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투자형 창업에 주목하자

안전 창업 tip

투자형 창업이 부상하고 있다. 한동안 소자본 생계형 창업에 몰렸던 시장의 관심이 투자형 창업 아이템으로 돌아서고 있다. 지속되는 불황과 저금리 기조, 생계형 창업 증가가 한 몫 한다.

한식뷔페 풀잎채…3년 내 투자금 회수
불닭발 동네상권 다점포 운영으로 대박

투자형 창업이 뜨는 데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어느 정도 자금여력을 갖춘 50대 이상 시니어 창업자들의 안전 창업수요가 늘고 있는 사실이 있다. 투자형 창업의 유형과 사례, 주의점을 알아보자.

‘새로 사업을 시작하자니 성공할 자신이 없고, 주식 투자는 위험해 보이고’. 투자는 하되 창업부터 경영을 모두 전문가에게위탁하는 형태의 위탁관리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해결책이 돼 준다. 요즘은 아예 위탁관리를 내세운 프랜차이즈 본사도 생겨났다.

돈을 가진 사업자가 관련 프랜차이즈 본사에 투자를 하면 본사나 제3자가 점포 운영을 도맡아 하게 된다. 여러 명이 일정한 투자금액을 공동 출자하기도 한다. 본사는 점장을 파견해 위탁관리를 해주는 대신 매출액 혹은 순이익의 몇 %를 위탁관리 대행 수수료로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투자·관리 이원화


위탁관리 창업은 투자자는 자본 투자에 주력하고, 경영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 극대화를 위한 모든 노하우와 시스템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수익 배분은 지분 구성을 통해 공정하게 분배된다. 자금 여력이 있는 투자자의 경우 점포 사업에 대해 잘 몰라도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문 경영인이 운영하므로 실패율이 적다는 이점도 있다.

더불어 자본금이 부족한 경영자라도 자기의 경영 노하우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위탁 경영을 맡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운영 역량이 부족하거나 투자자가 수익에 대해 지나치게 욕심을 내는 경우에는 성공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투자 조건과 입지 여건 등을 꼼꼼히 따지고, 본사의 인력 구조나 역량을 객관적으로 파악한 다음 결정해야 하며, 사전에 투자비용 대비 수익금 배분에 대한 규정도 명확하게 설정해 놓아야 할 것이다.

한식뷔페 풀잎채는 공동투자제도를 운영한다. 3~4명의 투자자와 본사가 공동으로 특수상권에 330~396㎡(100~120평) 규모로 투자, 운영은 본사와 전문매니저가 하고 수익은 투자액에 따라 배분한다. 3년 내 투자금 회수를 목표로 한다. 지난 7월에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풀잎채 영호남본부’를 개설했다. 부산 대구 양산 김해 창원 등 영남 및 근교 지역 매장을 총괄관리하며 지방 매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합리적 수익 분배

풀잎채는 백화점이나 아웃렛 등 특수상권에 330~396㎡(100~120평) 규모로 입점해 중장년층 사이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가격대비 품질이 높다는 점이 성공요인이다. 강원도 곤드레솥밥과 산채나물 등 지역의 토속음식를 비롯, 에피타이저, 디저트 등 100여 가지를 점심 1만2900원, 저녁 1만69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 기존 찬 전개식 한식을 먹기 간편한 일품요리로 선보인다.

2013년 경남 창원에서 시작, 인기에 힘입어 경기도 분당, 서울 영등포, 목동 등 주요 상권 백화점, 아웃렛, 복합쇼핑몰 등 주요상권에 진출했다. 3년도 채 안 돼 40여개로 매장이 늘었다. 가성비(가격대비 품질)가 좋아 돌잔치, 가족모임, 동창모임 등 각종 행사 장소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한명의 점주가 동일한 프랜차이즈 매장을 2~3곳씩 운영하는 투자형 창업도 견실한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빈번히 찾아볼 수 있다. 안정수 사장은 인천 연수동과 용현동에서 닭발 전문점 본초불닭발을 운영한다. 일찌감치 창업에 뜻이 있었던 안 사장은 주택가 골목에 딱 맞는 아이템으로 홍보를 더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 지난 9월 연수동에 33㎡(10평) 매장과 용현동에 76 ㎡(23평) 매장을 연달아 냈다.


