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통합체육회' 출범 산파역 유준상 대한롤러경기연맹 회장

"기득권 안 내려놓으면 체육계 공멸"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현재 대한민국 체육계의 최대 이슈는 ‘통합체육회’의 출범이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통합하기로 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에 따라 두 단체는 오는 2016년 3월27일까지 통합 작업을 마무리해야만 한다. 하지만 지금 체육계는 통합체육회의 출범을 앞두고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일요시사>가 통합체육회 출범의 산파역할을 했던 유준상 대한롤러경기연맹 회장을 만나 해법을 들어봤다.

통합체육회의 출범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스포츠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생활체육 현장에서 국가대표를 발굴해 키우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체육계는 내부 잡음이 끊이질 않아 통합 과정은 더디기만 하다. 이대로라면 통합체육회가 출범한다고 해도 제대로 운영 될 수 있을지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통합체육회 출범의 산파역할을 했던 유준상 대한롤러경기연맹 회장은 이를 ‘성장통’에 비교했다. 유 회장은 “체육계 인사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적인 통합작업에 나서야만 한국스포츠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했다. 통합체육회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다음은 유 회장과의 일문일답. 

- 현재 대한민국 체육계의 최대 이슈는 통합체육회의 출범이다. 통합체육회의 출범으로 향후 어떤 효과가 기대되나?
▲ 통합체육회가 출범하면 우선 엘리트체육인들과 생활체육인들을 통합된 조직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자연스럽게 엘리트체육인들은 은퇴 후 생활체육지도자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고, 생활체육인들은 엘리트선수 출신 지도자들에게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생활체육이 질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고 이는 한국스포츠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회가 따로 운영되면서 중복 지출되는 낭비 요소도 있었는데, 이제는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 질 것이다.

-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생활체육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들었다.
▲ 생활체육의 저변확대 없이는 엘리트체육의 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 이미 스포츠 선진국들은 생활체육의 질을 높이고 생활체육 현장에서 국가대표를 발굴해 키우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통합체육회의 출범이 결정된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 유 회장께서 통합체육회가 출범하는 데 특히 큰 역할을 하셨다고 들었다.
▲ 제가 특별히 노력한 것은 없다. 그저 제 위치에서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저는 과거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와 국민생활체육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다. 당시 선거를 치르면서 체육계 전반에 많은 문제점들을 알게 됐다. 그런 부분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통합체육회의 출범이 필요하다고 누구보다 강력하게 주장했고, 그동안 여러 언론에 기고문을 싣는 방식으로 나의 주장을 알려왔을 뿐이다.

- 통합체육회는 2016년 3월27일까지 설립 등기를 마쳐야 한다. 대한체육회에서는 일정이 너무 촉박해서 통합체육회가 IOC로부터 NOC 인준을 받지 못하면 내년 리우올림픽에 국가대표들이 태극마크를 못 달고 출전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 대한체육회에서는 그렇게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IOC로부터 인준을 받지 못하더라도 통합체육회가 출범하면 대한체육회로부터 권리와 의무를 자동으로 승계받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 대한체육회가 올림픽을 앞두고 통합작업에 힘을 쏟다보면 선수들을 지원하는 데 소홀할 수 있다. 통합체육회 출범 일정을 미루자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
▲ 내년까지 통합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으니 합의를 지켜야 한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다. 통합체육회 출범을 미루려면 다시 체육진흥법을 개정해야 한다. 다소 복잡한 문제다. 하지만 이 문제는 양보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견이 있다면 양보하는 정신도 필요하다. 대승적인 자세 없이 고집만 부린다면 통합 작업이 틀어질 수도 있다. 하루 속히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하는 문제다.

- 통합체육회 출범을 앞두고 체육회가 심각한 내홍에 휩싸여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 정부가 이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통합과정은 민주적이고, 자율적이고, 혁신적이어야만 한다. 정부가 개입해서 하향식 통합을 하고 나면 통합 후 잡음이 더 커질 것이다. 정부가 개입하기보다는 중간에서 대화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가 개입하면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이다.

