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발 좋았지만…내년 큰일 났다

2014년 결산 & 2015년 전망

올해 부동산시장은 초이노믹스(Choinomics) 효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3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2006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시장의 호조 속에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도 뜨거웠다. 평균 청약경쟁률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부동산114>의 도움으로 올해 부동산시장의 결산 및 내년도 전망을 하고자 한다.


2015년 아파트 매매시장은 가격 상승 잠재력이 있지만 오름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대출제도와 금리인하로 금융부담이 크게 낮아진 가운데 임대차시장의 불안은 무주택 실수요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저성장이라는 거시경제적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고, 실질적인 가계소득 증대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제한적 범위 안에서 상승이 나타날 전망이다.

전세시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2014년보다 입주물량이 감소하고 저금리로 인한 월세 전환이 지속되면서 전세물건 부족과 가격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에는 서울 강남4구를 중심으로 재건축 이주예정지가 많아 이주수요에 따른 불안요소도 만만치 않다.

I 규제완화 정책 봇물 I

2014년 부동산시장을 되돌아보면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이 제시됐다. 그 효과로 4년 동안 약세를 나타내던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 반전한 해였다. 서울 2.03%,경기 1.77% 인천 1.93% 올랐다. 출발은 산뜻했다. 올해부터 적용된 취득세 영구 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폐지에 이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추진까지 발표되면서 아파트거래량과 매매가격 모두 회복세를 나타냈다.

내년 아파트 매매 오름폭 크지 않을 듯
전세는 월세전환 지속되면서 가격 상승


호조세를 보이던 수도권시장은 2·26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로 잠시 냉각돼 세금부담과 임대소득 노출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7·24경제정책 방향과 9·1부동산 대책으로 하반기 수도권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8월1일부터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완화됐고, 디딤돌 대출 대상이 1주택자(기존주택 처분 조건)까지 확대되면서 주택 수요층이 넓어졌다. 특히 재건축 가능연한 단축과 안전진단 기준완화가 담긴 9·1대책 발표 이후에는 서울 양천, 노원 일대의 노후아파트 값이 크게 상승했다.

다만 11월 들어 가격 상승폭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시장을 이끌던 재건축 아파트는 예측 불가능한 추가분담금에 대한 불안감과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또는 유예연장), 재건축 조합원 다주택 공급의 후속입법 등을 기다리며 관망하는 수요가 많다. 실수요자 역시 단기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을 나타내고 있다. 추격매수에 적극적이기보다는 시세보다 싼 급매물 위주의 거래로 가격상승이 견고하지는 않다.

I 대구 아파트 독주 I

지방아파트는 수도권과 비교해 상대적 호조세를 보여줬다. 그 중 대구는 2014년 한해 동안 10% 가까이 매매가격이 상승하면서 단기간 가격이 크게 올랐다. 대구 아파트값이 급격히 상승한 것은 기저효과로 볼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들은 수도권 주택시장의 약세를 피해 지방으로 눈을 돌렸다.

2008∼2011년 부산, 대전 등에 공급이 급증하며 투자 수요가 가세하면서 이 지역의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대구는 2005∼2007년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이 속출했다. 이 여파로 2010년까지 침체기를 지냈다. 이후 2011년부터 미분양이 해소됐고, 그 사이 줄어든 공급물량으로 매매가격이 최근 상승한 것이다.

여기에 혁신도시와 대구테크노폴리스, 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 수성의료지구 개발 등이 맞물리면서 가격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세종시의 경우 공무원 이전이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2014년 입주물량 확대로 공급과잉이 일어나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동시에 하락했다. 세종시 입주 초기 물량이 부족해 가격이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I 전월세 & 매매가 추이 I

전세가격은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상승세가 나타났다. 금리하락 등으로 임대인의 월세선호가 이어지면서 월세공급이 늘어나는 반면 전세는 신규매물 출시가 줄면서 2014년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5.45%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대구(10.68%) ▲인천(8.15%) ▲충북(7.51%) ▲충남(7.25%) ▲경기(5.79%) ▲서울(5.76%) 순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전세가격 인상으로 매매가격대비 전세가격비율(전세가율)도 2013년 전국 65.66%에서 2014년 전국 67.62%(1.96%p↑)로 높아졌다.

