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팔색미인형 찾아라!

교육·자연·교통 3박자 갖춘 아파트 탐색

최근 주택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수요층으로 30대가 급부상하면서 출·퇴근이 교통편이 편리하고 자녀 교육 및 친자연환경이 잘 갖춰진 ‘팔색미인형’아파트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수도권 주요 도심에 조성되는 아파트는 지하철 노선과 다양한 버스 노선 등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과 쇼핑, 문화 등 생활 편의시설은 물론 녹지공간도 풍부해 주거 만족도도 높다.

반경 1km 주변에 교통 및 교육시설, 공원 등의 생활 인프라를 고루 갖춘 단지는 시세가 안정적이다. 주거 환경도 쾌적해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반경 1km 내에서 모든 생활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는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지역 내 핵심 입지에 들어서기 때문에 일대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매김한다. 찾는 수요자도 많아 안정적인 시세를 형성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I 교 통 I

주택의 입지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교통 여건. 지하철, 도로망 등을 이유로 아파트 가격이 달라지는 이유도 교통 여건에 따라 부동산 입지 조건 자체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로망 신설은 아파트 가격에 일대 변화를 줄 만큼 획기적인 호재가 된다. 과거에는 교통망이 미비해 주목받지 못한 지역이 광역고속화 도로나 고속도로가 신설되면서 높은 가격 상승을 경험하는 것은 이 같은 사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최고의 교통여건은 역시 역세권. 역세권이란 역을 중심으로 상업과 업무, 주거 활동이 이루어지는 권역을 말한다. 성인기준으로 도보 5∼10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역사 중심으로부터 500미터 이내를 지칭한다. 역세권 아파트는 출퇴근이 편리해 직장인 수요가 많고, 상권도 발달해 생활 편의성도 우수한데 서울로의 이동시간이 긴 경기지역에서 역세권 아파트의 인기는 그야말로 상종가다.

일반적으로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도달할 수 있는 역세권 아파트는 그렇지 않은 인근 아파트보다 같은 평수인데도 가격차이가 꽤 난다.


30대 주택시장 주도 “주요 수요층 부상”
출퇴근 편리…학교·학원 있는 단지 인기

실제 3호선 주엽역을 도보 5분 이내에 이용할 수 있는 고양시 A아파트 단지는 전용면적 84㎡의 경우 일반 평균 매매가는 4억1500만원인데 비해, 역에서 도보로 15분가량 소요되는 인근 B아파트(84㎡)는 3억1750만원으로 약 1억원 차이가 난다. 그런데 요즘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분양 광고를 보면 역세권이 아닌 단지가 거의 없어 주의가 요구된다.

사실 역세권의 정의가 법으로 정해진 게 아니라 그 기준과 범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역과의 거리가 멀어 도보로 이용하기 어려운데도 너도 나도 초역세권이나 역세권으로 광고하고 있다. 광고 등에 의존해서는 ‘무늬만 역세권’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확실한 방법은 해당 사업지역을 방문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걸어보는 방법만이 ‘초역세권’인지 ‘무늬만 역세권’인지를 가릴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다.

I 자 연 I

인간에게 자연에 대한 동경은 당연한 것이다. 특히 각박한 도시에서의 자연은 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환경의 하나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웰빙’은 이 같은 소비자의 욕구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화두다. 그렇기 때문에 아파트 프리미엄을 결정하는 또 다른 주요 요소는 공원이나 산, 강 같은 자연환경이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아파트 인근에 산이나 공원이 있는 ‘숲세권’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심에서 교통이나 생활, 교육여건 등이 우수하면서도 녹지비율까지 높은 곳의 주거만족도가 좋기 때문이다. 실제 분양성적과 시세도 좋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동대구 반도유보라’는 최고 584대1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지난달 부산에서 분양한 ‘양정역 퀸즈팰리스’도 성황을 이뤘는데, 이들은 숲세권 아파트란 공통점이 있다. KB부동산시세를 보면, 서울숲과 인접한 ‘성수현대아파트’전용 84㎡의 평균 매매가는 서울숲과 800여m 떨어진 같은 면적 아파트보다 7000만원가량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I 교 육 I

