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투자형 창업에 주목하자

안전 창업 tip

투자형 창업이 부상하고 있다. 한동안 소자본 생계형 창업에 몰렸던 시장의 관심이 투자형 창업 아이템으로 돌아서고 있다. 지속되는 불황과 저금리 기조, 생계형 창업 증가가 한 몫 한다.

한식뷔페 풀잎채…3년 내 투자금 회수
불닭발 동네상권 다점포 운영으로 대박

투자형 창업이 뜨는 데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어느 정도 자금여력을 갖춘 50대 이상 시니어 창업자들의 안전 창업수요가 늘고 있는 사실이 있다. 투자형 창업의 유형과 사례, 주의점을 알아보자.

‘새로 사업을 시작하자니 성공할 자신이 없고, 주식 투자는 위험해 보이고’. 투자는 하되 창업부터 경영을 모두 전문가에게위탁하는 형태의 위탁관리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해결책이 돼 준다. 요즘은 아예 위탁관리를 내세운 프랜차이즈 본사도 생겨났다.

돈을 가진 사업자가 관련 프랜차이즈 본사에 투자를 하면 본사나 제3자가 점포 운영을 도맡아 하게 된다. 여러 명이 일정한 투자금액을 공동 출자하기도 한다. 본사는 점장을 파견해 위탁관리를 해주는 대신 매출액 혹은 순이익의 몇 %를 위탁관리 대행 수수료로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투자·관리 이원화


위탁관리 창업은 투자자는 자본 투자에 주력하고, 경영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 극대화를 위한 모든 노하우와 시스템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수익 배분은 지분 구성을 통해 공정하게 분배된다. 자금 여력이 있는 투자자의 경우 점포 사업에 대해 잘 몰라도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문 경영인이 운영하므로 실패율이 적다는 이점도 있다.

더불어 자본금이 부족한 경영자라도 자기의 경영 노하우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위탁 경영을 맡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운영 역량이 부족하거나 투자자가 수익에 대해 지나치게 욕심을 내는 경우에는 성공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투자 조건과 입지 여건 등을 꼼꼼히 따지고, 본사의 인력 구조나 역량을 객관적으로 파악한 다음 결정해야 하며, 사전에 투자비용 대비 수익금 배분에 대한 규정도 명확하게 설정해 놓아야 할 것이다.

한식뷔페 풀잎채는 공동투자제도를 운영한다. 3~4명의 투자자와 본사가 공동으로 특수상권에 330~396㎡(100~120평) 규모로 투자, 운영은 본사와 전문매니저가 하고 수익은 투자액에 따라 배분한다. 3년 내 투자금 회수를 목표로 한다. 지난 7월에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풀잎채 영호남본부’를 개설했다. 부산 대구 양산 김해 창원 등 영남 및 근교 지역 매장을 총괄관리하며 지방 매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합리적 수익 분배

풀잎채는 백화점이나 아웃렛 등 특수상권에 330~396㎡(100~120평) 규모로 입점해 중장년층 사이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가격대비 품질이 높다는 점이 성공요인이다. 강원도 곤드레솥밥과 산채나물 등 지역의 토속음식를 비롯, 에피타이저, 디저트 등 100여 가지를 점심 1만2900원, 저녁 1만69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 기존 찬 전개식 한식을 먹기 간편한 일품요리로 선보인다.

2013년 경남 창원에서 시작, 인기에 힘입어 경기도 분당, 서울 영등포, 목동 등 주요 상권 백화점, 아웃렛, 복합쇼핑몰 등 주요상권에 진출했다. 3년도 채 안 돼 40여개로 매장이 늘었다. 가성비(가격대비 품질)가 좋아 돌잔치, 가족모임, 동창모임 등 각종 행사 장소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한명의 점주가 동일한 프랜차이즈 매장을 2~3곳씩 운영하는 투자형 창업도 견실한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빈번히 찾아볼 수 있다. 안정수 사장은 인천 연수동과 용현동에서 닭발 전문점 본초불닭발을 운영한다. 일찌감치 창업에 뜻이 있었던 안 사장은 주택가 골목에 딱 맞는 아이템으로 홍보를 더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 지난 9월 연수동에 33㎡(10평) 매장과 용현동에 76 ㎡(23평) 매장을 연달아 냈다.


