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열풍’ 불황 속 호황

거품 뺀 저가 공략 점포 어디?

최근 ‘가격파괴’ 매장들이 크게 늘고 있다. 경기 침체는 계속되고, 실질 소득이 줄어든 탓에 외식에 대한 가격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 이 같은 가격파괴 매장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던 점을 감안하면 불황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가성비 갖춘 매스티지로 승부수
대용량 커피 저가격으로 공략

최근의 가격파괴는 가격만 저렴함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와 제품의 품질은 높고 가격의 거품을 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로 언제 어디서든 가격과 제품을 비교 할 수 있는 ‘스마트슈머’가 늘면서 외식업체들은 가격의 거품빼기를 경쟁적으로 하고 있다. 가격파괴 양상은 타깃 층이나 상권, 업종에 따라 조금 다르게 나타나지만 업계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그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가격대가 높아 대중화되지 못했던 스테이크, 수제버거, 이탈리안 등이 가격 거품을 빼고 실속형으로 전환하고 있다. 스테이크가 가장 눈에 띈다. 지금까지 스테이크는 고급음식으로 여겨졌다. 가장 낮게는 메뉴당 4만~5만원으로 자연스레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으로 통했다. 최근에는 스테이크 전문점들이 가격을 크게 낮추는 매스티지 전략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인기품목 알찬 구성

스테이크 전문점 ‘리즈스테이크갤러리’가 대표적이다. 스테이크와 쌀국수라는 미국과 베트남식의 색다른 조합이다. 가격은 스테이크가 7900~9900원, 쌀국수가 6500원으로 저렴하다. 본사에서 식재료를 대량으로 직거래하여 공급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잘 팔리는 품목만으로 구성해 불필요한 코스트를 없앤 점도 한몫한다. 하우스 와인도 3500원에 판매한다.

수제버거도 눈길을 끈다. 과거에는 1만원을 훌쩍 넘는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한동안 열풍이 불다가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격 거품을 뺐다. ‘마미쿡’은 3000~4000원대의 수제버거를 판매한다. 재료로 사용되는 치킨, 패티 등을 모두 냉장육을 사용해 품질을 높였다. 숯불바베큐치킨으로 국내에서 1500호점을 넘긴 ‘훌랄라’가 운영하고 재료를 직접 생산하거나 대량으로 구매해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치킨에도 가격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옛날 치킨을 표방, 맛과 함께 가격도 옛날 그대로를 지향한다. ‘맛데이켄터키두마리치킨’은 1마리에 1만2000원, 2마리에 1만8900원이다. 맛,양,가격이 착한 치킨을 표방, 치킨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를 제공한다. 한 마리당 2만원에 육박하는 여느 브랜드들과는 차별성을 갖는다. 불황 속 지갑이 얇아진 고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이다.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이유는 본사가 모든 식자재를 100% 현금으로 결제해 구입· 생산하여 비교적 낮은 단가로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이다. 또 본사에서 완제품 형태로 공급하기 때문에 매장에서는 치킨을 튀겨 바로 소스에 버무려 내놓으면 된다. 조리에 들어가는 노동력을 줄여 인건비와 경비를 낮추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이유다.

옛날 치킨을 그대로 구현했다. 튀김옷을 얇게 하고 바삭하게 튀겨낸 옛날식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이다. 30여년 전의 추억을 되새기는 장년층을 비롯,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젊은층에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치킨 품질도 좋다. 100% 국내산 싱싱닭 만을 사용한다. 냉동닭을 사용하는 타 브랜드들과 달리 100% 냉장 신선육만을 사용해 식감과 육질이 남다르다. 수제 100%로 맛데이 만의 방식으로 염지, 저온 숙성시킨 후 명품 파우더로 만들어 속살까지 푹 베인 깊은 맛도 특징이다. 100% 식물성 기름으로 튀겨 더욱 신선하고 바삭한 튀김 맛을 느낄 수 있다.

저가커피 경쟁도 뜨겁다. 프리미엄 커피 위주였던 커피 전문점 시장에 이제 프리미엄·중가·저가라는 세 가지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저가커피의 원조격인 ‘이디야커피’를 비롯, 최근 대용량 커피를 1500원에 판매하는 파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빽다방’이 대표적이다. ‘빽다방’은 아메리카노 1잔을 1500~2000원에 판매한다. 지난해 2월 본격적인 가맹 사업을 시작한 빽다방은 지난 7월에 70개이던 가맹점 수가 3배 가까이 늘어 현재 200여개에 달한다. 할리스커피를 운영하는 할리스F&B는 올 3월 저가커피브랜드인 ‘디초콜릿커피앤드’를 선보였다. 현재 서울 강남구 대치점과 서울 성북구 고대중앙광장점 등 6곳의 매장이 있으며, 연말까지 그 수를 6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 브랜드의 아메리카노 가격 역시 2900원이다. 생과일 주스도 거품을 빼고 시장을 선점해 가고 있다.

‘쥬씨’는 100% 생과일 주스를 1500~3800원에 판매한다. 키위, 사과, 오렌지 등 단품은 사이즈에 따라 1500~2800원이다. 2종의 과일을 섞은 블렌디드 주스는 2000~3800원이고, 20여종의 과일쥬스와 5종의 커피 등이 있다. 1999년 건대 1호점을 시작으로 최근 가맹사업을 본격화, 두 달 만에 50호점을 돌파하는 등 빠른 속도로 점포 전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저가커피의 경우 10평 내외의 소형점포로 고정비를 최소화한 점이 특징이다.

불황에는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는 만큼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편이다. 따라서 가격파괴 전문점들은 앞으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가격파괴 전문점들이 주의할 점도 많다.

향후 지속성 검토


무엇보다 장사가 잘 된다고 하면 시장이 조기에 과열이 돼 과당경쟁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쟁 과열은 판매 가격 하락을 초래하게 되고 이는 결국 마진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프랜차이즈 시장은 진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무한경쟁 시장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창업자들이 이러한 가격파괴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거친 후 창업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힘만 들고 수익성은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뿐 아니라 차별화된 품질과 서비스가 있어야 오래 지속할 수가 있을 것이다.

가격파괴 전문점은 임대료가 높은 A급 상권에 진입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저가 전략으로 임대료가 높은 소위 A급 상권에 진입할 때는 원가분석에 의한 철저한 수지타산을 맞춰보는 것이 우선이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창업학 박사)는 “가격파괴를 통한 박리다매의 전략이 가져오는 육체의 피로나 품질저하가 가져오는 매출하락을 극복하지 못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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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