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특별인터뷰> 김영진 전 농림부 장관

“반기문 총장은 70억 인류의 보물”

[일요시사 정치팀]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이름이 대선후보로서 연일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반 총장의 유명세를 타고 뜨려는 세력이 있는 것일까. 본인은 어떠한 의사도 밝히지 않는 가운데 주변에서 군불만 지피고 있는 상황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우스운 형국을 바로잡기 위해 정치계 원로가 나섰다. <일요시사>에서 만난 김영진(67) 전 농림부장관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정치권에 향해 진심 어린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김영진 전 장관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평화민주당 창당발기인으로 정계에 입문해 5선 국회의원, 농림부장관 등을 역임한 입지전적인 정치인이다. 그는 젊은 시절 민주화운동, 농민운동을 하다 두 차례 옥고를 치르는 시련 속에서도 믿음과 희망을 잃지 않고 민생을 위해 노력해온 정치인이다. 

그는 LA지역에서 일어난 흑인사태 당시 미국으로 먼저 달려간 국회의원으로서 한·흑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자 무던히도 노력해 왔다. 또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시키는 등 국내 인권에 대해서도 기념비적인 역할을 해온 정치인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노벨평화상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다음은 김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

- 근래 LA지역의 한인사회 각계 인사들과 함께 ‘반기문-노벨평화상 수상 추천 및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결성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습니까?
▲ 출발은 충격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사실상 지구촌 외교대통령으로서 정의·평화·인권을 위해 일하는 단 하나뿐인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1개월 전쯤부터 반기문 총장을 여·야가 서로 경쟁적으로 대통령후보로 영입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중요한 자리에 한국인이 있다는 것은 중요한 민족의 자산임에도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때마침 LA지역 행사 참석을 위해 가던 중 비행기 안에서 반기문 총장이 대한민국 청년들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도전과 성공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순간 반 총장이 왜 노벨평화상을 수상해야 되는지 6페이지에 걸쳐 기획안을 써 내려 갔습니다. 그리고 공항에 내린 저는 함께하는 LA지역 인사들과 발기모임을 창설하는가 하면 LA지역뿐 아니라 시카고, 애틀랜타 등으로 위원회활동을 확산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 전 장관께서 알고 계시는 반기문 총장은 어떤 사람인가요?
▲ 과거 노무현정부 때 저는 농림부장관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날 회의를 위해 의자에 앉아있는데 그때 저에게 명함을 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반기문 당시 외교안보수석이었습니다. 명함을 주고받은 후 그는 제가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에 맞서 투쟁하는가 하면 제네바에서 농민문제 해결을 위해 삭발했던 사건들을 말하며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부드럽게 대하는 저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존경을 표했습니다.

그리곤 자신의 유년시절을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가난했으나 고등학교 1학년 때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영어우수자로 뽑혀 미국에 간 이야기, 그 곳에서 당시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 ‘지구촌에서 가장 훌륭한 외교관이 되라’는 말을 들은 이야기 등등 그의 삶 속에는 도전과 믿음이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현재 대한민국의 청소년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현재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기문 총장을 대권주자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치권의 민낯이 드러났다 생각합니다. 당의 입장에서 누구를 영입한다 말할 수는 있지만 인류 70억을 대표하는 인물을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 봅니다. 이후 임기를 마치고 노벨평화상을 받고 나서 얘기해도 충분합니다. 지금 말하는 것은 2년의 임기가 남은 박 대통령에게도 예의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임기가 끝났을 때는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지금 저는 반 총장의 노벨평화상을 수상을 추진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단지 반 총장이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후에 그때도 여·야가 대안을 못 찾고 있다면 본인도 반 총장이 최선이라 생각하지만 지금은 그에 대해 말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봅니다. 지금 당이 반 총장을 데려가려는 것은 70억 인구에 대한 배신이며 그분의 명예와 가치를 훼손하는 짓이라 생각합니다.

반기문 총장 노벨평화상 추진위 결성
당 영입은 인류 70억에 대한 배신

- 개인적인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한·흑 갈등 해결을 위해 지난 16년 동안 노력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간 힘든 점도 많았을 것으로 사료되는데요.
▲ ‘LA 흑인폭동사태’ 당시 미국을 찾은 저는 피해를 입은 일부 한인으로부터 실질적인 도움을 달라는 요구를 받은 적 있습니다. 그들은 미국 정부에 항의를 하고 보상금을 받아내야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진단이 잘못되면 처방이 틀릴 수밖에 없듯이 가시적인 문제만 볼 것이 아니라 서로의 교감과 관계 계선에 힘써야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서로가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지금까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했습니다. 의원도 장관도 아닐 때가 있었지만 그래도 저는 LA로 향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목소리가 바뀌어 내 진정성을 알아주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마틴 루터 킹의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문을 듣고 많은 감명을 받았는데 그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 해외활동뿐만 아니라 국내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노력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서울역에 있는 노숙인들을 위한 센터인 ‘해 돋는 마을’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나를 찌르는 가식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처음을 되돌아보면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노숙인들은 청량리에 많았는데 그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서울역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철도청장의 허가가 필요했습니다.

결국 직접 찾아갔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습니다. 민원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하루는 술에 취한 노숙인이 3000천원을 달라고 저를 협박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돈을 주면 술을 사마실 것이 자명했기에 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목사님과 함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 고심한 끝에 함께 상담도 하고 그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힘을 주는 쪽을 택했습니다.

- 최근 문재인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새로운 당 대표로 선출됐습니다. 5선을 지낸 정계 원로로서 문 대표에게 덕담과 조언을 해주신다면?
▲ 정치권에서 멀어져 있는 동안 오히려 시민들로부터 많은 것을 보고 배웠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제1야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표 체제가 이런 현장을 잘 진단하고 처방해서 올곧게 이끌어 주길 바랍니다.


야당에게는 여당을 비판하고 견제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엄격한 도덕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은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년 총선과 대통령 선거에서는 문자 그대로 새로 집을 짓는다는 심정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 향후 정계에 복귀할 의사가 있으신지요?
▲ 지금까지 국회의원을 지낸 광주 서구을이 4월 재보선 지역구로 정해진 후 많은 전화를 받았습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지정되는데 노력했으니 마땅히 공천 받아 나가야 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상태에서 제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전당대회 후에 야권이 거듭나는 모습을 먼저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나 자신을 지켜오며 이 자리에 올라온 사람으로서 옳은 결정을 할 것입니다.

-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설을 맞이하여 독자들에게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개인적으로 <일요시사>를 구독하는 독자로서 <일요시사>가 중산층 이하의 국민의 삶을 잘 대변하는 것은 물론 정의·인권·평화에 대해 소중히 여기는 정론집필지로서의 모습을 보여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제도권에서 나와 있는 3년 동안의 모습을 인터뷰를 통해 진솔하게 보여준 것 같습니다. 설을 맞이하여 산업전선에서 힘써주시는 국민들과 국방과 치안을 위해 현장에서 근무하는 형제들, 지금 힘들어 하는 사람 모두에게 주께서 주신 평화와 건강이 넘쳐나길 기원합니다.

 

대담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김영진 전 장관 프로필>

▲ 평화민주당 창당발기인 
▲ 제13·14·15·16·18대 국회의원
▲ 농림부장관
▲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 상임대표
▲ 민주당 중앙당 부대표 
▲ 민주희망쇄신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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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