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레일 지나니 돈이 따라오네!

‘신 교통시대’ 수혜 상권 어디?

최근 신 교통수단이 주목을 받으면서 수혜 상권과 일대 상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하철에 비해 비용이나 개통 기간이 줄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주변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모노레일을 건설하자 주변 상권이 변화하고 있다.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에 따르면 영업시운전을 하는 도시철도 3호선 주변에는 개통 특수를 기대하며 새로 짓는 건물이 늘어나고 있다. 기존 건물의 리모델링도 증가하고 있다.

주변 건물들은 모노레일과 그 위를 달리는 전동차를 볼 수 있어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1층을 선호하던 커피숍, 레스토랑 등 업종에서는 모노레일이 지나가는 높이인 2∼4층으로 옮기는 등 상권 축이 달라지고 있다. 3호선 주변 2층에 있는 일부 식당에는 최근 손님이 늘어나고, 모노레일을 잘 볼 수 있는 창가 좌석도 많이 예약한다. 최근 모노레일 위로 전동차가 다닌 뒤 예약을 하지 않으면 2층 창가 좌석에는 앉을 수가 없을 정도다.

주변 상가들 들썩들썩…리모델링 증가
일대 가치 상승 등 광범위한 경제효과

2009년 7월 공사를 시작해 완공한 3호선 모노레일은 총연장이 북구 동호동 차량기지에서 수성구 범물동 범물기지까지 23.95㎞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영업시운전 결과를 분석한 뒤 오는 4월 도시철도 3호선을 개통할 계획이다. 주변 상가는 1층 중심이던 상권이 모노레일을 잘 조망할 수 있는 2∼4층으로 옮겨가는 등 모노레일 효과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영업전 시운전
새로운 명소로


모노레일 개통으로 상권 활성화와 노선 주변 부동산 가치 상승 등 광범위한 경제효과를 가져온다. 또 팔달로∼달성로∼명덕로 등 3호선이 지나는 구도심지역들이 공동주택 재개발사업과 더불어 상업문화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역세권 유동인구의 증가와 노선 주변 전통시장(매천·팔달·서문·남문·수성·목련시장)의 접근성 향상에 따라 침체됐던 상권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BRT(간선급행버스체계/Bus Rapid Transit) 일대 상권도 주목받고 있다. BRT는 ‘세종의 역세권’으로 불리며 세종시 건설예정지에 처음으로 도입하는 선진 교통시스템이다. 올해 전 구간이 개통되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정류장은 세종시 전 지역을 20분대로 연결할 수 있어 대중교통이 편리하다.

전철(지하철)을 건설할 경우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데다 공사가 장기간 소요되는 단점을 착안해 추진하는 선진국형 간선급행 버스노선 체계다. 지난해 세종의 강남으로 불리는 2-2생활권 BRT라인과 접해 있는 아파트가 30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프리미엄도 5000만원 이상 형성돼 있어 높은 소비력을 갖춘 상권형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세종시는 유럽형 도시계획에다 첨단 교통시스템인 BRT교통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물 흐르듯 생활권을 잇는 역할을 하게 된다. 총연장 23.2km를 건설하는 BRT는 세종시 생활권을 1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대전(반석)∼오송간(KTX역) 노선은 세종시를 관통, 부챗살과 같은 양질의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BRT 노선은 지하와 고가의 전용도로로 건설돼 별도의 신호체계에 따라 중앙차로로 운행, 정시성은 물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접근성 및 편의성·쾌적성이 우수하다.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주요 상권은 BRT 정류장을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유동인구와 고정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다. 정류장 상권에 분양중인 1층 상가의 분양가는 A급 점포를 기준으로 3.3㎡당 2500만∼3500만원 선이며, 조금 벗어난 B급 점포는 3.3㎡당 1500만∼2500만원 선이다.

트램(노면전차) 상권도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은 위례신도시다. 지하철 5호선 마천역에서 8호선 우남역까지 5.4㎞ 운행, 2021년 개통 예정으로 정거장수는 12개 정도가 예정돼 있다. 강남권 마지막 신도시인 위례신도시는 ‘트램라인’을 따라 자리한 상가들이 제2의 강남상권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램은 8호선 우남역과 복정역, 5호선 마천역, 위례∼신사선(경전철) 등과 연결된다. 인근에는 삼성의료원, 현대아산병원, 문정법조단지 등의 기반시설과 제2롯데월드(2016년 준공 예정), 가락시장의 현대화, 문화쇼핑특구인 가든파이브 등이 갖춰져 있다. 위례신도시의 중요상권으로는 근린상가분포도가 많은 우남역 상권과 트램라인을 따라 뻗은 위례중앙역 상권이 있다. 분양가는 A급 점포를 기준으로 3.3㎡당 4000만∼5000만원 정도다. 중앙에서 벗어난 B급 점포는 3.3㎡당 3000만∼4000만원 선이다.


