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분위기는 잡혔는데 ‘불안불안’

추석 이후…상품별 전망

최대 명절인 추석 이후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모처럼 회복세가 본격화되면서 연휴 이후 시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성수기 가을 큰장 서는 분양시장
9∼10월 아파트 물량 쏟아질 예정

성수기인 가을 문턱에 접어들면서 분양시장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추석을 전후한 9월과 10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아파트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질 예정이어서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질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10월 두 달간 전국에 공급 예정인 아파트는 총 14만5149가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만 6730가구)의 2배 수준.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게 업계의 조언이다.

따라서 부동산시장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시행된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 이후 공급 물량이 크게 늘면서 미분양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6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 물량은 3만4068가구로, 5월(2만8142가구)에 비해 21%(5926가구) 늘었다. 4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미분양 물량은 5월 들어 49가구 늘어난 데 이어 6월에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공급과잉과 고분양가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서 내·외적 여건을 따져봐야 하는데, 우선 최저금리 기조는 추석 전후 깨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당장 9월경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계속 나오면서 우리 경제도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4만5149가구
“옥석 가려야”


정부가 지난 7월22일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놓은 것도 시장에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거치식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줄이고 원금과 이자를 처음부터 같이 갚는 분할상환 비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투자수요나 자금의 여유가 많지 않은 수요층들이 부담을 느껴 주택매입을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점도 변수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3.1%에서 지난달 2.8%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모두 2%대를 예상하고 있다. 서민들의 지갑이 얇아지고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면 부동산시장도 침체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 상황이 지난 2007·2008년과는 다르다는 낙관론도 적지 않다. 지금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2006년 말과 같은 집값 폭등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가 규제를 하더라도 시장조절용일 뿐 참여정부 당시처럼 강력한 제제수단을 쓰진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대 분양시장 가운데 하나인 수도권 신도시에서도 9∼10월 신규 분양 물량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김포 한강·화성 동탄2· 파주 운정신도시 등에서 총 8개 단지 6768가구(임대 제외)가 공급된다.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의 구미를 당길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김포 한강신도시에서는 이 기간 1497가구가 나온다. 파주 운정신도시에서도 오랜만에 1169가구의 새 아파트 공급이 이뤄진다.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는 4102가구가 가을 분양시장에 선보인다.

최근 조성되는 신도시나 택지지구는 녹지가 풍부하고 도로·지하철 등 교통망, 인프라 등도 잘 갖춰져 있어 단기간에는 미분양이 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물량 소화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수도권은 분양가가 평균 3억원대로 서울 전셋값 수준이어서 젊은층의 관심이 높지만, 관건은 분양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공급 과잉 현상을 빚을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 동탄신도시를 포함해 화성시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8084가구가 공급돼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일부지역은 아직도 미분양이 상존해 있고 시세가 여전히 분양가 수준에 머무는 곳이 적지 않아 2∼3년 후 입주 시점에 가격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실수요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턱없이 높은 건 아닌지, 교통 여건 및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지, 실거주하기 편하게 설계됐는지 등 옥석 가리기를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

“실수요 중심으로
신중히 접근해야”


올 하반기 분양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물량은 서울권 재건축과 재개발이다. 강남권은 강남3구(송파·강남·서초)를 중심으로 한 재건축사업, 강북권은 동대문구·성동구 등을 중심으로 한 재개발사업 물량이 주류를 이뤄 ‘강남 재건축 vs 강북 재개발’이라는 특이한 사업 대결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재건축 시장은 규제완화로 활기를 띌 전망인데, 업계에서는 강남 재건축 단지의 고분양가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강남권에서는 9∼10월 5개 재건축 사업장에서 새 아파트 1만2055가구가 공급되지만 조합원분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2176가구가 전부다. 최대 관심 단지는 서초구 잠원동 ‘반포한양자이’다. 이 아파트는 GS건설이 반포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단지로, 606가구 중 일반분양은 152가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매가 즉시 가능한데다 학군 및 교통 여건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일반 투자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이 서초구 서초동 서초우성2차를 재건축해 공급하는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아파트도 눈여겨 볼만한데 총 593가구 중 147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삼성사옥 근처에 있어 삼성 직원 베드타운이 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은 계열사 임직원들을 상대로 지난달 특별분양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분양 성패의 관건은 적정 분양가 여부다. SK건설이 얼마 전 분양한 ‘대치SK뷰’ 아파트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3900만원으로, 4000만원이 넘는 물량도 많았는데도 청약경쟁률이 최고 49.71:1을 기록했다. 입지에 비해 분양가가 너무 비싸면 자칫 미분양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추석 이후 서초구 일대에서 선보일 아파트의 일반분양가가 모두 3.3㎡당 3500만∼4000만원 사이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석 이후 재건축 시장 상황을 예견하기도 쉽지 않다. 강남권 청약 수요는 단기 투자성 가수요가 많아 경쟁률이 높다고 무조건 프리미엄(웃돈) 상승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거시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가가 높아지면 이후 금리 인상 및 가계대출 규제 등의 악재 발생 시 손해를 볼 수 있다.