평소 닭발 마니아였던 그는 이미 맛으로 유명했던 본초불닭발을 선택, 벌써부터 동네 대표 닭발전문점으로 통한다. 중독성 있게 맛있게 매운 맛의 불닭발을 비롯, 오돌뼈, 닭날개, 불족발, 해물만두 등을 갖춰 매출 극대화를 꾀했다. 메뉴가격은 대부분 1만5000원을 넘지 않는다. 안 사장은 “불닭발은 대표적인 서민 아이템으로 동네상권에 잘 어울린다”며, “궁합이 맞는 메뉴를 고르게 갖추고 포장과 배달 비중을 높여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본사에서 닭발을 세척, 손질한 후 양념까지 해서 진공 포장해 완제품 형태로 각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에 가맹점은 진공 팩을 전자레인지나 끓는 물에 넣고 4~5분간 데우기만 하면 된다. 마진율이 좋은 포장과 배달 비율이 높아 작은 매장에서 생산성도 높다. 연수동 10평 매장은 월 2100만원 매출과 30%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그가 제안하는 다점포 운영 노하우는 ▲본사에서 100% 조리한 완제품 납품 등 직원에게 맡겨도 차질이 없도록 해라 ▲업종전환 창업이 가능한 브랜드로 초기투자비용을 낮춰라 ▲여러 개의 점포는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내실 있게 운영할 수 있다. POS시스템 등 체계적인 관리는 필수이다.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물품을 판매한 시점에서 판매정보가 중앙컴퓨터로 전달돼 각종 사무처리는 물론 경영분석까지 이뤄지는 POS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 점포를 일일이 찾아가지 않아도 점포별 매입, 매출, 재고 상황을 거의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

강병오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은 “저금리 시대 적절한 투자처로 동일 가맹본사의 2호점, 3호점 창업을 시도하는 투자형 창업이 늘고 있다”며 “단 지나치게 욕심이 앞서는 것은 위험하며 1호점 매출이 안정되고 영업 환경에 변수가 없어 직원에게 맡겨도 차질이 없다는 확신이 들 때 매장을 확장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성공전략 및 주의점>

