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김무성 저격수'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친박이 김무성 견제? 못한 것 못했다 말했을 뿐"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김무성 대표의 갑작스런 개헌 언급과 사과, 김태호 최고위원의 사퇴 선언, 친박계의 난데없는 반기문 띄우기까지 최근 새누리당 내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일련의 사태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박근혜 대통령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몇 안 되는 측근이라는 '친박 핵심'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을 만나봤다.

새누리당 내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김무성 대표가 방중 기간 난데없이 ‘개헌 봇물론’을 터뜨리자 청와대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김 대표가 사과까지 했지만 친박계는 김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이른바 ‘반기문 띄우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처럼 청와대와 김 대표 간에 긴장 기류가 흐르자 ‘친박 핵심’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김무성 저격수’로 변신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홍 의원이 쏟아낸 발언들을 살펴보자. “김무성 개헌론으로 국정감사 실종되다시피 했다.” “김무성 개헌론 사과, 알맹이 없는 사과다.” “조강특위 잡음, 김 대표가 당을 처음 맡아서 잘 모르는 것 같다.”
하나 같이 김 대표가 듣기에는 뼈아팠을 발언들이다. 하지만 홍 의원은 ‘김무성 저격수’라는 평가에 대해 절대 사실이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가진 시점도 김 대표와 청와대가 화해 제스처를 취하던 때라 김 대표에 대한 홍 의원의 평가는 이전보다 많이 너그러워져 있었다. 일련의 사태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박근혜 대통령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몇 안 되는 측근이라는 홍 의원을 만나봤다.
다음은 홍 의원과의 일문일답.

- 최근 개헌 논란과 김무성 대표의 사과, 김태호 최고위원의 사퇴 선언까지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 여야 대표가 대표 연설을 통해서도 이야기 했습니다만, 지금은 개헌보다 경제문제가 더 심각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여야 대표 모두 공감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국회에서 개헌이나 세월호 문제 등 정치적인 문제들이 많이 불거졌지만 앞으로는 정치적 문제보다는 경제 살리기와 관련된 문제가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집권 3년차에는 유력 대선후보가 떠올라 개헌 논의가 힘들어진다”며 또 다시 개헌 논의에 불을 지폈습니다.
▲ 야당은 개헌을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에 (김무성 대표의 개헌 발언은)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준 격입니다. 개헌이라는 것은 야당으로서는 호재입니다. ‘개헌론을 붙들고 정치적 주도권을 잡아야 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제 살리기가 시급한데) 그건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습니다.

-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당에서도 공감하고 있지 않습니까?
▲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의원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아직은 이르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민생 살리기가 더 급하기 때문에 민생문제에 먼저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제살리기에 집중하기 위해) 개헌론은 일단 수면 밑으로 가라앉히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친박이 반기문 띄운다? 지나친 예단"
"경제 어려운데 개헌 논의 늦춰야"


- 개헌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김무성 대표의 발언 때문입니다. 김 대표가 무리한 대권행보를 하면서 당내 계파갈등이 커지고, 당청 간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김 대표가 개헌론 발언으로 청와대와 잠시 마찰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일단은 청와대와 조율이 잘됐습니다. 김 대표가 대통령을 위해서 공무원 연금 개혁을 비롯해서 모든 일을 앞장서서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실제로 그런 행동들을 하고 계십니다. 제가 보기엔 앞으로 당청간의 문제는 별 탈 없이 잘 진행되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 대표가 개헌을 언급하면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콕 찍어 말했습니다. 오스트리아식 개헌은 총리의 권한이 대통령보다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김 대표가 대통령보다 총리직을 더 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 이원집정부제는 계파 간에 돌아가면서 권력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계파 지분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제도일 수도 있습니다. 개헌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런 나름대로의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국방과 내치를 따로 분리해 통치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냐, 또 얼마만큼 의미가 있느냐 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 대표가 취임 이후 실시한 각종 당직 인선 결과를 보면 친이계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이에 대한 친박계의 불만은 없습니까? 정권을 잡은 것은 친박계인데 친이계가 목에 힘을 주고 다니는 상황입니다.
▲ 현재 새누리당 내에는 친박, 친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당권파냐, 비당권파냐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친이계의 약진에 대해서는 별로 비판하고 싶지 않습니다.

