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멈추는 골드라인 어디?

KTX역 수혜지 대해부

KTX 개통 지역이 골드라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혜 지역으로 서울 송파 수서역 일대, 광명역세권, 동탄2 신도시, 평택, 천안·아산, 포항 등이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분양된 신규 아파트들도 양호한 청약 성적을 거두고 있다.

광명, 동탄2, 평택, 천안·아산 호재
집값 상승세…신규 아파트 청약 양호

지난해 6월 포스코건설이 천안시 백석동 일대에 분양한 ‘백석더샵’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8.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타입이 마감됐다. 반도건설이 평택 소사벌지구에서 분양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도 최고 6.16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모집에 성공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KTX는 전국을 일일생활권으로 만들고 생활패턴까지 바꿔놓을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KTX역 주변은 단순히 역사만 들어서는 게 아니라 복합개발을 통해 각종 상업시설까지 조성되고 있어 인근 부동산시장에 자극을 줄 수밖에 없다. 건설사들은 ‘KTX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신규 아파트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KTX역이 들어서면 광역교통망이 갖춰져 다른 지역으로 출퇴근하기 좋을 뿐만 아니라 지역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광역교통망 조성
지역발전 급물살

수익형 부동산도 인기가 높다. 지난해 하반기 경기 광명시 광명역세권지구에서 공급된 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끌었다. 대우건설 143실, GS건설 336실, 호반건설 598실 등 약 1000실 모두 팔려나간 데 이어 최대 1000만원까지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KTX 수서역 주변 문정지구나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상가, 지식산업센터 등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송파구 문정 미래형업무지구 3-1블록 ‘문정역 테라타워’상가는 분양한 지 한 달 만에 계약을 대부분 마쳤다. 사정은 동탄2 신도시 상가도 마찬가지다. 시범단지가 올 1월부터 속속 입주가 이뤄질 예정인데 프라자 상가는 한 달 만에 70∼80%가 소화되고 있다. 평택 소사벌지구 상가도 한 달 만에 100% 분양되기도 했다.

수서∼동탄∼평택∼천안·아산역(기존역)을 연결하는 KTX는 이르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먼저 KTX 광명역 인근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최근 광명시에서 신규 분양한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가에 대한 수요가 몰리고 있다. KTX 광명역은 2004년 개통됐지만 역세권 개발은 더뎌, 그간 그 주변은 허허벌판이나 다름없었다.

광명역세권지구 택지개발사업은 광명시 일직동, 소하동과 안양시 석수동, 박달동 일대 195만㎡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약 9400가구, 2만7000명이 상주하게 된다. 광명역세권에서 세종시로 출퇴근하기 편리해 특히 세종시 근무자에게 인기다. KTX 광명역에서 세종시에 있는 KTX오송역까지 30분이면 이동하고, 오송역에서 간선급행버스(BRT)를 타면 30분 안에 청사 업무동에 도착할 수 있다.

수도권 최대 신도시인 동탄 신도시는 2004년 최초 분양한 동탄1 신도시와 2012년부터 분양을 시작한 동탄2 신도시로 나뉜다. 판교 신도시와 달리 개발된 시기에 따라 나뉜 동탄은 환경친화적인 신도시로 높은 녹지율을 자랑한다. 동탄1 신도시는 자연친화적인 개발과 백화점 등이 들어선 대형복합공간인 메타폴리스가 위치해 있다는 게 특징이다. 수원시와의 연계성이 뛰어난 장점도 있다.

동탄2 신도시는 726만5000평 부지에 조성되는 대규모 신도시로 인근 동탄1 신도시와 동탄일반산업단지를 합쳐 35㎢로 분당의 1.8배, 일산의 2.2배, 분당과 판교신도시를 합친 면적보다도 1.2배 더 크다. 주택은 총 11만1413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구 내 총 27만8533명의 인구를 수용해 동탄1 신도시보다 중·저밀도로 개발된다.

또한 7개 특별계획구역을 지정 광역 비즈니스콤플렉스·워터프린트콤플렉스와 동탄 테크노밸리 등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상권형성 면에서는 동탄1 신도시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수도권 남부 중핵도시, 지속기능형 미래신도시, 한국적 신도시, 첨단산업 및 연구·비즈니스의 메카 등으로 조성된다. 동탄1 신도시와 통합구상을 위해 광역중앙공원 조성, 1·2지구 간 순환도로 등이 추진된다.

복합개발 통해 각종 상업시설 조성
인근 부동산시장에 자극 ‘들썩들썩’


동탄2 신도시는 동탄1 신도시에 비해서 교통여건이 훨씬 우수하다. 삼성∼동탄을 잇는 GTX(광역급행철도)와 수서∼동탄∼평택을 잇는 KTX를 함께 이용 할 수 있는 동탄복합역사가 지어지기 때문이다. 동탄복합역사가 완공되면 GTX를 이용할 수 있고, KTX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세종시까지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자동차를 이용해도 강남까지 30분 정도가 걸리고, 세종시까지는 1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및 서울-용인 간 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해 30분 내에 서울 진입이 가능하다.