통합체육회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
'스포츠 대통령' 이제는 제대로 뽑아야

-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예산과 조직에서 너무 차이가 커 통합되기보다는 사실상 흡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국민생활체육회 직원들의 고용승계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 양 단체가 통합되고 나면 시설이라든지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 활발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수익을 다각화하고 재정을 안정화해 궁극적으로 재정 자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수익구조 다각화와 재정자립이라는 방향성으로 볼 때 지금은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고용승계에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 지난 3월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은 미완성 상태다. 통합체육회의 명칭도 정하지 못했고, 더구나 경기단체와 생활체육종목단체, 지역체육회와 지역생활체육회의 통합도 반영되지 않았다. 향후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되나?
▲ 일단 통합체육회의 명칭은 대한체육회로 결론이 날 것 같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이견이 없다. 하지만 경기단체와 생활체육종목단체, 지역체육회와 지역생활체육회의 통합은 각 종목마다 입장이 첨예하게 다르다. 앞으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이해 당사자들이 논의를 하게 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규정을 만들어 통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다.

- 체육회 통합과 관련 또 다른 쟁점은 대한체육회와 국가올림픽위원회(KOC)의 분리다. 최종적으로 개정안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빠졌으나, 국민생활체육회는 여전히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KOC 분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 이 문제는 이미 양쪽이 분리하지 않겠다고 합의한 사항이다. 당장 KOC를 통합체육회에서 분리하고 나면 국가대표 육성 주체와 국제대회 파견 주체의 이원화로 인한 부작용과 주도권 다툼 등 불필요한 갈등이 생길 수 있다. 또한 통합의 목적과는 동떨어진 또 다른 예산 낭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한 기구에서 전체적으로 조율하고 관리해야지 이원화되어서는 안 된다.

- 체육계에선 유 회장을 유력한 차기 통합체육회 회장 후보로 분류한다. 출마할 생각은 없나?
▲ 일부 언론에서 내가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것을 보긴 했다. 하지만 나는 전혀 출마할 생각이 없다.


- 과거 체육회는 종종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통합체육회라는 거대한 조직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면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된다. 이를 막을 대책은 없나? 
▲ 우선 정치인들의 체육회 회장 도전을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 현직은 물론이고 전직 정치인들도 체육회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다시는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각서라도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한 법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정치인들이 툭하면 중도 사퇴하는 바람에 부작용이 많았다. 더 이상 그런 일들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 그렇다면 차기 통합체육회 회장 선출은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나?
▲ 차기 통합체육회장은 우리나라의 ‘스포츠 대통령’이다. 스포츠 대통령을 뽑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엄격한 잣대가 있어야 한다. 첫 번째 단추를 잘못 끼우면 모든 것이 헝클어진다. 회장선거 과정에서 약간의 부정이나 비리가 발생해도 체육계는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우선 과거처럼 50명 내외의 소수 대의원에게만 투표권이 있는 선거는 진정한 의미의 선거가 아니다. 대의원 숫자가 적다보니 과거에는 선거 때만 되면 정치권과 체육회가 연결돼 잡음이 생겼다. 대의원 수십 명만 포섭하면 얼마든지 자신의 입맛에 맞는 회장을 자리에 앉힐 수 있으니 권력자들이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

- 구체적인 선출방법은?
▲ 통합체육회 회장선거는 시군별, 종목별로 밑에서부터 절차를 밟아서 올라와야 한다. 대의원이 1만이나 2만 명이 될 수도 있다. 또 모든 후보들은 범죄경력이 없어야 하고, 실현가능한 자신의 공약도 절차에 따라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들의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청문회나 정책토론회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 출마하려면 일정 숫자 이상의 대의원 추천을 받고 선거 관리 위원회가 엄정중립을 지키면서 선거를 진행해야 된다. 그래야 차기 회장이 정당성을 확보하고 통합체육회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체육계 종사자들이나 체육인 가족, 생활체육인 등 많은 국민들이 통합체육회 출범에 굉장히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통합체육회는 국민을 위한 체육회가 되어야 한다. 

