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한민국 유일 ‘누드펜션’ 김종헌 대표

“회원 90%는 남자… 가족모임 후 아내들 반응 좋아”

지난 7월27일 충북 제천에서 기자가 직접 만난 ‘누드펜션’ 김종헌 대표는 자신이 갖고 있는 ‘자연주의자’에 대한 생각을 시종일관 힘 있는 목소리로 피력했다. 한때 변태 모임으로 손가락질 받았던 설움도 있었지만 세상에 부끄러움이 없기에 직접 방송에 출연했다는 그는 인터뷰 내내 여유롭고 당당했다. 어쩌면 그가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알몸’이나 ‘누드’가 아니라 ‘솔직함’과 ‘당당함’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1993년부터 포털사이트 ‘카페’를 통해 ‘자연주의자’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자연주의자’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자연주의자에 대한 동경을 품은 것은 오래전부터다. 초등학교 3~4학년쯤 됐을까. 우연히 외국의 자연주의자들에 대한 기사가 실린 신문을 보게 됐다. 대부분 한자로 쓰여 있어서 읽지 못했는데 그 기사는 유독 한글이 많아서 읽기 수월했다. 그때부터 막연한 동경심을 갖게 됐고, 실천하기 시작한 것은 인터넷 보급이 활발해지면서부터다.

-자비를 들여 ‘누드펜션’을 짓고 운영하고 있다. 자비를 털어 자연주의자들을 위한 펜션을 짓는다는 게 쉬운 결단은 아니었을 것 같다. 가족들의 반대가 있었을 수도 있고.
▲1995년부터 계획하고 구상한 일이었다. 자연주의자들의 가장 큰 고충은 마음 놓고 모임을 가질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펜션 설립은 중요한 과제였다. 물론 자비를 들여 펜션을 짓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은행의 도움을 받았고, 3년간 이자를 갚느라 힘들었다. 가족들에게도 미안했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직업은 따로 있기에 그 일에 최선을 다 했고, 펜션 관리 역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펜션 운영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일반인들과 자연주의자들이 마주치지 않는 선에서 운영이 되고 있는가.
▲자연주의자들의 정기 모임은 한 달에 1~2번 이뤄지고, 자연주의자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회원은 2~3일에 한 번 꼴이다. 일반손님이 머물 때는 자연주의자를 받지 않는 편이지만 일정이 겹치면 일반손님에게 ‘자연주의자’들의 탈의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 대부분 손님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펜션을 알고 예약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없다. 오히려 최근에는 자연주의자들과 일반손님들이 어울리는 편이다. 그 과정에서 완전 탈의를 한 일반손님도 있다.

어릴 때부터 ‘자연주의’ 동경…가족과 함께 모임 참여 
일반인도 자연주의자와 함께 어울리며 탈의하기도   

-스스로 자연주의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호기심이나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지 알고 싶다.
▲‘불순하다’는 것에 대한 정의가 정확해야 할 것 같다. 과거 일부 자연주의자 카페들은 ‘자연주의’ 간판을 내걸고 속으로는 그룹섹스, 스와핑, 관전 등을 즐겼다. 목적을 속이고 ‘자연주의’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불순하지만 그룹섹스, 스와핑, 관전 자체가 불순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모임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동의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목적을 가진 카페들은 대부분 사장됐다. 혹여 있을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막기 위해 기혼남성이 혼자 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차단했었지만 최근에는 모임의 종류를 분류해 오픈해 놓은 상태다. 동호회에서 정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사람은 가입이 불가능하고, 가입이 됐다고 하더라도 운영진의 판단에 따라 강제 탈퇴 시킬 수 있다.

-가족 중심의 자연주의자들을 우선시 한다고 들었는데 김 대표의 가족들도 함께 활동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고등학생과 중학생 두 딸이 있다. 어렸을 때는 함께 자연주의자 모임에 나가곤 했다. 지금은 아이들이 학업에 힘쓰고 있어 함께 하지 못하고 있지만 아내와는 여전히 함께 한다. 처음 아내에게 자연주의자 모임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다툼이 많았다. ‘누드’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을 느낀 것이다. 이혼위기까지 겪기도 했지만 경험해보지 않고 “안 된다”라고 하는 것보다 “경험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 아내가 함께 모임에 나가는 것을 허락했고, 한 번 두 번 참여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아내들은 남편의 권유로 모임을 시작하고 이후에는 아내들이 더 즐기게 된다. 회원 90%가 남자인 탓에 가족 회원들도 남자 위주로 모임이 주도 되지만 남성 대부분이 여성회원을 배려하고 매너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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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