개발호재가 넘치고 있는 평택의 경우 KTX 지제역(신평택역)이 개통되면 서울까지 20여분 밖에 걸리지 않아 서울 접근성이 한층 좋아질 전망이다. 호남선과 경부선을 갈아타는 환승역 역할과 광역 환승센터도 준비하고 있어 수도권 서남부의 교통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KTX 신평택역은 수서까지 불과 19분 만에 연결된다. 소사벌지구가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KTX 역사가 가까운 데다 미군기지 이전, 삼성전자의 고덕산업단지 투자 등 호재가 겹치기 때문이다. 평택장당산업단지 등 공단이 많은 평택 지역에 초대형 공단이 추가로 조성된다. 2017년 평택으로 옮겨가는 미군부대 일대에는 군무원 등 6만여명이 거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7년 평택시청과 인접한 안성 진사리에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세울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고덕국제도시 산업단지에 15조6000억원을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라인을 조성하기로 한 상태다.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2017년 하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부지 1320만㎡ 규모의 고덕국제도시엔 향후 인구 13만4000여명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오피스텔
수익형도 인기

천안과 아산 지역도 KTX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천안·아산역은 서울역까지 30분대면 이동이 가능하다. 이 정도면 출퇴근 시간으로만 따졌을 때 웬만한 서울 지역에 사는 것보다 낫다. 이 같은 편리성이 알려지면서 이들 역세권 인근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코레일이 집계한 조사에 따르면 광명역의 경우 지난해 이용객이 724만명으로 10년 전인 2004년보다 4.5배나 증가했다. 천안·아산역도 지난해 572만명이 이용하면서 같은 기간 4.3배가 늘어났다.

KTX 포항∼서울 직결선이 올 3월 개통되면 2시간10분대에 운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은 전국 반나절 생활권에 본격 편입되면서 경제·사회·문화·관광 등 일상생활 전 분야에서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KTX 라인에 분양(예정)중인 부동산 현황이다. 

▲천안·아산역 = 현대산업개발은 충남 천안시 백석동 일대에 ‘백석3차 아이파크’를 분양 중이다. KTX 천안·아산역이 단지에서 직선거리로 약 4㎞ 거리에 있어 이를 통해 서울까지 30분대 진입이 가능하다. KTX 천안·아산역의 경우 이용하는 승객수가 2004년 132만81명에서 지난해 572만4038명으로 4.34배의 성장률을 보였다. 앞서 우미건설은 천안시 불당동 불당지구 1-C1·C2블록에서 ‘천안 불당 우미린 센트럴파크’를 선보여 평균 20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신평택역 = 경기 평택에서는 올해 KTX 신평택역이 개통될 예정에 있다. 이 노선은 서울 KTX수서역과 바로 연결돼 20분 이내 서울 접근이 가능하다. 평택에서는 현대건설이 송담 택지지구 80-1블록에 ‘평택 송담 힐스테이트’를 분양 중이다. 단지 인근 38번 국도를 통해 KTX신평택역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이 단지는 지하 1층∼지상 27층, 12개동, 전용 기준 59∼84㎡로 총 952가구 규모로 이뤄졌다.

중흥은 비전동 일대 소사벌지구 B-9블록에 ‘평택 소사벌 중흥S-클래스’를 분양 중이다. KTX 신평택역이 직선거리로 약 3.5㎞ 거리에 있다. 1번, 38번, 45번 국도 등 광역교통망과 경부고속도로 및 평택∼제천 간 고속도로를 통해 서울 및 타 지역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동탄2 신도시 = 동탄2 신도시에서는 ‘동탄 디스퀘어’상가가 분양 중이다. 연면적 7752m²에 지하 2층∼지상 7층, 1개동에 점포 40실로 이뤄진다. 이 지역의 대형 스트리트몰인 ‘카림 애비뉴 동탄’의 초입에 있다. 동탄2 신도시 시범단지 근상 834-101블록과 834-304블록에선 각각 ‘피추프라자’와 ‘마추프라자’가 분양되고 있다. 시범단지는 동탄2 신도시에서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소사벌지구 = 다인산업개발은 경기도 평택시 소사벌지구 내 일반상업지역 비전동 1098-1번지에서 ‘소사벌 골드캐슬 프라자’상가 분양을 시작한다. 지하 2층∼지상 8층, 대지 1066㎡에 연면적 8245㎡ 규모다. 1층 층고가 6m, 2∼7층은 4.5m, 8층은 5.5m 이상으로 건설돼 복층이 용이하다. 소사벌 상업지역에서 유일하게 3∼7층에 위락시설이 가능해 높은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부지 주변에는 휴양시설인 수변공원과 배다리공원이 구름다리로 이어져 있어 주변 주민들이 이용하므로 집객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소사벌 상업지역은 소사벌 1만4500가구, 기존 비전동 2만8000가구, 용죽지구 3000가구 등 반경 2.5㎞ 내에 6만2000가구, 17만여명의 거주주민을 가진 거대한 배후지를 확보하고 있다. 주변의 개발호재도 풍부하다. 삼성전자가 1차로 15조600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확충할 예정이고, LG디지털 파크 산업단지 등도 계획돼 있다.

이 지역에선 ‘천안 마치에비뉴’상가가 분양 중이다. 총 대지면적 3만1479㎡(약 1만평)의 초대형 쇼핑몰로 천안의 명소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이 있다. 새롭게 부각된 스트리트 상가 구조로 조성될 마치에비뉴는 기존 박스형태의 몰(mall)형 상가보다 유동인구의 유입이 용이하다.

최대 1000만원
프리미엄 붙어

쇼핑을 비롯해 가족단위 문화·여가를 즐기기에 편리하다는 스트리트형 구조로 다양한 문화 공간을 보유할 예정이다. 상가 내에는 ‘포레스트 가든’을 비롯해 ‘컬쳐 스트리트’, ‘힐링 스퀘어’ 등 취향 별로 즐길 수 있는 오픈 공간이 많다.

이용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중 정원이 옥상에 들어서고, 공연 및 문화 이벤트가 펼쳐질 예정이다. 마치에비뉴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천안 내 다른 상가와 비교할 때 비교적 낮은 가격인 약 1850만원으로 책정됐다. 첫 1년 간 높은 수익률 보장 및 렌트프리(Rent Free)를 적용해 투자 접근성은 높이면서 임차인의 초기 부담률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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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