대한민국 사회는 여전히 자식에 대한 교육열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서울 강남의 집값이 끊임없이 오르고 있는 제1요인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교육을 꼽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증거다. 초·중·고교를 모두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학군 주변에 분양하는 아파트가 관심을 끌고 있다. 자녀의 안전과 교육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다. 풍부한 대기수요 덕분에 집값도 높게 형성된다.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단지 내 학교 보유 등 ‘교육특화’를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는 단지도 늘고 있다. 특히 1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의 경우 단지 내 어린이집, 유치원 등 보육시설과 초·중등학교를 보유하고 있어 편리함과 안전성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 아파트 전문가는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슬로건으로 교통, 자연, 교육 등이 있는데 이는 모든 것을 가까운데서 원스톱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최대한 반영한 것”이라며 “아파트들이 갈수록 팔방미인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교통·자연·교육 3박자 갖춘 수도권 주요 팔색미인형 아파트들이다.

편의시설 기본…녹지공간도 필수
생활 인프라 갖추면 시세 안정적

▲광주 태전 아이파크 = 경기도 광주시 태전동에 들어설 ‘태전 아이파크’가 분양 중이다. 지상 최고 25층, 7개동, 전용면적 59∼84㎡ 640가구 규모다. 단지 북측에 인접해 초등학교가 개교할 예정이다. 단지 남측 길 건너로 태전지구 중심상업지구가 들어설 예정으로 자녀 통학여건 및 쇼핑 등 생활편의성이 뛰어난 입지에 위치하게 된다. 기존의 태전초, 광남중, 광남고는 걸어서 10분대에 도착할 수 있다.

태봉산 조망이 극대화돼 자연 친화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전망이다. 단지 내 1만495㎡ 규모의 녹지공간을 꾸며 산과 어울릴 수 있는 친환경 단지가 조성되며 같은 위치에 단지보다 3000만원 이상 저렴하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성남∼여주 간 복선전철 광주역이 올해 말 개통 시 서울 강남까지 30분대로 이동이 가능하다. 판교역까지 3정거장이면 닿을 수 있어 ‘판교 창조경제밸리’ 직주근접 아파트로 손색이 없다. 2016년 개통될 성남∼장호원 간 자동차전용도로가 차량 3분 거리에 개통된다. 2017년 8월 입주 예정.

▲목동 아덴프라우드 = 서울 서북부에 대표적인 부촌지역중 하나인 목동에 지역주택조합 ‘목동 아덴 프라우드’아파트가 공급된다. 지하 3층∼지상 23층 6개동 650가구 규모로 중소형 인기평형인 59∼84㎡ 5개타입으로 구성됐다. 봉제산·달마을·용왕산 등 대규모 근린공원이 접해있는 자연친화적 단지다.

1km 이내 등촌초·신목중·대일고 등 우수한 명문교육여건과 도보 3분 거리에 홈플러스, 10분 거리에 강서구립도서관, 단지 바로 앞에는 주민센터 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까지 보장돼 주거 프리미엄을 극대화했다. 교통여건도 완벽하다. 지하철 9호선 등촌역 도보 10분 거리 역세권으로 급행을 이용할 경우 강남까지 20분대, 지하철 5호선으로는 마포·여의도까지 10분대로 닿을 수 있다.

1km 내서 해결해야
주거 만족도 높아

▲홍은동 동원베네스트 =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북한산 자락에 즉시 입주 아파트인 동원 베네스트 아파트가 착한분양가로 회사보유분을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단지 내 산책로가 북한산과 바로 연결되어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주변에 생활편의시설 및 교육환경도 좋다. 단지는 전체적으로 개방형 설계가 적용돼 주민 동선이 최적화되고, 지상 공간의 개방감과 채광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전용면적 85㎡형과 105㎡형을 파격적인 가격으로 분양 중인데 3.3㎡당 1050만∼1100만원대로 서울 시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금액대다. 주변 20∼30년 된 아파트 시세와 비슷하고, 차후 인근 14구역이나 홍은6구역이 신규아파트 단지로 바뀌면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홍제역과 녹번역이 1km 이내의 더블역세권이다. 자유로와 내부순환도로 등이 서대문구청, 이마트, 금융기관, 대규모 스포츠센터 등이 인접해 있다.