 

<mi737@ilyosisa.co.kr>


[유준상 회장 프로필]


▲ 11~14대(4선) 국회의원
▲ 새누리당 상임고문
▲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원장
▲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명예회장
▲ 대한롤러경기연맹 회장
▲ 아시아롤러경기연합 부회장

 

<기사 속 기사> 유준상 회장은?

유준상 회장은 4선 국회의원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국가에 마지막 봉사를 하겠다는 의지로 우리나라 체육계의 발전과 우리나라 차세대 신성장동력인 정보보호분야에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현재 그는 집권당인 새누리당 상임고문이자 대한롤러경기연맹(KRSF) 회장과 국제롤러경기연맹(FIRS) 집행위원 및 아시아롤러경기연합(CARS) 수석부회장, K-BoB 시큐리티포럼 이사장,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원장,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 등을 맡아 본연의 역할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

국제스포츠외교 무대에서도 국제임원으로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지난 2013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 참석하여 2020년 도쿄올림픽에 롤러종목을 정식종목으로 채택시키기 위한 올림픽 후보종목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한 바 있다.


또한 유 회장은 2009년 대한체육회장선거, 2012년 국민생활체육회장선거에 출마한 경력을 바탕으로 그 누구보다 양대 단체의 비전과 미래에 대해 명확히 이야기해왔으며, 현재도 체육계 통합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체육계 인사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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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영부인은 통신상 기밀을 요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그저 ‘대통령의 아내’다. 비화폰이 필요하지도 않고 쓸 일도 없다. 김건희씨는 그 어떤 영부인과는 달랐다. 윤석열정부 초부터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정치권을 포함해 이곳저곳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비화폰은 통화 녹음이 불가능하고 내용도 암호화된다. 정부와 대통령실 경호처·안보 담당 고위 관계자, 군·정보기관에 근무 중인 이들이 주로 사용한다. 민간인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김건희씨는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비화폰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지켜졌던 관행을 파괴하고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수사기관·정치권 등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수사 개입 정황 확인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씨가 사용했던 비화폰 통신 기록 확보에 나섰다. 정민영 특검보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대통령실과 국방부 군 관계자 비화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당사자 21명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및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외압이 의심되는 기간 비화폰 통신 기록을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특검보는 김씨도 비화폰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본인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8월 소위 ‘VIP 격노’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정점으로 한 수사 외압과 구명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윤 전 대통령과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인물의 자택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들이 당시 보안성이 높은 비화폰을 사용해 연락했던 정황을 포착하고 통신 기록 확보에 추가로 나선 것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일반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들은 어느 정도 확인됐는데 중간중간 비화폰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누구와 어떤 시기에 수발신이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상병 특검, 윤·김 통신 기록 확보 조태용·김태용 등 “VIP 격노 사실” 앞서 특검팀은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통신 기록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고, 경호처 측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를 특검에 제출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비화폰 기록을 모두 넘겨받아 분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발단이 됐던 2023년 7월31일 VIP 격노 회의 전후 기간 이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씨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위해 “내가 VIP(윤 전 대통령)한테 얘기하겠다”고 지인에게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아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비화폰 기록을 토대로 김씨가 이 전 대표와 어떤 통화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씨의 비화폰 사용에 의문을 제기한다. 윤석열정부 이전엔 대통령 부인이 비화폰을 상시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경호처 출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영부인이 비화폰을 쓰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여러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에 관행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지급한 이유에 대해 경호처는 “비화폰은 국가정보원의 ‘국가정보보안 기본 지침’ 등을 근거로 한 대통령경호처의 내부 규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며 “김씨에 대해서는 관련 내부 규정에 따라 제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에게 지급된 비화폰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은 사용할 수 없고 송수신 통화와 문자메시지 발송만 가능하다. 그의 비화폰 기록이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의 비화폰 기록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도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어서다. 