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지 말자 과대포장 믿지 말자 사탕발림

‘수익형’ 싸게 사는 법

부동산 시장에서 보다 나은 수익을 위해 저렴하게 구입하는 요령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할인분양 상가, 오피스텔 ▲무이자 혜택 상가, 오피스텔 ▲전용률 높은 상가 ▲서비스 면적 제공 상가, 오피스텔, 오피스 ▲저층, 북향 오피스텔 등이 있다.

시장서 저렴하게 구입하는 5가지 요령
할인분양·무이자·서비스 면적 ‘주목’

분양 업체들은 치열해진 경쟁만큼 투자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는 당장 눈에 보이는 혜택만 믿지 말고 개발호재가 풍부해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는 지역인지 따져보고 임차인이나 주 이용객이 선호하는 입지인지도 사전에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한다.

개발호재 있나?
선호입지 맞나?

▲‘할인분양’상가·오피스텔 =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는 ‘분양가 할인’이 가장 효과적이다. 분양가 할인은 대부분 준공이 임박했거나 완료된 상가나 오피스텔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법이다. 경기 불황, 공급 과잉 등으로 미분양이 늘면서 잔여물량 해소를 위한 분양가 할인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초기 투자 부담이 줄고 임차인이 확보된 경우도 많아 바로 임대수익 회수도 가능하다. 그러나 할인상가 투자시 미분양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입지가 떨어지는 것인지, 가시성과 접근성이 나빠서인지, 본래 분양가가 인근 지역대비 거품이 많은 것은 아닌지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주변지역 경쟁 상가와 비교도 필수다. 할인이 됐다고는 하나 주변지역 상가에 비해 경쟁력이 없는 가격이라면 큰 혜택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무이자 혜택’상가·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 중도금 무이자 혜택은 중도금 납부일부터 잔금 치르는 시점까지 이어진다. 따라서 입점이나 입주까지 기간이 길거나 중도금 액수가 큰 상가나 오피스텔 일수록 그만큼의 금융비를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중도금 무이자 혜택의 경우 초기 자기 투자금을 줄이려는 수요자에게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이자부담이 줄어 상가나 오피스텔을 보다 저렴하게 분양받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융자 없이 순수 자기 자본으로 상가나 오피스텔에 투자할 경우에는 금융 혜택이 도리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전용률 높은’상가 = 주차장 등 상권활성화에 필요한 면적이 증가하면서 상가나 오피스텔의 전용률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상가와 오피스텔의 평균 전용률은 50% 내외로 전용률이 높은 상가나 오피스텔이 주목을 받고 있다. 결국 전용률이 높을 경우 실사용 면적 대비 분양가를 따져본다면 동일한 분양가라도 보다 실질적인 분양가를 낮추는 간접적인 효과가 있어 실속형 투자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서비스 면적 제공’상가·오피스텔·오피스 = 전용·독점 테라스나 발코니, 높은 층고 등 서비스 공간을 제공하는 수익형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부동산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비슷한 분양가, 같은 분양 면적의 수익형 부동산을 계약했을 때에도 공간 활용 면적에 따라 느끼는 체감 분양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간 활용이 높으면 실사용 면적도 늘어나기 때문에 임대 수요자의 선호도가 높고 임대료 책정에도 유리해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복층형 설계도 주목을 끌고 있다.

▲‘저층·북향’오피스텔 = 오피스텔 투자시 저층이나 북향에 주목하는 것도 수익형 부동산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방법 중 하나다. 저층이나 북향을 여러 채 구입하는 경우 가격 협상도 가능하다. 오피스텔 분양업체들은 분양가 책정 시 일반적으로 저층과 고층의 가격차를 적게는 5%에서 많게는 20%까지 두지만 정작 입주 후 임대료는 거의 대동소이한 동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전세난 등으로 주거용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오피스텔 구입 시 실거주자들은 남향과 고층을 선호하는 반면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들은 북향과 저층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흔히 아파트의 경우 남향이나 고층인 ‘로얄층’에 속하는 물건을 선호하는 이유는 임대도 잘되고 향후판매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대용 소형 오피스텔은 층이나 건물 방향에 따른 월세 차이가 적은데다 상대적으로 저층이나 북향 제품의 분양가가 저렴해 결과적으로는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체들 고객 눈높이 맞추기 안간힘
“눈에 보이는 혜택만 믿지 말아야”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저금리로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면서 저렴하게 마련하는 방법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라며 “수익형 부동산의 목적이 안정적이면서 꾸준한 임대수익이 목적인 만큼 입지나 교통여건이나 개발호재 등도 두루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분양 중인 고객 맞춤형 수익형 부동산 현황이다.

