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라면…뭉칫돈 어디에 묻을까

금액별 맞춤형 투자 베팅포인트

기준금리가 사상 최초로 1.5%까지 하락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과 달리 수익형 부동산은 상품에 따라 적게는 1억원 내외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이 소요된다. 당연히 여유자금이 많다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되고 보다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의외로 발품을 판다면 옥석을 보는 안목과 흙속의 진주를 발견할 수 있다.

사상 최초 기준금리 1.5% ‘초저금리 시대’
여유자금 따른 수익형 부동산 투자 전략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상품을 주목할 것을 주문한다. 상가의 경우 선점효과·고객 동선의 흐름·우량 임차인 확보를, 오피스텔 등 주거용 상품은 임차인 확보가 용이한 역세권이나 대학가·인구 유입지역·대기업 투자 지역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 기타 새로운 유형의 수익형 상품은 기존 상품과의 경쟁력과 공급 과잉 여부를 따져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익형 부동산은 예금 금리보다 2∼3배가량 수익이 가능해 관심도가 점점 높아질 전망”이라며 “금리 인상기를 대비해 상가는 40% 내외, 오피스텔 등은 50% 내외의 대출이 적정하며, 견본주택이나 홍보관의 설명에만 의존하지 말고 꼭 현장을 방문해 주변여건, 개발호재 실현 시기나 가능성을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금액대 별로 투자가 가능한 수익형 상품과 투자시 주의점이다.

I 1억∼2억원 I

오피스텔은 부동산 투자 중에서도 은퇴 후 재테크 수단 1순위로 꼽힌다. 투자자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며 분양가는 오르는 반면 임대 수익률은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고 단순히 수익률만 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다. 오피스텔 임대수익으로 저금리를 탈피하려는 투자자는 투자 전 실질 수익률을 따져보고 공실률과 세금의 함정에도 빠져선 안 된다.


최근 분양형 소평 오피스 공급이 활발하다. 수년 전 서울 도심 지역에서 간간히 분양되던 것이 최근 서울 업무지구와 신도시 개발이 이어지면서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서울·수도권에 새로 업무지구나 산업단지가 형성되면서 오피스 상품이 꾸준히 나오고 있고 기본적으로 대기업 계열사와 협력사의 수요가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업체도 생겨나고 있어 입지만 좋으면 수요는 탄탄한 편이다. 한때 수익형 부동산의 대안으로 인기가 높았던 분양형 호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공급 과잉으로 투자 기파 상품으로 전락하기는 했지만 공급이 없었거나 적은 지역, 역세권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목할 만하다.

▲동탄테크노타워 = 경기도 화성시 동탄2지구에 동탄테크노타워가 분양 중이다. 지상 1∼2층은 상가, 3∼7층은 105실의 오피스텔로 구성된다. 오피스텔은 A, B타입 두 가지로 대기업이 기숙사로 선임대가 확정됐다. 실투자금 2500만원이면 투자가 가능하다. 동탄산업단지 내 최대 규모의 오피스텔로 산업단지내 사원 주거시설이 절대로 부족한 실정이다.

▲용인센트럴 코업 = 용인 역삼지구에 ‘용인센트럴 코업’오피스텔 726실이 6월 분양에 들어간다. 용인시 처인구 역삼구역 M1-1-2블록에 위치하며 대지면적 5006㎡에 연면적 4만4479㎡, 지하 4층∼지상 17층 규모다. 코업오피스텔 426실과 용인대학교와 10년간 임대차 계약이 체결된 게스트하우스 300실이 6월 순차적으로 분양에 들어간다. 2013년 현재 용인시의 숙박시설 가동률은 91.8%에 이른다. 용인 에버랜드, 한국 민속촌 연 1000만 관광객과 용인대 등 4개 대학의 약 2만8000명 등 임대수요가 풍부하다.