투자형 창업은 전문가가 경영을 맡으므로 성공 확률을 높이고, 자기 시간을 뺏기지 않으면서 고정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은행금리와 비교하면 대체적으로 수익성도 높은 편. 요즘처럼 금리도 낮고 주식 시장이 불안정할 때는 업종만 잘 선택하면 오히려 위험성이 낮은 투자처이기도 하다.
1.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성장성과 안정성이 높은 업종을 고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2. 프랜차이즈 본사의 운영ㆍ관리 시스템 점검은 물론, 반짝 아이템에 혹해 충동적인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3. 공동으로 투자할 때는 가급적 매출 규모가 큰 아이템을 택한다. 예를 들어 월 매출이 2000만원에 순이익이 600만원이 난다고 해도 세 명이 공동지분으로 투자했다면 개인이 가져갈 수 있는 돈은 20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객단가가 낮은 커피전문점, 분식점 등보다는 한식뷔페 등 객단가가 높은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4. 공동투자의 경우 항상 분쟁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들의 권리와 의무사항, 이익분배, 역할분담에 대한 분명한 경계설정을 위한 계약서 작성과 사전 논의가 필수다.
5. 위탁관리를 할 때는 위탁 운영 주체의 전문성을 잘 살핀다. 위탁관리를 해주는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본사 역량이 부족하거나 준비 없이 뛰어들 경우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본사가 경영 전문성과 노하우를 얼마나 갖췄는지 중점적으로 알아본다. 다점포 운영은 체계적인 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주먹구구식 점포 운영으로는 여러개 점포를 효율적으로 가동하기 어렵다. 오히려 어설프게 두세개 점포를 운영하는 것보다는, 한개 점포를 내실 있게 운영하는 것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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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진통 끝에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정해졌지만 여전히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다. 그럼에도 “이재명은 싫고 국민의힘은 영 못 미덥다”는 한숨 섞인 푸념이 나온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은 갈 곳 잃은 보수 지지층의 마음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TK(대구·경북)를 대상으로 표심 구애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을 주장하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빨간색이면 어떻고, 노란색이면 어떻고, 파란색이면 어떻냐?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는 것이 진정 행복 아니겠느냐”고 외쳤다. 중도 확장 큰 그림 민주당의 보수 끌어안기 전략은 대선 정국 이전부터 이뤄졌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서 흑묘백묘론을 꺼내면서 본격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은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는 뜻의 실용주의 철학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지도자 덩샤오핑이 사용한 속담이다. 기본소득을 강조해 왔던 이 후보는 이 자리서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공정과 성장을 앞세운 이 후보는 “새로운 성장 발전의 공간을 만들어 성장의 기회도, 결과도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이야말로 실현 가능한 양극화 완화와 지속 성장의 길”이라며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의 성장발전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이라고 밝혔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시대로의 전환과 주식시장을 선진화하는 등 경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으로 탄핵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던 때다. 줄탄핵으로 강경 노선을 유지했던 민주당이 성장을 키워드로 내걸면서 비상계엄 이후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타개해 기존 지지층은 물론 중도와 보수 표심을 아우르기 위함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기본주택과 국토보유세를 사실상 철회하고 첨단산업 지원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경제 우클릭을 시도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줄도 믿을 수 없다”는 국민의힘의 맹비난이 이어졌지만 이 후보는 “민주당은 원래 경제 중심 정당”이라며 “경제와 성장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받아쳤다. “코스피지수는 2600대로 겨우 턱걸이를 했는데 민주당이 집권하면 3000대를 찍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념이 밥 먹여주나” 노선 틀어 중도 보수 겨냥한 ‘흑묘백묘론’ 지난 2월에는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우클릭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 후보는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반도체 특별법에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조항’을 넣으려다 철회한 일을 언급하며 “왼쪽에서는 진보의 가치를 버린 핵심 사례로 오해하고, 오른쪽에선 (오른쪽으로) 온다는데 가짜라고 해 쌍방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우클릭을 한다는데, 우클릭 안 했다. 민주당은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며 “원래 우리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 세력이 강하게 결집했고,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여기에 끌려다니는 모양이 연출되자 빈집이 된 중도보수 영역까지 민주당이 발을 넓힌 것이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민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는 자신의 SNS에 ‘중도우파 이재명? 그는 지금 ‘국민 클릭’을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후보는 기본소득을 말하면서도 시장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성남시장 시절, 판교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바꾸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고민했다”며 “출정식 직후 곧장 판교로 향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 엔진을 가장 먼저 클릭했다”고 설명했다. 4월,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자 이 후보는 본격적으로 보수 인사 영입에 속도를 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흑묘백묘론이 전략이었다면 지금 민주당에는 현실”이라며 “조기 대선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넓은 전선으로 뻗어나가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보수 논객들을 만나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지붕 밑 다 모였다 정 전 주필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정규재TV’를 통해 “(이 후보가) ‘새 정부는 좀 넓게 인재를 구해야겠다.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 업계 출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 내 극좌는 없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4·10 총선서 경선을 통해 극좌는 대부분 탈락했고, 탈락하지 않은 7명은 공천을 통해 교체했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이념 타령하겠나. 여기서 더 분열하면 안 된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출범한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 그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총재의 참모로 활동한 보수 원로로 꼽힌다.