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취임 100일'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일단 합격점 "조용했지만 강했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조용했지만 강했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다. 우 원내대표는 취임 당시만 하더라도 "벼랑 끝에 내몰린 당을 구해내기엔 너무 유약해 보이는 이미지"라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우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투쟁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며 수많은 난제들을 풀어냈다. 오죽하면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우 원내대표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우 원내대표는 정말 어려운 시기에 원내 지휘봉을 잡았다. 전임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세월호법 파동과 이상돈 비대위 영입 파동으로 당내 인사들과 갈등을 겪다 결국 스스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박 전 원내대표는 탈당 가능성까지 거론해 당을 발칵 뒤집어 놨다.

당연히 우 원내대표가 원내 지휘봉을 잡았을 때 당내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일각에선 우 원내대표가 침몰하는 난파선의 키를 쥐게 된 형국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우 원내대표는 취임 후 투쟁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며 세월호 3법을 기한 내에 타결하는 등 수많은 난제들을 풀어냈다. 그 사이 10%대까지 곤두박질 쳤던 당의 지지율은 다시 30%대까지 치솟았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우 원내대표는 일단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일요시사>가 지난 16일 취임 100일을 맞이한 우 원내대표를 만나봤다.

- 정말 어려운 시기에 원내대표를 맡아 취임 100일을 맞이하셨습니다. 그동안 원내대표로서 어떤 성과를 얻어내셨는지요?
▲ 그간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습니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사라졌고 갈등과 대립, 반목의 연속이었습니다.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정치실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야 관계가 악화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원내대표에 취임하면서 강조한 것이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약속이고, 두 번째는 소통이었습니다.

- 구체적인 설명을 좀 해주시지요.
▲ 우선 여야 원내대표 간 주례회동을 성사시켜 끊임없이 대화하고 타협하고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이룬 합의, 약속에 대해서는 야당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실천을 보였습니다. 그런 노력들로 세월호특별법 합의를 이끌어냈고, 무려 12년 만에 법정시한 내 예산안 합의 처리라는 변화된 국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또 해외자원개발비리 국정조사와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의 구성도 이루어냈습니다. 아직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지만 대화와 타협의 정치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국민들에게 야당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점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대화와 타협으로 난제 풀어, 긍정평가
"을미년, 을 위한 법안 많이 만들 것"

- 새해에도 국회가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 새해에 가장 중점적으로 처리하고자 하는 사안은 무엇입니까?
▲ 올해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저는 경제정책의 기조 전환과 개헌,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먼저 경제정책의 기조 전환의 경우 지금 가계부채는 1100조, 공공부문 부채는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국가재정은 4년 연속 세수부족으로 펑크가 났습니다. 국민들의 실질소득은 감소하고 있고, 일자리에 대한 불안정성은 더해가고 있습니다. 박근혜정부 들어 가계부채가 급증하며 중산층이 붕괴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 대안은 무엇입니까?
▲ 저는 현재 대기업 위주의 성장전략을 가계소득 중심의 성장전략으로 경제 기조를 바꾸려고 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소득은 올리고 생활비는 내리는 민생경제 입법을 완수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올해는 을미년입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갑보다는 을들을 위한 법안을 많이 만들 것입니다. 고용차별을 없애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동일임금 이런 법들을 꼭 통과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우 원내대표께서는 개헌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 그렇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려고 했던 두 번째가 헌법 개정입니다. 개헌은 권력독점, 자본독점, 기회독점이라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병폐를 치유하는 근본적인 개혁에 착수하는 일입니다.

- 여당인 새누리당과의 개헌 협상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물론입니다. 지난 15일 여야 대표, 원내대표 간 ‘2+2 회동’에서 여야가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공식 입장을 확인했지만, 국회 개헌특위 구성은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의 반대로 여당이 주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개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70%에 달하는 국민이 개헌을 지지하고 있고, 국회의원 230명이 개헌에 동의하고 있는 만큼 올해에는 반드시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지난 5일 정윤회 문건 의혹에 대한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가 있었습니다. 결론은 모든 의혹이 허위라는 것인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 이번 검찰 수사결과를 믿는 국민이 불과 10%도 안 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대통령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짜 맞춘 수사였습니다. 국민 10명 중 9명이 불신하는 수사결과가 우리사회의 근간인 신뢰를 무너뜨리며 국정에 대한 불신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단 뜻인가요?
▲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모든 의혹이 해소됐다고 강변했지만, 불과 이틀 뒤에 대통령의 강변이 허구임을 입증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른바 ‘십상시’의 일원으로 지목되었던 청와대 한 행정관이 일으킨 파문입니다. 이 행정관은 여당의 현직대표와 유력한 차기 원내대표 후보인 중진 의원을 문건파동의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또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낸 한 젊은 정치인에게는 여성편력을 언급하고, 방송출연을 가로 막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청와대의 정치사찰과 언론공작, 그리고 국정농단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국민들이 검찰의 수사결과와 대통령의 해명을 불신하며, 특검을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 과거 11차례나 특검이 있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일각에선 특검으로 불필요한 혈세 낭비와 정치 갈등만 야기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 요약하면, “특검이 성과를 못 낼 수도 있으니, 하지 말고 이대로 덮고 가자”는 것인데요. 이런 비정상적인 문고리권력들의 국정농단을 바로 잡지 않으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청와대와 새누리당 내 ‘친박 친위세력’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동의할 수 없는 억지일 뿐입니다.