높은 전용률?
저층? 북향?

▲광교 푸르지오시티 2차 = 광교신도시에 ‘광교 푸르지오시티2차’단지 내 상가가 분양 중이다. 신분당선 광교역의 초역세권으로 대규모 유동인구의 중심상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피스텔 786실 단지 내 상가로 지상 1∼2층, 103개실로 구성돼 자체적인 상주고객과 유동인구 유입이 용이하다. 권리금이 없고 회사보유분을 할인분양하고 있다.

광교신도시는 지식산업단지(벤처타운), 법조타운, 대학병원, 대학교, 오피스 등 140,000명의 풍부한 배후수요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아주대학병원, 광교테크노밸리, 경기대 등이 인접해 병원, 대학교, 오피스타운 등 상가투자 시 최우선으로 고려되는 지역이다.

그중 광교 푸르지오시티 2차는 교통 환경이 우수한 수익형 광교상가분양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2016년 2월 예정인 신분당선 연장선 광교역(가칭)이 개통되면 환승 없이 강남까지 단 30분 만에 진입이 가능해 유입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마곡 동익 드 미라벨 = 동익건설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I7-1·2블록에 들어서는 상업시설인 ‘동익 드 미라벨’1층 회사보유분을 선착순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8층으로, 연면적 4만4297㎡ 규모다. 지상 1∼2층과 8층에는 168개의 점포가, 3∼7층에는 62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공간이 조성된다. 80%의 전용률과 사거리 코너입지로 가시성과 접근성이 용이하다.

상가 북서쪽으로 9000여 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고, 남쪽으로는 강서 세무서, 강서구청, 출입국 관리소 등의 행정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동쪽으로는 LG 사이언스 파크, 이랜드, 에스오일, 코오롱, 넥센타이어, 롯데연구소 등의 업무시설이 조성된다.

컨벤션센터, 전시장, 신세계몰 등이 들어설 특별계획구역(예정)과도 마주하고 있다. 마곡지구 인근 상가에 비해 분양가는 낮고 전용률은 매우 높다. 주차타워 상가라 주차시설이 넉넉해 고객유치도 수월하고 임대수요가 많아 상가임대수익까지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교통여건도 좋다. 지하철 5호선 마곡역 걸어서 5분 이내에 있고,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과 공항철도 마곡역(2016년 개통예정)도 도보권에 위치해 있어서 마곡지구 내외로 이동하는 유동인구를 쉽게 흡수할 수 있다. 마곡지구를 통과하는 모든 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에 자리 잡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안정적인 수익”

▲미사 에코브릿지 = 하남 미사강변도시 근상 2-1 수변 근린상가인 ‘에코브릿지’상가가 분양에 들어간다. 연면적 5695.30㎡지하 2층∼지상 3층 규모다. 지상 1∼3층에 총 44개 점포가 공급된다. 미사지구 유일의 수변공원과 만나는 스토리텔리형 상가로 수영장 놀이공원이 브릿지로 연결되어 높은 집객효과가 기대된다.


3.3㎡당 분양가는 1층 기준으로 3100만∼4000만원선이다. 전용률 약 51%, 계약금 10%, 중도금 3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3층에는 광폭 테라스가 제공되어 탁월한 조망권 확보가 가능하다.

인근에 삼성엔지니어링, 세스코, 세종텔레콤, 나이스홀딩스, 나이스신용평가정보 등의 기업들이 입주를 마친 강동첨단업무단지를 비롯해 하남지식산업센터 ITECO가 위치해 있다. 향후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와 엔지니어링복합단지 개발이 완료되면 배후수요가 더 풍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통환경으로는 상일IC를 통해 서울 전역으로 이동이 용이하다. 2018년에는 지하철 5호선인 미사역이 개통예정으로 강남생활권으로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마곡 보타닉 파크타워 =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 택지지구인 마곡지구 C2-4블럭에 ‘보타닉 파크타워’소형 오피스를 분양 중이다. 연면적 2만3562㎡, 지하 6층∼지상 13층 규모다.

지하 1층∼지상 4층·12층은 근린생활시설, 지상 5층∼지상 12층은 업무시설(142실), 지하 5층∼지하 2층은 주차공간으로 구성된다. 마곡지구 섹션 오피스 보타닉 파크타워의 입지는 북측 18m, 남측 12m의 도로 접하며 전실 발코니를 제공한다. 마곡나루역 인근의 골든블럭에 속해 있다.