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거나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민주당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서 “지난 3년에 걸친 윤석열정부의 국정 실패와 부조리·비정상적 행태에 대한 심판과 쇄신의 각오 속에서 미래를 다짐하는 선거를 해야 한다” “윤정부 3년 동안 국정 운영이 망가지는 것을 보며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합리적 보수 성향의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 최고위원을 지낸 친유승민계 의원이다. 권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 입당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의 실용 정치가 국가 위상과 침체된 경제회복, 복지국가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정부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서 활동한 이인기 전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대선을 3주 앞둔 지난 13일에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 일부가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과거 비명(비 이재명)계로 분류됐거나 한때 라이벌이었던 인물을 두루 영입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측근인 고영인 전 의원은 캠프 직속위원회인 ‘모두의 나라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총괄선대위원장단에 임명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와 겨뤘던 김두관 전 의원은 ‘지방분권 혁신위원’을 맡았다. 이 밖에도 문재인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평화 번영 위원회’를, 비명계 박용진 전 의원은 ‘사람 사는 세상 국민화합위원회’를 담당한다. 보수 심장 파랗게∼ 외연 확장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민주당의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여러 차례 탄핵을 입에 올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중도층의 역풍을 걱정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중도만 집중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변화가 있어야 혁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빛의 혁명’을 상징하는 서울 광화문서 출정식을 연 이 후보는 “이제부터 진보와 보수의 문제는 없고 오로지 국민의 문제만 있다”며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대립을 넘어 실용으로 나아갈 시간이다. 낮은 자세로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 후보는 정장 자켓을 벗고 파란색 바탕에 빨간색을 포인트를 준 운동화와 선거 운동복을 건네받았다. 선거 포스터와 현수막서도 빨간색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었다. 김영호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태극 문양을 모티브로 민주당의 고유색인 청색과 보수의 적색을 함께 사용해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았다”며 “‘대한민국 상승’의 의미로 빨간색 삼각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출정식 이튿날인 지난 13일 민주당은 ‘보수의 텃밭’ 내지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를 찾았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이 후보는 대구서 21.6%, 경북서 23.8%로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심기일전으로 재도전에 나선 이 후보가 이번에는 보수 인사를 등에 업고 선전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경북 구미역 광장을 시작으로 대구와 경북 포항, 울산을 돌며 집중 유세를 벌인 이 후보는 자신을 ‘유능한 도구’에 빗대 연설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구미에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젊은 시절 박 전 대통령을 사법 살인하고, 고문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안 하고 민주적 과정으로 집권했다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어 모두가 칭송하지 않았겠느냐. 그 역시 지난 일이고 유능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충직한 일꾼을 뽑으면 세상이 개벽할 정도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코앞인데 여전히 손발 안 맞는 국힘 낮아진 TK·PK 벽…‘보수 심장’ 격전지로 그러면서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떤가”라고 호소했다. 울산서는 “유능하고 준비돼있으니 한번 맡겨봐 달라.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라면 여러분의 판단 기준으로 선택해야지, 다른 이유로 배제할 이유가 없다”며 “신상도 있으니 한번 써봐라. 지난 3년 동안 성능 개량 많이 했다”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14일에는 역시나 당 약세 지역으로 꼽히는 PK를 찾았다.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로 일정을 시작한 이 후보는 “우리의 목표는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반드시 승리”라며 “낙관적 전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거라는 게 저희의 예상”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한 표라도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세 표가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국가의 운명이 달린 선거인 만큼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 서면서는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라며 “이 위기는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군사 쿠데타 세력의 책임이다. 친위 쿠데타 때문에 경제가 완전히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보수 정당이 맞냐, 민주 정당이 맞냐. 이제 그 당도 변화하든지 퇴출당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군사 쿠데타를 백배사죄하고 군사 쿠데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제명해야 대한민국 헌법 테두리 안에 있는 보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럴 기미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날 이 후보는 부산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점을 거론하며 “이곳 부산은 민주주의 성지 아닌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민주투사 김영삼의 정치적 고향이 맞나”라며 “이번에도 확실하게 (국민의힘을) 심판해달라”고 강조했다. 차기 선거 바로미터? 민주당이 보수 텃밭을 누비는 와중에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석열 족쇄’에 발목 잡힌 모양새다. 아직 가시지 않은 후보 교체 여진에 윤 전 대통령의 탈당까지, 대선이 한 달여도 남지 않았지만 선거 공약보다는 윤석열 세 글자가 더욱 눈에 띈다. 민주당이 중도보수까지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조기 대선은 단순한 승패를 떠나 지역별 투표율의 소수점까지 눈여겨봐야 하는 선거가 됐다. 내년 6월에 치러질 예정인 지방선거는 이번 조기 대선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에게 간 홍준표 지지자, 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자 모임인 ‘홍사모(홍준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의 단체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수 정당이라는 자격이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신영길 홍사모 중앙대표는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경선 과정서 불거진 단일화 파행에 대해 “보수 정당을 지지해 온 수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명태균 특검법’을 의식해 먼저 선수를 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명태균 특검법 상정은 불가피한데, 이 과정서 홍 전 시장에게 불똥이 튈 것을 미리 방지했다는 해석이다. 한편, 홍사모 등의 결정이 홍 전 시장의 의중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