▲공덕역 블루마리 = 신공덕동에 ‘공덕역 블루마리’오피스텔이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간다. 지하 3층∼지상 18층, 전용면적 19.88∼39.76㎡ 총 259실, 전체의 81.5%가 남향·남동향으로 구성됐다. 최근 진화되고 있는 고객 콘셉트에 맞춰 호텔식 서비스를 도입한 이른바 ‘호피스텔’(호텔식 서비스+오피스텔)이다. 신공덕동은 여의도, 마포, 서대문, 광화문, 종로 등 오피스업무시설이 밀집되어 있다. 연세대, 서강대 등 우수한 학교가 인근 3km 내에 밀집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광교 유니코어 =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신도시 4-6블록에 ‘광교 유니코어’오피스텔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하 5층∼지상 15층, 오피스텔 494실(전용면적 20.43㎡) 및 근린생활시설 약 3302㎡, 업무시설 3812㎡으로 조성된다. 대지면적 4278㎡, 연면적 3만3138㎡, 2개동, 주차능력은 515대(오피스텔 480대)가 계획돼 있다. 입지는 광교테크노밸리, 경기도청,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컨벤션센터 광교신도시의 핵심시설에 인접하다. 2016년 개통되는 신분당선 경기도청역 및 영동고속도로, 용서고속도로에 인접해 우수한 광역교통환경을 자랑한다.

▲성남 센트럴 푸르지오시티 = 지하철 8호선 수진역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총 1255실 규모의 ‘성남 센트럴 푸르지오시티’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2230번지 일대로 총 1255실 규모로 지하 5층∼지상 13층, 전용면적 20∼49㎡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 2개 동으로 지어진다. 총 20개 타입으로 약 93%가 전용면적 20∼28㎡의 소형으로 구성된다.


2룸 타입인 40∼49㎡는 48실이 지어지며 실당 1대씩의 자주식 주차공간이 제공된다. 수진역 역세권 입지로 뒷골목 상권 먹자골목의 하루 유동인구가 약 10만여명에 달하고, 인근에 가천대, 동서울대 등의 대학교가 많다. 성남 하이테크밸리와 판교 테크노밸리, 문정법조타운 등이 가까워 임대수요가 풍부하다.

I 2억∼3억원 I

단지 내 상가는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최근 단지 내 상가는 지하를 없애고 1층 위주로 공급된다. 단지 내 상주인구뿐 아니라 외부 인구를 유입하기 위해 스트리트형 상가 형태로 공급하는 단지 내 상가가 늘고 있다.

강남권 오피스텔은 공급 물량이 적고 역세권에 위치해 임대수요가 풍부하다. 특히 신혼부부나 전문직 종사자를 겨냥한 투룸형 오피스텔도 주목할 만하다. 소형 아파트도 수익형 상품으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오피스텔 등에 비해 수익률은 다소 떨어지나 전용률이 높고 환금성이 좋다.

▲위례 엠코타운 2차 센트로엘 = 위례신도시 A3-6a블록에 엠코타운 2차 ‘센트로엘’ 673세대 단지내 상가를 분양 중이다. 상가 1개동, 총 5개 점포로 3.3㎡당 3000만원이며, 분양가는 2억대 중반(VAT별도)에서 4억대 초반(VAT별도)이다.

전용면적은 16.5∼28.6㎡며 추천업종으로 편의점, 부동산중개업소, 미용실, 세탁소 등이다. 위례신도시는 4만2000여 세대를 배후로 업무 지구까지 포함해서 약 20만 정도의 유동 인구의 규모로 개발되는 지역으로 초등학교 10개, 중·고교가 5개씩 들어설 예정이다. 자체 내 유동인구만으로도 충분한 점포 영업이 가능한 항아리 상권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입점 예정일은 2016년 6월.

▲광주 태전지구 태전 아이파크 = 현대산업개발은 경기도 광주시 태전4지구에서 ‘태전 아이파크’640가구를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5층 7개동 규모로 전용 59㎡ 70가구, 84㎡ 570가구 등으로 구성됐다. 45번 국도를 이용하게 되면 장지IC를 통해 분당까지 20분 내 진입이 가능하다. 또 단지 내 초등학교가 들어설 예정에 있어 아이들 통학환경도 뛰어나다. 성남∼여주 복선전철 광주역이 개통되면 판교 접근성이 좋아진다.

I 4억∼5억원 I

신도시나 택지지구 상가의 경우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풍부한 배후세대를 형성한다. 30∼40대의 소비력이 높고 자녀들이 대부분 어려서 학원이나 병의원 수요가 많다. 지식산업센터도 투자처로 인기다. 다만 임대규제 완화가 표류 상태에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기업체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지원상가도 인기다. 이 역시 주 5일제 근무제로 주말에는 상권이 슬럼화 된다는 단점도 있다. 편의점, 커피전문점, 구내식당, 문구점, 전문식당 등이 주요 추천업종이다.