성남 판교 테크노밸리에도 트램 도입이 추진된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민선6기 대표 공약사업으로 판교 지역의 교통난 해소는 물론 지역관광 자원 개발과 조성을 위해 트램 건설을 약속했다. 지난해 말 용역에 착수, 2017년 하반기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2018년 상반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트램은 신분당선 판교역과 분당 삼평동 판교테크노밸리 간 1.5㎞ 구간에 건설된다. 공사비는 250억원이 투입되며 2017년 완공된다.

마치 물 흐르듯…
생활권 잇는 역할

성남시는 1차로 판교역에서 판교테크노밸리를 연결하는 트램이 완공되면 2차로 백현유원지·잡월드 잔여부지에 추진 중인 국제규모의 컨벤션센터, 특급호텔, 대기업 연구개발센터 유치 등에 맞춰 판교역에서 남쪽 방향으로 트램 연장을 추진한다. 소요예산은 300억원 정도다. 판교테크노밸리는 현재 6만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연간 성남수가 거둬들이는 세수는 700억원에 이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교통수단은 해당 지역에 지하철을 대신하는 교통수단 역할을 하는 만큼 상권형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며 “하지만 민간이 운영하는 노선의 경우 사업성이 떨어질 경우 사업이 지연되거나 좌초될 위험성이 있어 투자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대구지하철 3호선(모노레일) = 대구지하철 3호선 수혜 부동산으로 교대역 ‘동서프라임36.5’가 꼽히고 있다. 지난 1월30일 오픈한 모델하우스에는 주말집객이 약 1만5000여명에 이르는 등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중이다. 분양 열기를 이끄는 주된 요소는 바로 교통여건이다. 지하철 1호선 교대역 근처에 위치했을 뿐 아니라 곧 개통을 앞두고 있는 도시철도 3호선 명덕역과도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어 더블 역세권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도시철도 3호선은 대구의 남북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개통 이후 동서를 잇는 1, 2호선과 연계하면 대구의 교통지도는 대대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용인구도 연 15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호선이 개통 된 북구 칠곡지구의 경우 2009년 최초 분양가격 대비 100%의 가격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원스톱라이프를 누릴 수 있는 풍부한 생활 인프라도 동서프라임36.5만의 차별점이다.

지하철로 두 정거장 거리에 상업 중심지인 반월당이 있어 쇼핑 및 여가를 보다 쉽게 누릴 수 있다. 영선시장, 영남대 병원 등도 근거리에 위치해 편리하다. 여기에 영선 초등학교, 경상중, 경북예고 등 대구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학군이 인접해 있어 자녀교육도 문제없다. 대구교대, 계명대학교 등 지역 명문대도 근처에 있기 때문에 교육 명문 지역으로 거듭날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

동서프라임36.5의 장점은 입지조건에만 그치지 않는다. 대명동 일대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도심형 스마트 아파트라는 사실 또한 많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갖춘 초고속 정보통신아파트로 설계되어 24시간 믿을 수 있는 첨단보안시스템으로 빠르고 안전한 생활을 지원한다. 일괄소등시스템과 대기전력차단시스템 등은 에너지와 관리비를 절감해주는 동서프라임36.5만의 남다른 점이다.

BRT·트램 지역도 주목
좌초 위험…투자시 주의

▲세종특별자치시(BRT) = (주)세종주민상가가 시행하고 (주)디앤씨건설이 시공하는 근린생활시설 ‘스마트허브Ⅰ·Ⅱ’상가가 세종특별자치시 3-2생활권 세종시청 앞 C1-1 BL과 C1-2 BL에서 분양 중이다. C1-1 블록에 위치한 스마트허브Ⅰ(연면적 1만9509㎡)은 지하 3층∼지상 8층 116개 점포, C1-2 블록의 스마트허브Ⅱ(연면적 1만9759㎡)는 지하 3층∼지상 8층 116개 점포로 구성된다.