평소 닭발 마니아였던 그는 이미 맛으로 유명했던 본초불닭발을 선택, 벌써부터 동네 대표 닭발전문점으로 통한다. 중독성 있게 맛있게 매운 맛의 불닭발을 비롯, 오돌뼈, 닭날개, 불족발, 해물만두 등을 갖춰 매출 극대화를 꾀했다. 메뉴가격은 대부분 1만5000원을 넘지 않는다. 안 사장은 “불닭발은 대표적인 서민 아이템으로 동네상권에 잘 어울린다”며, “궁합이 맞는 메뉴를 고르게 갖추고 포장과 배달 비중을 높여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본사에서 닭발을 세척, 손질한 후 양념까지 해서 진공 포장해 완제품 형태로 각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에 가맹점은 진공 팩을 전자레인지나 끓는 물에 넣고 4~5분간 데우기만 하면 된다. 마진율이 좋은 포장과 배달 비율이 높아 작은 매장에서 생산성도 높다. 연수동 10평 매장은 월 2100만원 매출과 30%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그가 제안하는 다점포 운영 노하우는 ▲본사에서 100% 조리한 완제품 납품 등 직원에게 맡겨도 차질이 없도록 해라 ▲업종전환 창업이 가능한 브랜드로 초기투자비용을 낮춰라 ▲여러 개의 점포는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내실 있게 운영할 수 있다. POS시스템 등 체계적인 관리는 필수이다.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물품을 판매한 시점에서 판매정보가 중앙컴퓨터로 전달돼 각종 사무처리는 물론 경영분석까지 이뤄지는 POS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 점포를 일일이 찾아가지 않아도 점포별 매입, 매출, 재고 상황을 거의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

강병오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은 “저금리 시대 적절한 투자처로 동일 가맹본사의 2호점, 3호점 창업을 시도하는 투자형 창업이 늘고 있다”며 “단 지나치게 욕심이 앞서는 것은 위험하며 1호점 매출이 안정되고 영업 환경에 변수가 없어 직원에게 맡겨도 차질이 없다는 확신이 들 때 매장을 확장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성공전략 및 주의점>

투자형 창업은 전문가가 경영을 맡으므로 성공 확률을 높이고, 자기 시간을 뺏기지 않으면서 고정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은행금리와 비교하면 대체적으로 수익성도 높은 편. 요즘처럼 금리도 낮고 주식 시장이 불안정할 때는 업종만 잘 선택하면 오히려 위험성이 낮은 투자처이기도 하다.
1.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성장성과 안정성이 높은 업종을 고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2. 프랜차이즈 본사의 운영ㆍ관리 시스템 점검은 물론, 반짝 아이템에 혹해 충동적인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3. 공동으로 투자할 때는 가급적 매출 규모가 큰 아이템을 택한다. 예를 들어 월 매출이 2000만원에 순이익이 600만원이 난다고 해도 세 명이 공동지분으로 투자했다면 개인이 가져갈 수 있는 돈은 20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객단가가 낮은 커피전문점, 분식점 등보다는 한식뷔페 등 객단가가 높은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4. 공동투자의 경우 항상 분쟁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들의 권리와 의무사항, 이익분배, 역할분담에 대한 분명한 경계설정을 위한 계약서 작성과 사전 논의가 필수다.
5. 위탁관리를 할 때는 위탁 운영 주체의 전문성을 잘 살핀다. 위탁관리를 해주는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본사 역량이 부족하거나 준비 없이 뛰어들 경우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본사가 경영 전문성과 노하우를 얼마나 갖췄는지 중점적으로 알아본다. 다점포 운영은 체계적인 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주먹구구식 점포 운영으로는 여러개 점포를 효율적으로 가동하기 어렵다. 오히려 어설프게 두세개 점포를 운영하는 것보다는, 한개 점포를 내실 있게 운영하는 것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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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