▲문정동 스테이션G1 지식산업센터 =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문정지구에서 ‘스테이션 G1’지식산업센터가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최고 17층 3개동 규모다. 지식산업센터와 상업·업무시설이 들어선다. 지하철 8호선 문정역 4번 출구와 바로 연결된다.

고수익보단 안정적 상품 주목
“발품 팔면 흙속의 진주 발견”


I 6억∼9억원 I

신도시나 택지지구 1층 상가도 인기가 높다. 하지만 신도시나 택지지구는 상권조성 기간이 적게는 3년 정도 소요되므로 장기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역세권 상가는 풍부한 유동인구를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투자금액이 많이 소요되고 업종 간 경쟁이 치열하다. 신설 노선의 개통으로 환승역이 늘고 있다. 따라서 출구별로 유동인구가 달라지기 때문에 메인 출구를 선택해야 한다.

먼저 노점상이 역을 중심으로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를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노점은 유동인구가 많아 장사가 잘될 만한 곳에서 운영되는 게 보통이다. 그 지역 토박이거나 오랜 거주자인 경우가 많아 지역상권 흐름에도 밝다. 유명 의류대리점이나 프랜차이즈 업종이 입점한 출구 쪽도 주목할 만하다. 통상적으로 본사에서 동선 입지가 뛰어난 곳이 아니면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출구에 다양한 노선의 버스정류장이 있으면 환승으로 유동 인구가 많아진다. 비역세권 등 지역으로 이동하는 게 용이해서다.

마지막으로 영화관·백화점·할인점 등 대형편의시설, 관공서의 위치도 확인해야 한다. 집객효과가 뛰어난 대형 건물로 인해 유동 고객을 유입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최근 수도권만 하더라도 환승역이 늘어나 분양업체에서 환승역을 강조한 홍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하철과 직접 연결되거나 초역세권 입지라고 해도 출구별 유동인구를 파악하지 못하면 투자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때문에 직접 현장에 가서 예상 유동인구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위례 경운프라자 = 위례신도시 D2-1/근생6②-1BL에 ‘위례 경운프라자’상가가 분양 중이다. 2면 도로(40m, 10m), 6m보행자도로를 접하고 있다.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3345㎡ 규모로 지상 1층∼지상 5층 상가로 구성되며, 총 24개 점포가 공급된다.


분양가는 1층 기준으로 3.3㎡당 2500만∼3400만원선이다. 2∼5층은 900만∼1150만원선으로 추천업종은 약국, 편의점, 은행, 커피전문점, 미용실, 병·의원, 전문식당가 등이다. 납입은 계약금 10%, 중도금 20%, 잔금 70% 조건이다. 준공 예정은 2016년 1월.

I 10억∼20억원 I

강남권 상가는 탄탄한 소비력을 갖춰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지하철 9호선 연장과 제2롯데월드,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 대단지 재건축이라는 호재가 풍부해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위례 지앤지프라자 파크에비뉴 = 위례신도시 근생 7-1-1, 2에 수변상가인 ‘지앤지프라자 파크에비뉴’가 분양 중이다. 대지 1197㎡, 연면적 5542㎡에 지하 2층∼지상 5층 총 35개 점포로 구성된다. 8호선 우남역(2017년 예정)과 위례 트램선(2021년 예정) 더블 역세권으로 수도권 신도시 중 강남과 도심접근성이 뛰어나고, 수도권 및 지방으로 이동이 편리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우남역세권 근린상가 중 유일하게 수변공원 조망이 가능한 상가로 수변공원은 산책로, 자전거도로, 정자, 운동기구, 놀이터 및 쉼터로 구성됐다. 상가 코너에 수변공원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인해 상가주변으로 몰려드는 유동인구가 풍부하다. 준공은 2017년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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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 유니버스’ 절대 불가능한 이유