2014년 아파트 매매시장은 잇따른 정부규제완화로 주택시장정상화와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시기라 할 수 있다. 2015년은 이런 제도적 기반을 발판으로 저가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주거안정 필요성에 따라 매수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정부 정책 가운데 ‘디딤돌론’과 같은 저리 대출을 활용하면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하기도 하다. 다만 투자자까지 수요층이 확대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장기 조정을 경험한 시장은 실수요로 재편되면서 단기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의 실질적인 소득은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 무리한 대출은 결국 이자부담으로 돌아오므로 시세차익이 보장되지 않는 한 투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시세차익보단 임대수익을 기대한 투자수요자라도 최근 반전세(보증부월세)와 월세 비중이 확대 되면서 전월세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어 실제 임대수익률을 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4년 서울 전월세전환율은 5.82%(11월 기준)로 2013년(6.19%)과 비교해 0.37%p로 낮아졌다. 장기투자, 여유자금을 활용한 투자수요로 위험성을 낮춘 전략적인 수요가 필요하다.

2015년 새아파트 입주물량은 전국 24만6923가구로 2014년(25만 8,352가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역별로는 입주물량차이가 있어 국지적 지역변수로 작용할 요인이 크다.

서울은 2015년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재건축발 전세시장의 불안요소까지 안고 있어 세입자들의 전셋집 구하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는 하남시, 수원시 등 남부권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 늘면서 임대차 시장의 완충재 역할이 기대된다. 수도권은 ▲경기 7만221가구(전년대비 38%↑) ▲서울 2만174가구(45%↓) ▲인천 1만1679가구(12%↑) 순으로 2015년 입주물량이 잡혀 있다.

지방은 최근 가격이 급등한 대구와 경북,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공급물량이 늘어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1만9873가구 ▲경남 1만8171가구 ▲세종 1만7069가구 ▲대구 1만3294가구 ▲경북 1만2531가구 ▲충남 1만1445가구 ▲전남 9895가구 ▲울산 9320가구 ▲전북 8624가구 ▲충북 8238가구 ▲강원 5490가구 ▲광주 5122가구 ▲대전 3678가구 ▲제주 2099가구가 2015년 입주 예정이다.

I 점포 겸용 주택 인기 I

점포 겸용 단독주택은 내집에 살면서 임대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어 노후를 준비하는 중장년층과 은퇴 후 연금소득이 적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다. 3∼4층까지 지을 수 있는데 1개 층은 실주거 공간으로 쓰고 나머지 층은 임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위례신도시에서 공급한 점포겸용 단독주택 용지 청약 신청에 1만7000여명의 투자자들이 몰려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45필지에 대한 청약을 마감한 결과 1만753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390대 1을 기록했다. 특히 입지가 좋은 예정지번 2104-1의 경우 최고 경쟁률 2746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어 공급된 시흥목감지구와 김포한강신도시도 각각 519대 1, 1266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I 물 만난 분양시장 I


2015년 아파트 분양시장은 청약제도 간소화 정책 등의 영향에 힘입어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9·1대책 이후 수요자들의 심리지수가 상당히 개선되고 있고, 저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미분양 감소와 투자수요의 시장진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방 분양시장은 건설사 밀어내기 공급에 따른 물량 부담감과 2015년 예정돼 있는 24만여 가구의 입주물량으로 하반기 이후 청약수요가 다소 약화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2014년 분양물량은(예정물량 포함) 34만2358가구가 공급돼 2013년 대비(28만2943가구) 2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은 전년대비 4.4% 증가했고, 지방은 34.1% 증가했다. 이는 2003년 35만6362가구 이후 11년 만에 최대 물량이다. 분양시장이 장기간 침체기를 빠져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규제완화와 금리인하 등 부동산 호재 때문이다.