2개 상가 연면적을 모두 합하면 3만9269㎡에 달한다. 점포 수는 232개다. 상가 지하 1층∼지상 2층은 패밀리레스토랑, 푸드코트, 커피전문점, 베이커리, 편의점, 문구점, 약국, 은행, 헤어샵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상 3층∼8층은 외과, 치과, 피부과, 전문클리닉, 입시학원, 보습학원, 변호·법무·세무사, 일반사무실 등의 입주를 추진 중이다.

분당의 4배 규모인 세종특별자치시는 50만명을 목표로 더불어 잘 사는 공생의 도시를 계획하고 있다. 그 중 관문에 위치한 3생활권은 도시행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인근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법제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있다. 3생활권 공급 계획으로 2만1474의 배후세대도 있다. 업체 측은 “세종시청 바로 앞과 교육청 옆에 들어서는 스마트허브Ⅰ·Ⅱ는 대형독점상가로 모든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높다”고 설명했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지리적으로 대전시, 천안시, 청주시, 공주시 수도권 등의 광역수요와 가깝고 대전과 청주 10km, 서울 100km 정도에 위치해 있다. 남세종IC, 서세종IC,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도 인접해 있어 광역 교통망으로 좋다. 스마트허브 바로 앞에는 도심 외각을 잇고 기존의 버스 운행 방식보다 정시성, 신속성, 수송능력이 대폭 향상된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정류장은 세종특별자치시의 전 지역을 20분대로 연결할 수 있다.

업체 측은 “타 지역 상업용지비율은 분당 8.5%, 일산 8.0%, 김포 3.6%, 판교 3.0%, 마곡지구 2.2%인데 비해 세종특별자치시는 상업시설비율이 2%로 가장 적은 도시”라며 “그중 스마트허브가 위치한 3-2생활권은 생활권 중에서도 가장 낮은 1.4%로 희소성과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분양가는 1층 기준으로 3.3㎡당 2600만∼2800만원 선이다. 계약금 20%, 중도금 60%, 잔금 20%(분양 중도금40% 무이자 대출)가 계약 조건이다. 준공은 2016년 9월 예정.

▲위례신도시(트램) = ‘위례 드림시티’는 위례근린생활시설용지 8구역 3-1, 3-2블록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 3층∼지상 5층, 연면적 8088㎡의 근린생활시설 상가로 건립된다. 드림시티는 위례신도시에 진입하는 관문에 위치해 있다. 또, 지하철 8호선 우남역(2017년 개통예정)이 가까워 향후 유동인구가 풍부해질 전망이다.

이 상가는 위례선(트램)과도 연결된다. 위례 드림시티에서 가까운 곳에 역이 신설될 예정이다. 지하철 8호선과 위례선의 더블역세권으로 개발되는 만큼, 위례드림시티를 포함해 그 주변이 황금상권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우남역 주변 상권은 위례중앙역상권(위례신사역)보다 훨씬 메리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례중앙역은 2021년쯤 개통될 예정으로 아직 사업기간이 많이 남아 있는데다가 상권이 형성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높은 소비력 자랑
프리미엄도 형성


사업지 주변에는 ‘위례 우남역푸르지오’ ‘위례 힐스테이트’ ‘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등 아파트들이 밀집해 있어 풍부한 배후수요를 자랑한다. 주변에 수정구청, 국방 문화센터, 바이오산업단지, 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향후 유동인구는 더욱 풍부해질 전망이다. 거기에 문정법조타운과 미래형업무단지로 개발되는 문정지구도 가까운 곳에 있어 더욱 많은 고객들을 유치할 수 있다.

지하 1층은 회전율이 빠르며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중저가 소형 식음시설들이 권장업종이다. 지상 1층은 가장 많은 고객들이 이용하는 공간으로써 음식·음료 및 패션잡화, 패스트푸드 및 브랜드카페 등이 입점하기에 유리하다. 지상 2층과 3층은 중대형 고급음식점(패밀리레스토랑) 등이 유리하다. 지상 4층과 5층은 의료시설과 소형 음식·음료판매시설, 키즈테마파크 등이 권장업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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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 유니버스’ 절대 불가능한 이유

