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형 호텔 지고 호텔식 오피스텔 뜬다

분양형 호텔 vs 호텔식 오피스텔

한때 수익형 부동산 시장을 견인했던 분양형 호텔을 두고 과거 도시형 생활주택이 그랬듯이 ‘공급과잉, 수익률 하락’우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제주도에 한정되었던 분양형 호텔이 현재는 전국화로 진행 중이다.


분양형 호텔은 서울 명동·마곡지구·구로동, 인천 송도·논현동·영종도, 경기 평택 등에 공급 중이거나 예정 중에 있다. 지방에선 청주·속초·정선·광양·부산 등에 생긴다.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일원에서 분양됐거나 진행 중인 수익형 호텔은 20여개이고, 준비 중인 사업장도 50여 곳으로 알려진다. 이들 상품이 다 공급된다고 가정할 경우 객실수는 1만5000∼2만실로 추산된다.
분양형 호텔의 가장 큰 특징은 최근 공급이 크게 늘면서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공급 우려가 높은 지역은 극심한 분양률에 시달리고 있지만, 공급이 없거나 뜸했던 지역은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

저조한 분양성적
수요 편중 현상

명동 밀리오레 건물에 들어서는 ‘르와지르 호텔’은 분양 중이다. 지난 8월부터 분양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약 60% 정도 계약이 이뤄졌다. 강원도 속초 대항포 일대에서 분양 중인 ‘속초 라마다설악해양호텔’의 경우 450개 이상의 계약으로 보이고 있다. 제주 서귀포에서 분양 중인 ‘2차 데이즈호텔클라우드(241실)’도 75% 정도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분양형 호텔 제주도서 전국화 양상
최근 공급 크게 늘면서 양극화 현상


반면 저조한 분양성적을 보인 지역도 적지 않다. 강원고 정선의 분양형 호텔의 경우 분양개시 한 달 정도 지났지만 10% 미만을, 인천 호구포역 분양형 호텔도 분양에 나선지 두 달이 되었지만 20%미만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로 강원도는 수요가 계절적으로 편중된 것이, 호구포역은 브랜드가 떨어지고 운영사가 검증이 안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주도도 일부 지역의 경우 분양실적이 저조하다. 서귀포와 성산에서 분양 중인 분양형 호텔들의 경우 10∼20% 정도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이 모텔이 많은 등 환경이 좋지 않고 차제 세대수도 떨어지는 등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형 호텔은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경우 성공 사례가 드물고 수도권 내에서도 운영사의 능력이 검증된 곳만 분양이 된다”고 말했다.

분양형 호텔은 투자에 신중성이 요구된다. 현재 제주도는 물론 서울 명동 등 곳곳에서 분양형 호텔 분양이 진행 중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분당에 거주하는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많이 시들해졌다.

특히 지분등기인지 구분등기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이왕이면 구분등기가 낫다. 지분등기는 등기부에 객실번호가 명시되지 않고 호텔의 지분으로 표기되는데, 이는 추후 처분하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등기 어떻게?’
투자 신중해야

호텔마다 8∼11%의 수익률을 제시하지만 실제로는 잘해야 6% 안팎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호텔은 특히 감가상각이 큰 상품이어서 추후 리모델링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공급된 탓에 임대 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대다수가 장밋빛 수익률을 주장하지만 내년부터 되는 곳과 안 되는 곳으로 양극화가 벌어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역시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았던 오피스텔의 경우 호텔식 서비스를 도입해 인기가 높다. 저금리가 장기화되자 투자자들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공급 과잉 논란 속에 상품 내용을 차별화한 오피스텔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 경북 김천혁신도시에서 선보인 레지던스 호텔 ‘로제니아’는 평균 5.3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 보이며 5월경 분양이 마감됐다. 마곡지구에서 최초로 호텔식 서비스를 도입한 ‘럭스나인’은 호텔 수준의 테라스 휴식공간 등이 마련된다. 이 오피스텔은 최고 21대 1의 청약 성적 보이며, 최근 분양을 100% 완료했다.