‘전한길 유니버스’ 절대 불가능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국민의힘 행사에서 영향력을 과시하다가 큰 물의를 일으켰다. 전씨는 국민의힘에서 ‘보수의 김어준’을 꿈꾸는 것 같다. 전씨는 과연 김씨가 15년 동안 구축했던 영향력을 단번에 얻을 수 있을까?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지난 8일, 대구 EXCO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다. 전씨는 지난 3월 창간한 <전한길뉴스> 소속 언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선거판 난장판 하지만 전씨는 언론 취재의 한계를 넘어 반탄(탄핵 반대) 성향 후보들의 연설 도중 응원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반대로 찬탄(탄핵 찬성) 성향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연설할 때마다 “내부 총질” 혹은 “배신자” 등 원색 비난을 했다. 이날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는 전씨를 직접 지칭해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지고, 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정당화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투쟁할 수 있겠느냐”면서 비난했다. 그러자 전씨는 김 후보에게 욕설하면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격동시켰다. 찬탄 성향 조경태 당 대표 후보가 연설할 땐 자리에서 일어나 한 손을 들고 항의하는 등 지지자들의 조 후보 비난을 유도했다. 그러자, 찬탄 성향 일부 당원들이 전씨에게 물병을 던지면서 항의했다. 한 당원은 전씨에게 “난 20년 차 당원인데, 입당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당신이 왜 이런 난동을 부리느냐”고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씨의 전당대회 출입을 막기 위해 대의원이 아닌 일반 당원의 행사장 출입을 금지했다. 이어 전씨에 대한 징계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러자 전씨는 <전한길뉴스> 발행인 신분을 내세워 “언론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이처럼 전씨는 국민의힘 당원과 언론인이란 신분을 왕래하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7일엔 시사평론가 고성국씨 등과 함께 주최한 ‘자유 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에 각각 장동혁·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출연시켜 ‘면접’을 보는 위력을 국민의힘 내외에 과시했다. 특정 진영의 강경파를 대상으로 언론사·유튜브 채널 등을 운영하면서 힘을 과시하는 모델로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있다. 김씨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친문(친 문재인) 강경파 성향 당원·지지자를 대상으로 라디오·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당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당 대표 후보들을 면접하는 형식은 김씨가 지난해 3월 자신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민주당 총선 후보자였던 이언주·전현희 의원과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출연시켜 객석의 청중에게 큰절을 시킨 것과 비슷하다. 김씨가 지난 6월 기획·진행한 ‘더 파워풀’ 콘서트엔 ▲문재인 전 대통령 ▲민주당 정청래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등 다수의 민주당 내 유력 정치인이 참석했다. 입당하자마자 영향력 과시 물의 당원·언론인 오가며 전대 개입 김씨는 지난 2011년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공동 진행자로 활동하면서부터 민주당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왔다. 물론 김씨가 15년 동안 구축한 영향력을 전씨가 단기간에 얻긴 어렵다. 이 때문인지 전씨는 국민의힘에 입당하자마자 ‘10만 당원 양병설’ 등을 주장하면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해선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교육을 받은 책임당원이어야 한다. 전씨는 지난 6월 온라인으로 입당했고, 당 대표 후보 등록일은 지난달 30일부터 단 이틀 동안이었다. 따라서 전씨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 없었다. 출마 길이 막힌 전씨는 전당대회에서 당원·언론인 신분을 교차하면서 자신을 따르는 당원들을 선동해 영향력을 과시하려고 한다. 하지만 전씨는 김씨가 민주당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주변 진영 전체를 둘러싼 질서는 20세기 초·중반에 활동했던 이탈리아 사회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이 갖는 틀과 비슷하다. 그람시는 “자본주의는 견고하게 발전할 것”이라는 대전제를 토대로 “언론·문화 등 각 분야에 진지를 구축해 참호전으로써 상대 세력을 약화해야 한다”는 사상을 정리했다. 각 분야에 구축한 진지는 결정적인 시기에 전개할 기동전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자본주의 구조가 뿌리내리면서 러시아 2월·10월 혁명과 같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 뒤집는 혁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람시는 주도권 다툼으로써 체제 내 혁명을 추구하는 취지의 사상을 구체화했다. 