아시다시피 국민 10명 중 9명이 검찰 수사를 불신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 소모적인 논란이나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닙니다. 특검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국민의 불신 해소와 국정의 정상화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지난달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정 사상 최초로 정당해산 됐습니다. 통진당 해산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60%이상 찬성했지만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됐습니다.
▲ 저는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과 관련해 ‘사법의 정치화’를 염려하고 있습니다. 정당은 국민들의 선택에 의해서 명운을 달리합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대단히 수준 높은 민주주의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인용 결정의 요지는 여기에 대한 심각한 부정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사법부에서 진행된 1심과 2심 재판의 판결과 배치됩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일방적인 추론에 의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론과 추정을 바탕으로 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국민적 기본권인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높다는 점에서 대단히 우려스럽습니다.

- 새정치연합 정동영 전 상임고문의 탈당과 신당 창당 움직임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누구나 정치적 자유가 있으니까 정 전 고문의 판단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당이 어려워도 안에서 같이 개혁해나가야지 그렇게 뛰쳐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야당의 변화를 바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국민들은 야권의 분열과 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바라고 있지는 않다고 봅니다.

- 일각에선 추가 탈당도 예상하고 있는데 추가 탈당을 막을 대책은 있습니까?
▲ 저는 우리 130명 의원들 중에서 탈당할 분들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지역 당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정동영 전 고문의 탈당으로 흔들리는 당원들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지금 당 지지율도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앞서도 언급하셨지만 우 원내대표께서는 개헌 문제에 특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개헌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박근혜정부 들어 개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벌어진 불통과 정치실종,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 등은 모두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현행 헌법은 기본적으로 승자독식구조입니다. 우리 사회의 민주적 다양성을 폭넓게 담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거에서 이긴 대통령과 여당이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려고 하니 여야는 늘 싸우게 됩니다.

현재 OECD 국가 중에 이런 후진적인 헌법 구조를 가진 나라는 멕시코와 칠레 정도입니다. 저는 정치에 입문한 후 10년 넘게 개헌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시기적으로도 올해는 큰 선거가 없다는 점에서 각각의 정치세력들이 정파적 이해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진지한 논의가 가능한 놓쳐서는 안 될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여야를 막론하고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의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개헌방식에 대한 입장은 의원들마다 제각각입니다. 이들을 설득시킬 방안은 무엇입니까?
▲ 대통령중심제냐, 의원내각제냐, 또는 이원집정부제냐에 대해서는 각자의 선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라는 것입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시정하는 것이 논의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구체적인 권력구조의 형태는 개헌논의의 공론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의견이 모아지게 될 것입니다. 특정한 권력구조 형태를 염두에 두고 누구를 설득할 사안도 아니고 또 그렇게 진행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다만 권력구조 형태가 무엇이건 간에 대통령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핵심적인 내용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 우 원내대표께서는 분권형 개헌을 염두에 두고 계십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중앙일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그 형태에 있어서는 대통령 중임제 개헌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 중심제 이외의 권력 구조 형태에 대해서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권력구조 형태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국민적 선호도나 이해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이 대통령 중임제 개헌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을 넘기도 했습니다.


"국민들은 야권 분열 바라지 않아"
"개헌 없이 경제 활성화 불가능"

- 미국의 대통령 중임제는 잘 운용되고 있습니다만.
▲ 그렇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4년 중임제 대통령제가 성공한 유일한 나라는 미국입니다. 미국은 연방국가니까 외교, 국방을 제외하고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못합니다. 또 대부분의 헌법학자들은 우리나라처럼 갈등이 많은 나라는 대통령제보다는 독일, 오스트리아처럼 협의민주주의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 박근혜정부 1년차에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으로, 2년차에는 세월호 사태로 민생문제가 정치권에서 후순위로 밀려났습니다. 그런데 3년 차에 또 야권이 개헌을 요구하며 민생문제를 후순위로 밀어내면 자칫 역풍이 불수도 있습니다.
▲ 저는 거꾸로 개헌 논의를 가로막는 행태에 대한 국민적 역풍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지금 국민 10명중 7명이 개헌을 지지하고, 230명의 국회의원이 여기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만이 반대하며 논의조차 못하게 가로막고 있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개헌이야말로 민생을 위한 궁극의 노력이자,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개헌이 민생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주장과 경제 활성화를 가로막는 블랙홀이라는 주장은 잘못된 주장이고 악의적인 왜곡 선전일 뿐입니다.

-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은 “국민이 지금 바라는 건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라며 “개헌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반박하신다면?
▲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헌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는 여야가 권력을 놓고 늘 싸우기 때문입니다. 경제 문제가 잘 풀리려면 정치가 발목을 잡지 않아야 합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여야가 힘을 합해서 경제 활성화에 매진할 수 있습니다. 개헌이 되지 않으면 내년에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또 싸울 겁니다. 내 후년에도 대선을 앞두고 또 싸울 겁니다. 이 치명적인 구조를 고치기 전에는 대한민국이 일류국가로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최근 치러지고 있는 전당대회에 대해 여쭤보겠습니다. 이번 전당대회를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전당대회로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후보들이 개인적인 영달과 권력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당과 국민만을 생각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할 시점입니다. 서로 경쟁해야 하는 만큼 전당대회 과정에서 갈등이 없을 수야 없겠지만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담=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우윤근 원내대표 프로필>

▲ 제32회 사법시험 합격
▲ 법무법인 유.러 대표변호사
▲ 제17, 18, 19대 국회의원
▲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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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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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