먼저 공급에 들어간 인근 P오피스와 C오피스의 경우 분양 마감이 임박했다. P나 C오피스보다 분양가에서 저렴하다. 주변은 수십개의 기업들이 입주 예정이다. 빠르게는 2017년 상반기부터 해서 보타닉 파크타워가 입주할 시점이면 일부는 입주를 시작된다.


보타닉 파크타워의 남측 특별계획구역이 서울시의 계획대로 MICE로 개발이 되면 SH공사의 예측대로 마곡지구의 유동인구의 40만 중 15만명 이상이 마곡나루역과 공항철도 마곡역을 이용할 전망이다. (분양문의 1833-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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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 유니버스’ 절대 불가능한 이유

‘전한길 유니버스’ 절대 불가능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국민의힘 행사에서 영향력을 과시하다가 큰 물의를 일으켰다. 전씨는 국민의힘에서 ‘보수의 김어준’을 꿈꾸는 것 같다. 전씨는 과연 김씨가 15년 동안 구축했던 영향력을 단번에 얻을 수 있을까?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지난 8일, 대구 EXCO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다. 전씨는 지난 3월 창간한 <전한길뉴스> 소속 언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선거판 난장판 하지만 전씨는 언론 취재의 한계를 넘어 반탄(탄핵 반대) 성향 후보들의 연설 도중 응원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반대로 찬탄(탄핵 찬성) 성향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연설할 때마다 “내부 총질” 혹은 “배신자” 등 원색 비난을 했다. 이날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는 전씨를 직접 지칭해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지고, 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정당화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투쟁할 수 있겠느냐”면서 비난했다. 그러자 전씨는 김 후보에게 욕설하면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격동시켰다. 찬탄 성향 조경태 당 대표 후보가 연설할 땐 자리에서 일어나 한 손을 들고 항의하는 등 지지자들의 조 후보 비난을 유도했다. 그러자, 찬탄 성향 일부 당원들이 전씨에게 물병을 던지면서 항의했다. 한 당원은 전씨에게 “난 20년 차 당원인데, 입당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당신이 왜 이런 난동을 부리느냐”고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씨의 전당대회 출입을 막기 위해 대의원이 아닌 일반 당원의 행사장 출입을 금지했다. 이어 전씨에 대한 징계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러자 전씨는 <전한길뉴스> 발행인 신분을 내세워 “언론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이처럼 전씨는 국민의힘 당원과 언론인이란 신분을 왕래하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7일엔 시사평론가 고성국씨 등과 함께 주최한 ‘자유 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에 각각 장동혁·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출연시켜 ‘면접’을 보는 위력을 국민의힘 내외에 과시했다. 특정 진영의 강경파를 대상으로 언론사·유튜브 채널 등을 운영하면서 힘을 과시하는 모델로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있다. 김씨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친문(친 문재인) 강경파 성향 당원·지지자를 대상으로 라디오·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당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당 대표 후보들을 면접하는 형식은 김씨가 지난해 3월 자신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민주당 총선 후보자였던 이언주·전현희 의원과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출연시켜 객석의 청중에게 큰절을 시킨 것과 비슷하다. 김씨가 지난 6월 기획·진행한 ‘더 파워풀’ 콘서트엔 ▲문재인 전 대통령 ▲민주당 정청래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등 다수의 민주당 내 유력 정치인이 참석했다. 입당하자마자 영향력 과시 물의 당원·언론인 오가며 전대 개입 김씨는 지난 2011년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공동 진행자로 활동하면서부터 민주당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왔다. 물론 김씨가 15년 동안 구축한 영향력을 전씨가 단기간에 얻긴 어렵다. 이 때문인지 전씨는 국민의힘에 입당하자마자 ‘10만 당원 양병설’ 등을 주장하면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해선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교육을 받은 책임당원이어야 한다. 전씨는 지난 6월 온라인으로 입당했고, 당 대표 후보 등록일은 지난달 30일부터 단 이틀 동안이었다. 따라서 전씨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 없었다. 출마 길이 막힌 전씨는 전당대회에서 당원·언론인 신분을 교차하면서 자신을 따르는 당원들을 선동해 영향력을 과시하려고 한다. 하지만 전씨는 김씨가 민주당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주변 진영 전체를 둘러싼 질서는 20세기 초·중반에 활동했던 이탈리아 사회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이 갖는 틀과 비슷하다. 그람시는 “자본주의는 견고하게 발전할 것”이라는 대전제를 토대로 “언론·문화 등 각 분야에 진지를 구축해 참호전으로써 상대 세력을 약화해야 한다”는 사상을 정리했다. 