‘전한길 유니버스’ 절대 불가능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국민의힘 행사에서 영향력을 과시하다가 큰 물의를 일으켰다. 전씨는 국민의힘에서 ‘보수의 김어준’을 꿈꾸는 것 같다. 전씨는 과연 김씨가 15년 동안 구축했던 영향력을 단번에 얻을 수 있을까?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지난 8일, 대구 EXCO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다. 전씨는 지난 3월 창간한 <전한길뉴스> 소속 언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선거판 난장판 하지만 전씨는 언론 취재의 한계를 넘어 반탄(탄핵 반대) 성향 후보들의 연설 도중 응원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반대로 찬탄(탄핵 찬성) 성향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연설할 때마다 “내부 총질” 혹은 “배신자” 등 원색 비난을 했다. 이날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는 전씨를 직접 지칭해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지고, 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정당화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투쟁할 수 있겠느냐”면서 비난했다. 그러자 전씨는 김 후보에게 욕설하면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격동시켰다. 찬탄 성향 조경태 당 대표 후보가 연설할 땐 자리에서 일어나 한 손을 들고 항의하는 등 지지자들의 조 후보 비난을 유도했다. 그러자, 찬탄 성향 일부 당원들이 전씨에게 물병을 던지면서 항의했다. 한 당원은 전씨에게 “난 20년 차 당원인데, 입당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당신이 왜 이런 난동을 부리느냐”고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씨의 전당대회 출입을 막기 위해 대의원이 아닌 일반 당원의 행사장 출입을 금지했다. 이어 전씨에 대한 징계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러자 전씨는 <전한길뉴스> 발행인 신분을 내세워 “언론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이처럼 전씨는 국민의힘 당원과 언론인이란 신분을 왕래하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7일엔 시사평론가 고성국씨 등과 함께 주최한 ‘자유 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에 각각 장동혁·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출연시켜 ‘면접’을 보는 위력을 국민의힘 내외에 과시했다. 특정 진영의 강경파를 대상으로 언론사·유튜브 채널 등을 운영하면서 힘을 과시하는 모델로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있다. 김씨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친문(친 문재인) 강경파 성향 당원·지지자를 대상으로 라디오·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당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당 대표 후보들을 면접하는 형식은 김씨가 지난해 3월 자신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민주당 총선 후보자였던 이언주·전현희 의원과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출연시켜 객석의 청중에게 큰절을 시킨 것과 비슷하다. 김씨가 지난 6월 기획·진행한 ‘더 파워풀’ 콘서트엔 ▲문재인 전 대통령 ▲민주당 정청래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등 다수의 민주당 내 유력 정치인이 참석했다. 입당하자마자 영향력 과시 물의 당원·언론인 오가며 전대 개입 김씨는 지난 2011년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공동 진행자로 활동하면서부터 민주당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왔다. 물론 김씨가 15년 동안 구축한 영향력을 전씨가 단기간에 얻긴 어렵다. 이 때문인지 전씨는 국민의힘에 입당하자마자 ‘10만 당원 양병설’ 등을 주장하면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해선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교육을 받은 책임당원이어야 한다. 전씨는 지난 6월 온라인으로 입당했고, 당 대표 후보 등록일은 지난달 30일부터 단 이틀 동안이었다. 따라서 전씨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 없었다. 출마 길이 막힌 전씨는 전당대회에서 당원·언론인 신분을 교차하면서 자신을 따르는 당원들을 선동해 영향력을 과시하려고 한다. 하지만 전씨는 김씨가 민주당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주변 진영 전체를 둘러싼 질서는 20세기 초·중반에 활동했던 이탈리아 사회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이 갖는 틀과 비슷하다. 그람시는 “자본주의는 견고하게 발전할 것”이라는 대전제를 토대로 “언론·문화 등 각 분야에 진지를 구축해 참호전으로써 상대 세력을 약화해야 한다”는 사상을 정리했다. 각 분야에 구축한 진지는 결정적인 시기에 전개할 기동전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자본주의 구조가 뿌리내리면서 러시아 2월·10월 혁명과 같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 뒤집는 혁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람시는 주도권 다툼으로써 체제 내 혁명을 추구하는 취지의 사상을 구체화했다. 