조합원 물량을 포함하면 새 아파트 공급량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강남권에서는 11월과 12월에도 2∼3개 재건축 사업장에서 추가 분양이 예정돼 있다. 더욱이 정부의 잇따른 재건축 규제 완화로 사업 속도가 빨라져 내년에도 상당한 물량이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빨간불 켜진 이유는…
미분양 다시 증가세로?
최저금리 기조 깨진다?
너무 많이 공급되니까?
서민들 지갑 얇아져서?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분양하는 ‘송파 헬리오시티’의 경우 총 84개동 규모에 총 9510가구로, 이 중 163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공급 물량은 많지만 바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곳이어서 프리미엄이 형성될는지가 관심사다. 당첨만 되면 분양권에 웃돈을 붙여 팔 수 있다는 생각에 자산가들뿐 아니라 젊은 투자자들도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부분의 민간아파트는 6개월간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만큼 자금 마련에 신중해야 한다.

1∼2년 전 분양한 강남권 재건축 물량들이 1억원 이상 오른 데다 당장 멸실주택이 많아 일반분양은 분양가가 높아도 수요자가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3년 후엔 강남권도 멸실주택보다 더 많은 아파트가 생긴다는 점은 유의할 부분이다.

저금리에 가장 수혜 상품은 역시 수익형 부동산이다. 정부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덕에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추석 이후에도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지역·상품별로 수익률 차이가 크고 공급과잉 문제에 따른 수익률 악화도 예상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면서 자동적으로 분양가도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격인 오피스텔의 매매가는 올해 상반기 0.19%의 변동률을 나타내며 2012년 상반기 이후 3년 만에 회복·반등했다. 상가 역시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분양가도 함께 올랐다.

지난해 상가 분양가는 1층 기준 3.3㎡당 2766만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3.3㎡당 2937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3㎡당 약 2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장기임대업종인 약국, 금융기관, 프랜차이즈 업종 등 우량 업종 선임대 상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위례, 마곡, 문정,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 평택 등 아파트 선호지를 중심으로 추석 이후에도 꾸준한 관심이 예상된다.


수익형이 대세
분양가도 올라

특히 주거와 임대사업이 가능한 신도시 상가겸용주택과 LH 단지 내 상가가 인기를 끌 전망이다. 상가겸용주택은 공급측면에서 물량이 적어 희소성이 높지만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관심도가 높아 인기다. 50억원 미만의 중소형 빌딩(꼬마 빌딩)도 인기다. 대출을 감안하면 20억∼30억원이면 투자가 가능한데다 리모델링 등을 통해 수익률은 물론 투자가치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LH 단지 내 상가도 다른 상가 유형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고 배후수요가 탄탄하다는 장점이 있어 추석 이후에도 이전의 인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실제 올 상반기(1∼5월)에 공급된 LH 단지 내 상가 평균 낙찰가율은 212%다. 이는 186%를 나타낸 전년 동기 대비 26%p 높은 수치다.

수익형 부동산 자체의 가격 상승은 이어지고 있으나, 임대를 통한 수익률은 점차 하향 추세여서 옥석 고르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상가는 저금리에 금융이자가 낮아져 수익률이 소폭 상승했으나 오피스텔은 하락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를 살펴보면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07년 상반기(6.92%) 이후 2015년 5월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상반기 임대수익률은 전기 대비 0.06%p 하락한 5.75%를 기록했다.

여기에 조사되는 수익률은 공실률과 각종 세금과 거래·보유에 따른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수익률이어서 실제수익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입주 물량은 많고 매매가는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수익률 회복은 당분간 불가능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입주예정 물량은 전기 대비 17.71% 증가한 1만9971실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3만5207실에 이어 2014년 4만2740실, 2015년 상반기 1만6966실 등 지속해서 오피스텔 입주가 잇따르고 있어 임대 경쟁 속에 공실률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에 세금을 제외하면 실제수익률은 3∼4%대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입주물량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어 광교·마곡 등 물량이 많은 곳은 수익률이 더 하락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저금리에 대안으로 부상 중인 수익형 부동산은 저금리 덕에 추석 이후에도 분위기를 이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월경 예상되는 미국금리 인상이 변수인데, 큰폭의 금리 인상만 안 된다면 당분간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투자와 교통이 개선되는 지역인 서울 강서 발산지구, 경기 하남 미사지구, 화성 동탄2신도시, 평택시 등이 추석 이후 주요 수익형 부동산 유망지역으로 꼽힌다. 오피스텔 수익률 하락의 대안으로 섹션 오피스가 반사익을 얻고 있다. 1억∼2억원이면 투자가 가능하고, 수익률은 7∼8%가 가능하다. 서울 마곡지구, 문정지구, 경기 광교신도시 등 행정·법조타운과 대기업 이전지 인근에 공급이 활기를 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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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