우리나라에선 소련 해체가 가시화되던 1980년대 후반부터 기존 노동운동에 문화·예술운동을 접목하는 단체가 활동하는 등 각계에서 다른 방향의 노동운동을 전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민주당을 받치는 양대 축은 각계의 시민단체들과 진보 성향 매체들이다. 대규모 정치 이벤트가 진행될 땐 민주당 지원 사격을 맡으면서, 정치적 명분과 정당성을 구축·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민주당에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주요 선거 등 대규모 기동전이 필요한 상황에선 각자의 진지에서 일시에 뛰쳐나와 물량을 공급하는 식이다. 이 같은 구조를 상징하는 사람이 민주당 윤미향 전 의원이다. 정의기억연대 대표로 오랫동안 활동하던 윤 전 의원은 민주당을 통해 국회의원이 됐지만, 횡령 의혹이 유죄로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같은 당 추미애 의원 등 민주당 일각에선 윤 전 의원의 사면을 강하게 지지했고, 결국 8·15 광복절특사를 통해 사면·복권됐다. 민주당과 그람시 하지만 시민단체와 매체는 대중을 직접 동원하기가 어려운 데다, 매체는 언론 고유의 한계가 있다. 시민단체 역시 시민들의 참여가 부실하다는 핸디캡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도 존재해 왔다. 이 때문에 삼각 구조를 받쳐줄 또 하나의 하부 구조가 필요했다. 이 문제를 해결해준 사람이 바로 김씨였다. 김씨는 지난 1998년 ‘안티 <조선일보>’라는 깃발을 내걸고 <딴지일보>를 창간한 후 풍자·B급 정서·유머를 지향해오고 있다. 당시 <딴지일보>에선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찍어 먹는 용도로 내는 간장의 위생 상태를 취재해 기사화하거나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의 대권 도전 과정을 풍자하는 등 ‘신선한 B급 정서’를 지향해 독자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한편으로 김씨에게 평생 따라다닐 놀림거리를 남겼다. 김씨가 <딴지일보>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용 성인용품을 판매했고, 성인남녀의 만남을 중개하는 사이트를 개설했던 탓이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여전히 김씨를 비판하면서 당시의 전력을 함께 언급한다. 이후 김씨는 ▲황우석 박사 옹호 ▲영화감독 겸 코미디언 심형래씨 옹호 등 숱한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황 박사 옹호는 그럴 듯한 음모론을 제시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는 김씨의 특성과 깊이 맞물린다. 당시의 논란도 김씨에 대한 비판론을 형성하는 중심축이다. 그랬던 김씨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계기로는 크게 2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처음 시작했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공동 진행자 중 1명으로 활동했단 것이었다. 김씨는 당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거친 항의를 말리고 고개 숙여 사과하는 문 전 대통령을 주목했다. 이후 김씨는 문 전 대통령의 킹메이커를 자처했고, 이는 ‘나는 꼼수다’ 진행 이후 문 전 대통령의 대세론으로 이어졌다. ‘나는 꼼수다’는 김씨 특유의 B급 정서·음모론이 이명박정부에 대한 다양한 불만과 맞물려 대성했던 방송이었다. ‘나는 꼼수다’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김씨의 성향을 구체화한 방송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해당 팟캐스트의 상징으로 통하는 “쫄지 마”는 여전히 회자된다. ‘나는 꼼수다’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검증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명확한 당파성을 매개로 특정 정당·진영 사람들이 선호할 음모론과 괴담을 이미 밝혀진 사실관계와 섞어 전달하는 것에 집중했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선을 적당히 왕래하면서 민주당 지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영웅과 악당들 이는 집단의식으로 연결됐고, 김씨에겐 거대한 영향력을, 민주당엔 거대한 지지 집단을 만들어줬다. 김씨는 ‘나는 꼼수다’를 통해 단순·명쾌한 이분 구도를 완성했다. 그를 선호하는 민주당 지지자의 정치관은 “보수진영이란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운다”는 것이다. 이는 정의로운 주인공이 지구 정복을 노리는 악당의 무리에 맞서 싸우는 어린이용 만화의 서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울러 현재 민주당 핵심 지지 세대로 알려진 4050세대가 미국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선호하는 것과 연결해볼 수 있다. 이 세계관엔 초월적인 힘을 갖고 모든 생명체의 절반을 죽여 우주를 정화하려는 악당에 맞서는 영웅들이 등장한다. 이 세계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사건은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사건이었다. 이들에게 노 전 대통령 사망사건은 거대 악당과 싸워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해주는 절대적인 명분이었다. 김씨가 이 사건에 주목하고, 상주로서 백 전 의원의 항의를 제지하던 문 전 대통령을 주목한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우리 고전문학 중 전설은 김씨의 평소 주장과 비슷한 서사 구조를 띠고 있다. 전설은 능력이 뛰어난 주인공이 현실의 한계에 좌절하고 무너지는 비극적인 구조를 취한다. 또 설득력을 부여해야 많은 사람에게 퍼질 수 있어서 실제 존재하는 지역·지명을 매개로 그럴듯하게 전개된다. 여기엔 각박한 현실을 바꿔줄 새로운 영웅의 출현을 기대하는 민중의 소망이 담겨있다. 