우리나라에선 소련 해체가 가시화되던 1980년대 후반부터 기존 노동운동에 문화·예술운동을 접목하는 단체가 활동하는 등 각계에서 다른 방향의 노동운동을 전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민주당을 받치는 양대 축은 각계의 시민단체들과 진보 성향 매체들이다. 대규모 정치 이벤트가 진행될 땐 민주당 지원 사격을 맡으면서, 정치적 명분과 정당성을 구축·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민주당에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주요 선거 등 대규모 기동전이 필요한 상황에선 각자의 진지에서 일시에 뛰쳐나와 물량을 공급하는 식이다. 이 같은 구조를 상징하는 사람이 민주당 윤미향 전 의원이다. 정의기억연대 대표로 오랫동안 활동하던 윤 전 의원은 민주당을 통해 국회의원이 됐지만, 횡령 의혹이 유죄로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같은 당 추미애 의원 등 민주당 일각에선 윤 전 의원의 사면을 강하게 지지했고, 결국 8·15 광복절특사를 통해 사면·복권됐다. 민주당과 그람시 하지만 시민단체와 매체는 대중을 직접 동원하기가 어려운 데다, 매체는 언론 고유의 한계가 있다. 시민단체 역시 시민들의 참여가 부실하다는 핸디캡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도 존재해 왔다. 이 때문에 삼각 구조를 받쳐줄 또 하나의 하부 구조가 필요했다. 이 문제를 해결해준 사람이 바로 김씨였다. 김씨는 지난 1998년 ‘안티 <조선일보>’라는 깃발을 내걸고 <딴지일보>를 창간한 후 풍자·B급 정서·유머를 지향해오고 있다. 당시 <딴지일보>에선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찍어 먹는 용도로 내는 간장의 위생 상태를 취재해 기사화하거나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의 대권 도전 과정을 풍자하는 등 ‘신선한 B급 정서’를 지향해 독자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한편으로 김씨에게 평생 따라다닐 놀림거리를 남겼다. 김씨가 <딴지일보>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용 성인용품을 판매했고, 성인남녀의 만남을 중개하는 사이트를 개설했던 탓이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여전히 김씨를 비판하면서 당시의 전력을 함께 언급한다. 이후 김씨는 ▲황우석 박사 옹호 ▲영화감독 겸 코미디언 심형래씨 옹호 등 숱한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황 박사 옹호는 그럴 듯한 음모론을 제시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는 김씨의 특성과 깊이 맞물린다. 당시의 논란도 김씨에 대한 비판론을 형성하는 중심축이다. 그랬던 김씨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계기로는 크게 2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처음 시작했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공동 진행자 중 1명으로 활동했단 것이었다. 김씨는 당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거친 항의를 말리고 고개 숙여 사과하는 문 전 대통령을 주목했다. 이후 김씨는 문 전 대통령의 킹메이커를 자처했고, 이는 ‘나는 꼼수다’ 진행 이후 문 전 대통령의 대세론으로 이어졌다. ‘나는 꼼수다’는 김씨 특유의 B급 정서·음모론이 이명박정부에 대한 다양한 불만과 맞물려 대성했던 방송이었다. ‘나는 꼼수다’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김씨의 성향을 구체화한 방송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해당 팟캐스트의 상징으로 통하는 “쫄지 마”는 여전히 회자된다. ‘나는 꼼수다’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검증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명확한 당파성을 매개로 특정 정당·진영 사람들이 선호할 음모론과 괴담을 이미 밝혀진 사실관계와 섞어 전달하는 것에 집중했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선을 적당히 왕래하면서 민주당 지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영웅과 악당들 이는 집단의식으로 연결됐고, 김씨에겐 거대한 영향력을, 민주당엔 거대한 지지 집단을 만들어줬다. 김씨는 ‘나는 꼼수다’를 통해 단순·명쾌한 이분 구도를 완성했다. 그를 선호하는 민주당 지지자의 정치관은 “보수진영이란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운다”는 것이다. 이는 정의로운 주인공이 지구 정복을 노리는 악당의 무리에 맞서 싸우는 어린이용 만화의 서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울러 현재 민주당 핵심 지지 세대로 알려진 4050세대가 미국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선호하는 것과 연결해볼 수 있다. 이 세계관엔 초월적인 힘을 갖고 모든 생명체의 절반을 죽여 우주를 정화하려는 악당에 맞서는 영웅들이 등장한다. 이 세계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사건은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사건이었다. 이들에게 노 전 대통령 사망사건은 거대 악당과 싸워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해주는 절대적인 명분이었다. 김씨가 이 사건에 주목하고, 상주로서 백 전 의원의 항의를 제지하던 문 전 대통령을 주목한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우리 고전문학 중 전설은 김씨의 평소 주장과 비슷한 서사 구조를 띠고 있다. 전설은 능력이 뛰어난 주인공이 현실의 한계에 좌절하고 무너지는 비극적인 구조를 취한다. 또 설득력을 부여해야 많은 사람에게 퍼질 수 있어서 실제 존재하는 지역·지명을 매개로 그럴듯하게 전개된다. 여기엔 각박한 현실을 바꿔줄 새로운 영웅의 출현을 기대하는 민중의 소망이 담겨있다. 