각 분야에 구축한 진지는 결정적인 시기에 전개할 기동전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자본주의 구조가 뿌리내리면서 러시아 2월·10월 혁명과 같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 뒤집는 혁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람시는 주도권 다툼으로써 체제 내 혁명을 추구하는 취지의 사상을 구체화했다. 우리나라에선 소련 해체가 가시화되던 1980년대 후반부터 기존 노동운동에 문화·예술운동을 접목하는 단체가 활동하는 등 각계에서 다른 방향의 노동운동을 전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민주당을 받치는 양대 축은 각계의 시민단체들과 진보 성향 매체들이다. 대규모 정치 이벤트가 진행될 땐 민주당 지원 사격을 맡으면서, 정치적 명분과 정당성을 구축·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민주당에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주요 선거 등 대규모 기동전이 필요한 상황에선 각자의 진지에서 일시에 뛰쳐나와 물량을 공급하는 식이다. 이 같은 구조를 상징하는 사람이 민주당 윤미향 전 의원이다. 정의기억연대 대표로 오랫동안 활동하던 윤 전 의원은 민주당을 통해 국회의원이 됐지만, 횡령 의혹이 유죄로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같은 당 추미애 의원 등 민주당 일각에선 윤 전 의원의 사면을 강하게 지지했고, 결국 8·15 광복절특사를 통해 사면·복권됐다. 민주당과 그람시 하지만 시민단체와 매체는 대중을 직접 동원하기가 어려운 데다, 매체는 언론 고유의 한계가 있다. 시민단체 역시 시민들의 참여가 부실하다는 핸디캡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도 존재해 왔다. 이 때문에 삼각 구조를 받쳐줄 또 하나의 하부 구조가 필요했다. 이 문제를 해결해준 사람이 바로 김씨였다. 김씨는 지난 1998년 ‘안티 <조선일보>’라는 깃발을 내걸고 <딴지일보>를 창간한 후 풍자·B급 정서·유머를 지향해오고 있다. 당시 <딴지일보>에선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찍어 먹는 용도로 내는 간장의 위생 상태를 취재해 기사화하거나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의 대권 도전 과정을 풍자하는 등 ‘신선한 B급 정서’를 지향해 독자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한편으로 김씨에게 평생 따라다닐 놀림거리를 남겼다. 김씨가 <딴지일보>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용 성인용품을 판매했고, 성인남녀의 만남을 중개하는 사이트를 개설했던 탓이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여전히 김씨를 비판하면서 당시의 전력을 함께 언급한다. 이후 김씨는 ▲황우석 박사 옹호 ▲영화감독 겸 코미디언 심형래씨 옹호 등 숱한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황 박사 옹호는 그럴 듯한 음모론을 제시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는 김씨의 특성과 깊이 맞물린다. 당시의 논란도 김씨에 대한 비판론을 형성하는 중심축이다. 그랬던 김씨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계기로는 크게 2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처음 시작했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공동 진행자 중 1명으로 활동했단 것이었다. 김씨는 당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거친 항의를 말리고 고개 숙여 사과하는 문 전 대통령을 주목했다. 이후 김씨는 문 전 대통령의 킹메이커를 자처했고, 이는 ‘나는 꼼수다’ 진행 이후 문 전 대통령의 대세론으로 이어졌다. ‘나는 꼼수다’는 김씨 특유의 B급 정서·음모론이 이명박정부에 대한 다양한 불만과 맞물려 대성했던 방송이었다. ‘나는 꼼수다’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김씨의 성향을 구체화한 방송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해당 팟캐스트의 상징으로 통하는 “쫄지 마”는 여전히 회자된다. ‘나는 꼼수다’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검증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명확한 당파성을 매개로 특정 정당·진영 사람들이 선호할 음모론과 괴담을 이미 밝혀진 사실관계와 섞어 전달하는 것에 집중했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선을 적당히 왕래하면서 민주당 지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영웅과 악당들 이는 집단의식으로 연결됐고, 김씨에겐 거대한 영향력을, 민주당엔 거대한 지지 집단을 만들어줬다. 김씨는 ‘나는 꼼수다’를 통해 단순·명쾌한 이분 구도를 완성했다. 그를 선호하는 민주당 지지자의 정치관은 “보수진영이란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운다”는 것이다. 이는 정의로운 주인공이 지구 정복을 노리는 악당의 무리에 맞서 싸우는 어린이용 만화의 서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울러 현재 민주당 핵심 지지 세대로 알려진 4050세대가 미국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선호하는 것과 연결해볼 수 있다. 이 세계관엔 초월적인 힘을 갖고 모든 생명체의 절반을 죽여 우주를 정화하려는 악당에 맞서는 영웅들이 등장한다. 이 세계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사건은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사건이었다. 이들에게 노 전 대통령 사망사건은 거대 악당과 싸워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해주는 절대적인 명분이었다. 김씨가 이 사건에 주목하고, 상주로서 백 전 의원의 항의를 제지하던 문 전 대통령을 주목한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우리 고전문학 중 전설은 김씨의 평소 주장과 비슷한 서사 구조를 띠고 있다. 