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공화국’ 대한민국서 살아남는 방법

치킨전문점의 퍼플오션 ‘무엇?’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치킨전문점은 2006년 2만3000여개에서 매년 증가해 2013년 3만2000여개로 집계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치킨을 판매하는 호프집 등을 더할 경우 치킨전문점 수가 약 3만6000여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옛날통닭·옛서체간판…그 시절 통닭
치열한 경쟁 속 차별화에 주력

현재 우리나라의 ‘치킨집’은 편의점(2만5000여개)과 전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3만5000여개)를 넘는다. 서울 반경 1km에 28개의 치킨집이 있다는 통계도 있다. 이만하면 치킨공화국이라고 불릴만하다.

반면 점포당 연간 매출액은 9천만원이 채 안 된다. 1만6000원하는 치킨 1마리를 하루에 15마리 팔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치킨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국가별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한국이 13.3kg으로 미국(46.2kg)과 유럽(16.3kg), 일본(15.0kg)에 비해 낮은 편이다. 성장 여력이 남아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저마다 독특한 메뉴를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1960~1970년대 인기를 끌던 옛날통닭이 인기다. 아예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통째로 튀긴 통닭이나 튀김옷을 얇게 입혀 튀겨낸 통닭, 가마솥에서 튀겨낸 전통시장 통닭 등이 인기몰이 중인 것. 추억을 되새기는 장년층을 비롯,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젊은층에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맛데이켄터키두마리치킨, 또봉이통닭, 오늘의통닭, 옛날통닭 등이 있다.

새로운 시장 탐색


맛데이켄터키두마리치킨은 옛날식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이다. 맛·양·가격이 착한 치킨을 표방, 치킨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를 제공한다. 불황 속 지갑이 얇아진 고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옛날치킨을 먹으며 중장년층은 향수를, 2030세대에는 재미와 유머러스함을 선사한다. 가격도 1995년대에 멈췄다. 1마리에 1만2000원, 2마리에 1만8900원이다.

복고풍 서체를 입힌 옛날 간판은 오래된 골목에서 보는 친숙함을 준다. 직원들은 교련복을 입고 서빙을 한다. 촌스럽고 옛스러운 투박함으로 정겨운 멋을 발휘한다. 가격대비 품질도 좋다. 신선한 재료만을 사용한다. 100% 냉장 신선육만을 사용해 식감과 육질이 남다르다. 수제 100%로 맛데이 만의 방식으로 염지, 저온 숙성시킨 후 명품 파우더로 만들어 속살까지 푹 베인 깊은 맛도 특징이다. 100% 식물성 기름으로 튀겨 더욱 신선하고 바삭한 튀김 맛을 느낄 수 있다.

본사가 모든 식자재를 100% 현금으로 결제해 구입, 생산하여 비교적 낮은 단가로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에 낮은 가격으로 내놓을 수 있는 것. 또 본사에서 완제품 형태로 공급하기 때문에 매장에서는 치킨을 튀겨 바로 소스에 버무려 내놓으면 된다. 조리에 들어가는 노동력을 줄여 인건비와 경비를 낮추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이유다.

레드오션이라 여겨지는 치킨 시장에 바비큐치킨은 퍼플오션으로 통한다.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1970년대까지는 전기통닭구이, 1980~1990년대에는 후라이드 치킨과 양념치킨이 주도했다. 페리카나치킨, 이서방치킨, 처갓집치킨 등의 익숙한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했다. 치킨은 아이들의 최고의 간식이자 어른들의 술안주로 자리를 굳혀나갔다.

비비큐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 것도 1995년 무렵이다. 훌랄라치킨바베큐 등 숯불에 구운 바비큐치킨도 시장의 한축으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 들어 웰빙바람과 함께 오븐치킨, 숯불바베큐치킨도 함께 주목받았다. 느끼한 맛을 싫어하는 4050세대나 기름기를 쫙 뺀 치킨을 찾는 여성층에게 인기다.

숯불바베큐치킨은 후라이드치킨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 새로운 시장이다. 경쟁력은 바로 차별화된 맛에 있다. 치킨을 숯불과 오븐에 각각 한번 굽는 두벌구이를 채택, 열이 닭을 익힘과 동시에 코팅역할을 해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숯불에 구워내 풍미도 살아난다. 촉촉한 식감과 풍부한 육즙을 유지하면서도 숯불향이 살아있는 이유다. 여기에 한국인 취향에 맞춘 맛있게 매운 고추장 허브 소스를 바른다. 기름기가 적고 담백해 여성고객이나 중장년층에 인기다.

게다가 캠핑문화 확산으로 바비큐치킨도 뜨고 있다. 캠핑인구가 늘어나면서 야외에서 캠핑을 즐기면서 맛본 바비큐 음식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져 외식 메뉴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치킨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유행을 타지도 않는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복잡한 조리기술을 요하지 않기 때문에 간단한 교육 후 바로 실전에 들어갈 수 있고, 창업자금도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점이 매력이다. 홀과 배달매출 모두 잡을 수도 있다.


철저한 검증 필요

치킨은 한국인에게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치맥(치킨+맥주)’과 ‘치느님(치킨+하느님)’이라는 신조어가 젊은층 사이에 심심치 않게 사용된다. 치킨이 문화로 자리 잡은 것. 이에 따라 치킨 시장의 차세대 주자가 어떤 아이템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테리어나 점포 운영 방식 등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확보한 브랜드를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치킨전문점의 경우 프랜차이즈 형태 창업이 대부분이므로 제대로 된 가맹본사를 선택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안정적인 물류 유통 시스템을 갖췄는지, 가맹점 지원 및 관리 시스템을 갖췄는지, 창업비용이 너무 거품은 아닌지 등을 골고루 살펴봐야 한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창업학 박사)는 “경쟁이 치열한 치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근의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꾸준히 메뉴를 개발해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일시적 인기를 끄는 아이템보다 오랜 시간 시장의 검증을 거친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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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