최근 오피스텔 트렌드는 ‘호텔식 오피스텔’이다. 일반 오피스텔에 호텔을 결합해 고급 주거단지로 탈바꿈시키는 한편 소득이 많은 1∼2인 가구를 위한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해 편의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힐스테이트 에코 마곡나루역 = LG와 코오롱 등 대기업 연구개발(R&D) 센터가 입주하는 서울 마곡지구 내 중심상업지역에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에코 마곡나루역’은 오피스텔에 분양형 호텔인 ‘라마다 앙코르 서울 마곡’을 한 건물에 들인다. 오피스텔 440실(전용 20∼38㎡)과 호텔 228실(전용 21∼43㎡)을 한 건물 안에 넣는다. 한 층에 오피스텔과 호텔(주호복합 형태)을 섞어 배치해 오피스텔 입주자들도 피트니스 센터 등 호텔 부대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구로 효성해링턴 타워 =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구로디지털 효성해링턴 타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 구로’와 복합 개발되는 오피스텔이다. 지하 4층∼지상 9층과 19층 2개동으로 지어진다. 1개 동은 ‘구로디지털 효성해링턴 타워’와 나머지 1개 동은 호텔 신라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로 각각 구성된다.

호텔식 서비스 도입 오피스텔 인기
객실 청소 등 각종 예약대행 제공

규모는 오피스텔 160실과 호텔 313실을 합쳐 총 473실 규모다. 호텔과 함께 들어선다는 강점을 살려 오피스텔 외벽 마감재를 일반 마감재인 알루미늄 시트 패널이 아닌 호텔과 동일한 수준의 화강석 마감재로 구성한다. 입주자는 ‘신라스테이’호텔의 식음료(F&B), 미팅룸, 카페 등 부대시설의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광교 더샵 레이크파크 = 포스코건설이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내놓은 ‘광교 더샵 레이크파크’오피스텔 단지 안에는 클럽 라운지가 있다. 조식·석식은 물론 가든파티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피트니스센터·실내골프연습장·스파 등은 기본이다.

▲포항 엘리시움 = 최근 분양에 나선 포항시 남구 해도동 ‘포항 엘리시움’오피스텔도 차별화된 서비스로 눈길을 끌고 있다. 입주민이 방문객과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인 로비 라운지가 조성된다. 업체는 객실 청소 대행은 물론 각종 예약 대행도 해주기로 했다.

호텔식 로비, 코인 세탁실, 24시간 무인은행, 피트니스센터, 뷰티샵, 옥상정원의 주거시설과 각종 예약대행, 콜서비스, 우편물보관, 첨단 비즈니스 센터, 객실청소대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 태양열 에너지발전기 시스템을 적용해 공용전기를 사용, 관리비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지하 5층∼지상 15층 전용 26∼39㎡ 286실로 구성된다. 고속터미널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보유한 것은 물론 홈플러스,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죽도시장 등 생활 인프라를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포항여객터미널, 선린병원, 포항역, 포항시청과 같은 편의 시설도 가깝다. 

▲김천 코아루 파크드림 시티 = 지난해 11월 최고 5.94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던 경북 김천혁신도시의 ‘김천 코아루 파크드림 시티’오피스텔도 인포메이션, 세탁, 조식 서비스 등 호텔식 생활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26층, 전용 28∼59㎡ 총 469실이 공급된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유일하게 KTX역사가 위치한 김천혁신도시 내 KTX 김천구미역이 바로 앞 50m 거리에 있다. 경부고속도로 동김천IC도 가깝다.

오피스텔+호텔
상품 내용 차별

▲창원 디아트리에 = 오피스텔을 미술관처럼 꾸며 차별화에 나선 사례도 있다. 경남 창원시 상남동에서 분양 예정인 ‘창원 디아트리에’오피스텔은 올해 전국대학미술공모전 수상 작품을 로비와 복도 등에 전시할 예정이다.

계단과 주차장에도 각각 다른 테마로 다양한 조형물과 미술품을 전시한다. 다만 호텔식 서비스나 고급 인테리어가 세입자를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임대료와 관리비가 오를 경우 실제 임대수익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오피스텔은 안정적인 임대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입주자의 자부심과 편의성을 고려한 차별화로 상품력을 높이고 있다”며 “교통 여건, 소비력을 감안한 임대수요, 투자지역별 공급현황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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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