▲삼송지구 동원로얄듀크 =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삼송역 인근에서 ‘삼송 동원로얄듀크’ 아파트 회사보유분 일부 세대에 대해 분양 중에 있다. 단지는 지상 17∼21층짜리 10개동에 총 598가구(전용면적 110.91∼116.51㎡)로 이뤄졌다.

단지 전체가 남동, 남서향으로 배치됐다. 남동향으로 배치된 가구는 북한산 조망이 가능하다. 단지 3면을 자연 녹지가 둘러싸고 있다. 창릉천·오금천·공릉천도 가깝다. 지대가 높아 조망이 좋다. 은평뉴타운과 마주하고 있는 삼송지구가 수도권 서북부 쇼핑·문화의 중심축으로 발전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2017년 오픈을 목표로 삼송역 인근 9만6555㎡의 부지에 백화점·명품관·영화관 등으로 구성된 신세계 복합쇼핑몰을 조성 중에 있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과 원흥역이 단지와 인접해 있고 GTX 노선도 이 일대에 개통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서울시가 추진 중인 신분당선이 완공될 경우 교통 요지로 입지를 다질 전망이다.

▲별내 동익미라벨 = 동익미라벨아파트는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택지개발지구에서 지하 2층∼지상 15층 총 21개동으로 802세대 중 잔여세대를 분양 중이다. 별내는 고속도로 접근성이 좋고 서울 제2외곽순환도와 인접해 있어 1분이면 진입할 수 있다. 11개의 국도가 개통 및 확장 개선될 예정이다. 전철은 현재 경춘선이 운행 중이다.

특히 2015년 말에는 8호선이 착공을 앞두고 있는데, 8호선이 개통되면 잠실까지 환승 없이 15∼20분(10정거장)이면 도달할 수 있다. 4호선 당고개에서 별내역으로(1정거장) 연장이 예정되어 있어 교통여건에 대한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분양가는 4년 전 분양가 그대로다. 잔금의 50%에 대한 연 3% 적용 2년 이자를 지원한다. 이는 주변 현 시세대비 평당 70만∼100만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수원 호매실 모아미래도 센트럴타운 = 수원 호매실지구의 ‘수원 호매실 모아미래도 센트럴타운’이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은 84㎡, 99㎡형으로 구성되며 총 1452가구가 공급된다. 사업면적이 311만6341여㎡ 규모에 달한다. 총 2만400여가구가 입주하게 된다. 5만5000여명이 거주할 것으로 예상되며 서울 및 수원 도심 등이 가깝고 교통여건도 우수해 출퇴근이 용이하다.

‘무늬만 역세권’
광고에 속지마라

단지는 청정자연을 그대로 품고 있다. 바로 앞 칠보산과 북측에는 수목과 운동기구들이 어우러진 작은 근린공원이 자리하고 있고, 서수원의 명소로 알려진 금곡저수지 생태공원도 도보거리에 있다. 수원역까지 15분, 수원시청까지 20분, 안산시청 및 판교IC까지 30분, 사당역까지 40분 거리에 있어 서울 출퇴근이 가능하다.

과천∼봉담간고속화도로를 이용하면 서울 강남권까지 차로 30분대, 수원∼광명 민자고속도로 건설(공사 중)로 광명까지 20분대로 진입할 수 있다. 우수한 교육여건을 자랑하는 호매실에서도 단연 으뜸단지로 손꼽힌다. 단지 주변에 초·중·고교가 위치하고 있어 어린 자녀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다.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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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