지난해 7월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사건으로 검찰 출장 조사를 받기 전 김주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30분 넘게 비화폰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부 맞다” 줄줄이 실토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 김 전 수석이 당시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비화폰으로 2차례 통화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한 김씨의 비화폰 기록이 추가로 확인되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특검팀은 최근 조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7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전 원장은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쯤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수사단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을 당시 배석한 것으로 알려진 7명 중 한 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육군 중장·현 국방대학교 총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대통령실 내선전화(02-800-7070)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전 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이어 다섯 번째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로만 보면 4번째다. 정 특검보는 “해병대수사단이 이첩한 수사 기록의 회수와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확인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순직 사건 기록을 이첩한 당일 임 전 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연락하며 수사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 등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들이 대통령실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북경찰청 사이에 다리를 놓아 이첩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견 근무하던 박모 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이 전 비서관이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박 총경은 대통령실과 국수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8월2일 이모 전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에게 전화해 유 전 관리관의 연락처를 전달하고 경북청이 연결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과장도 특검에 출석해 박 총경이 이 전 비서관 이름을 언급하며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기록을 이첩한 직후 2023년 8월2일 오후 1시21분 이 전 비서관과 통화하고 뒤이어 오후 1시42분 유 전 관리관에게 전화했다. 누구와 통화했나 유 전 관리관은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경북청에서 전화를 걸어올 것이란 말을 들었고, 경북청 관계자와 통화하며 수사 기록 회수를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관리관은 노모 당시 경북청 수사부장과의 통화에 대해 “경북청에서 ‘아직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 회수해 갈 것인가’라고 물었고, 판단하기론 ‘항명에 따른 무단 이첩이라 회수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유 전 관리관과 경북청의 통화 이후 해병대수사단에서 이첩한 수사 기록은 같은 날 오후 7시 20분쯤 국방부검찰단에서 회수했다.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8명으로 혐의자가 적시된 해병대 수사 기록은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를 거쳐 2명으로 축소돼 경북청에 다시 보내졌다. 특검팀은 수사의 초점을 점차 국방부검찰단의 수사 기록 회수와 국방부조사본부의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 확인으로 옮기고 있다. 정 특검보는 “기록 회수와 재검토 등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 “수사 초반에 비해 기록 회수나 (조사본부) 재조사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진락 전 국방부조사본부 수사단장(육군 대령)의 2023년 8월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에서 자필로 작성한 20여쪽 분량의 수첩을 확보해 국방부의 외압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아닌 2023년 초부터 사용 “문제 생기거나 위기 때마다 애용” 국방부조사본부는 2023년 8월9일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아 해병대수사단 수사 기록 재검토에 들어갔고 닷새 후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혐의자로 판단한 중간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국방부조사본부는 총 6차례에 걸친 보고서 수정을 거쳐 대대장 2명만 혐의자로 적시한 재검토 결과를 경북청에 재이첩했다. 김씨와 비화폰으로 통화한 인물들은 모두 사건 핵심 관계자들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에 김씨가 윤 전 대통령이나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비화폰으로 김 전 수석과 조 전 원장 등과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한 인물은 윤석열정부 초대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했다고 한다. 김씨가 비화폰을 많이 사용하던 시기는 2023년 초부터다. 특검팀도 2023년 3월부터 김씨가 비화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지난해 9월부터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사 안팎에서는 노 전 사령관과 김씨가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직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연남 역할은? 한 정보사 관계자는 “김씨의 어머니인 최은순씨의 내연남 의혹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노상원을 후원하던 사람이라는 풍문은 많이 알려진 얘기”라며 “노상원과 내연남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내연남이 노상원에게 돈을 퍼줬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내연남이 노상원과 비화폰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무속과 고민 상담 등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