I 뜨거운 청약경쟁률 I

지역별로 수도권에서는 13만507가구가 공급된다. 서울은 전년대비 15.6%(6173가구) 감소한 3만3387가구, 경기도는 전년대비 19.2%(1만4304가구) 증가한 8만8843가구, 인천은 23.9%(2605가구) 감소한 8277가구가 공급된다. 지방은 총 21만1851가구 중 경남(3만3158가구), 부산(3만1794가구) 지역의 물량이 풍부했다.

2014년 하반기는 ‘겨울 비수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분양시장의 열기가 지속됐다. 2014년 전국 청약경쟁률은 6.06대 1로 2013년 2.84대 1 대비 2배 이상 상승했으며 수도권과 지방 모두 분양성적이 개선됐다. 특히 부산 13.82대 1, 광주 12.7대 1, 대구 10.73대 1 등 지방 분양시장이 청약시장을 견인하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수도권의 경우 신도시와 택지지구 공급 중단과 수도권 1순위 청약자격 단축(2015년 3월 예정)을 앞두고 ▲위례자이(140대 1) ▲세곡2지구 6단지(85대 1) ▲래미안서초에스티지(72대 1) 등을 중심으로 청약성적이 우수했다. 지방은 ▲부산 래미안장전(146대 1)이 2014년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대구 브라운스톤범어(141대 1)가 그 뒤를 이었다.


I 청약기회 확대 I

수도권 1순위 청약 기간이 현행 2년에서 1년으로 완화되어 2015년 3월부터 시행된다. 기존 수도권에서 1순위 청약자가 되기 위해서는 예치기간 2년, 혹은 24회 이상 청약예치금을 불입해야 한다. 하지만 예치기간이 1년, 12회 이상 납입으로 단축되면서 1순위 구좌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됐다. 실제 2015년 3월에는 1순위 구좌가 1000만 구좌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외 지역은 현행대로 ‘6개월 가입/6회 납입’조건이 유지된다.

입주자 선정 절차도 간소화된다. 국민주택 청약의 경우 현재는 통장 순위 외에 ▲무주택 기간 ▲청약통장 저축액 또는 납입 횟수 ▲부양가족 등의 요건에 따라 총 13개 단계에 걸쳐 입주자를 선정하지만 앞으로는 3단계로 단순화된다.

전용 85m²이하 민영주택도 5단계에서 3단계로 줄어든다. 1∼3순위자 모두 추첨으로 선정하는 85m²초과 민영주택 역시 3단계에서 2단계로 절차가 간소화된다. 그 밖에 85m²이하 민영주택은 2017년 1월부터 현행 40%의 청약가점제 적용 비율을 각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정할 예정이다. 유주택자에게도 청약기회를 늘리기 위해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감점제를 폐지한다. 청약저축·예금·부금·청약종합저축 등 4종류의 청약 통장은 2015년 7월부터 청약종합저축으로 일원화될 예정이다.

I 2015년 시장변화는? I

2015년에는 강남4구를 중심으로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 멸실 물량 5만8000여 가구의 이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요자들의 관심은 9·1대책에 따른 청약제도 간소화의 장점이 큰 신규 아파트시장에 몰리고 있다. 이에 수도권 지역의 분양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공급 또한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심리가 과거보다 낮아지면서 감가상각에서 불리한 노후주택보다는 전용률, 주거편의, 정주환경이 쾌적한 새 아파트 선호가 과거보다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방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공급부족으로 물량을 쏟아냈던 것이 지역주택시장에 부담감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겠다. 따라서 전국적으로는 물량 비중이 높았던 지방은 2014년 대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회복세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2015년에도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들이 지속되어야 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용적률 규제완화 등 시장에 영향력이 큰 변수들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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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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