하고, 지난해 1월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이용해 특정한 장소에 마약을 놓고 사라지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엑스터시 100정, 필로폰 10g을 국내 중간 판매책들에게 600만원(도매가)을 받고 공급했다. 그동안 경찰은 박씨 일당 등 한국인 범죄자의 강제송환을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박씨 일당은 필리핀서 죄를 짓고 형을 받으면 국내 송환이 지연된다는 점을 노렸기 때문이다. 경찰은 현재 박씨에게 적용된 혐의 중 인신매매는 허위로 만들어낸 범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원 모텔서 잡힌 전달책 상선” 박왕열 “이젠 송씨가 마약왕” 박씨가 쓴 꼼수는 이미 필리핀 도피 사범들 사이에 만연하다. 현재 필리핀 도피 사범은 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송환을 거부하는 범죄자들은 필리핀 현지 변호사를 통해 ‘가짜 범죄’를 만든다. 비용은 한국 돈으로 많게는 3000만원서 적게는 100만원 정도가 든다. 제보자에 따르면 “가짜 케이스를 만드는 건 흔한 일”이라며 “강간, 사기, 폭행 정도의 가짜 범죄를 만들어 재판에 출석하면서 국내 송환을 계속 미루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씨가 국내로 송환될 경우, 최소 징역 15년서 25년 이상 집행될 수 있다. 지난해 6월 재판부는 2012년 3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중국과 필리핀서 보이스피싱 총책으로 활동하며 피해자 435명에게 26억여원을 가로챈 B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송씨의 경우, 마약을 수출입·제조·매매하거나 매매를 알선 또는 그럴 목적으로 소지·소유한 것에 대한 처벌이 가해진다. 해당 혐의가 인정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며, 영리 목적 또는 상습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될 경우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까지 내려질 수 있다. 필리핀 당국과 한국 정부도 탈옥범들을 추적 중인 가운데, 현지 법 적용을 고려하면 다시 붙잡히더라도 국내 송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필리핀서 저지른 다른 범죄의 조사와 재판이 끝나지 않아 한국으로 송환되려면 최소 6년이 걸린다. 특히, 탈옥 행위로 현지 법을 중대하게 위반한 만큼 현지서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도 크다. 송씨와 박씨에 관한 국내 송환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필리핀서 장기간 수용 생활을 하는 한국인을 국내로 이송하면 좋으나, 현재 수용자 이송 조약은 체결돼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송환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인물의 이송 요청을 지속하고 있다”며 “필리핀 이민국과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의 이 같은 입장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시간이 가는 동안 이송 조약조차 체결하지 못한 점은 한국 정부의 소극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부가 보이스피싱 혐의가 아닌 마약 유통 혐의로 송환을 적극적으로 요청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필리핀 정부가 ‘재량’을 근거로 거절할 가능성도 있으나 법무부는 이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머나먼 국내 송환 이상화 주필리핀대사는 지난 14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필리핀 외교부 차관과 법무부 차관을 만나 박씨에 대한 조속한 검거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한편, 박씨 일당 외에 인질강도 혐의로 수배돼있던 한 남성도 최근 현지 교도소를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필리핀 현지 경찰이 쫓고 있는 한국 국적의 수배범만 박씨 일당을 포함해 6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배범들은 대부분 사기 혐의로 수배가 걸려 있었다. 이 중에는 10건 이상 수배가 걸린 수배범들도 있었다. 그만큼 교정시설 보안이 취약하다는 뜻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