그래서 조선시대엔 “정씨 성을 가진 영웅이 새 나라를 만들어 왕이 될 것”이란 취지의 예언서가 오랫동안 돌아다녔다. 김씨의 주장은 21세기판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김씨는 민주당과 주변 진영을 취약한 상황에서 거대한 악에 도전하는 영웅으로 묘사하고, 지지자들은 그 영웅담에 환호한다. 그러면서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우는 영웅을 또 잃을 수 없다”는 공감대를 공유한다. 그들은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같은 목표를 공유한다. 김씨는 ‘김어준 유니버스’ 혹은 ‘민주 유니버스’를 만들었고, 지지자들은 관객을 넘어선 참여자로서 희열과 보람을 느낀다. <한국일보>는 지난 2017년 이들의 세계관을 소개하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지켜야지, 왜 국민이 대통령을 지켜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완전히 다른 ‘B급 정서’ 카타르시스·도파민 차이 김씨는 ▲세월호 고의 침몰설 ▲천안함 피격 사건 관련 가짜 뉴스 살포 ▲코로나19 대구 확산설 등 주장을 이어가면서 지지자들에게 정치적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을 제공했다. 그들이 김씨를 통해 느낀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은 고스란히 민주당의 정치적 자양분이 됐다. 그래서 총선 출마 후보들은 김씨가 보는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해야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김씨를 지목했던 것은 김씨에게 엄청난 이익이 됐다. 당시 계엄군은 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스튜디오 주변을 통제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13일 국회에서 “계엄군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사살한 후 북한 소행으로 공작하려고 했다”면서 “정보 출처는 국내에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그 우방국은 미국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미국은 국무부·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이를 부인했다. 반면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어준님’의 증언을 허구로 단정하고 비난부터 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과 보수 세력은 민주당과 그 주변 세력처럼 정교한 조직체를 만들지 못했다. 보수 세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피커 역할은 전씨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맡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김씨처럼 진영 전체를 들썩일 수 있는 정치적 유머 감각과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다.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을 제공하지도 못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주장은 강경 보수 지지자들 외 국민 사이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고, 국민의힘 내부서도 강하게 비판한다. 국민의힘이 지난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겼을 당시엔 민주당에 비판적인 2030세대 남성과 6070세대를 아울러 민주당을 지지하는 4050세대와 2030세대 여성을 포위한다는 ‘세대포위론’ 전략이 제시됐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불화 끝에 결별하면서 이 연합은 얼마 가지 못해 해체됐다. 당시 승리를 주도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은 이 대표 특유의 합리주의를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와 강경 보수를 지향하는 노년 유권자로 분열됐다. 전씨는 많은 공무원 제자를 거느린 유명 한국사 강사였다. 따라서 적절히 순화된 주장과 교묘하게 선정한 정치적 입지를 섞어서 정치 전면에 나섰더라면, ‘보수의 김어준’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전씨는 김씨와 달리 그럴듯한 이야기를 구성하고 유머를 섞는 능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 전씨의 옛 제자들은 그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절대로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는 김씨와 달리, 직접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려 하는 등 적당히 선을 긋지도 않는다. 정치인들이 알아서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큰절을 하게 만드는 김씨와 달리, 전씨는 스스로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전당대회서 눈에 띄는 행동을 했다. 전에겐 없는 것들 무엇보다 김씨가 “이 대통령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가진 것 아니냐”는 설까지 나올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구축하기까지 15년이 걸렸단 사실도 제대로 통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으로 국민의힘은 정치 구조를 통찰하지 못해 민주당이 장기간 공들여 구축한 정치 구조체를 갖추지 못했다. 그런데도 전씨는 ‘전한길 유니버스’ 제작을 멈추지 않는다. 과연 전씨는 ‘보수의 김어준’이 될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