전설은 능력이 뛰어난 주인공이 현실의 한계에 좌절하고 무너지는 비극적인 구조를 취한다. 또 설득력을 부여해야 많은 사람에게 퍼질 수 있어서 실제 존재하는 지역·지명을 매개로 그럴듯하게 전개된다. 여기엔 각박한 현실을 바꿔줄 새로운 영웅의 출현을 기대하는 민중의 소망이 담겨있다. 그래서 조선시대엔 “정씨 성을 가진 영웅이 새 나라를 만들어 왕이 될 것”이란 취지의 예언서가 오랫동안 돌아다녔다. 김씨의 주장은 21세기판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김씨는 민주당과 주변 진영을 취약한 상황에서 거대한 악에 도전하는 영웅으로 묘사하고, 지지자들은 그 영웅담에 환호한다. 그러면서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우는 영웅을 또 잃을 수 없다”는 공감대를 공유한다. 그들은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같은 목표를 공유한다. 김씨는 ‘김어준 유니버스’ 혹은 ‘민주 유니버스’를 만들었고, 지지자들은 관객을 넘어선 참여자로서 희열과 보람을 느낀다. <한국일보>는 지난 2017년 이들의 세계관을 소개하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지켜야지, 왜 국민이 대통령을 지켜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완전히 다른 ‘B급 정서’ 카타르시스·도파민 차이 김씨는 ▲세월호 고의 침몰설 ▲천안함 피격 사건 관련 가짜 뉴스 살포 ▲코로나19 대구 확산설 등 주장을 이어가면서 지지자들에게 정치적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을 제공했다. 그들이 김씨를 통해 느낀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은 고스란히 민주당의 정치적 자양분이 됐다. 그래서 총선 출마 후보들은 김씨가 보는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해야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김씨를 지목했던 것은 김씨에게 엄청난 이익이 됐다. 당시 계엄군은 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스튜디오 주변을 통제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13일 국회에서 “계엄군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사살한 후 북한 소행으로 공작하려고 했다”면서 “정보 출처는 국내에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그 우방국은 미국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미국은 국무부·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이를 부인했다. 반면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어준님’의 증언을 허구로 단정하고 비난부터 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과 보수 세력은 민주당과 그 주변 세력처럼 정교한 조직체를 만들지 못했다. 보수 세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피커 역할은 전씨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맡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김씨처럼 진영 전체를 들썩일 수 있는 정치적 유머 감각과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다.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을 제공하지도 못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주장은 강경 보수 지지자들 외 국민 사이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고, 국민의힘 내부서도 강하게 비판한다. 국민의힘이 지난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겼을 당시엔 민주당에 비판적인 2030세대 남성과 6070세대를 아울러 민주당을 지지하는 4050세대와 2030세대 여성을 포위한다는 ‘세대포위론’ 전략이 제시됐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불화 끝에 결별하면서 이 연합은 얼마 가지 못해 해체됐다. 당시 승리를 주도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은 이 대표 특유의 합리주의를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와 강경 보수를 지향하는 노년 유권자로 분열됐다. 전씨는 많은 공무원 제자를 거느린 유명 한국사 강사였다. 따라서 적절히 순화된 주장과 교묘하게 선정한 정치적 입지를 섞어서 정치 전면에 나섰더라면, ‘보수의 김어준’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전씨는 김씨와 달리 그럴듯한 이야기를 구성하고 유머를 섞는 능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 전씨의 옛 제자들은 그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절대로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는 김씨와 달리, 직접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려 하는 등 적당히 선을 긋지도 않는다. 정치인들이 알아서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큰절을 하게 만드는 김씨와 달리, 전씨는 스스로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전당대회서 눈에 띄는 행동을 했다. 전에겐 없는 것들 무엇보다 김씨가 “이 대통령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가진 것 아니냐”는 설까지 나올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구축하기까지 15년이 걸렸단 사실도 제대로 통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으로 국민의힘은 정치 구조를 통찰하지 못해 민주당이 장기간 공들여 구축한 정치 구조체를 갖추지 못했다. 그런데도 전씨는 ‘전한길 유니버스’ 제작을 멈추지 않는다. 과연 전씨는 ‘보수의 김어준’이 될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