- 새누리당은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지만 정작 새누리당 대권후보들은 새정치연합 후보군들에 비해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그동안 새누리당에는 박근혜라는 걸출한 리더가 있어서 박근혜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전심전력을 다하다 보니까 주변인물들이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고, 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치라는 게 형님이 없어지면 작은형이 자연스럽게 큰형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음 대선까지는 아직도 3년이나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 차기 대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처음 재보선에 출마했을 때는 지지율이 고작 5% 아니었습니까? 지금 당장의 지지율은 별로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직후 친박계 의원들이 모여서 차기 대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부제가 ‘반기문 사무총장 출마 가능성 등 여러 가지 변수를 중심으로’였습니다. 이를 두고 친박계가 반 총장을 차기 대권주자로 옹립하려 한다는 설이 파다합니다.
▲ 그것은 지나친 예단입니다. 아직 대통령 임기가 1년 7개월밖에 안 지났는데 차기 대통령에 관해서 자꾸 이야기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새누리당은 민생 살리기에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 그렇다면 왜 벌써부터 차기 대선에 관한 세미나를 연 것입니까? 국회 외통위원장을 지낸 친박 인사인 안홍준 의원은 “당내 인사로 정권 창출이 어렵다면 대안으로 반 총장을 생각할 수 있다”고까지 말했습니다.
▲ 그날 세미나를 연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국회의원 연구단체로서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다보니 선거와 관련된 내용도 자연스럽게 주제로 선정된 것입니다. 안 의원의 발언도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는 과정에서 나온 사견일 뿐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에 확대해석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무성 대표 취임 후 대대적인 당무감사가 실시됐습니다. 정치권에선 김 대표가 당무감사와 조직강화특위(이하 조강특위)를 통해 친박계 당협위원장을 대거 쳐내려 한다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 당 지도부가 조강특위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곳인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당원들 목을 자르고, 위원장 목 자르고 새로운 사람을 심고 하는 게 조강특위라고 생각하면 잘못된 것입니다. 조강특위는 원래 있던 분들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10여곳 정도 비어 있는 당협위원장을 새로 모시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마치 자신들이 전지전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 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에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여야가 오픈프라이머리를 동시에 할 수 있다면 찬성하고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오픈프라이머리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의문입니다. 또 오픈프라이머리는 자칫 경쟁력 있는 후보가 선출되기보단 지역의 유지들만 대거 선출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어 우려가 됩니다. 제도적인 보완만 이뤄진다면 기본적으로는 오픈프라이머리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 요즘 정치권에선 홍 의원님을 ‘김무성 저격수’로 부릅니다. 여러 인터뷰에서 김 대표를 향해 무척 강한 발언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발언에 매우 신중하신 것 같습니다. 김 대표와 청와대가 화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기 때문입니까?
▲ 제가 김무성 저격수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저는 그저 김 대표가 잘한 것은 잘했다고 했고, 못한 것은 못했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제가 할 일이 없어서 김무성 저격수를 하겠습니까? 말이 안 됩니다. 국가와 당, 국민과 당원을 위하는 마음은 김무성 대표와 저 모두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 주가하락, 사이버검열 때문 아냐"
"단통법 일단 지켜봐야, 폐지는 반대"

- 내년 원내대표 출마설이 들립니다. 출마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 지금 미방위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정치인은 뭐든지 가능성이 있는 거지만 위원장직을 맡고 있어 부담이 됩니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데 벌써부터 내년에 무엇을 하겠다고 미리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현재 미방위 위원장이십니다. 미방위와 관련해서는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단통법 때문에 국회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단통법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생각이십니까?
▲ 저는 단통법을 개정할 수는 있지만 아예 폐지하자는 것은 반대입니다. 시장에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개정을 하더라도 일단은 경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단통법이 시장에서 조금씩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합니다. 미방위에서는 시장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 하면서 보완할 점에 대해 검토하고 있습니다. 결과를 보지도 않고 여론에 떠밀려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새누리당에서도 벌써부터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들이 있지만 저는 조금 더 지켜보고 나서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만 하더라도 ‘규제개혁’을 무척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정작 정부와 여당이 사이버 검열, 게임산업 규제, 단통법 등 신규 규제를 쏟아 내면서 잘 나가던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 어떤 회사에 맞춰서 규제를 하고, 어떤 회사에 맞춰서 규제를 풀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일례로 카카오톡의 경우는 사이버 검열 때문에 주가가 떨어졌다고 하는데 이전부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많이 발견됐기 때문이지 그것 때문에 주식이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정부와 여당은 전체적인 큰 그림에서 규제를 풀자는 것이 대원칙입니다. 하지만 법안들을 실제로 시행해보면 현실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정부여당이 만들어 낸 법안들이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것인지, 기업의 발전을 돕는 것인지는 긴 호흡을 가지고 두고 봐야 합니다.

 

<mi737@ilyosisa.co.kr>


<홍문종 의원 프로필>

▲ 시민일보 회장
▲ 제15대, 16대 19대 국회의원
▲ 경민대학교 이사장
▲ 새누리당 사무총장
▲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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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