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바람의 화원>으로 SBS연기대상을 수상하며 역대 최연소 수상자의 기록을 세운 배우 문근영이 2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다. 천정명과 2PM의 택연 그리고 서우와 함께 주연을 맡은 문근영은 KBS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서 이전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캐릭터 색깔을 발산한다. 문근영은 MBC 드라마 <개인의 취향>의 손예진, SBS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의 김소연과 한치도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며 여자 톱스타 자존심 대결도 벌인다.
못된 역할 변신…“스스로 벽 무너뜨리고 다양한 연기 도전”
<개인의 취향> 손예진·<검사 프린세스> 김소연과 대결
<신데렐라 언니>는 동화 <신데렐라>를 21세기형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신데렐라 언니가 신데렐라를 보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빼앗기고 빼앗는 이야기에서 시작되지만 여러 풍파 속에서 두 여주인공이 결국 비슷한 인생을 살게 되고, 서로 사랑과 슬픔을 공유하는 이야기예요. 대본이 우선 재밌고, 섬세하게 드러나는 감정선 그리고 지금까지 해왔던 역방향의 성격에 매력을 느꼈어요.”
“역방향 성격에 매력”
문근영은 극중 친 엄마에게 신물이 나 결국 기훈(천정명)과 효선(서우)이 있는 집을 찾아오는 은조 역을 맡았다. 은조는 세상에 받은 상처를 동생 효선의 것을 빼앗으면서 푸는 서늘한 캐릭터다.
“저보다 두 살이나 많은 서우 언니의 첫 인상은 무섭고 두려웠어요. 연기하기 꽤 무서운 상대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저도 잘하고 싶은데 상대가 너무 뛰어난 사람이면 두려움이 생기잖아요. 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서우 언니는 밝은 성격의 소유자고 살가운 성격이어서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생각했죠.”
착하고 순순하고 귀엽고 단순한 효선을 괴롭히는 못된 역할이 문근영이 해야할 ‘숙제’다. 지금까지 착하고 정직한 이미지로 각인돼 온 ‘국민 여동생’ 문근영에겐 이 역할이 불편한 측면이 있지만, 그의 연기 인생에서 시도할 변신중 하나인 것만은 확실하다.
“발랄한 역을 하다보니 하나의 유형밖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처음 작품을 보고 ‘변신을 하고 싶다’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출연 한 것은 아니지만, 도전 정신은 있었어요. 꼭 변신하고 싶다기 보다 제 스스로 벽을 무너뜨리고 얼마나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했어요. 어떤 제작자든, 배우든, 시청자든 ‘문근영은 어떤 성격의 연기도 다 해낼 수 있는 연기자’라는 생각이 들게 했으면 좋겠어요.”
문근영은 악역을 어떻게 소화하려고 노력했을까. 특별히 롤모델을 두지는 않았다.
“제가 처음엔 ‘못된 마음을 먹었을 때처럼 행동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무표정한 제 모습을 봤을 땐 악해 보이지 않았어요. 나중에서야 ‘제가 반드시 무언가 해야겠구나’를 깨달았어요.” 없는 악도 억지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2008년 드라마 <바람의 화원>을 통해 SBS 연기대상을 받는 등 호평을 받았던 터라 이후의 기대치가 부담일 수 있었다.
“‘부담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연기를 하면서 그건 스스로를 속이는 행동이라 느꼈어요. 최대한 나를 다스려 묵묵히 열심히 하고 싶어요. 갖고 태어난 것도 없고 연연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문근영은 31일 나란히 첫 방송을 하는 MBC 드라마 <개인의 취향>의 주인공 손예진, SBS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의 주인공 김소연과의 경쟁심도 드러냈다.
“경쟁사 작품에 관한 기사를 보면서 ‘이거 전쟁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 시청률 때문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어요. 모두 다 잘 됐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하면 잘 될 거라 생각해요.”
‘연기 안될때’ 힘들어
‘힘든 것’이 가장 싫다고 말하는 문근영에게는 두 가지 힘든 것이 있다. 그런데 그 두 가지 모두 연예인의 삶을 살기에 얻게 되는 고민이다. 첫 번째는 ‘연기가 안될 때’, 두 번째는 ‘자유로운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다시 태어나도 ‘연예인’ ‘연기자’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대신 한가지 조건이 붙었다.
“다시 태어나도 연기자를 하고 싶어요. 무척 어릴 때 연기를 시작해서 직업처럼 생각한 게 아니라 놀이처럼 생각해서 책임의식이 없었거든요. 연기를 하는 것은 무척 좋아요.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면 조금 늦게 직업이라는 생각을 갖고 시작해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