그래서 조선시대엔 “정씨 성을 가진 영웅이 새 나라를 만들어 왕이 될 것”이란 취지의 예언서가 오랫동안 돌아다녔다. 김씨의 주장은 21세기판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김씨는 민주당과 주변 진영을 취약한 상황에서 거대한 악에 도전하는 영웅으로 묘사하고, 지지자들은 그 영웅담에 환호한다. 그러면서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우는 영웅을 또 잃을 수 없다”는 공감대를 공유한다. 그들은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같은 목표를 공유한다. 김씨는 ‘김어준 유니버스’ 혹은 ‘민주 유니버스’를 만들었고, 지지자들은 관객을 넘어선 참여자로서 희열과 보람을 느낀다. <한국일보>는 지난 2017년 이들의 세계관을 소개하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지켜야지, 왜 국민이 대통령을 지켜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완전히 다른 ‘B급 정서’ 카타르시스·도파민 차이 김씨는 ▲세월호 고의 침몰설 ▲천안함 피격 사건 관련 가짜 뉴스 살포 ▲코로나19 대구 확산설 등 주장을 이어가면서 지지자들에게 정치적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을 제공했다. 그들이 김씨를 통해 느낀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은 고스란히 민주당의 정치적 자양분이 됐다. 그래서 총선 출마 후보들은 김씨가 보는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해야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김씨를 지목했던 것은 김씨에게 엄청난 이익이 됐다. 당시 계엄군은 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스튜디오 주변을 통제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13일 국회에서 “계엄군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사살한 후 북한 소행으로 공작하려고 했다”면서 “정보 출처는 국내에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그 우방국은 미국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미국은 국무부·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이를 부인했다. 반면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어준님’의 증언을 허구로 단정하고 비난부터 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과 보수 세력은 민주당과 그 주변 세력처럼 정교한 조직체를 만들지 못했다. 보수 세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피커 역할은 전씨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맡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김씨처럼 진영 전체를 들썩일 수 있는 정치적 유머 감각과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다.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을 제공하지도 못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주장은 강경 보수 지지자들 외 국민 사이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고, 국민의힘 내부서도 강하게 비판한다. 국민의힘이 지난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겼을 당시엔 민주당에 비판적인 2030세대 남성과 6070세대를 아울러 민주당을 지지하는 4050세대와 2030세대 여성을 포위한다는 ‘세대포위론’ 전략이 제시됐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불화 끝에 결별하면서 이 연합은 얼마 가지 못해 해체됐다. 당시 승리를 주도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은 이 대표 특유의 합리주의를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와 강경 보수를 지향하는 노년 유권자로 분열됐다. 전씨는 많은 공무원 제자를 거느린 유명 한국사 강사였다. 따라서 적절히 순화된 주장과 교묘하게 선정한 정치적 입지를 섞어서 정치 전면에 나섰더라면, ‘보수의 김어준’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전씨는 김씨와 달리 그럴듯한 이야기를 구성하고 유머를 섞는 능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 전씨의 옛 제자들은 그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절대로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는 김씨와 달리, 직접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려 하는 등 적당히 선을 긋지도 않는다. 정치인들이 알아서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큰절을 하게 만드는 김씨와 달리, 전씨는 스스로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전당대회서 눈에 띄는 행동을 했다. 전에겐 없는 것들 무엇보다 김씨가 “이 대통령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가진 것 아니냐”는 설까지 나올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구축하기까지 15년이 걸렸단 사실도 제대로 통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으로 국민의힘은 정치 구조를 통찰하지 못해 민주당이 장기간 공들여 구축한 정치 구조체를 갖추지 못했다. 그런데도 전씨는 ‘전한길 유니버스’ 제작을 멈추지 않는다. 과연 전씨는 ‘보수의 김어준’이 될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